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르가 사라지자, 훈련장은 점차 혼돈에서 벗어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카무이는 기억 속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곳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수많은 밤낮을 보냈던 인간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아사르?
더 이상 카무이의 부름에 답해줄 이는 없었다.
물건은 그대로였지만, 사람은 이미 다 떠나버렸다. 이곳은 더 이상 카무이가 미련을 품을 수 있는 옛 고향이 아니었다.
가슴에 있는 장치에 손을 얹은 카무이는 그 안에서 넘쳐흐르는 에너지가 순환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사르에게서 절단되었던 의식의 바다를 되찾은 후, 카무이의 힘은 마침내 완전해졌다.
이제부터 카무이는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이나 일을 잊지 않을 것이며, 의식의 바다 진동으로 악몽에 빠지지도 않을 것이다. 마침내 진정한 태양으로 거듭나게 됐다.
하지만 카무이는 왠지 모르게, 조금 추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은 구멍으로 내려오는 한 줄기 빛은 카무이를 따뜻하게 해주지 못했고, 예상했던 불꽃 같은 뜨거움도 찾아오지 않았다.
카무이는 잠시 망설였다. 정확히 말하면, 확신이 서지 않았다. 카무이는 정말로 태양을 따라잡은 걸까? 아니면 태양이란 원래 이런 것이고, 그저 이상 속의 태양과 거리가 있었던 걸까?
카무이는 과거 함께 달렸던 모든 이들이 그리웠다. 그들은 처음엔 서먹하고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서로를 받아들이며 같은 길을 걸었다.
과거에도, 지금도, 카무이는 그런 북적임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혼자가 되니, 해와 달이 빛을 잃고, 모든 이들이 카무이의 곁을 떠나버린 것만 같았다.
카무이는 정말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은 걸까?
태양을 쫓는 이 여정에서 어떤 이는 재가 됐고, 어떤 이는 귀신이 됐다.
결국 여기까지 걸어온 건 오직 카무이뿐이었다.
등 뒤로 갑자기 손 하나가 얹혔다. 그리고 그 따스함은 차가운 금속 표면을 타고 퍼져나갔다. 순간 카무이는 마음도 서서히 온기로 채워지는 것 같았다.
[player name],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어릴 적, 엄마, 아빠가 우리에게 들려줬던 이야기가 떠올랐어. 그때, 난 이런 질문을 했었거든.
"하지만 태양은 저렇게 홀로 하늘에서 수십억 년을 버텨왔는데, 슬프지 않을까?"
"가까이 다가간 것들은 모두 재가 되고, 함께했던 것들도 모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잖아."
"아무도 없을 때는, 혹시 숨어서 울지는 않을까?"
카무이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아빠한테 여러 번 물어봤지만, 대답은 매번 달랐어.
처음에는 이게 태양의 직책이니까, 반드시 견뎌내야만 한다고 했어.
그다음에는 그건 태양만이 알 수 있는 거라며, 태양을 따라잡으면 직접 물어보라고 했어.
마지막에는 엄마, 아빠도 좀 지쳤는지, 날 데리고 다른 놀이를 하러 갔어. 내가 놀다 지쳐 푹 잠들면, 다음 날에는 이 질문을 까맣게 잊어버리곤 했거든!
하지만 방금... 갑자기 다시 생각났어.
어쩌면, 이 풀리지 않은 문제가 계속 나를 붙잡고는 결국 직면할 수밖에 없게 만든 걸지도 몰라.
내가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을 때까지 말이야.
아이들은 흔히 거침없이 말을 하곤 하는데, 그 속엔 항상 순수함과 잔인함이 섞여 있다. 그들은 항상 그 맑은 눈으로 어른들이 감추려 하거나 외면한 것들을 꿰뚫어 보곤 한다.
어른들은 태양의 위대함을 강조했지만, 카무이는 태양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것이 카무이가 태양을 쫓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다. 낮이 밤으로 바뀌고, 뜨거운 열기가 식어갈 때까지 카무이는 이 불타는 폐쇄 루프를 따라 먼 길을 걸어왔다.
돌고 돌아, 카무이는 결국 이 자리로 돌아와 미완성된 생각을 완성해야만 했다. 그리고 카무이는 진정으로 이 순환을 끝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찾고 있는 그 답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하라고?
난 슬픈 걸까? 아니면 외로운 걸까?
분명 그랬겠지. 적어도 처음엔 그렇게 느꼈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카무이에게 악몽이 생길 리가 없었다.
깊은 정은 때로는 축복이 아니라,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로 변하기도 한다. 인간은 본래 그런 존재였다. 사랑받았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이별의 아픔과 원한을 놓지 못하곤 한다.
따뜻함에 익숙해진 사람이 얼음 구덩이에 떨어지면 추위를 견디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이런 추위도 결국엔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아.
어쩌면 더 일찍부터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 잊은 척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야.
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었어. 눈을 감고 꿈꿀 때마다, 따스한 햇볕이 비출 때마다 그리고 이 세계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난 그들이 떠오르기만 했어.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웃음소리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억에 남게 됐어.
그들이 떠나간 게 아니라, 단지 다른 방식으로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바로 여기서.
카무이는 다시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이곳에는 더 이상 황금빛 에너지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살아가며, 영원히 카무이의 곁에 머물 것이다.
수십억 년의 세월 속에서 높은 산은 평지가 되고, 깊은 바다는 메말라 밭으로 변했어.
하지만 그들은 모두 태양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갔어. 작은 돌멩이 하나든, 물 한 방울이든... 태양은 그 모든 것을 기억할 거야.
태양은 이 흔적들을 간직하며, 영원히 이 세계를 밝게 비춰줄 거야.
그들은 결코 떠난 것이 아니라, 태양과 함께 꿈꿨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거야.
이런 태양은 절대 외롭지 않을 거라고 믿어!
"부르릉!"
카무이와 지휘관의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건물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소리에 이끌린 카무이는 뚫린 구멍 아래로 가서 확인하려 했다.
[player name]!
들었어? 어서 가서 확인해 보자!!
어?! 뭐야, 누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어?
카무이!!
맨 앞에 달려온 건 카무였다. 물론 바로 뒤를 쫓아오던 크롬과 반즈도 크게 뒤처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함께 카무이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어! 카무! 대장! 반즈!
어떻게 여기까지...
아악!! 아파!!
카무이도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들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카무가 갑자기 카무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흥! 그럭저럭 괜찮네. 멍청이가 되진 않은 것 같군.
카무는 당당하게 카무이 앞에 서서 그와 눈을 마주쳤다.
카무, 왜 아무 이유 없이 때리는 거야. 아프잖아.
기습 점검 몰라? 이 멍청이야! 이것저것 검사하는 것보다 한 대 때려보는 게 더 빠르지.
그... 그래도 이렇게 세게 때리면 어떡해! 멀쩡한 머리도 망가지겠어.
내가 때린다고 네 멍청한 머리가 망가지겠냐? 치매가 오지 않았다면 다행이지!
크롬~ 대장~ 어서 대장의 권한으로 카무를 좀 어떻게 해봐!
그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근데 네 덕분에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대장의 권한으로 아시모프한테 연락해서 너의 전반적인 점검을 신청할 거야.
점검 결과에서 이상이 없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함부로 돌아다닐 생각하지 마.
뭐?! 안 돼! 싫어! 나가서 놀지도 못하면 인생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 그러다간 답답해서 죽어버릴 거라고!
그럼, 반즈와 카무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 여기서 기체 점검을 끝내줄게. 이상이 없다고 확인되면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좋아.
그래. 네가 출발하기 전에 우리가 해줬던 것처럼 똑같이 해줄게.
뭐? 하하하... 그건 됐어! 호의만 받을게.
외출을 너무 오래 해서 그런지, 갑자기 아시모프가 엄청 그리워지네. 돌아가서 점검이나 받아야겠어!
아, 맞다! 임무! 우리 아직 임무 끝내지 못했잖아. 그렇지, [player name]?
어서 가자. 파오스와 연결할 통신 장치를 찾아야 해. 나 먼저 가볼게.
말을 마치자마자 카무이는 멀리 달려갔고, 카무도 곧바로 뒤쫓아갔다.
도망치지 마!! 카무이!!
도망치는 게 아니야!! 진짜로 통신 장치를 찾아야 한다고!
또 졸리네. 카무, 카무이를 잡으면 그때 깨워줘.
그럼, 먼저 조종사에게 연락해서 근처 안전 구역에서 기다리라고 해야겠어.
마치 이전의 훈련장에 있는 것처럼 그들은 햇빛을 향해 달려 나갔다. 한때 소년 소녀들은 이곳에서 모여 웃고 떠들며, 즐겁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꿨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활기차게 맨 앞에서 달리는 이는 언제나 카무이일 것이다.
흠흠, 됐어!
다행히 파오스의 통신 장치는 무사하고, 마리스가 가져가지도 않았어.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했어!
어? 되게 익숙한데, 이건...
통신 장치를 크롬에게 맡긴 후, 카무이는 더 깊숙한 곳에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카무이는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주저 없이 손을 뻗어 어두운 구석에 숨겨져 있는 물건을 끄집어냈다.
그런 물건은 금고에 잘 보관하면 안 돼?
그러면 재미없잖아! 이렇게 해야 보물찾기하는 것처럼 긴장감도 있고, 짜릿하지.
그냥 녹음테이프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짜릿하다는 거야?
쯧쯧, 아사르, 아니거든. 이건 우리 에제트의 보물이라고!
나중에 우리 중에 누군가가 황금 태양이 되면, 이건 소중한 기념품이 될 거야. 그땐 완전히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보물이 돼 있을 거라고!
카트레브! 그렇지 않아?
응, 맞아. 귀한 보물이야.
그래서 녹음할 거야? 말 거야? 시작 버튼을 누를게.
응? [player name], 왜?
알았어, 고마워.
아무도 카무이에게 묻지 않고, 조용히 이 공간을 그<그들>에게 넘겨주었다.
카무이는 녹음테이프를 집어 자신의 단말기에 연결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녹음테이프가 잘 보존되어 있어서, 끊김이 없이 매끄럽게 재생되었다.
누가 먼저 할 건데? 리허설이라도 할래?
리허설하면 재미없잖아! 즉흥적으로 하는 게 제일 완벽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자.
그럼, 네가 먼저 해.
음음! 에제트의 여러분, 좋은 아...
잠깐, 다들 이걸 언제 들을지 알 수가 없네.
그럼... 좋은 아침, 좋은 점심,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언제든 좋으니,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는 건, 에제트의 황금 태양 후보 셋, 즉 우리가 보내는 특별 메시지야!
그럼, 우선 인사부터 하자! 난 카무이라고 해!! 헤헤, 이제 너희 차례야!
난, 카트레브야.
난 아사르야. 카무이, 그렇게 쓸데없이 떠들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왜 그리 급해? 지금 본론으로 들어갈게!
태양 방랑 작전이 시작된 이후로, 에제트는 줄곧 가족의 날 전통을 지키지 못했어.
하지만 이제 우린 더 중요한 단계에 접어들었고, 또다시 본부 기지로 돌아온 만큼, 우린...
에제트의 가족의 날 전통을 되살리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어!
우린 함께 맹세한다. 앞으로 누군가가 전환에 성공해서, 황금 태양을 가동하게 될 때...
그날이 우리 에제트의 새로운, 그리고 영원히 변하지 않을 가족의 날이 될 거야!
그러니 지금은 절반만 녹음해 둘 건데, 나중에 누군가가 태양이 되면, 그 사람이 나머지를 채우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삐삐" 신호음으로 앞뒤 내용을 나눠놓을 거야.
그럼, 이제 무대를 미래의 황금 태양에게 맡길게! 신호음 이후에 말해줘!
삐~
왜 네가 직접 신호음을 내는 거야? 진짜 바보 같잖아.
뭐가 바보 같다는 거야!! 이건 꼭 필요한 의식이라고. 아사르도 같이 해봐. 나와 같이, 삐~
저리 꺼져!! 난 안 해!!
그럼, 카트레브! 같이 해봐. 삐~
삐.
삐.
에제트, 안녕. 지금부터 녹음 후반부를 시작할게.
난 카무이야.
앞부분의 녹음 내용대로, 오늘이 우리 에제트의 가족의 날이 될 거야.
나는... 이 소중한 날을 영원히 기억할 거고, 앞으로 매년 이날이 되면, 관례대로 이날을 축하할게.
모두와 함께.
그리고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너희에게 했던 약속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어.
안녕, 난 카무이야.
과거 내가 약속했던 일을 마침내 해냈어.
이제, 모두를 집으로 데려갈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외친 카무이의 목소리는 자유로운 구름을 뚫고, 에제트의 구석구석까지 퍼질 것이다.
카무이는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에 봤던 풍경을 떠올렸다. 카무이는 항상 에제트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태양과 가장 가까운 자리라 믿으며 하늘을 향해 외치곤 했다.
안녕, 혹시 태양이야?
내 말이 들려?
안녕. 나야.
잘 들려.
태양, 태양아! 항상 그렇게 높고, 멀리 있는데, 난 어떻게 해야 널 따라잡을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해!! 그저 달리면 되는 거야!!
망설이지도 말고, 뒤돌아보지도 마!!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있는 힘껏 앞으로 달리면 돼.
그럼, 언제쯤 따라잡을 수 있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가족들이 기다리다 지칠지도 모르거든!
언제라도 늦지 않아! 지금 당장 달려봐!!
엥? 지금?
그래!! 바로 지금이야!!
봐, 그냥 나처럼 일어나서, 앞만 보고 계속 달리면 돼!!
어서!! 따라와!! 봐, 모두가 널 향해 손을 흔들며 응원하고 있잖아.
보여!! 조금만 기다려줘!! 태양!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좋아! 기다리고 있을게.
지금 어서 달려!!
<i><size=38>어서 달려라, 카무이.</size></i>
<i><size=38>훈련장을 떠나고, 에제트를 넘어, 태어나고 자란 이 철옹성과 사막에서 벗어나라.</size></i>
<i><size=38>바람을 맞으며, 태양에 그을린 눈과 피부가 아프기 시작할지라도.</size></i>
<i><size=38>카무이는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size></i>
<i><size=38>아무리 지쳐도 뒤에서 수많은 손이 그를 떠받쳐 주며,</size></i>
<i><size=38>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었다.</size></i>
<i><size=38>하지만 그 후, 카무이는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size></i>
<i><size=38>그리고 어둠 속에서 한없이 달렸지만,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size></i>
<i><size=38>그때, 그 손들이 다시 카무이의 곁으로 와 스스로 불타는 나방이 되어주었다.</size></i>
<i><size=38>그들은 모든 불꽃을 향해 날아들며 자신을 불태웠고,</size></i>
<i><size=38>마침내 역풍을 이겨낼 수 있는 횃불이 되어</size></i>
<i><size=38>카무이의 길을 비춰주었다.</size></i>
<i><size=38>카무이는 달리고 달려 마침내 무서운 밤에서 벗어났지만, 그 손들은 사라져 버렸다.</size></i>
<i><size=38>메마른 진흙에 갇힌 그들은</size></i>
<i><size=38>그저 카무이에게 뒤돌아보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외쳤다.</size></i>
<i><size=38>하지만 카무이는 결코 그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size></i>
<i><size=38>그래서 뒤돌아 온 힘을 다해 한 손 한 손을 끌어올리려 했지만,</size></i>
<i><size=38>진흙은 그 누구도 놓아주지 않았고,</size></i>
<i><size=38>심지어 카무이의 몸까지 타고 올라와 그마저 끌어내리려 했다.</size></i>
<i><size=38>벗어날 수 없었던 카무이는 차라리 그들처럼 자신을 태우기로 결심했다.</size></i>
<i><size=38>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그들을 가둔 진흙을 완전히 태워버리기엔 충분했다.</size></i>
<i><size=38>카무이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그들과 함께 다시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size></i>
<i><size=38>하지만 그들은 이미 재가 되어버렸는데,</size></i>
<i><size=38>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도 괜찮다.</size></i>
<i><size=38>카무이는 그 재를 자신의 마른 뼈에 녹여 넣은 뒤 더 찬란하고 단단한 날개로 자라나게끔 했다.</size></i>
<i><size=38>이제 카무이는 더 멀리, 더 많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size></i>
<i><size=38>그들은 앞으로도 수많은 풍경을 함께 볼 것이다. 숲과 산, 세월의 변화가 담긴 경치가 기다리고 있다.</size></i>
<i><size=38>카무이는 그들 덕분에 날 수 있게 되었고, 그들 역시 카무이 덕분에 자유를 얻게 됐다.</size></i>
<i><size=38>오랜 비행 끝에 카무이는 마침내 땅으로 내려왔다.</size></i>
<i><size=38>그곳에서 카무이는 자신과 같은 날개를 가진 새들을 발견했고, 앞에서 기다리던 그들은 함께 떠나자고 불렀다.</size></i>
카무이! 왜 멍하니 서 있는 거야? 어서 와!!
봐주지 않을 거니까, 나한테 져도 울지 마!
지상 폐허라서 환경이 좀 복잡하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그런데 말이야. 이 달리기 시합... 나도 꼭 참가해야 하나?
꼴찌가 임무 보고서를 써야 한다고 했잖아, 그런 일은 그냥 대장한테 맡기는 게 낫겠어.
아니면... 나한테 맡겨도 괜찮아. 나중에 안 졸릴 때 작성해서 제출할게.
대체 뭘 걱정하는 거야? 지금 상황으로 보면, 어차피 카무이가 꼴찌일 게 뻔하잖아.
어, 아닌데. [player name]도 같이 참여하면 되잖아...
그래? 우리가 꼴찌일 것 같아?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흥흥, 이제 우리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 지금은 뒤처져 있어도 나중엔 꼭 역전할 거야!
카무이는 앞쪽에 있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새벽빛이 반짝이며, 태양이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
집이란 무엇일까? 집은 어디에 존재할까? 그것은 카무이가 사랑하는 이가 있는 곳, 그리고 사랑받는 모든 순간에 있을 것이다.
카무이는 이 아름다운 세계를 사랑하고, 이곳에 그의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무이는 그들을 집으로 데려가야만 했다.
카무이는 뒤에 서 있는 인간 지휘관에게 손을 내밀었다. 마치 상대방이 자신에게 따뜻함을 베풀었던 그때처럼.
가자, [player name]!
이제, 함께 집으로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