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41 장로귀항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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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0 똑같은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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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은 이미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천장의 조명 시스템은 전부 침식되어 형광등이 터져버렸고, 변형된 금속 프레임은 촉수라도 자라난 듯 천장에서 늘어져 허공에서 천천히 흔들렸으며, 그 끝부분에서는 핏빛 펄스가 번쩍였다.

바닥에는 깨진 유리와 부러진 문틀이 흩어져 있었고, 어둠 속에서 이따금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셋은 벽에 바짝 붙어 빠르게 나아갔고, 모퉁이를 돌자, 동시에 의식의 바다 연구소 문을 발견했다.

밀봉 등이 녹색이야, 아직 늦지 않았어!

조앤이 달려가 생체 인식 패널에 손가락을 대자, 불빛이 깜빡이며 잠금장치가 풀렸다.

셋이 동시에 안으로 뛰어들었다.

「왕관」은 자기력 거치대 위에 고요히 떠 있었다. 이름 그대로 월계관 모양을 한 정밀한 구조물이었으며, 연한 금빛 외각 표면에는 이사회조차 아직 이해하지 못한 무늬가 가득했다.

다행이다…

조앤은 달려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프로토타입을 거치대에서 내려 품에 안았다. 금속 외각의 차가운 감촉이 장갑 너머로 전해졌다. 「왕관」은 침식되지 않은 채 온전한 상태였다.

다음 순간, 무언가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복도에서 수많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전류가 튀는 소리가 뒤섞이며, 복도 벽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놈들이 쫓아왔어!

키에엑… 크아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침식체 두 마리가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아델라이드가 가장 가까운 금속 지지대를 집어 들고 맞섰다. 첫 번째 공격으로 앞장선 놈의 머리를 박살 내고, 두 번째 공격으로는 다른 한 마리의 앞다리를 부러뜨렸다. 두 적이 쓰러지면서 잠시 나아갈 길이 열렸다.

가자!!

문을 여는 순간, 천장에 매달려 있던 강철 가시가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아델라이드가 급히 몸을 틀어 피했지만, 쇠 발톱이 그녀의 외골격 지지대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자 오른쪽 무릎 외골격의 유압 관이 찢어지며 유백색 유압액이 뿜어져 나왔다. 아델라이드는 크게 휘청이며 한쪽 무릎을 꿇었고, 이를 악문 채 팔로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오필리아는 조앤을 끌어당겨 문으로 돌진했고, 셋은 침식체의 잔해를 밟으며 복도로 뛰어들었다. 아델라이드는 유압을 잃은 오른쪽 다리를 끌며 금속 지지대를 목발 삼아 한 걸음씩 힘겹게 뒤따랐다.

사방에 놈들이 깔렸어! 우… 우린 이제 어디로 가야 돼?

천장에서 늘어진 침식 촉수는 점점 빽빽해졌고, 양쪽 벽이 변형되며 갈라진 틈 사이로 자라나는 뿌리처럼 뻗어 나온 금속 파이프 라인이 바닥을 얽어맸다.

이 복도는 조금씩 조여드는 목구멍과도 같았고, 일행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

어쩔 수 없어! 앞으로 가… 내 실험실로 가자!

복도 끝에 있는 "나노 소재 실험실"이라 적힌 금속 문은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다. 오필리아가 출입 통제기에 손바닥을 대자 녹색 불이 켜졌다.

셋은 비틀거리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침식체

크흥!!!!

오필리아가 돌아서서 문을 닫는 순간, 침식체의 날카로운 발톱이 문틈으로 들어왔다. 오필리아가 어깨로 문을 밀어붙여 발톱이 끼이게 했지만, 발톱 끝이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윽!

오필리아는 신음을 삼키며 힘껏 문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잠금장치가 채워지는 순간, 문틈에 낀 발톱이 잘려 나가 바닥에 떨어져 경련을 일으켰다.

오필리아!!

오필리아는 문에 기댄 채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허벅지 바깥쪽이 길게 베였고, 상처 가장자리의 하얀 살점이 뒤집혀 근막이 보일 정도로 깊었다.

괜찮아.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어! 네 다리가…

괜찮다고 했잖아!

쾅! 문밖에서 침식체가 문을 들이받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점점 더 잦아지며 문 전체가 흔들렸다.

아델라이드는 망가진 오른쪽 다리를 끌며 문 앞으로가, 작업대, 장비 선반, 재료장 등 실험실 안에서 손에 닿는 모든 무거운 물건을 하나씩 밀어와 문을 막았다. 하지만, 이 또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조앤은 실험실 중앙에 선 채 「왕관」을 안고 소리 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실험실을 쭉 훑어보았다. 오필리아가 3년이나 공들여 꾸민 곳이었기에, 모든 장비의 모델명까지 줄줄 꿸 수 있었다.

오필리아와 아델라이드의 시선이 마주쳤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서쪽 벽에 있는 조그만 문을 바라보았다.

비상구 입구였다.

오필리아는 고개를 숙여 자기 다리에 난 상처를 내려다보았다.

하…

오필리아는 갑자기 몸을 돌려 조앤의 뒷덜미를 움켜쥐었고,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그녀를 비상구 쪽으로 끌고 갔다.

어? 왜 그래…

가라고.

아델라이드도 동시에 반대편에서 다가왔고, 둘은 양옆에서 조앤을 부축하며 비상구로 향했다.

잠… 잠깐만… 지금 뭐 하는 거야!!

오필리아가 비상구 문을 열었다. 통로는 한 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고, 안쪽에는 아래로 뻗은 계단이 있었다. 조명은 어두침침했지만 그래도 켜져 있었다.

그리고 아델라이드가 조앤의 등을 떠밀었다.

조앤은 비틀거리며 통로 안으로 넘어지면서 좁은 벽에 어깨를 부딪쳤고, 하마터면 품에 안은 「왕관」을 놓칠 뻔했다. 조앤이 간신히 몸을 가누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오필리아가 통로 입구에 서서 이미 문손잡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조앤, 천천히 달려도 괜찮아.

멈추지만 않으면 돼.

아델라이드는 오필리아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조앤은 문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 무거운 물체가 문 앞에 밀려 오는 소리, 금속이 바닥을 긁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들은 통로도 막아버렸다.

오필리아!! 아델라이드!!

너희들!! 어서 문 열어!!

문 열라고!!!

외침은 두꺼운 철문을 뚫지 못했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

조앤은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손가락 관절이 까지고 피와 눈물이 거친 시멘트 표면에 묻어났다.

아아… 아아아!!!

그녀는 몸을 돌려 「왕관」을 꼭 껴안았고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전력을 다해 달렸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실험실을 둘러보았다.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준비한 장비와 데이터 그리고 수없이 테스트를 거친 나노 소재 합성 장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참… 아쉽네, 아직 재료도 못다 썼는데.

응…

찌익 하는 소리와 함께, 침식체가 철문을 찢어 틈을 벌리며 줄지어 들어왔다.

크아아!!!

아델라이드가 앞을 막아섰다. 손에는 여전히 그 쇠몽둥이가 들려 있었다.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에서 2년 동안 교관으로 지내며 학생들에게 가장 조잡한 물건으로도 목숨을 지키는 법을 가르쳤는데, 이제 그녀가 직접 보여 줄 차례였다.

아델라이드는 몸을 비틀어 첫 번째 침식체의 공격을 피하고, 쇠몽둥이를 휘둘러 놈의 앞다리를 부러뜨렸다. 이어서 몸통을 걷어찼지만, 오른쪽 무릎에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두 번째 일격을 가하려 할 때, 세 번째 침식체가 측면에서 덮쳐왔다. 아델라이드가 억지로 버텨냈지만, 어깨가 길게 베이며 선혈이 흘러내렸다.

!

그때, 오필리아가 실험대 뒤에서 실험용 질소 가스통을 끌어내 문 앞의 침식체 무리를 향해 던졌다.

비켜!

아델라이드가 몸을 틀어 길을 내주자, 오필리아가 전기 탐침을 집어 가스통을 향해 던졌다.

질소 가스통이 문 앞에서 폭발하며 저온 가스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맨 앞줄의 침식체 몇 마리를 얼려 버렸다. 관절에 서리가 맺히자, 놈들의 동작이 급격히 느려졌다.

하지만 불과 몇 초 뒤, 뒤에서 더 많은 침식체가 쏟아져 나와 앞서 얼어붙은 놈들의 몸통을 짓밟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더는 못 막겠어.

오필리아는 실험대 곁에 기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어깨와 팔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자, 나노 소재 합성 장치가 등 뒤 3미터 거리에 있었고 콘솔의 스위치는 여전히 녹색 불을 밝히고 있었다.

고밀도 나노 은실. 그것은 오필리아가 3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자기장 구속이 해제되는 순간, 초속 1,200미터로 폭탄처럼 사방으로 팽창하며 뻗어나갈 터였다.

아델라이드.

응.

첫 홀로그램 연습 때 기억나?

아델라이드는 실험대 위로 기어오르려는 침식체를 후려쳐 눕힌 뒤 두 걸음 물러섰고, 오필리아와 등이 거의 맞닿았다.

네가 미친 듯이 덮쳐오더니 수류탄 핀을 뽑아서 우리 같이 퇴장했었지.

당시로서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어.

알아.

오필리아의 목소리가 문득 잠겼다.

그때 내가 다음엔 꼭 널 먼저 박살 내겠다고 했었는데…

한 번도 못 해봤네.

침식체 무리가 또 한 차례 밀려왔다. 아델라이드가 철제 책상을 발로 차 두 마리를 물리쳤지만, 세 번째 놈이 아래로 파고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아델라이드의 종아리를 베었다. 결국 오른쪽 무릎의 옛 상처가 버티지 못해 아델라이드는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

오필리아가 달려가 아델라이드의 팔을 잡고 이를 악물며 뒤로 끌어당겼다. 탁자를 뒤엎은 둘은 비틀거리며 나노 합성 장치 앞까지 물러났다.

두 사람은 기진맥진한 채, 등을 맞대고 털썩 주저앉았다.

아주 오래전, 훈련장에서 수백 번의 팔굽혀펴기를 마친 뒤 담벼락에 나란히 기대어 함께 숨을 고르던 그날 저녁처럼.

!!!

주변은 점점 조여 오는 감옥처럼 온통 침식체의 쇳소리와 핏빛 광휘뿐이었다.

네가 지난 몇 년 동안 다녀온 곳들 말이야, 포화가 빗발치던 최전선이었잖아… 분명 위험했겠지.

그럭저럭, 다친 적은 거의 없어.

내가 너한테 가장 화나는 게 뭔지 알아?

침식체가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10미터 앞까지 다가왔다.

뭔데?

넌 항상 아무것도 털어놓지 않잖아.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 얼마나 위험한 곳에 갔는지, 무릎이 그렇게 아픈데도 한 마디를 안 했어. 우린 매번 추측해야만 했고, 밤마다 네가 무사한지 걱정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넌 항상 남들만 지켜주려고 하지, 정작 너 자신은 아무한테도 기대지 않잖아.

너희까지 걱정시키고 싶진 않았어.

거 봐, 또 그 소리네.

오필리아가 지친 듯 미소 지었다.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혼자서 버티려고 하지 마, 알겠지?

아델라이드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등에 기대는 힘이 조금 더 강해졌다. 핏물에 흠뻑 젖은 옷자락 너머로 오필리아는 아델라이드의 등이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오필리아.

응.

너랑 [player name], 루시아, 조앤… 지난 몇 년 동안 너희한테 정말 많은 걸 배웠어.

고마워.

바보야… 누가 그런 말 하래?

침식체 무리가 포효하며 마지막 바리케이드를 뒤엎고 5미터 앞까지 다가왔다.

이 장치의 방출 범위는 층 전체를 덮고도 남아. 나노 와어어가 닿는 건 전부 산산조각 날 거야.

우리까지 포함해서.

아델라이드는 말없이 손을 내밀어, 오필리아가 스위치를 누르는 손 위에 얹었다.

하하… 입학 첫날에 너랑 싸웠던 게 가장 후회돼.

난 후회 안 해.

키에엑!!!

3…

2…

1

다음 순간, 나노 와어어가 합성 장치의 코어에서 뿜어져 나왔다.

맨눈으로 분간조차 할 수 없는 무수한 은빛 실이 초음속으로 사방을 향해 뻗어 나갔다. 마치 찰나의 순간에 피어나 팽창하는 강철 꽃 같았다.

은실은 침식체의 장갑을 썰어버리고 실험대의 강판을 자르며 천장의 콘크리트와 파이프 라인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마치 포효하는 거대한 파도처럼 층 전체를 뒤흔들고, 온 공간을 무참히 찢어발겼다.

이윽고 텅 빈 고요함 속에서 균열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가며 층 전체가 흔들리더니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조앤은 등 뒤에서 울리는 진동을 느꼈다. 비상구의 벽이 흔들리며 먼지가 후두둑 떨어졌다.

그녀는 품에 안은 「왕관」을 더 세게 끌어안고 이를 악문 채 앞으로 달렸고, 눈물이 복도 바닥에 흩뿌려졌다.

비상구는 길었고, 조명은 깜빡거렸다. 좁은 공간에 메아리치는 발소리는 마치 떨리는 심장 박동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서 보이던 빛의 점이 돌연 커지더니, 이내 강렬한 빛이 조앤의 얼굴을 덮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조앤은 프리즘 광장 위에 서 있었다.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 구역의 정중앙에 자리한 탁 트인 개활지였다. 지난 7년 동안 매일 이곳에 와서 저 멀리 천국의 다리를 바라보며 수많은 동기, 동료들과 스쳐 지나갔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곳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온 세상이 불타고 있었다. 천국의 다리 방향에선 짙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스카이라인 위로 거대 침식체의 윤곽이 보였다. 마치 건물 전체의 강철 뼈대를 엮어 만든 듯한 그 흉물들은 거대한 괴수처럼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 상공을 느릿느릿 배회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조앤은 「왕관」을 안은 채 하얀 안개가 자욱한 광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인간의 피와 시체뿐이었다. 피투성이가 된 앳된 얼굴 중엔 조앤이 아는 이도, 일면식도 없는 이도 섞여 있었다.

크아악…

안개 속에서 시뻘건 눈알이 떨리며 번들거리더니, 피에 굶주린 늑대 떼처럼 일제히 조앤을 쏘아보았다.

안 돼…

조앤은 입을 틀어막고 뒷걸음질 치다 벽에 등을 부딪쳤다.

크아아악!!!

짐승 떼가 낮게 울부짖으며 총알처럼 조앤을 향해 돌진했다.

문득, 익숙한 누군가가 조앤의 앞을 가로막았다.

비켜!!

카산드라가 오른팔을 휘두르자, 금속판이 겹겹이 젖혀지며 2미터에 달하는 긴 칼날로 변했고, 정면으로 달려들던 침식체를 단숨에 베어버렸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카산드라의 금속 관절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달궈진 칼날이 회전하며 양옆의 침식체를 두 동강 냈다.

시뻘건 핏줄이 강철 팔을 타고 올랐지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괴물들은 카산드라의 몸을 침식시킬 수 없었다.

카산드라 이사님?!

조앤, 내 말을 잘 들어. 「왕관」을 가지고…

커헉!

카산드라는 비틀거리며 순환액을 토해냈다. 입고 있던 드레스가 온통 찢어져 내부 기계 구조가 드러나 있었다. 이곳에서 이미 수차례 사투를 벌인 듯했다.

우웅!!!

미처 말을 맺기도 전에, 건물 높이만 한 거대 침식체가 멀리서 두 사람을 발견했다. 놈이 몸을 날리며 온몸의 무게를 이쪽으로 쏟아냈다.

카산드라가 앞을 막아섰다. 홀로 무너지는 하늘을 떠받치듯 두 발이 땅을 깊게 파고들었고, 기계 관절에서는 과부하로 인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서 광장의 표식으로 가. 쿨럭… 도미니카가 거기에 "현 계획"의… "뒷문"을 남겨뒀다고 했어!

뒤… 뒷문이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나도 몰라. 도미니카는 그저 언젠가 "항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광장의 표식으로 가라고만 했어!

!!

놈이 포효하며 시뻘건 증기를 뿜어냈고, 온 하늘이 귀청이 찢어질 듯한 비명으로 가득 찼다.

이사님 몸에 있는 건… 혹시 최신 구조체 기술인가요?

하하하… 내가 바로 도미니카를 따르는 최초의 "항해자"거든. 너희들은… 오히려 내 뒤를 이은 셈이지.

어째서요?

어느 날 도미니카가 내게 말했거든. 이 실험과 무기들이… 인간을 더 먼 곳으로 이끌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좋다고 했지. 그럼, 내가 아이들을 대신해 시험 삼아 써보겠다고. 어차피 난 이제 아픈 것도 모르거든!!

카산드라가 고함을 지르며 전력을 다해 한 걸음 내디뎠고, 조앤이 몸을 숙여 지나갈 수 있는 틈이 만들어졌다.

조앤…

카산드라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니트를 쏙 빼닮은 아이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달려.

!

죄송합니다… 카산드라 여사님!

눈물을 훔친 조앤은 「왕관」을 껴안은 채 앞으로 달려 나갔다.

등 뒤로 카산드라의 포효와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잦아들더니 결국 하얀 안개에 삼켜져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바닥에 주저앉은 카산드라의 로봇 팔은 완전히 작동을 멈춘 채 축 늘어져 있었고, 그 표면은 시뻘건 핏줄로 뒤덮여 있었다.

하… 나 같은 숙녀에게 참 무례하기도 하지.

쾅… 강철 거인이 손을 뻗어 카산드라의 머리채를 움켜쥐더니, 꽃술을 꺾듯 하반신을 비틀어 부러뜨리고는 아무렇게나 내팽개쳤다.

컥… 아!

붉은 순환액이 빗물처럼 뚝뚝 떨어졌다.

그러고는 왼팔, 오른팔… 거인은 장난감을 분해하듯 카산드라의 몸을 마디마디 뜯어내고 짓눌렀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카산드라는 피투성이가 된 눈을 떠 한 곳을 바라보았다.

강당 방향이었다. 그날 오후, 420명이 오래된 피아노를 둘러싸고, 이름 없는 노래를 열띤 토론 속에 썼던 장소.

또 너구나…

맑은 바람에 은빛 긴 머리가 흩날렸고, 날카롭고 매서운 그림자 하나가 하얀 안개 속에 서서 카산드라를 주시하고 있었다.

루시아… 아니, 이렇게 불러야 하나…

알파?

보아하니 너도 똑같은 출발점으로 돌아온 모양이군.

마지막 선택을 한 거야?

많은 중요한 사람들이, 미래에서 널 기다리고 있다.

그 그림자는 여전히 하얀 안개 속에 선 채, 자신과 무관한 오래된 기억을 바라보듯 카산드라를 조용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의 "항해"는 여기서 끝이다, 알파…

강철 거인이 피투성이가 된 입을 쩍 벌리고 한 손으로 카산드라의 상반신을 들어 올렸다. 반 토막 난 카산드라의 몸이 놈의 입가로 다가갔다.

어째서 카산드라는 그 낯선 이름을 입에 올린 걸까?

어쩌면 도미니카가 어느 실험에서 실수로 카산드라의 의식의 바다에 남긴 파편일지도,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산드라는 더 이상 기억하지 못했다.

아… 도미니카—— 카산드라는 문득 수년 전 해안선 너머로 햇살이 비치고, 도미니카가 창가에 서 있던 그날 오후를 떠올렸다. 그리고 카산드라는 이런 예언을 했었다.

미래의 어느 날, 넌 "이상" 때문에 죽겠지만, 난 "짐승" 같은 본성으로 역사에 길이 남아 아름답게 기억될 거라는 데에 내 모든 걸 걸지.

컥… 하하… 하하하하…

그녀는 폐허를 한 번 바라보고, 젊은 얼굴들, 자신이 세운 교실과 복도들, 끝내 이름 붙이지 못한 그 노래를 떠올렸다.

그리고 회중시계 속 그 사람의 미소와 절대 속 시원히 말해 주지 않던 수석 기술관까지.

이 모든 게 모두가 목숨을 바쳐 얻어낸 결말이라면… 하늘도 참 매정하시네.

우리가 해온 모든 게 진정 올바른 해답이 아니었던 걸까?

하얀 안개 속엔 대답이 없었고, 부서진 몸뚱이는 부들부들 떨리더니 서서히 심연 속으로 추락했다.

바람이 불어와 마지막 남은 소리 한 점마저 앗아갔다.

서기 2160년, 논리 전기회로를 침식시키는 바이러스가 영점 에너지 원자로의 진공 속에서 뿜어져 나와 ‌ 아무런 전조도 없이 이 세계를 덮쳤다.

현대 과학기술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탓에 인간이 멸망할 때까지도 그 공식 명칭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후 생존자들의 기록에서는, 그것은 <color=#ff4e4eff><b>퍼니싱</b></color>이라 불렸다.

최초의 전투에서,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에 남은 교직원과 학생들은 최선을 다해 각자의 직무를 수행했고,

모든 현대 무기를 잃은 상황에서도 즉석에서 방어선을 구축하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앙의 확산을 막았다.

약 193분 후, 마지막 남은 학생 한 명이 구식 폭약을 품고 적진으로 돌진했다.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의 교직원 3,162명 전원은 전사했다.

5시간 뒤, 전 세계의 전력망이 붕괴하면서, 전기 통신과 군사 지휘망까지 완전히 마비되었다.

다음 날, 전 세계적인 대혼란이 시작되었고,

도보로 대피하는 인파가 고속도로를 따라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이어졌으며, 인구 천만이 넘는 50여 개의 도시는 사흘째 새벽이 오기 전 대부분 붕괴했다.

여섯째 날, 잔존 인류 군대가 절망적인 반격을 개시했다.

병사들은 두 세기 전의 무기를 사용해,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적과 맞서 싸웠다. 방어선은 세워졌다가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기를 반복했다…

이때 사람들은 구성체가 파미시와의 전투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세계 정부의 과도한 신중함으로, 구성체 병기는 전혀 보급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이미 늦었다.

열흘째, 달 표면 기지의 통신이 두절되었고, 달 주둔 인원 800명은 그 후로 소식이 끊겼다.

열이틀째, 화성 전초소가 지구를 향해 마지막 통신을 보냈다.

열닷새째, 지구에서 여전히 저항 중인 지역은 7%가 채 되지 않았다.

생존자들은 전기망에서 아득히 떨어진 구석에 모여, 전기도 현대 과학기술의 보호도 없이 불을 피우고 우물을 파며, 별자리로 방향을 찾는 법을 다시 배웠다.

문명은 2주 만에 200년 전으로 후퇴했지만, <color=#ff4e4eff><b>퍼니싱</b></color>은 여전히 확산되고 있었다.

인류는 수천 년을 걸쳐 식물사슬 최상위에 올랐고, 수백 년을 들여 자신의 요람을 떠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 요람에서 뿜어져 나온 것은 단 몇 시간 만에 찬란했던 모든 문명을 송두리째 집어삼켰다.

제▇█▇일…

오늘이 며칠째인지 알 수 없었다.

광장의 표식탑에 닿은 이후로, 조앤은 이 숨 막히는 공간을 내내 떠돌고 있었다.

이곳에서 시간은 무의미했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일도, 세월을 가늠할 그 어떤 것도 없이 오직 영원한 하얀 안개만이 존재했다.

조앤은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자신이 어디로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끝없이 허무 속을 떠다녔다.

조앤은 여전히 그 「왕관」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왕관」의 외관은 입학 첫해 실험실에서 보았던 옅은 금빛이 아니었다. 무늬는 희미해지고 금속의 광택은 바랬으며, 전체 구조가 내부에서부터 무언가에 서서히 갉아 먹히는 듯했다.

정보 흐름이 끊기고, 아무 데이터도 구조를 씻지 않았으며, 그것은 현실에서 서서히 “증발”하고 있었다.

안 돼.

조앤은 「왕관」을 더욱 세게 끌어안고, 피와 살의 힘으로 붙잡아 두려는 듯 녹아내리는 무늬에 손가락을 걸고 손톱을 깊숙이 박아 넣었다.

하지만 「왕관」은 여전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모두가… 목숨을 바쳐 지켜낸 건데…

오필리아, 아델라이드, 카산드라…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 생도 3,162명…

인간 문명 전체.

그 모든 무게가 조앤의 품에서 투명해지는 이 금속 조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만약, "나"를 사용한다면?

조앤은 눈을 감고 「왕관」을 들어 올려 자기 머리에 썼다.

돌연, 뼛속을 파고드는 듯한 고통이 의식 속에서 폭발했다.

아… 아아아아!!

마치 의식 깊은 곳에서 수많은 바늘이 한꺼번에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것들은 신경을 찢고 기억을 헤집으며, "조앤"이라는 존재 자체를 산산이 꿰뚫고 지나갔다.

조앤은 온몸을 둥글게 만 채 허무 속에서 경련을 일으켰고, 눈앞에서는 무수한 파편이 터져 나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정보의 홍수가 조앤의 뇌로 거칠게 쏟아져 들어와 의식이 터질 것만 같았다.

「왕관」은 외부 정보의 공급이 끊기자, 그것을 짊어진 숙주를 갉아 먹기 시작했다. 조앤의 피와 살, 기억… 인간으로서의 모든 것을 먹어 치웠다.

조앤은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잊을 수 없어… 그들그녀들을 잊을 수 없어…

루시아… [player name]…

조앤은 그 두 이름을 거듭 부르며, 마치 주문을 외우듯 그 이름으로 자신에게 남은 이성을 닻처럼 붙들어 맸다.

「왕관」은 온 세계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조앤이 죽으면 「왕관」도 사라진다. 그러면 모두의 희생이 정말 헛수고가 되고 마는 셈이었다.

이걸 전해줘야 해. 올바른 사람에게… 루시아와 [player name]에게…

그들의 손에만 전해주면… 어쩌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을지도 몰라!

이 생각만이 조앤을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허무 속에 박힌 말뚝처럼, 조앤은 그 생각에 자신을 묶은 채, 하얀 안개와 「왕관」이 자신의 육체와 의식을 겹겹이 벗겨내도록 내버려두면서도 절대 손을 놓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몇 년? 수십 년? 조앤은 더 이상 분간할 수 없었다. 조앤의 의식은 수없이 부서지고 다시 이어 붙인 거울과 같았다. 표면은 온통 금이 갔지만, 그래도 간신히 무언가를 비춰낼 수는 있었다. 적어도 두 사람의 이름만큼은.

루시아… [player name]…

다른 것들은… 대부분 흐릿해졌다.

가끔 무언가 소리가 들릴 때가 있었다. 하얀 안개 너머, 몇 겹인지 모를 허무 너머 아주 먼 곳에서 누군가 울고, 부르짖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하늘 끝… 바다 끝…

손을 뻗어보아도 잡히는 건 없었다.

그리고 다시 끝없이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하얀 새장 깊은 곳에서 진동이 느껴진 듯했다.

?

조앤이 눈을 뜨자, 하얀 허무 속, 저 멀리 균열이 하나가 생겼다.

그리고 균열 저편에서 무언가가 밀폐된 이 공간을 찢어내려 애쓰고 있었다.

균열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 그건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는 현실 세계의 따스한 햇빛이었다.

몸에 힘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몰랐지만, 그리 많지 않을 터였다. 마지막 한 가지 일을 할 정도의 힘만이…

조앤이 손을 뻗자, 손끝이 균열 가장자리에 닿았다.

???

본·네거트가 식언하지는 않았군요. 제가 "탑"에서 이런 놀라운 선물을 줍게 된다니…

등 뒤로 하얀 허무가 닫히는 입술처럼 맞물렸고, 조앤은 단단한 표면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러자 온몸의 뼈가 비명을 질렀다.

빛이 너무 밝아 눈을 가늘게 뜰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에 공기가 있고 온기가 있고 소리가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조앤이 눈앞의 세계를 또렷이 보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

그렇군요. 이게 당신 세계의 전부라는 거죠?

조앤

맞아. 아이슬링.

아이슬링

그럼, 그 「왕관」 세피라… 도미니카가 그걸 연구한다고 했죠? 그것도 당신의 세계와 함께 사라진 건가요?

조앤의 손가락이 살짝 멈칫했다. 거짓말하는 기분은 끔찍했다.

조앤

맞아.

조앤의 말을 믿었는지, 아이슬링은 더는 캐묻지 않았다.

조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이 세계에도… 루시아가 있어?

아이슬링

있죠.

조앤

그럼, [player name] 도?

체스 테이블 반대편에서 대행자는 그 이름을 듣자 기분 좋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이슬링

다 있는데, 그건 왜 묻는 거예요?

조앤

내가 널 도울게.

아이슬링

그게 무슨 말이죠?

조앤

너희 세계에도 공중 정원이 있다고 했지? 그곳에 있는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는 구조체를 지휘할 지휘관을 육성하기 위해 세워졌고…

어제 그레인저가 내게 몇 가지 장비를 줬어. 전직 연구자로서 장담하지.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에는 진짜 세피라가 존재해. 너한테 그게 꼭 필요하잖아?

아이슬링

계속해 보시죠.

조앤

우주 전투를 피하려면 파오스 우주 함선 전체를 안개 지역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너한테 그럴 능력이 있어?

아이슬링이 웃었다.

아이슬링

물론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게" 될걸요.

조앤

알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 세계도, 그 머나먼 고향도 결국 나와 같은 결말을 맞게 될 거야.

단지 조금 느릴 뿐이지.

아이슬링이 조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가늠하는 듯한 기색과 차가운 동의가 담겨 있었다.

아이슬링

당신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잖아요. 모든 게 시작되기 전으로, 그렇죠?

조앤

이 세상의 인간들은 나 같은 괴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아이슬링, 너도 알잖아,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아이슬링

그럴 테죠. 저의 경건한 "사도"여.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써 보죠. 겸사겸사… 당신을 위해 방해꾼들도 치워드리죠.

절 실망시키지 않길 바라요, 조앤.

조앤은 홀로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주위 공기는 차가웠다. 조앤은 자신의 앙상한 팔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조앤은 거짓말을 했다. 이 세계의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에는 세피라가 없었고, 「왕관」은 조앤의 몸속에 숨겨져 있었다.

「왕관」은 적합한 자의 손에 있어야만 의미가 있었다. 조앤의 몸은 붕괴하고 있었고, 남은 시간은 길어야 몇 달, 어쩌면 몇 주에 불과할지도 몰랐다. 조앤에게는 신뢰를 얻고,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이 세계의 루시아와 [player name]을(를) 찾을 시간이 없었다.

이 세계에도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가 존재한다면, 루시아와 [player name] 역시 그곳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었다.

올바른 길로 갈 시간이 없었던 조앤은 가장 빠른 길을 택했다.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를 안개 지역으로 끌어들여 혼란을 일으킨 뒤 그 둘을 찾아내는 거였다. 그들은 파오스 군사 지휘 학교에 있거나, 학교를 구조하러 오는 길에 있을 터였다.

조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조앤의 손가락 사이로 하얀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조앤

(미안해.)

조앤은 앞으로 휘말리게 될 무고한 사람들을 향해 속으로 되뇌었다.

조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손을 내리고 눈물을 닦은 뒤 일어선 조앤은 아이슬링이 사라진 방향으로 걸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뗄 때마다 전보다 더 발이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