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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의 원형은 루나가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것으로, 피는 물보다 진한 혈육의 정을 그 안에 함께 담았다. 원래는 세피라를 탑재할 기술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알파에게 구 기체를 훨씬 뛰어넘는 가호와 힘을 선사했다.002
알파는 모든 고난과 불행을 짊어지고, 유일하게 남은 세계에 행복을 남기기로 했다. 그 선택으로 그녀는 희생양이자 악귀가 되었고, 이마에 뿔이 자라났으며, 의식의 바다에는 죽은 자들의 속삭임이 쉼 없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003
익명을 요청한 한 인어 구조체의 말에 따르면, 현재 알파의 기체는 기존 그 어느 기체보다도 더 무서워 보이지만, 안개 지역에서 돌아온 알파 본인은 의외로 무척 "온화"해졌다고 한다.004
"언젠가 우리는 서로 엇갈려 달려온 길의 끝에서 다시 만나 함께 걸어가게 될 거야." 이것은 알파가 또 다른 자신에게 남긴 약속이다. 그녀와 그녀가 아끼는 이들은 각자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언젠가는 같은 종점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005
자아 완성의 파편들이 어느새 알파의 의식의 바다에 스며들었고, 기체 머리카락 끝자락 또한 은백색에서 흑홍빛으로 물들었다... 그것은 그녀가 긴 여정을 걸어왔다는 증표이자, "꼬마 영웅 알파"가 처음 길을 떠날 때 품었던 초심이기도 했다.006
왼쪽 눈의 동공은 기이한 고리 형태로 수축되어, 아직 선택되지 않은 수많은 "갈래"를 볼 수 있다. 그녀는 가끔... 아주 가끔, 그것을 통해 다시는 선택할 수 없는 갈래들을 "되돌아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