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15 저무는 태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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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15-15 태양과 자신을 태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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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폐허

과거

아사르, 그 실험 기지가 정말 믿을 만해?

무전기에서 들려온 카무이의 질문에 인원을 배치하던 아사르는 잠시 멈칫했다.

누가 알겠어? 모르니까 에제트가 우리를 선발대로 보내서 확인하려는 거잖아.

이미 흑점이 된 멤버도 있고, 기술자를 찾으러 간 멤버도 아무런 수확이 없었으니까, 지금으로선 이게 가장 희망적인 방법이야.

적어도 그들은 우리에게 응답해 준 유일한 존재야. 그들 말대로 그들이 맡은 퍼니싱 관련 실험이 발리콘 계획의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어.

난 그냥... 걱정이 돼서 그래. 도시 외곽은 이미 점검을 마쳐서, 완전히 안전해. 네가 맡은 1급 도시권에도 침식체 흔적이 거의 없잖아. 그들이 정말로 코어 구역의 실험 기지에 갇혀 있는 걸까?

아마 그들이 설명한 대로일 거야. 실험 중에 유출된 퍼니싱이 침식체를 끌어들여서, 위험이 그 구역에만 집중된 거겠지.

어쨌든, 각자 맡은 임무만 잘 해내면 돼. 도시 최외곽 구역들을 꼼꼼히 점검한 뒤, 에제트로 돌아가 3일 동안 준비를 하고 코어 구역으로 들어가 실험 기지 안의 연구원들을 구조해 내면 되는 거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일단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하자.

진행 상황 보고. 내곽 구역 1급 도시권 전 지역 점검을 완료했어. 이후 2급 도시권 마무리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야. 문제가 없을 경우, 목표 구역이 전부 안전하다고 판정하고 구조 작전을 진행할 수 있어.

알겠어. 도시 외곽 전 지역도 점검 완료했어. 우리는 현재 자리에서 기다릴게. 상황 있으면 바로 연락해.

필요 없어. 넌 멤버들을 데리고 먼저 돌아가. 준비 시간이 촉박하니까 너희라도 먼저 가서 준비하는 게 좋겠어.

2급권은 실험 기지가 있는 코어 구역과 가까운데, 만약 숨겨진 위험이라도 있으면...

그건 불가능해.

자신의 말투가 너무 단호했다는 걸 의식했는지, 아사르는 잠시 말을 멈췄고, 이윽고 어조를 부드럽게 바꾸어 다시 말을 이었다.

1급권은 이미 꼼꼼하게 수색했고, 안전 위험 요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어. 그리고 1급권과 인접해 있는 2급권은 금지 구역 핵심 건물까지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으니까 큰 문제가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카무이. 먼저 돌아가. 여긴 나와 카트레브가 있으니까 괜찮아.

네가 데리고 있는 멤버 중에 요즘 한계에 다다른 이가 많잖아. 그들은 체내 태양 코로나 유전자가 불안정해서 퍼니싱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위험해져. 먼저 에제트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

걱정하지 마. 나와 아사르가, 있어.

마침 다른 표식 지점 점검을 마치고 돌아와 보고하려던 카트레브가 둘의 대화를 듣고는 아사르와 함께 카무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알겠어. 그럼, 우리 먼저 돌아갈게.

하지만 30분마다 한 번씩 안전 확인 통신을 보낼 거야!

미리 말해 두는데, 5분 안에 안전 확인 응답이 없으면 바로 2급 도시권으로 들어가서 찾을 거야. 난 한 말은 꼭 지키는 스타일인 거 알지?

귀찮다고 해도 상관없어. 앞으로 어떤 임무든, 우리 중 누구에게도 문제가 생겨선 안 돼.

알았어. 다 네 말대로 할게. 이제 다들 데리고 돌아갈 수 있겠냐?

명심해.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 도시 안쪽 구역에는 절대 발을 들여선 안 돼.

알았어, 알았다고! 아사르, 너 오늘 왜 이렇게 잔소리가 심해?

...

통신으로, 허상은, 못 때려. 때리려면, 돌아가서, 때려.

외곽

도시 폐허

인원수 및 물자 점검 완료, 이상 없음 확인. 전원 대열 정비, 에제트로 출발한다!

에제트 멤버

어!

빈틈없이 하기 위해, 카무이는 대열 앞에서 뒤까지 한 번 더 걸어가며 낙오자가 있는지 확인했다.

앤드류가 어디 갔지?

방금 화장실 간다고 했는데... 어딜 간 거지? 설마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

...

내곽

도시 폐허

앤드류가 우리 쪽으로 온 것 같다고?

어, 아마 길을 잃은 것 같아. 위치 좌표를 보면 2급권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통신기가 고장 난 것 같아.

원래는 멤버를 보내서 찾으려고 했는데, 퍼니싱 농도가 너무 높아서 멤버 몇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일단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알겠어. 나도 지금 2급권 안에서 찾아볼게. 그리고 카트레브에게도 앤드류를 주의해 달라고 말할게.

나, 듣고 있어.

주의할게.

알았어. 앤드류를 찾으면 내가 있는 구역으로는 들어오지 말고, 제일 바깥쪽 소대를 따라가라고 해. 여긴 코어 구역이랑 가까워서 더 위험할 거야.

알겠어.

카무이, 카트레브와의 3자 통신을 마친 아사르는 뒤돌아서서 모여든 에제트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보고할게. 목표 구역 전체 점검을 완료했고, 위험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어.

알겠어. 나머지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 너희는 외곽으로 가서 다른 팀과 합류한 뒤 점검을 지원해.

어!

다른 이들이 떠난 뒤에야 아사르는 안심하고 단말기를 열었다.

<size=50>수색 완료.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확인. 정식 구조 작전 수행 가능.</size>

<size=40>기록자: 아사르</size>

임무 기록에 빠르게 적어 놓은 후, 아사르는 뭔가가 두려운 듯 서둘러 기록 페이지를 닫았다.

침착해, 아사르. 넌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아사르는 아무도 없는 폐허를 향해 혼잣말했다.

이 구역에 침식체 위험이 없는 건 사실이야. 이후의 일도... 두려워할 것 없어. 모두 다 필요한 수단일 뿐이야.

이 모든 건, 에제트를 위한 것이야...

"뚜뚜... 뚜뚜"

단말기에서 통신음이 들렸다. 메모해 두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외우고 있던 그 번호를 확인한 아사르는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통신을 받았다.

지금 뭘 하자는 거야? 일이 성사되기 전까진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혹시라도 정보가 새어 나가면 어쩌려고 그래!

왜 그리 겁이 많니? 발리콘 계획에 대해 질의할 권한이 있는 의원으로서, 에제트와 연락하는 건 의심받을 일이 아니야.

더군다나 너처럼 신중한 애가 보안 조치를 소홀히 했을 리 없잖아. 그렇지 않아? 에제트의 미래 실권자?

얘기가 나온 김에 말하는데... 라이프를 잘 대우하겠다는 그 약속을 어기지 마.

당연하지. 예전에 라이프를 미워했던 건 에제트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날 계속 문전박대했기 때문이야. 정말 고집불통인 걸림돌이었거든.

라이프가 에제트를 떠나면 난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넌 그저 작전 중에 연락을 끊어서, 라이프가 제때 구조하지 못하게만 하면 돼. 그럼, 내가 직무 태만이란 누명으로 마무리할 테니까.

당신이 보낸... 실험 기지의 "과학 연구원"이란 사람들은 정말 믿을 만한가? 그리고 미리 말해 두는데, 쓸데없는 생각은 집어치우는 게 좋을 거야.

그들의 일부 성과는 이미 네게 넘겼고, 너희 현재 상황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네가 직접 검증했잖아? 난 진심으로 너희를 구하려는 거야.

당신은 당신의 지위와 권력, 그리고 추악한 야심을 구하려는 거잖아.

에제트를 손에 넣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네.

음? 이보다 더 완벽한 계책이 어디 있어? 에제트 소대가 깊숙이 들어가면, 라이프의 구조를 차단하고, 그다음엔... 내가 등장하는 거야. 너희는 발리콘 계획을 진전시킬 기술을 얻고, 난 에제트의 관할권을 손에 넣고...

일석이조 아닌가?

야심만 가득한 늑대 같은데.

하지만 지금 너희를 구할 수 있는 건 이 "늑대"뿐이야. 내가 가진 기술을 얻으려면, 너희도 뭔가를 내놓아야 서로가 공평하지 않겠어?

게다가 난 널 홀대한 적이 없어, 아사르. 네가 날 도와준 만큼, 나도 걸맞은 보상을 주잖아.

넌 내 밑에 있는 에제트의 최고 실권자가 될 거야.

그건 이미 정해 놓은 일이잖아. 오늘 연락한 거 보면 분명 다른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어서 말해.

영리하긴. 맞아. 이번엔 에제트 내부 통신의 최고 권한을 원해. 네가 그 시스템의 암호를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약속을 어길 거라고 의심하는 건가?

더 많은 카드를 챙기는 건 나쁜 일이 아니야. 너희 에제트는 서로 정이 깊잖아. 네가 잠깐 마음이 약해져서 내부 통신을 차단하지 않고, 그 아이들이 구조를 요청해서, 라이프가 내 완벽한 계획을 망치게 하는 건 원치 않거든.

신뢰를 얻으려면 그만한 자본을 내놓아야 해.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 건 너도 알지? 너희에게 도움이 될 기술과 학자들은 바로 실험 기지에 있어. 내가 보상을 안 줄까 봐 걱정된다면, 3일 후 구조할 때 직접 원하는 걸 가져가면 돼.

우리 서로 원하는 것만 얻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한 가지 더 물어볼 게. 그때처럼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장담하지? 난 확실한 보장이 필요해.

태양 방랑과 관련된 일을 말하는 거야? 전에도 설명했잖아. 그땐 정보 갱신이 늦었던 것뿐이라고. 먼저 나와 모든 통신을 끊어버린 건 너였잖아?

그 보육 구역이 함락됐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늦었다고. 다시 연락하고 싶어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

내가 그런 주관적인 설명을 믿을 것 같아?

그럼, 객관적인 증거를 좀 대줄까? 꼬마 변론가. 이번에 내 개입 없이 너희 에제트가 직접 선발대를 보내서 수색을 완료했잖아?

그리고 이 근처엔 침식체가 없다는 건 너도 직접 확인했잖아? 내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그저 인간일 뿐이야. 권력과 지위는 있지만,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 인간이라고.

당신이 했던 말을 잘 기억해야 돼.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면 우린 모두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겠지만 또 내 가족을 해치면...

마리스 의원, 에제트는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쾅!!!" 순간, 아사르의 등 뒤 폐허에서 굉음이 터졌다. 이에 아사르가 즉시 뒤를 돌아보자, 어떤 그림자가 빠르게 도망가고 있었다. 한순간이었지만, 아사르는 그 그림자가 익숙한 에제트 전투복을 입고 있다는 걸 봤다.

쥐 한 마리가 듣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엿들었나 보군.

계획이 새어나가면, 너와 내 소원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 거야. 네가 선택해. 도저히 손대지 못하겠다면, 내가 알맞은 사람을 보내주지.

우리 에제트 사람에게 손을 대겠다는 건가?

그럼, 쥐 한 마리 때문에 에제트 모두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거야?

다수를 지키는 이치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한 명을 희생해서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거래가 어디 있겠어?

그가 진실을 알게 된다 해도, 분명 널 이해해 줄 거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 그게 너희 에제트의 원칙이 아닌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어서 깔끔하게 처리해.

마리스는 말을 마치자마자 통신을 끊어버렸다. 그건 아사르가 빨리 결정을 내리도록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빌어먹을... 정말 에제트가 어쩌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라이프의 지원 없어도, 네 군대 따위는 우리 상대가 안 돼. 그 학자들을 찾아서 기술만 빼앗으면, 네 통제도 끝이야.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마리스가 의심을 품게 해선 안 돼.

아사르는 주먹을 꽉 쥐고 그림자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 모든 건, 에제트를 위해서...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희생되어야 해.

아사르가 이를 악물며 입술을 깨물자, 혀끝에서 피비린내가 번져나갔다. 아사르는 그 그림자를 추격하기로 결심했다.

미안해. 에제트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줘.

도시 폐허 코어 구역

3일 뒤

여기서 앤드류를 마지막으로 본 게 확실해?

카무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참을 고민했지만, 앤드류가 이곳까지 올 만한 이유를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었다.

여기야. 나와, 아사르가, 함께 봤어.

드물게도 카트레브가 먼저 카무이의 질문에 답했다. 평소에 카트레브는 항상 습관적으로 뒤로 물러서곤 했는데, 이번만큼은 아사르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이내 카트레브와 카무이의 시선이 동시에 아사르에게 쏠렸다. 그제야 아사르는 정신을 추스르며 자신이 말해야 할 차례임을 깨달았다.

맞아. 내가 고위험 구역을 점검하다가 앤드류를 봤는데,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돼서 바로 쫓아갔어.

그러다 카트레브와 마주쳤고, 여기서 멀리 있는 앤드류를 목격했어. 하지만 그 뒤로는 다시 보이지 않았고, 일단 실종 신고를 한 뒤에 오늘 정식 구조 작전에서 다시 찾자고 생각한 거야.

그렇지? 카트레브.

응.

카무이는 오늘 이 둘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지만, 딱 집어 말할 순 없었다. 대충 이유를 짐작해 보긴 했지만, 더는 신경 쓸 여유가 없는 터라 계속 작전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난 카트레브와 함께 앤드류를 계속 찾을 테니, 아사르 네 쪽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상황을 살펴봐. 위험한 일이 생기면 먼저 우리한테 지원 요청하고, 모두 합류한 다음 갇힌 학자들을 구조하자.

그리고 앤드류는 내가 꼭 무사히 데려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 카트레브, 가자.

카무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몇몇 멤버들과 함께 서둘러 달려 나갔다. 하지만 카트레브는 바로 그 뒤를 따르지 않았고, 잠시 망설이다가 옆의 아사르를 바라보았다.

카무이에게, 말할까?

아니,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

나중에는, 말해. 아사르가, 직접.

알았어. 약속할게.

모든 게 끝나면, 카무이한테 다 말할게.

응, 난, 아사르를 믿어.

아사르는 카트레브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느슨해진 손목 보호대를 다시 묶어주었다. 카무이와 카트레브는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자기 관리에 있어서는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 탓에 아사르는 자기도 모르게 이 둘의 옷매무새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카무이 그리고 너 자신을 잘 지켜.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하고.

어서 가.

폐허 깊숙한 곳

찾았다!! 앤드류의 단말기야. 근처에 에제트 표식도 있어.

다행이야. 방향이 맞았어. 앤드류는 분명 이곳에 왔었어!

일단 표식을 따라가 보자! 왠지 느낌이 좋아. 곧 앤드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사르와 헤어진 뒤, 카무이와 카트레브는 주위를 꼼꼼히 수색하며 여러 실마리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경로가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에 카무이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앤드류의 흔적이 제각각으로 나 있어. 지금 상황으로 보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어.

앤드류는 지금 도망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주변 구역 수색 결과를 보면, 이 근처엔 대규모 침식체나 다른 군대도 없었어.

앤드류는... 대체 누구를 피해 도망치고 있었던 걸까?

카무이, 저기 봐.

카트레브의 손가락이 앞쪽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건... 에제트 전투복이잖아? 찾았다!! 앤드류가 저기 있어.

등진 채 쓰러져 있는 익숙한 모습에 카무이는 급히 달려갔다. 다행히 앤드류는 부상을 입고 이곳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카무이 일행은 앤드류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앤드류?

카무이.

카무이가 카트레브 곁으로 다가가자, 그제야 카트레브가 망설였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앤드류!!!

앤드류는 눈을 감고 있지 않았다. 기절한 것도, 잠든 것도 아니었다. 그의 피부는 이미 창백하게 변해 있었고, 눈은 튀어나올 듯 크게 부릅떠져 있었다. 그리고 눈 주변은 핏발로 가득했으며, 가슴에 고인 피 웅덩이와 똑같이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앤드류는 한 손으로 찔린 가슴을 꽉 움켜쥐고 있었고, 얼굴엔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것이 앤드류가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표정이었다.

카무이는 순간 뭔가를 깨닫고 즉시 아사르에게 통신을 연결했다.

아사르!! 여긴 함정이야, 어서 철수해!!

나도 지금 말하려던 참이야. 소대를 데리고 지금 빨리 돌아와! 모두를 보호해야 해!

기지 밖에서 그 학자들을 발견했는데, 다들 이미 죽어있었어!! 안에는 기술이고 장비고 아무것도 없었어!

모두를 데리고 출구로 가!! 더 늦으면 안 돼!!

도시 폐허 코어 구역

에제트 작전 소대가 이곳에 갇힌 지 벌써 5일째가 되었다. 수많은 침식체가 도시 폐허를 떠돌고 있었기에, 카무이 일행은 폐허 속에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멤버 세 명이 새로 흑점이 됐고, 다섯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어.

라이프와의 통신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어. 설령 복구된다 해도... 여기까지 구조하러 들어오긴 힘들 거야. 아니면 우리가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거나.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해. 그러지 않으면 여기서 모두 죽게 될 거야.

우선 임시 추출기로 오늘 뽑아낸 혈청을 그들에게 전달하고 올게. 그다음 가능한 돌파 경로를 함께 논의해 보자.

카무이, 잠깐만.

카이가 먼저 다가와 카무이를 막아섰다. 코어 구역에 갇힌 후, 카무이 일행은 퍼니싱의 영향으로 흑점 증상이 나타난 멤버들을 따로 편성하여 먼저 보호했고, 카이가 그 분대의 분대장을 맡았다.

이 혈청들은... 너희가 써. 우리한테 너희 것까지 뽑아서 줄 필요 없어. 그리고 이것들도...

카이는 저장기에 담긴 혈청들을 꺼냈다.

우리끼리 얘기해 봤어. 이 5일 동안 너희가 우릴 엄호하며 수많은 침식체와 싸워왔잖아.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너희 발목만 잡게 될 거야.

다행히 우리 몸에서 아직 쓸 만한 혈청이랑 에너지를 조금 추출할 수 있어. 너희가 이전에 준 것까지 합치면 도움이 될 거야.

너희 제정신이야?!

카무이!!

다른 방법이 없잖아?! 너희까지 전투력을 잃으면 우리는 어떻게 함께 뚫고 나갈 수 있어?

더는 무의미한 희생을 하면 안 돼. 지금은 너희가 더 가치 있다고...

무의미할 리가 없어! 어느 순간에서든 단 한 명도 포기해선 안 돼!

하지만 이젠 모두를 지킬 여력이 없는 상황이야, 카무이. 탈출할 길은 막혔고, 작전 소대는 이미 3일째 침식체에 포위당한 상황이야.

너희가 전투력을 유지해야만 우리가 모두 여기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카무이.

카트레브가 달려와 둘의 대화를 끊었다.

침식체들이, 들어오려고 해. 문, 못 버텨.

시간이 없어! 카이, 분대 멤버들 상태는 어때?

약해지긴 했지만, 중상은 없어. 우리 걱정은 하지 마. 알아서 따라갈게.

이렇게 된 이상, 이 혈청과 에너지를 잘 활용하자.

더 이상 망설이면 안 돼! 카무이!! 더 지체하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는다고!

제기랄... 그럼, 어서 끝내자!!

카무이는 카이의 손에서 에너지 저장기를 받아 들고는 혈관에 힘껏 찔렀다.

난 쓰러지지 않겠어. 어떻게든 끝까지 버텨낼 거야.

누구도 우릴 막을 수 없어! 덤비는 족족 베어버릴 거야!!

모두 날 따라와! 우린 반드시 해낼 수 있어! 모두 함께 에제트로 무사히 돌아가자!

이제 함께 뚫고 나가자!!

에너지가 효과를 내기 시작하자 카무이의 혈관과 뇌를 달궜다.

오랫동안 막혀 있던 진흙이 뚫리려는 듯, 오랫동안 쌓여온 앙금과 희망이 뒤엉켜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