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15 저무는 태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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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15-16 집과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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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트

현재

이게... 그때 우리 셋이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야.

에제트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치르고, 발리콘 계획 성공의 희망을 손에 넣었던 거야.

도착했어. 바로 여기야.

카무이는 눈앞의 문을 바라보며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길에 새로운 전투 흔적도 없고, 앞쪽 출입문도 강제로 열린 흔적이 없는 걸 보면 한동안은 안전할 것 같아.

마지막 출입문만 통과해서 복도를 지나면 바로 에너지 저장실이야. 드디어... 그들과 만날 수 있게 됐어.

시스템 음성

신원 인증을 진행해 주세요. 권한 확인 후,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알려드립니다. 이번 인증은 1급 보안입니다. 먼저 정보 매칭 인증을 완료하신 후, 암호로 2차 인증을 진행해 주세요.

우선, 신원 정보와 멤버 번호를 입력하여 정보 매칭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인증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시스템 음성

경고, 멤버 [카무이]의 소속 번호에 [SU-0]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입력하신 신원 정보가 멤버 번호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해당 멤버의 다른 소속 번호로 인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가슴속에는 이미 뛸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카무이는 뭔가가 여전히 그곳에 걸려 있는 것만 같았다.

몇 번을 반복해도 동일한 빨간 경고가 뜰 뿐이었고,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카무이는 체념한 듯, 익숙한 다른 번호를 입력했다.

시스템 음성

멤버 [카무이], 매칭 번호 [SUE-03], 인증 통과했습니다. 통로 개방 중입니다.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player name], 난 괜찮아.

마지막으로 확인해 보는 거야. 이런 결과가 나올 거란 걸... 알고 있었어.

그 뒤의 일은... 지상에 내려오기 전에 알게 된 것들인데, 너도 다 알고 있잖아.

돌파 이후 우리 셋은 모두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어. 에제트가 침식체의 기습받기 전까지 말이야. 그때 아사르와 카트레브는 전환에 성공해 에제트에 남아 모두를 지켰고, 난 공중 정원으로 보내졌어.

별반 다르지 않아... [player name]. 그들이 말한 게 전부야.

우리가 에제트에 와서 직접 확인한 것들도 모두 그 신호가 전달한 정보와 일치하잖아.

에제트에는 분명 생존자가 있고, 남은 에너지도 있어. 그들은 마리스의 습격을 받았고 지금도 통신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그들이 에제트 멤버라는 걸 난 확신해. 이 에너지도 실제로 내 의식의 바다를 복구해 줬잖아.

난 그 태양이 아니야. 진정한 태양은 계속 여기에 남아 있었어.

아니, 그 순간이 바로 정해진 종점이었어.

내가 복구할 수 있는 기억이 방금 네게 말했던 그 지점에서 끊긴 것도 그렇고, 전에 기체 적합할 때 확인한 그 문제도 그렇고...

아시모프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 인정했어야 했는데...

발리콘 계획의 핵심은 유전자 강화야. 성공한 자의 의식의 바다는 반드시 완벽해야 해.

그러니까, [player name].

진정한 "황금 태양" <태양>이 어떻게 고칠 수 없는 의식의 바다 결함을 가질 수 있겠어?

몸은 바꿀 수 있어도, 의식의 바다는 변하지 않는 증거야.

의식의 바다가 손상된 상태인 난 그때 전환에 성공한 황금 태양일 리가 없어.

그리고 이젠...

시스템 음성

알림, 통로가 성공적으로 열렸습니다. 이동해도 좋습니다.

멤버 [SUE-03·카무이], 집에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출입문 시스템의 음성이 카무이의 말을 끊었지만, 오히려 그의 말을 이어받는 듯했다.

그리고 이젠 중요하지 않아.

[player name], 잠깐만 기다려. 여기 상황을 확인해 볼게.

카무이가 벽에 있는 중앙 제어실 스크린으로 다가가 인증을 마치자, 시스템 조회와 제어 권한이 다시 활성화되었다. 이후 카무이는 화면을 가득 채운 지표들을 하나씩 꼼꼼히 확인했다.

경보 시스템도... 안전해. 2급 이상의 위기 경보는 울리지 않았어.

예비 방어 장치도 활성화되지 않았어. 가동된 적도 없는 것 같아.

중추 시스템도 이상 없이 잘 돌아가고 있어. 문제없을 거야.

자동 감지 시스템도 아무 경고도 보고하지 않았고, 이상은 없어.

마지막으로 탈출 캡슐은...

다행이야. 모든 탈출 캡슐이 창고 안에 있어. 긴급 상황으로 발사되지 않은 것 같아.

지금 상태로 보면, 이곳은 아직 심각한 침입을 당하지 않은 것 같아. 아마 마리스가 오지 않았나 봐.

다들 아직은 안전할 거야.

[player name], 이제 에너지 저장실로 가보자.

에너지 저장실로 향하는 통로가 길었기에, 둘은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쾅!!" 앞서 걷던 카무이가 갑자기 높아진 계단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재빨리 몸을 추슬러 중심을 잡았다.

어... 미안. 딴생각했네.

괜찮아.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 근데 이쪽 길 상태가 좀 안 좋네. 서로 챙길 수 있게 좀 가까이서 걷지 않을래? [player name].

근데 이런 말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네 호위잖아. [player name].

카무이는 지휘관의 걸음 속도에 맞추어 발걸음을 늦췄다. 덕분에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리고 조금 전 확인했던 세부 사항들을 다시 떠올리자, 원래 느끼던 초조함도 차츰 사그라들었다.

정말이라니까, 나 완전 괜찮아!

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 그리고 지금 이대로 가면, 내게는 아주 이상적인 결말이야.

무언가를 잃은 느낌이 아니야, [player name]. 오히려 잃었던 걸 다시 되찾은 느낌이지.

내가 가장 원했던 건, "황금 태양"이 되는 게 절대 아니었어. 그걸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던 건, 단지 그것이 "힘"을 상징했기 때문이야.

그렇지? 봐, 전에 이런 걸 못 기억했을 때도 똑같았잖아.

난 다른 사람들의 존경이나 주목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

난 내 가족들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힘이 필요했을 뿐이야.

알고 있어. [player name].

기체 적합에서 문제를 발견했을 때부터, 지상 임무에 나가기 전까지 많은 이가 날 찾아왔었어. 물론, 이것뿐만이 아니야. 사실 모두를 알게 된 이후로...

난 줄곧 너희들의 관심만 받아들이고 있었어.

성공하지 못해도 아무도 날 탓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어. 그래서 난 오히려 달리기를 멈추고 싶지 않아.

모두가 나한테 너무 잘해주니까.

에제트, 공중 정원에 있는 모두, 항상 다 그랬어.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들어도, 너희는 항상 내게 따뜻함만 선물해 주었어.

난... 정말 이런 것들을 다시 잃고 싶지 않아.

맞아.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아직 기회가 있어.

캐롤... 그리고 모두의 원수를 꼭 갚을 거야.

에너지 저장실에서 생존자가 날 기다리고 있어. 이번엔... 절대로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건 우리 모두에게 충분히 이상적인 결과야. 황금 태양은 아직 존재해. 내가 아니어도, 아사르와 카트레브는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들은 꼭 그 힘으로 모든 이를 지켜낼 수 있을 거야.

카무이의 단호한 목소리가 통로에서 울려 퍼졌다. 그리고 둘은 어느새 이 긴 여정의 끝에 다다랐다.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손이 닿을 거리에 에너지 저장실 대문이 놓여 있었다.

응, 안전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할게.

에너지 저장실은 에제트의 핵심이라서, 보안 시스템이 훨씬 더 엄격해.

실내 인원이 보안 시스템을 작동시켰다면, 밖에 있는 인원은 일단 권한을 신청하고, 그 후 실내 인원이 권한을 승인해 줘야만 문이 열려.

물론, 그들이 미리 준비해 뒀다면, 내가 신청하기 전에 승인해 줄 수도 있어.

멤버 [SUE-03·카무이], 권한 신청...

에제트 권한이 없는 인원은 이 작업을 할 수 없어. 다행이야. 그들은 정말 안에 있어!

응!

세상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릴 순 없다는 걸 카무이는 이미 수없이 몸소 겪어 왔다.

하지만 다행히 매번 도중에서 누군가와 헤어지게 되더라도, 누군가는 남아서 그의 곁을 지켜주곤 했다.

지금 누군가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살아만 있다면, 아직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는 이가 있고, 우리의 터전도 계속 지탱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나도 앞으로 나아갈 희망이 있을 거야.

미래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계속 너희와 함께 나아갈게.

우리는... 꼭 더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살아남은 불씨를 품고 돌아가 지켜낸다면, 반드시 활활 다시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에겐 태양만의 빛이 있고, 가짜 태양이라 해도 무엇을 태울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다. "카무이"인 그는 바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 자신의 집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미안해. 너무 오래 기다렸지. 아사르, 카트레브 그리고 에제트의 모두...

내가 돌아왔어.

이제 함께 가자. 더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게.

카무이는 문득 에제트에 있던 시절이 떠올랐다. 셋이 통신실에서 만나기로 했을 때마다, 카무이가 항상 가장 늦게 도착했었다. 그래서 아사르와 카트레브가 먼저 들어가고, 카무이 혼자 밖에서 권한 신청을 해야 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카무이는 항상 경계선 밖에 서서 문이 열리는 순간을 기다리며, 그들의 이름을 외쳐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랐다.

아사르! 카트레브!

"쾅!"

아사르? 카트레브?

문이 열리자, 카무이는 드디어 그 익숙한 두 얼굴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하지만 정확히는 카무이가 혼자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사르와 카트레브는 눈을 꼭 감은 채였고, 피투성이가 된 둘의 얼굴은 더 이상 카무이의 어떤 시선도 받아줄 수 없었다.

카무이가 주변을 둘러보자, 셀 수 없이 많은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문밖 통로의 정적과는 달리, 실내는 온통 피로 뒤덮인 난장판이었다.

이곳은 더 이상 치열한 전장이 아닌 학살이 끝난 처형장이었다. 결국 카무이는 또다시 늦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놀라움, 환호, 다정한 인사, 기대했던 재회의 포옹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무이의 눈앞에 있는 것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집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