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우주 연대기 / 밤안개 속의 진혼곡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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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조 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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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가스등은 오래전에 꺼졌고 오직 거대한 보름달만이 도시의 거리에 기이한 한기를 띤 빛을 입혔다.

그리고 이따금 깊은 밤거리에 기괴한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아... 그분이 강림하신다. 우리들 사이로 강림하셔서 인간 세계의 모든 것을 그분의 양식으로 삼으실 거다.

때가 됐다. 그러니 우리는 문을 열어 그분의 강림을 맞이해야 한다. 보인다. 그분이 계신 곳이 보인...

아하하하하하! 그분의 신전으로 가는 마차구나. 날 태워줘, 날 태워줘!

광란에 빠진 표정의 미치광이가 길가에서 춤을 추며 귀를 찌를 듯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손발을 흔들며 경관 옆을 지나쳤다.

제기랄, 또 한 명이 미쳤군.

경관은 조금 전 그 녀석처럼 미치광이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낮은 목소리로 욕을 내뱉으며 속으로 "안개"가 이 근처까지 빨리 퍼지지 않기를 기도했다.

자신도 결국 오늘 밤 교수대에서 탈출한 그 "이종"들을 체포하기 위해 총출동한 수많은 경관 중 한 명일 뿐이었다.

이렇게 큰 도시에서 어디 가서 찾으라고...

경관은 거리를 수색하며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혼잣말로 자신을 격려했다.

앞쪽 모퉁이에 어렴풋이 회색 그림자가 나타났다.

가스등의 빛과 그림자 아래, 중상을 입고 쓰러진 누군가의 모습이 비치는 것만 같았다.

저기...

조심스럽게 그 회색 그림자를 향해 걸어가던 경관은 총을 들어 상대를 겨누었다.

움직이지 마!

총구 아래의 그림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관은 차가운 감촉이 자신의 목에 딱 달라붙는 것을 느끼는 동시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경관은 그제야 그 회색 그림자가 "미끼"로 쓰인 회색 망토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총을 내려놔.

인간이 태도를 든 동료의 뒤에서 나타나더니 무장해제당한 경관을 향해 걸어왔다.

경관은 인간의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았지만, 직업적 정의감이 여전히 그레이 레이븐를 거부하게 했다.

몰라.

하지만 또 다른 요괴 같은 모습의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자, 경관의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등 뒤에 날개를 단 "요괴 새"가 경관에게 다가갔고, 눈에는 온통 차가움만이 가득했다.

뭐, 뭐 하려는 거야? 아...

내, 내 다리!! 부러... 부러질 것 같아.

말하지 않으면 다음은 손이다.

그다음은 네 머리야.

경관은 "요괴 새" 발톱이 엄청난 힘으로 자신의 뼈를 조금씩 부러뜨리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절망에 빠졌다.

난... 정말 몰라. 제발 그러지 마!

이상한 사람들이... 그녀를 시청으로 데려가는 걸 본 적은 있어.

나중에 그곳에서 마차가 나오는 걸 봤어. 아마 그... 아니, 아니. 너희 동료를 데려간 것 같은데... 하지만 어디로 갔는지는 정말 몰라.

이런 건 시청의 높으신 분들만 아는 일이라고. 내... 내가 아는 건 다 말했어!

[player name] 일행이 경관을 심문하는 동안, "이종"에 관한 연구가 도시 한편에서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가스등이 "비밀 실험실"로 쓰이는 지하실에 유일한 광원을 제공해 주었고, 실험 중인 학자들은 밖이 무슨 시간대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설백의 등불이 학자들의 짜증 난 눈빛을 비춰 주었고, 이 눈빛들은 모두 실험실 중앙의 소녀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마법 족쇄로 의자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넌 이전에 그 [player name]의 조수였으니까, 우리의 "좋은 조수"도 될 수 있겠지. "안개"에 관한 모든 걸 털어놔라.

너희는 대체 무슨 방법으로 그 괴안개를 불러들인 거야? 사술, 기구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거야?

바보인 척해서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마. 너 같은 놈을 어떻게 다루면 되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

학자들의 고압적인 추궁 앞에서도 소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 흉악한 학자들에게 투지를 드러내듯,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몰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데~

어머, 그래도 날 탓할 순 없어. 알다시피 심리적 압박이 크면 머리가 하얘지기 쉬우니까 말이야.

봐, 이렇게 앉아 있는 것만 해도 불편한 데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쳐다보고 있는데 어떻게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있어?

엘레나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몸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작게 흔들었다. 진지하게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마법 족쇄가 주는 불편함을 완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 입 삐죽거려!

쳇, 또 "기억 상실"에 걸렸다고 연기하는 거야? 여긴 정신병원이 아니라고, 기억 상실은 고칠 수 없어!

그러니까 말이야. 이렇게 "연구"하는 사람이 어딨어? 이런 "심문"만으로 되면 실험실의 그 기구들이랑 약품은 뭐 하려고 있는 건데?

학자들의 논쟁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연 중단되었다. 문밖에는 학자 무리의 수장이 불쾌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학회엔 입만 산 "베테랑 학자"들뿐인 건가?

저쪽 철창에 가둬서 밖에 내놔. 엘레나와 "안개"의 진짜 관계를 검증할 시간이야.

검증이 끝나면 그 "이능"이 엘레나의 피에서 비롯된 건지, 심장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딘가에서 나온 건지 "순수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너희가 쓴 지루하고 긴 연구 보고서가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사흘 뒤에 다시 올 테니, 그때도 엘레나와 "담소"나 나누며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지금 너희가 맡은 일을 더 유능한 다른 학자들에게 넘기겠다.

이걸 내가 너희를 "압박"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마라. 시장님께서는 나보다 더 이 실험이 빨리 성공하는 걸 보고 싶어 하신다.

우두머리 학자는 떠나기 전 명확하면서도 차가운 지시를 내렸다. 이는 엘레나에게 교수형보다 더 잔혹한 죽음이 곧 닥칠 거라는 선고와도 같았다.

사람들의 악의가 그들이 "사냥감"으로 보는 엘레나에게 쏟아졌다.

됐어, 됐어, 멍하니 있지들 말고 일이나 해!

"기억 상실"에 걸렸다고 연기하는 거지?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아도 상관없어. 안개 속에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니까.

에에에, 잠깐... 서두르지 마!

기억 상실에 걸린 건 맞는데... 대충, 살짝 기억날 것 같기도 해!

상황이 급변하자 엘레나는 꼬리가 밟힌 고양이처럼 항의했다. 하지만, 엘레나의 "자백"을 기다리던 학자들은 이미 엘레나의 태도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필요 없어. 이제 아무도 네 쓸데없는 "자백"을 듣고 싶지 않거든.

그 애한테 뭘 그렇게 떠들어. 어서 와서 이것 좀 도와줘!

다른 두 학자가 실험 기구를 준비하면서 엘레나 쪽을 향해 불평했다.

간다고, 간다. 잠시 후 엘레나를 밖에 내다 버릴 때 마법 족쇄를 절대 풀지 마.

엘레나는 어떤 기괴한 소리를 들은 듯 갑자기 공포에 질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잠깐!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

저기... 바로 저기! 뭔가 있어. 아, 괴물... 오지 마!

그녀는 두려워하며 몸을 웅크렸다. 마치 정말로 학자 뒤의 어둠 속에서 극도로 무서운 무언가를 본 것처럼.

그러자 엘레나 앞에 서 있던 학자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뒤를 봤다. 하지만 뒤의 어둠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기도 전에, 그의 뒤통수에 무거운 타격이 왔다.

으윽...

무방비 상태였던 학자는 뒤통수에 강한 일격을 맞고 쓰러졌다.

멀지 않은 곳의 두 학자가 이 변수에 반응하기도 전에, 경쾌한 인영이 순식간에 그들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묶여 있던 엘레나가 의자에서 일어나 자유를 되찾았다.

!

학자들은 엘레나가 대체 어떻게 "마법 족쇄"를 벗어났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차례로 엘레나의 "이능"에 맞고 쓰러졌다.

고작 이 정도의 "속박"은 날 어떻게 할 수 없어.

엘레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에 숨겨두고 있었던 작은 물건을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그것은 심판정의 혼란 속에서 엘레나가 인간을 "껴안았을" 때 그녀의 코트 장식띠에서 뜯어낸 작은 물건이었다.

회색 깃털 모양의 금속 장식물이 엘레나가 순조롭게 탈출하는 데 도움을 준 "부정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히, 농담이야. 저기엔 아무것도 없어.

"학자"라면서 머릿속에 경계심이라곤 찾을 수가 없네. 상대하기 정말 쉬웠어.

그럼, 여기를 나가는 열쇠는 "선물"로 받아 갈게. 안녕~

엘레나는 몸을 숙여 기절한 학자 몇 명의 주머니를 뒤져 실험실 열쇠를 찾았다.

자유를 되찾은 엘레나는 경쾌한 몸짓으로 문밖으로 사라졌다.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거리에 희미한 안개가 감돌았다.

땡... 땡... 땡...

자정의 종소리가 울리며, 인간 일행의 조종을 알렸다.

증거는 확실하다. 그리고 선고는 끝났다. 오늘 밤 자정 12시에 이 "이종"들을 모두 종루로 끌고 가 교수형을 집행하라!

괴물 자식들아, 떠날 시간이다!

[player name]…

엘레나의 표정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변하면서 퍼져나가는 안개를 멍하니 바라봤다.

하지만, 이 슬픔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엘레나는 발걸음을 옮겨 종루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이와 동시에 엘레나가 떠난 후의 실험실에서 어떤 이변이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기괴한 존재가 조금 전에 엘레나가 존재했던 어떤 흔적을 감지한 듯, 조용히 이곳에 강림했다.

방금 엘레나의 공격에 쓰러졌던 학자가 점차 혼수 상태의 어지러움에서 깨어났다.

젠장... 머리가 너무 아파.

그 어린 것이... 감히...

학자 머리 위 가스등이 기괴하게 깜빡이기 시작했고, 그러다 등불들이 멀리서부터 가까이까지 하나씩 꺼져갔다.

어둠 속에서 미세하면서도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지다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무형의 차가운 위압이 그것이 인간 세계에서 온 소리가 아님을 선언하고 있었다.

???

▆▁▂▄▁... 어디... ▁▃▄... 너... 어디...

▁▃▄... 너... 존재해서는... ▃▅▆▁▂▄▁... 안 돼.

지워... ▃▅▆▁... 폐기... ▆▁▂▄▁...

기괴한 목소리가 어둠 속을 배회했지만, 그분의 "사냥감"이어야 할 엘레나는 찾지 못했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그분은 계속해서 차가운 무형의 공포를 뿌렸다.

막 깨어난 학자는 무언가 기괴한 무형의 힘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

학자A

으... 큭... 윽...

학자들의 이성과 생명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이곳의 모든 소리와 참상도 함께 짙은 어둠에 완전히 덮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