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우주 연대기 / 침묵의 계시록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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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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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레이븐 님을 위해, 그리고 천사들과 남은 게임을 위해... 건배.

그레이 레이븐의 반응을 본 릴리스는 방금보다 기분이 더 좋아진 듯했다.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맑게 울렸고, 분위기 또한 자연스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아쉽네요. 그레이 레이븐 님.

공성전 이후, 일행은 괴이한 여관으로 돌아와 정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릴리스가 갑자기 술잔을 들어 올리며 이번 승리를 축하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때 술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정말 흥이 넘치는군, "맘몬".

정보가 좀 뒤처졌군요. 맘몬의 열쇠는 이미 버렸어요.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건, 그저 성당과 해결할 일이 남은... 릴리스일 뿐이에요.

권능이 남아 있으면, 네 몸에서 풍기는 탐욕의 기운은 숨길 수 없을 텐데.

흥... 직접 키운 악마들이랑 한바탕 싸웠다면서요?

본성을 억제하지 못하는 악마들을 처리했을 뿐이야. 그놈들이 제멋대로 인간을 공격하도록 놔뒀다면, 이번 동맹도 성립되지 못했겠지.

"동맹"이란, 이전에 지옥에 들어선 후, 성당에 맞서기 위해 인간 세계로 함께 온 악마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함께 싸우고는 있지만, 지옥의 본질은 여전히 사악하고 피에 굶주려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그레이 레이븐 님.

이 동맹이란 것도, 천사라는 강적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뿐이에요.

적의 적은 친구다. 하지만 적이 사라진다면, 친구는 또 무엇이 될까? 그녀가 입 밖으로 내지 않은 말이 넝쿨처럼 그레이 레이븐의 마음을 휘감았다.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전쟁이라는 게,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거야.

문을 열고 들어온 와타나베가 적막을 깨뜨렸다. 그는 품에 있던 서류를 원탁의 한가운데에 내려놓았다.

"작전 계획". 다들 모여봐.

...

반즈는 처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앞의 모닥불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은발은 불빛에 금색으로 물들었다. 주변의 긴장된 분위기와 마치 보이지 않는 장막으로 분리된 듯, 고요하면서도 외로워 보였다.

...

...!

미안, 딴생각 좀 했어.

저 샹들리에를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본" 건 아니겠죠? 그 권능으로 몇 명이나 "용서"했어요? 한 700명 되나요?

777명. 하지만 걱정 마. 인간의 생전 기억은 아케론 강처럼 날 "환상"에 빠뜨리지는 않아.

응. 무리하진 않았어. [player name].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자.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와타나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의 전황을 정리해 보자. 각자가 처한 곤경을 해결한 지금, 우리는 새로운 동맹과 무기를 얻었어. 덕분에 벌써 13개의 주에 그레이 레이븐의 깃발을 꽂을 수 있게 됐어.

동맹은 알고 있는데요...

릴리스는 구석에 놓인 금속 물체에 시선이 사로잡히더니, 이내 날 선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무기는 뭐예요?

옆에 있던 바퀴 달린 포대가 릴리스의 시선을 끌었다.

성환 대포야. 추기경이라 해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초강력 무기지.

그게 바로 추기경을 없앤...

그레이 레이븐한테 들었는데, 포탄이 한 발밖에 안 남았다면서?

응. 이 한 발을 어떻게 쓸지가 이번 전쟁의 운명, 그리고 밤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거야.

그래서 어떻게 쓸 생각인데?

이걸로 "대천사"를 죽이고, 영겁의 대낮을 완전히 끝내는 거야.

궁금한 게 있는데, "대천사"를 죽인다고 해서 영겁의 대낮이 정말로 끝날 거라는 보장이 있어?

확신할 순 없어. 하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최상위의 적은 "대천사"밖에 없어.

재난이 일어난 후로 "대천사"는 여기저기서 지고천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대천사"를 해결한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성당으로 가는 길은 더 순조로워질 거야.

그러니까... "대천사"를 죽였는데도 영겁의 대낮이 그대로라면, 성당으로 쳐들어가서 다른 천사들까지 모두 죽이자는 건가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이 땅의 고통이 너무 오래 지속됐어. 이 모든 걸 어떻게든 끝내고 말 거야.

그럼 "대천사"는 지금 어디 있어?

이 정도 급의 천사는 지상에 있을 리가 없어. "성당" 안에 숨어 있는 게 분명해.

말은 참 쉽게 하네. 오메가 알을 도둑맞은 뒤로 성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잖아. 어딘지도 모르는 곳을 대체 어떻게 찾아갈 건데?

이건 [player name]이(가) 설명해 줄 거야.

와타나베는 반즈를 바라본 뒤 고개를 그레이 레이븐 쪽으로 돌렸다.

응. 희미하게 느껴지지만, 성당 근처까지는 갈 수 있을 거야.

아... 전에 했던 천재지변과 원주민 이야기를 말하는 거군요.

그럼 이제 계획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게.

첫째, 내일 아침 일찍 잿빛 변방의 모든 부대에 명령을 내릴 거야. 각지의 천사들을 향해 양동 작전을 펼쳐 성당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거야.

둘째, 대포를 열차에 실어 참수 작전을 실행하는 거야.

마지막 단계는 "대천사"와 다른 천사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는 거겠죠.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이번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작전일지도 모르는데, 그냥 넘기기엔 너무 아쉽지 않나요?

릴리스는 모두에게 호박 빛깔의 술을 반 잔씩 따라주고, 먼저 잔을 들었다. 긴 머리카락이 어깨에 흘러내린 채, 얼굴에는 평소처럼 무심한 듯한 미소가 번졌다.

음... 너무 처참하게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가 날 부르냐?

럭키 38에서는 반어법으로 축사하거든요. 카드 테이블에 앉기 전의 작은 기분 전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런 거 말고, "대천사"를 박살 내는 걸로 건배하자고.

밤을 무사히 되찾는 것도 더해서.

다들 무사하고, 이 전쟁이 빨리 끝나길.

모두가 건배사를 말한 후, 팽팽했던 분위기는 술에 젖은 듯 한층 부드러워졌다.

건배.

잔이 부딪치며 울리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호박색 술이 찰랑이며 은은한 빛을 흩뿌렸다.

드물게 찾아온 30초의 여유 동안, 모두가 각자의 평온을 만끽했다.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 하늘... 하늘을 봐!

놀란 듯한 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지면에서 희미한 진동이 느껴졌고,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지층 깊은 곳을 스치며 지나간 것 같았다.

빛은 지고천을 따르리라.

상황을 파악하려는 찰나, 영혼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천사"?!

그레이 레이븐을 지켜!

배신자.

어딜 도망가!

와타나베의 말이 들려오기도 전에, 하늘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이 고막을 강타했다.

다음 순간, 등불을 든 반즈가 앞을 막아섰고, 눈부신 하얀빛이 순식간에 모두의 시야를 삼켜버렸다.

슈우웅... 쾅!!!

"대천사"

벌레 같은 것들아, 심판의 시간이다.

하얀빛 깊숙한 곳에서 얼음이 부서지는 듯한 대천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