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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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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15-25 가족의 날

차징 팔콘 휴게실

공중 정원

카무이! 이 상황에서도 계속 저항할 셈이야?

카무와 마주 선 카무이는 눈을 꼭 감고는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둘은 팽팽히 맞선 채, 당장이라도 서로에게 달려들 듯했다.

내 입장은 이미 말했어, 카무.

이 일만큼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야. 목숨을 걸고라도 말이야!

그렇게 나오시겠다. 아주 좋아.

자세를 낮춘 카무는 무기를 손에 들었다. 카무이 역시 싸울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이 싸움을 피할 수는 없겠군!

각오해라!! 카무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카무!!

하앗!

후아!

이와 동시에, 휴게실 한쪽에서 반즈의 나른한 하품 소리가 들려왔고,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켠 반즈가 자신을 깨운 둘이 무슨 난리를 치고 있는지 쳐다보았다.

반즈가 깨어난 걸 눈치챈 크롬은 바로 옆에 앉아 손을 살짝 두드리며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대장, 저들이 휴게실마저 박살 내버릴까 봐 걱정되지 않아?

크롬은 고개를 저었다.

곧 끝날 거야.

정말 크롬이 말한 대로, 카무는 카무이가 달려들기도 전에 무기를 던져 카무이의 시선을 끌어놓고, 곧바로 어디선가 카메라를 꺼내 크롬이 있는 자리로 뛰어갔다.

카무이는 무심결에 카무가 던진 무기를 받아서 들었다. 그리고 카무의 손에 든 물건을 보자마자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카무이의 "철통"과 같은 진지는 텅 비어 있었다.

?!

카무!! 이 얍삽한 자식! 어떻게 내가 한눈판 사이에 카메라를 가져갈 수가 있어!

결투해서 이긴 사람 말을 듣기로 했잖아!!

흥, 뭐 어때?

순간 반즈와 크롬 사이에 앉은 카무는 카메라를 들고 카무이를 향해 눈을 흘겼다.

네가 요즘 너무 말썽을 부리니까, 특별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어.

네가 죽어도 우리한테 이 카메라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걸 보면,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 그러니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

안 돼!! 보지 말라고!!

카무이는 카무를 막으려고 달려가던 순간,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이 팔렸다.

어어! [player name]? 네가 왜 여기에 온 거야? 내가 나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찾아간다고 했잖아.

내가 [player name] 님에게 연락해서 바로 오라고 했어.

마침, 잘됐네. 이번 기념 영상의 결과를 같이 확인하면 네가 굳이 이리저리 뛰어다닐 필요도 없잖아.

아~ 이제 알겠어. 너희들은 한패였구나? 카무가 내 주의를 끌고, 대장은 몰래 [player name]을(를) 불러오고...

너무 비겁해!

카무이, 오늘 유독 흥분하면서도 긴장하는 걸 보니... 혹시 우리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거야?

카메라를 향해 막 뛰어가려던 카무이가 반즈의 질문을 듣자, 찬물을 맞은 듯 갑자기 멈춰 서며 어딘가 찔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아니야!! 반즈, 이상한 추측을 하지 말라고.

알았어. 추측하지 않을게. 네가 마음에 찔려서 말까지 더듬는 것도 못 본 척해줄게.

카무이랑 뭔 말을 그렇게 많이 해! 그냥 바로 보면 되잖아.

재생 버튼을 누른다!!

잠깐만! 카무!!

결국 카무를 막지 못한 카무이는 체념한 채 모두가 둘러앉아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 녹화되고 있는 거 맞아?

좋아! 녹화가 시작됐네. 그럼, 순서대로 가볼까?

첫 번째 부분은 바로 나, 이번 영상의 제작자인 카무이의 소개야!

시청자들, 안녕! 난 차징 팔콘 소대의 카무이야. 지금 너희가 보고 있는 건, 아주 소중한 "제1회 가족의 날 기념 영상"이야!

임무에서 복귀한 후, 에제트의 전통을 공중 정원에서도 이어가고 싶었거든. 그래서 우선 차징 팔콘 소대에서 첫 시도를 해 보기로 했어!

물론! 스스로 참여를 제안해 준 특별 게스트,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 [player name](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어! 정말 고마워~

그럼,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이번 기록 영상에서는 먼저 차징 팔콘 소대 모든 대원의 일상을 보여줄 거야!

첫 번째는... 카무부터 시작해 볼까 해.

카무이

봐, 저기 있어. 아주 열심히 훈련 중이야!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평소처럼 가서 인사하지 말고, 뒤에서 깜짝 놀라게 해볼까?

어때? 완전 굿 아이디어지?

흠흠, 그러면 이렇게 하자! 쉿, 이제부터는 조용히 해야 해. 들키면 안 되니까!

일단 여기 카무의 사각지대에 숨어서... 잘 지켜보다가...

좋아. 지금이 휴식 시간인 것 같아. 그럼, 경계를 풀고 있을 거니까...

준비됐어? 셋... 둘...

하나!! 야호!

으아아!! 카무!! 뭐 하는 거야?!!

카무이의 "깜짝선물"이 끝나기도 전에 영상이 갑자기 엉망진창이 되었다. 카메라는 어떤 강한 충격을 받은 듯 몇 번 깜빡거리더니, 이내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다만 녹음 기능은 영향받지 않아서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카무이

아... 카메라가 떨어져서 화면이 까매졌어!!

카무

멍청이야! 누가 갑자기 뒤에서 뛰어들래! 누가 습격하는 줄 알고 나도 모르게 공격했잖아.

카무이

안 돼. 화면이 까맣게 되면 뒷부분도 못 쓰잖아. 카무, 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지금 새 메모리 카드로 바꾸고 올 테니까, 나중에 다시 찍자!

카무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 내가 그럴 시간이 있어 보여?

그리고 네가 날 기습한 걸 아직 정리하지 않았잖아!

카무이

뭐? 아아, 그거? 오늘 날씨 좋네. 하하... 훈련을 계속해! 난 먼저 대장한테 가 볼게.

카무

돌아와! 배상으로 지금부터 넌 내 전용 샌드백이다!

오늘의 훈련 목표를 달성하기 전엔... 도망칠 생각 하지 마.

카무

받아라!!

카무이

아악! 카무, 제발 놔줘!! 난 아직 할 일이 있다고!! 아파!!

카무

지금 반격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

왜 나를 쳐다보는 거야?! 이놈이 멍청하게 굴어서 그런 거잖아!

미리 말해두는데, 첫 번째 영상은 끝났어. 다음 거 틀게!

대장! 역시 여기에 있었네. 헤헤, 여기 있을 줄 알았다니까.

짜잔! 봐봐, 이건 내가 방금 받은 새 메모리 카드야.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거라니까? 일단 받아 줘!

콜록콜록! 좋아, 초점도 제대로 맞췄고, 나머지 준비도 끝났어! 이제 대장 파트만 찍으면 돼!

동료와 상부의 도움으로... 응? 아, 카무이. 마침 잘 왔어.

준비가 다 됐으면, 이 카메라로 내일 공개 연설 연습을 해 볼까 해.

뭐, 연설? 잠깐만, 안 돼, 나중에 다시...

어어!! 카메라는 왜 뺏는 거야? 난 연설 듣기 싫다고!!

그럼, 이제부터 여섯 가지 측면에서 오늘의 연설을 시작하겠습니다.

크롬의 끝없는 연설이 방 안을 가득 채웠고, 반즈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하품했다.

음... 빨리 감기를 할 순 없을까? 아니면 다 보고 나서 날 깨워도 되는데...

그럼, 다음 영상으로 넘어갈게!!

휴... 시작이 좋지 않네.

어떻게 이틀 연속으로 날 괴롭히는 방향으로 흘러가냐?

흥흥, 오늘은 반즈를 찍을 거야. 이번에는 반드시 문제가 없어야 해!

다들 봐봐, 내 말이 맞지? 반즈는 지금 수면 캡슐에서 자고 있어.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깨울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드디어 이번엔 순조롭게 찍을 수 있게 됐어!

음... 일단 카메라를 반즈 얼굴에 맞추고, 이렇게 찍으면 될 거야. 반즈가 금방 깨어날 수도 있으니까.

그래. 금방... 깨어날 거야.

팔이 좀 아프네... 거치대로 고정해 둬야겠다.

반즈는 정말 꿀잠을 자고 있네. 저걸 보니 나도 왠지 졸려...

아직도 안 일어나네. 잠깐만 기대어 쉴까? 딱 잠깐만...

후우...

쿨쿨!

음, 잘 잤다.

수면 캡슐 안에 왜 물이 있지?

아, 카무이구나.

깊이 잠든 것 같은데, 깨우지 말아야겠다.

근데 카메라도 다 설치해 뒀는데, 이대로 낭비하긴...

그래서 침만 흘리는 카무이의 멍청한 얼굴을 얼마나 더 봐야 하는 거야?

왜 남을 찍는데, 자기가 먼저 잠들어버린 거냐고!

음, 난 이런 영상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신청한 메모리 카드 세 개가 다 이런 식으로 용량이 찼으니까, 다른 내용은 없겠네.

어, 맞아! 다 찼어! 영상을 보고 싶다고 해서 다 봤잖아, 이제 만족하지? 그럼, 카메라는 내가 가져간다!

너무 뻔해.

카무, 네가 해.

나한테 맡겨.

반즈가 눈짓하자, 카무는 즉시 카무이를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야야!! 너무하잖아! 다 봤으면서 왜 내가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

아직 말하지 않은 게 하나 더 있어. 카무이.

어제 우리가 네 휴게실 문 앞을 지나가다가, 마침 이걸 주웠거든.

크롬이 네 번째 메모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청해서 받은 새 카드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표면에 남은 자국들로 보아 이전부터 쓰던 카드인 듯했다.

계속 말을 돌리는 걸 보면, 분명 이 카드에 뭔가를 숨겨놓았을 거야!!

어디 한번 보자, 대체 뭘 숨겼는지!

아, 망했다. 마지막 메모리 카드까지 꽉 차버렸네.

그럼, 그건 어떻게 해야 하지? 안 돼, 지금 포기할 수 없어!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카무이

어디 보자. 게임 테이프, 간식, 만화... 다 아니네.

어, 찾았다! 다행히 예전 캠코더에 여분 메모리 카드가 하나 남아 있었어!

앞에 세 개는 따로 보관해서 몰래 숨겨뒀다가 [player name]을(를) 찾으러 갈 때, 직접 주면 되겠다.

응? 왜 아직도 녹화 중이지? 끄는 걸 깜빡했나? 뭐, 나중에 지우면 되니까 상관없어. 우선 급한 일부터 처리하자.

흠흠! 좋아. 완벽한 각도야. [player name]이(가) 이 영상을 볼 때, 첫 화면이 이렇게 멋진 얼굴을 보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거야!

안녕! [player name], 지금 보고 있는 건, 내가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단독 영상이야! 이 영상은 너만 가지게 될 거고, 너만 볼 수 있어!

내가 이렇게 하는 건... 너한테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야!

헤헤, 근데 양이 좀 많아서... 여러 개의 짧은 영상으로 나눠서 찍었거든. 단말기에 저장해 뒀다가 천천히 봤으면 해!

이렇게 하면, 네가 이 영상을 볼 때마다 날 떠올릴 수 있잖아.

그리고... [player name]와(과) 우리 둘만의 약속을 했으면 해.

앞으로 가족의 날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시간만큼은 [player name]와(과) 단둘이 보내고 싶은데, 어때?

내가 내 휴게실에 모든 걸 다 준비해 둘게! 내가 아끼던 간식들, 게임 테이프 그리고 너를 위해 특별히 모아둔 재미있는 물건들까지 무엇이든 다 준비할 거야!

그리고 너한테만 몰래 말해 주는 건데, 이거 모두 내가 너를 위해 일부러 숨겨 둔 거야! 이것들을 들킬까 봐 얼마나 많은 변명을 한 줄 알아!

대충 이 정도로 하고! 이제부터는 내가 너한테 하고 싶은 비밀 얘기를 찍을 거야.

으아아, 안 돼! 그다음은 틀면 안 돼!! 보지 마!!

카무이는 마침내 카무를 뿌리치고, 재빨리 달려가 재생 중인 영상을 껐다.

카무이!! 네 이놈, 그냥 독차지하겠다는 거냐?

게다가 우리한테 일부러 숨기다니, 정말 서운하네.

음, 이제 때가 됐나? 차징 팔콘 전원의 휴게실을 대청소해야겠어.

숨겨 둔 간식과 게임을 전부 다 내놔!!

안 줄 거야!! 그건 정말로 줄 수 없어!!

그럼, 널 기절시켜서 아예 말 못 하게 만들어 줄까?

지휘관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카무이는 마침내 자유를 얻게 됐다. 카무이는 새로 들어온 통신 내용을 확인한 후 단말기를 카무의 눈앞에 내밀었다.

맞아!! 봐, 이건 내가 도망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급한 회의가 있어서 가 봐야 한다고!

본업이 우선이야. 카무이, 먼저 가봐.

으음... 그럼, 난 다시 잘게.

흥! 이번만 봐 주지. 그리고 돌아오면 확실히 결판을 내자!

카무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지휘관의 손을 잡고 차징 팔콘 휴게실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둘은 한참을 달리고 나서야 비로소 멈췄다.

카무이는 뒤를 돌아보며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야. 살았어! 나중에 돌아가서 물건만 잘 숨겨 두면,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겠어!

[player name], 방금은 네가 그런 거지? 내가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 거잖아!

어?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네가 날 도와준 거잖아!

정말 대단해. 역시 너야!

뭐? 아 맞다! 쉿쉿쉿, 목소리를 낮춰야겠다. 다른 이가 들으면 큰일 나!

"뚜뚜!"

계속 울리는 단말기 알림음이 둘의 대화를 끊었다. 둘이 계속 오지 않으니 또다시 재촉하는 알림인 것 같았다.

그래! 출발하자!

회의실

공중 정원

통신 장치의 안전성은 확인할 수 있나?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방금 장치의 보호 시스템을 테스트해 봤는데, 에제트 내부의 암호화 규칙과 완전히 일치했고, 외부인의 침입 흔적도 없었어.

결론적으로, 통신 장치에서 얻은 정보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돼.

알겠다. 일단은 이 정도면 충분해.

이번 임무를 수행하느라 수고했다. 이제 돌아가서 쉬도록 해.

더 자세한 정보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확실한 결론이 나오면 상황을 봐서 알려주도록 하지.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그때가 되면 다시 바빠질 거니까 이 틈에 푹 쉬어. [player name].

지금은 더 이상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카무이와 지휘관은 명령에 따라 회의실을 나섰다.

[player name], 그냥 오늘 내 그 소장품들을 즐기는 건 어때?

잠깐, 대장과 다른 애들한테서 메시지가 왔네? 어디 보자.

으아아, 큰일 났어!! 벌써 내 휴게실로 갔대!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소장품을 다 가져가려는 거야!

[player name], 어서 가자! 반드시 그들보다 먼저 가서 진지를 사수해야 해!!

어서 가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점차 멀어지자, 회의실은 다시 익숙한 고요함에 잠겼고, 적막한 공기 속에는 묵직한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니콜라는 에제트에서 가져온 통신 장치를 바라보았다. 장치의 뒤쪽 화면에는 좌표 하나가 떠 있었는데, 방금 카무이와 [player name](에)게는 이것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한 주소가 아니라, 매우 중대한 사안과 얽혀 있음이 분명했다. 그들은 여러 번 확인한 후에야 다음 계획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방금 그들이 한 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네 판단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일치해.

한때 세계 정부의 의원이었으나, 지금은 배신한 구조체로 전락한 마리스가 지상에서 대규모로 추종자를 모으고 있어. 에제트 사건 이후로 여기저기서 그녀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지.

마리스는 자신의 행적을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드러내며 행동하고 있어. 이건 그녀 뒤에 다른 관찰자가 있다는 뜻이겠지.

루나 쪽일까?

그럴 가능성은 낮아.

이 파오스 우주 함선의 좌표는 공중 정원에 "길잡이" 역할하고 있어. 정보가 필요한 그녀들에게도 분명 같은 의미를 지니겠지.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녀들은 쉽게 방해하지 않을 거야. 최소한 그녀들도 지금 파오스 우주 함선의 위치를 알고 싶어하니까.

"길잡이"라... 하지만 지금 이것이 우리를 이끄는 곳은 오히려 "절벽"인 것 같은데... 이 좌표가 파오스의 실제 착륙 지점일 리 없어.

하지만 "앵커 포인트"로서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파오스가 여기에 한 번 도착했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어. 다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거지.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아무런 논리도 없이 말이야.

절벽으로 뛰어들어, 보이지 않는 심연의 밑바닥으로 사라진 것처럼 말이야.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우리의 시선으로 "볼 수 없는" 거겠지. 과학 이사회의 분석에 따르면, 파오스가 사라질 때 근처의 펄스 어레이가 비정상적인 중력파 변조 신호를 낸 걸 포착했다고 해.

아시모프가 지금 데이터를 통합하고 있어. 그의 말로는, 파오스의 좌표가 무언가에 의해 숨겨졌다고 하니, 우리는 먼저 "그것"의 입구를 찾아야 해.

그곳에는 분명...

한편.

하얀 안개가 살아있는 감옥처럼 우주 함선을 옥죄고, 부식된 금속 외피는 이를 가는 듯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짙은 안개 속에 수많은 창백한 사지로 이루어진 그림자가 떠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손가락은 거꾸로 꺾여 있었고, 사지는 괴이하게 꿈틀거리며 뒤엉켜 인간에 속하지 않은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뒤로 물러나! 불붙일 수 있는 건 다 폭파해!

탄약을 아끼지 말고, 사격해!!

창백하고 뒤틀린 그림자 두 개가 비명을 지르며 덮쳐왔다. 바네사는 재빠르게 총구를 들어 하나의 머리를 날려버렸고, 동시에 옆으로 회피하며 군화로 다른 하나의 척추를 짓밟아 부숴 버렸다.

부상자 이송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모두 끝까지 버텨라. 죽더라도 방어선에서 죽어라!

총탄이 끊임없이 울부짖었다. 학생들로 급히 구축된 방어선은 하얀 물결의 충격에 계속 위축되고 있었고, 기괴한 비명과 살점이 찢어지는 소리가 좁은 통로에 울려 퍼졌다.

여기저기에 다 있습니다!!

전장에 처음 나선 신병은 눈앞의 기괴한 광경에 충격받아, 무기를 놓치고 갑판 위에 주저앉아 몸을 떨었다. 바로 그때, 안개 속에서 거꾸로 된 발톱이 신병의 목덜미를 향해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멍청이야! 비켜!

바네사는 재빨리 발로 신병을 밀쳐 내고 총을 겨누어 괴물의 두개골을 산산조각 냈다. 순간, 뜨겁고 비릿한 혈장이 그녀의 뺨에 튀어 올랐다.

쓸모없는 것, 일어나!

저... 그게...

찰싹! 신병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따귀 한 대를 맞았다.

1학년! 죽고 싶으면 수류탄을 안고 적진으로 돌격해!

하지만 개처럼 꼬리를 말고 비굴하게 등을 내주며 죽지 마!

파오스에서는 누구도 헛되이 죽어선 안 된다. 알겠어?!

바네사는 신병의 옷깃을 확 끌어 올렸다. 아픔을 느낀 신병은 순간 흐릿한 눈빛을 바로잡으며 피가 배어 나올 만큼 이를 꽉 물었다.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바네사가 쉰 목소리로 학생들을 지휘하는 가운데, 하얀 물결이 부서진 방어선 앞에서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함교 위에서 파오스 교복을 입은 그림자가 아래에서 몸부림치는 벌레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더 이상은... 무리야...

미안... 내가 반드시 결정해야 돼... 기다려줘...

[player name]... 루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