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꿈의 시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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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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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갑

신선한 간입니다. 방금 뜯어낸 겁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상인 을

로봇 의족으로 바꾸실 분? 로봇 의족으로 바꾸실 분 없나요?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상인 병

신선한 번데기입니다! 금방 구웠어요!

어린아이

엄마, 이거 갖고 싶어요...

부인

안 돼! 보지 마! 말 안 들으면 열차로 보내버릴 거야!

아주머니, 아이가 참 이쁜데 열차 보내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겠어요? 저한테 파세요. 여자 혼자 배에서 지내는 것도 힘드실 텐데 시가보다 높게 사드릴게요...

부인

누가 감히 우리 집 애를 넘보는 거야? 화내기 전에 비켜!

안 판다면 안 파는 거지, 웬 욕이야...

어린아이

... 에헤헤.

여인의 손을 꽉 잡은 남자아이가 장사꾼을 향해 메롱을 했다.

망할 자식! 언젠가 혼내주겠어!

???

그러니까!

???

넌 뭐야?

괜찮아. 저 애송이가 아저씨한테 덤비는 걸 보니까 나도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비켜! 이 자식아!

하, 아저씨,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지... 난 비즈니스를 하러 온 건데.

네가 무슨 비즈니스를 해! 난 사탕 같은 건 안 판다고!

주위를 둘러보던 창위는 근처에 로봇 수비병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지갑을 꺼냈다.

아주 평범한 주머니였다. 장사꾼들이 파는 것과 똑같이 생긴 물건이었지만 창위는 보물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펼치며 장사꾼에게 보여주었다.

비키라고 했잖아. 맞기 전에... 이.. 이건...구조체...!

쉿! 조용히 해! 구룡파에게 들키면 큰일이니까.

너...

장사꾼은 기침을 하더니 목소리를 낮춰 진지한 척 물었다.

어디서 구한 거야? 너 같은 애송이한테 어떻게 "뿔"이?

난 심부름꾼일 뿐이야~ 날 고용한 분은 얼굴을 드러내면 안 되는 사람이라 내가 대신 온 거지. 듣기론 이 일대에서 그쪽이 가장 믿음직스럽다면서.

당연하지! 헤헤, 아주 제대로 찾아왔어. 이 아탕이야말로 가장 믿음직한 상인이지. 이 일대에서는 내가 제일이라고!

악덕 장사꾼은 말을 함과 동시에 창위가 들고 있는 주머니로 손을 뻗었다.

자, 어디 물건 확인부터 할까...

에헤이!

창위는 보물을 다루 듯 주머니를 지켜냈다. 불신의 표정이었다.

물건을 보는 건 상관없는데 최저가부터 말해. 주인이 여기저기 가격 비교를 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봐야 해...

그건 안심하라니까! 내가 가장 비싸게 사줄게!

정말...?

됐어 꾸물대지 마. 거래할 거야 말 거야? 어서 보여줘.

그... 그래. 조심해, 아주 비싼 "뿔"이야. 육지의 상인에게서 받은 건데...

장사꾼은 더 이상 창위가 뭐라고 하는지 듣지 않았다. 그는 눈을 크게 뜨더니 "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장사꾼의 얼굴은 놀라움과 탐욕으로 가득 찼다.

얼, 얼른 도망쳐! 구룡파다! 구룡파가 온다!!

이때 저쪽에서 당황한 얼굴의 장사꾼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그는 품에 물건들을 안고 허둥지둥 소리를 질렀다.품은 물건들이 떨어졌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마치 귀신이라도 쫓아오는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상인 갑

구룡파가 왜 여기 온 거야! 암시장은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었어? 설마 오늘 거물이 이곳에서 거래를 하는 건가...

상인 을

어서 정리하고 도망쳐야겠어. 저번처럼 다 빼앗기고 싶진 않아!

큰 소리로 불평하는 장사꾼

뭐야. 오늘 장사 첫날인데!

뭐? 구, 구룡파가 왔어. 난 가야겠어. 거래는 다음에 하자고!

어, 아저씨, "뿔" 돌려줘!

여기, 여기, 난 먼저 간다!

장사꾼은 주머니를 창위 품에 쑤셔 넣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

창위는 주머니를 들추었고 쨍그랑 소리가 들려왔다.

철수!

거리 구석탱이의 도박장의 문이 열리더니 소년이 나타났다. 도박꾼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문에는 알록달록한 네온사인으로 만들어진 전자 간판이 걸려있었다. 도박장을 찾는 이들의 사행심을 부추기는 문구들이 적혀있었다.

항상 도박장 맞은 편에 앉아있는 거지가 소년을 보고 인사를 했다.

창위 이 자식, 어디 갔었어?

히히.

창위는 그저 웃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돈을 꺼내 거지에게 던졌고, 거지는 허겁지겁 돈을 챙겼다.

자꾸 여기로 다니지 마. 여기 깡패들이 시비라도 걸면 어쩌려고...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그런 거 걱정하실 시간에 잘 좀 챙겨먹어. 오늘은 제가 쏠게~

네 꼴 좀 봐...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참, 요즘 너랑 자주 같이 다니던 그 아이는?

걔는...

창위가 대답하기도 전에 항구 쪽에서 맨발 차림의 어린아이가 달려왔다.

그들은 창위 앞으로 우르르 달려갔고, 다 같이 옷깃과 허벅지를 잡아당겼다. 어린 목소리들이 이리저리 울려 퍼졌다.

어린아이들

창위 형, 창위 형, 번데기 좀 사주세요!

이 자식들!

비록 불평이 가득했지만 창위는 품속에서 돈을 꺼냈다.

가져가. 귀찮게 굴지 말고.

어린아이들

창위 형이 최고야!

돈을 받은 아이들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떠났고 그 뒤로 벽에 기댄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너도 따뜻한 사람이네.

다들 배에서 겨우 밥 벌어먹는 처지인데 뭐. 그리고 어차피 내 돈도 아니고.

어때? 성공했어?

하... 말도 마...

창위는 괜히 울상을 지으며 손을 저었다.

당연히... 성공했지!

이 창위가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어. 그 아저씨 말이야. 내가 아까워하는 눈치니까 급해서는 돈과 "뿔"을 교환했어.

아주 성공적인 바꿔치기였어. 하지만 너무 똑똑하면 오히려 당하기 마련이지. 그 "뿔"이 가짜라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인지 궁금하네.

흥, 다 자기가 자초한 일이야.

참, 아까 연기 좋더라! 포뢰파들이 쫓아올까 봐 내가 무섭더라니까!

뭔 오바야...

소년들은 과거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처음 만난 뒤로 창위는 다른 곳에서도 우연히 카이남을 몇번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한두 번 마주치다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었다.

가자. 간만에 돈도 벌었는데 손맛 좀 봐야지.

창위에게 헤드락이 걸린 카이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번처럼 한번에 다 쓰지 마...

도박장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누군가를 끌어내 밖으로 던져버렸다. 망가진 육체가 신음을 뱉어냈다.

그것의 정체는 구조체였지만 검은 액체에 젖어 성별을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그는 신음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잡고 싶은 듯 창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런 곳에서도 구조체를 보다니...

파괴된 구조체

…………

구조체의 손이 떨어지더니 움직임을 멈추었다.

배에서는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났기에 창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단지 창위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지킬뿐이었다. 이게 바로 야항선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이남은 손을 불끈 쥐었다. 뭔가 참고 있는 듯한 카이남의 떨림은 옷 넘어로도 느낄 수 있었다.

카이남, 너 왜 그래?

옆에 있던 거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창위의 시선을 피했다.

……

카이남은 숨을 들이쉬더니 창위를 풀어주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저 구조체 때문에 그래?

과연 무시해도 되는 걸까?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스스로 상품으로 판 거야. 그러기 위해 본인의 의지로 구조체가 되기로 선택한 거고. 이 배가 돌아가는 방식에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거야.

이런 거에.... 익숙해지라고? 모두 태어날 때부터 살아갈 권리를 똑같이 가질텐데, 이렇게 스스로를 상품으로 팔아야만 그 권리를 살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니...

뭐라는 거야... 어찌되었든 모든 것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거야.

그래? 네 말이 맞아.

너의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이 배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그래, 내가 걱정이 너무 많았나봐. 가자.

조금 있다가... 해야 할 일이 있어.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창위와 카이남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창위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가자. 어디 가서 먹고 싶은데?

깊은 밤, 썰렁한 골목은 소리 없이 조용했다.

이때 갑자기 골목에서 급박한 비명이 들려왔다. 급박한 발걸음 소리, 총소리, 무거운 물건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무질서하게 들려왔다. 곧 조용해지고 해수면을 스치는 바람만이 갑판을 휘감았다.

참 불공평해...

이 시간대는 도박장에도 별로 사람이 없을 거야.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자고.

몸을 웅크리고 있던 거지는 가래 섞인 기침을 했다. 바닥에 떨어진 잡동사니들을 줍다 고개를 다시 든 그의 눈에 발 한 쌍이 보였다.

???

어르신, 뭐 물어볼게 있어.

너...! 쿨럭, 네가 여기 어떻게 왔어? 이 야밤에... 무슨 일이야?

어둠 속에서 소년이 조용히 나타나 거지 앞에 쪼그려 앉았다.

묻고 싶은 게 있어. 낮에 봤던 그 구조체 말이야. 무슨 사정이 있는 거지? 알고 있어?

음... 그건 갑자기 왜 묻는 거지?

궁금해서... 평소에도 잘 해줬는데, 좀 알려줘봐.

말해 줄 수는 있지만 그쪽 세력과는 엮이지 않는 게 좋을 텐데...

그냥 묻는 것뿐이야. 이 배에서는 무지함이 가장 끔찍한 일이잖아?

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거지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열차.

응? 열차? 혹시 그...

아딜레. 열차에서 상업 제국을 만들어낸 세력이야. 지구의 대부분 경제를 장악하고 있지... 요즘 왠지 우리 배를 노리고 있는거 같더라고... 암시장에서 대량의 구조체들을 사들이고 있어.

창위도 "열차"에 관한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와 관련이 없는 일이라 딱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소문에 따르면 기계 대뇌를 인체에 이식하는 끔찍한 실험을 하고 있다던데... 서로 다른 매개체의 의식을 전환하는 건 금지된 건데 말이야...

또 귀족들의 장난감으로 쓰기 위해 사간다는 소문도 있어... 배가 항구에 도착했을 때 폐기된 구조체들은 전부 그들 작품이야.

요즘 배 위에 있는 암시장에서 구조체로 개조된 생물들을 물색하더군. 이 소문들을 종합해 보면... 너도 조심해야 될 거야.

교역회에서 구조체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전부 아딜레에서 온 거야? 왜 배에서 그런 거래를 하는 거지?

그걸 누가 알겠어. 그런 일은 대충 떠도는 말만 들으면 돼. 괜히 주제도 모르고 나서지 마.

알겠어...

고마워. 그럼 이만 가볼게.

아딜레, 카이남...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