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스토리 / EX05 미경각흔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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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5-11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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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괴물은 "그"의 칼날 같은 날개로 바람을 일으켰는데, 주위의 돌과 나뭇잎들이 "그"의 주변으로 날아와 마치 등 뒤의 붉은 달을 왕관처럼 받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 달빛이 "그"를 비추고 있었고, "그"의 그림자를 무한히 길게 늘어뜨린 모습은 마치 달에서 뻗어 나온 갈고리발톱 같았다.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비틀어지는 소리를 내며 몸이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더니, 거의 끊어질 듯한 각도로 비틀어졌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킥킥, 킥킥,키키킥……

마치 누에가 뽕잎을 먹는 듯한 소리처럼 그 거수의 목에서 낮은 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아니, "그"는 웃고 있었다... "그"는 흥분하고 있었다!

그건……살육이 시작되는 것에 대한 흥분이었다!

"그"는 계속 웃었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한바탕 웃음소리는 마치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킥킥……하하하하하하!!!!!

그 소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큰 소리로 변해 이상하고 처참한 소리를 냈다. 공포에 질린 것 같기도 했고, 의기양양한 것 같기도 했다. 지옥에 떨어진 원혼만이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 냄새……이 냄새는? 이 냄새야!

왔다, 왔다! 왔어!

눈여겨봤던 녀석이 단번에 쓰러지는 무능한 놈이란 걸 알게 된다면 그분이 분명 실망할 거야!

하지만, 하지만 부두가 새 장난감을 살아있는 상태로 가져간다면—— 기뻐하겠지! 그분이 기뻐할 거야!

저 자식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는 거야...

선물?

모두 뒤로 물러서——"그"가 가리키는 건 우리야!

베라의 경고와 동시에 그의 거대한 날개 모양의 금속이 진동하면서 상승해 차가운 달빛을 반사시켰다. 최전방에 서 있던 녹티스는 다음 순간 자신을 덮칠 것 같은 예감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21호는 땅에서 한 바퀴 돌았고, 그녀 옆의 보조 기계는 베라 앞을 막으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셋은 달빛에 완전히 노출되었다.

베라보다 미친 녀석이 있다니, 진짜 적응 안 되네……

착하지, 우리 멍멍이! 숨바꼭질할까?! 하하하하하하!!! 셋 세고 잡으러 갈게——

三!!!

그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자칭 부두라는 괴물이 높은 곳에서 케르베로스를 향해 맹렬하게 하강했고, 베라와 녹티스가 반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베라에게 가까이 다가간 그 순간, 부두는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그 강렬한 기세에 영향을 받은 듯 부두는 눈을 부릅뜨고 놀라 굳어 있는 21호로 방향을 틀었고, 미친 듯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음...

손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21호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행동 능력을 잃었다.

21호!

동시에 이쪽 머리도 고속 회전하는 전기 톱날에 베이는 듯한 강렬한 통증이 강타했다.

고통은 마치 잔혹하고 포악한 손이 머릿속에 있는 뇌를 움켜쥐는 것과 같았다. 그 끔찍한 고통 속에서 마인드 표식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연결을 끊으면 안 돼——

히히히히히! 우리 멍멍이, 또 만났네!

베라는 칼을 움켜쥐고 질주해 부두의 뒤로 뛰어올라 내리쳤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부두의 강철로 된 등에서 튄 불꽃이었다.

뒤이어 녹티스가 공격하기 시작했고, 그의 거센 연쇄 폭발 공격에 부두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테스트 끝. 돌아가서 보고해 그분을 만족시켜야겠어.

히히히히, 이런 재미있는 벌레들을 그냥 놔둘 리가 없어!

고통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가운데, 어떻게든 이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21호! 움직일 수 있겠어?!

……

공격도 받지 않고 닿지도 않았지만 21호는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무릎을 꿇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가 분명 견제하고 있는데?!

소용없다, 소용없어! 내가 이미 그녀의 의식의 바다를 타락시켰다. 정말 맛있는 의식의 바다였어!

정신이 나간 듯한 부두의 말과 함께 작은 기계 거미들이 바스락거리며 21호의 큰 소매에서 차례로 기어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상된 옷자락을 따라 풀숲으로 흩어졌다.

21호

21호……봤어.

아까 길목 상가 쇼윈도 안에서 그것을 본 적 있어.

"착각"이 아니라면, 그가 나를 따라오고 있어.

21호, 잘 모르겠어. 손이 가려워.

머릿속이……낯설고 불편해……

21호

……[player name]……당신이 내 머릿속에 있는 거야?

나한테 뭘 한 거야?

진짜 미쳤군……녹티스! 그를 제압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젠장……

베라는 부두의 일격을 막았다.

언제부터야!

왜 나한테 안 덤비고 제일 약한 녀석만 고르는 거야!

결론부터 말해! 지금 전술 분석 따위 들을 시간 없어!

——꼭 성공해야 해!

여기는 일단 나랑 베라에게 맡겨!

[player name], 가서 그녀를 데려와줘……우리는 그녀가 필요해!

모든게 하얗다.

실험실에서 나오니, 실험실의 하얀색이 펼쳐졌다.

???

그렇게 뛰면 안 돼……걱정하잖아...

익숙한 목소리……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

어서 와……

따뜻하다……

예전에 혼자 있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항상 누군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전투하는 그 순간만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 외에는 끝없는 고요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내 일생에도 이런 존재가 있었나?

내가 무엇을 하든 마음이 무거웠다. 어딜 가도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내 손을 잡아.

……손을 잡아.

한 손이 자신을 향해 뻗었다.

자신의 손이 저절로 뻗어나가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그 따스한 촉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

응!

두 손이 닿았다.

그러나 자신의 손은 공중에 멈춰 있었다.

21호의 손끝이 머뭇거리며 오그라들었다.

루시아?

루나……집에 가자.

21호가 갑자기 뒤돌아 보았고, 알고 보니 그녀는 무한한 의식의 바다 속에 있었다.

몇 개의 광경이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그녀는 퍼니싱이 마을을 덮치고, 구원이 절실한 무고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울고, 기도하고,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아빠"가 가장 걱정하는 막내딸 루나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유황과 화염이 모든 것을 태우는 것을 보고 끝없는 절망감을 느꼈다.

21호 앞에서 루나와 루시아가 몸을 맞대고, "아빠"와 "엄마"는 그녀들의 손을 잡고 있고 있었다. 정원에서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빵을 굽는 좋은 냄새가 났다. 따스한 가을바람이 21호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새하얀 의식의 바다에서 그 광경들은 플래시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져 갔다. 그 어느 것도 머무르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만 갔다.

루나?

언니……앞으로 나 두고 가지 마.

루시아?

언니는 영원히, 영원히 루나를 버리지 않을 거야.

루나?

응! 루나도 언니를 지켜줄 거야.

루시아?

그래, 네가 더 크면 언니를 지켜줄 수 있을 거야……

루나?

왜? 루나 지금도 언니 지켜줄 수 있어!

루시아?

그래……

루나?

내 말 못 믿는 거야?!

루시아?

언니는 널 믿어.

루시아는 루나의 손을 꼭 잡았고 부드러운 햇살이 그녀들의 몸을 덮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점차 멀어지며 마지막 그 한 가닥의 빛깔까지 함께 사라졌다.

21호는 자신의 몸이 멀리 끌려가는 것을 느꼈다. 터무니없는 거리감이 그녀를 감쌌다. 그녀는 멀리, 더 멀리 끌려 갔다. 예전 실험실... 빈 방, 전장... 그 새하얗고 공포스러운 방들이 커다란 입을 벌려 마치 짐승처럼 그녀를 삼켰다.

결국...그녀에게는 이 하얀 방에 대한 기억 밖에 없는 것이다.

[player name]?

외롭지……?

외롭……냐고?

[player name]?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것들을, 너는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내 말만 들으면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 거야.

지휘관...?

[player name]?

이런 감정은 멀리해야 해.

감정을 가지는 것은 네 인생에 있어서 손해일 뿐이야. 고쳐야 해.

...고쳐야 한다고?

[player name]?

네가 원하는 게 이게 아니었어?

가엾고 산산조각이 난 네 모습을 봐……얼마나 외롭고 무력한지……부모가 너를 버리고 떠났을 때 너의 미래는 이미 결정됐어. 그냥 살인 무기로 감정 없이 폐기되는 날까지 전장에서 평생을 싸우는 거지.

[player name]?

감정에 지배되면 두려움이 생겨. 그러니까……그것들을 버려. 생각할 필요 없어. 너는 감정이 필요하지 않아, 그저 기계일 뿐이야. 기계답게 하는 게 너가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일이고, 모두가 기뻐할 거야.

……아니……나는……기계……

[player name]?

망설이지 마! 네 마음의 소리를 듣는거야!

이 모든 것을 끝내는 거야!

21호가 눈을 번쩍 뜨자 주위의 모든 것이 진짜 풍경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달 아래 서 있었고 맞은편에는 부두가 서 있었다.

[player name]?

21호, "그"를 공격해!

……

21호는 등을 구부리고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보조 기계는 몇 개의 등을 켜고 대기 상태로 들어갔다.

……너……

이때, 21호가 갑자기 몸을 돌려 자신의 등을 부두에게 내보였다. 그녀의 눈빛은 확고하고 강인했다.

너는 지휘관이 아니야——

그녀 뒤에 있던 부두는 보름달 아래서 모래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대신한 것은 부두에 필사적으로 맞서 싸우는 베라와 녹티스였다.

21호는 이유 없이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그 감정은 마치 공기를 타고 매 공기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고 그 힘은 저주만큼 강했다. 그것은 안개처럼 의식의 바다로 번져 그녀의 몸을 덮쳤다.

그녀가 손을 흔들자 옆에서 광선포가 날아오르고 보조 기계도 튀어 올랐다. 그녀는 고삐 풀린 짐승처럼 속박을 뚫고 나왔다. 맹렬한 공격력과 에너지가 그녀의 작지만 힘 있는 몸에서 뿜어져 나와 마치 진짜 달 아래의 늑대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그 다음 순간, 환상은 얇은 천 조각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산산조각이 났다.

수많은 생각이 전광석화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마치 끝없이 펼쳐진 도로를 자유롭게 질주하며 뜨거운 공기를 가르는 것처럼, 광활한 금빛 보리밭에서 모든 것을 가로질러 돌파하는 기분이다.

마치 거대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초고속으로 벼랑을 뛰어넘는 듯한 상쾌함이다. 오로지 종점을 향해 굳세게 달려가는 것처럼.

나는 21호와 함께 의식 표식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녀와 동기화한 연결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지령을 내리기도 전에 그녀는 나의 의도를 완전히 알고 있었고, 나도 그녀가 어떻게 행동할지 알고 있었다.

21호는 앞으로 달려갔다. 베라, 녹티스와 싸우고 있던 그 진짜 부두는 고통의 포효를 내질렀다. 동시에 두 구조체와 싸우면서 의식으로 다른 한 구조체의 연결을 방해하는 "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도 무적은 아니었다.

베라든, 녹티스든, 21호 또는 자신이든 전부 무적은 아니었지만……우리에게는 네 명의 멤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