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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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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바라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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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대화가 오간 뒤, 유령은 직접 인간을 데리고 "맘몬"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가는 내내 그는 이 환상에 잘못 발을 들인 방문객에게 이 세계의 규칙에 대해 쉬지 않고 설명해 줬다.

우린 모두 수많은 후회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된 거야. 소원을 이루려고 스스로 맘몬에게 영혼을 판 거지. 그 대가로 여기 영원히 머무를 권리를 얻었어.

난 말이야, 예전에 건축가였어. 근데 평생 식당이나 화장실만 지었지. 하지만 이곳에 온 후,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기분을 느꼈어!

그는 말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시계, 꽃병 심지어 기관차처럼 다양한 형태로 바꾸었고, 목 위에 올라간 굴뚝에서는 연기까지 뿜어져 나왔다.

넌? 낯선 이, 네 소원은 뭐야?

에이, 재미없어! 누구나 인생에 미련 하나쯤은 있잖아.

이번에는 그의 머리가 커다란 시계로 변했다. 투명한 유리 상자 안의 황동 시계추가 끊임없이 흔들리며, 그의 말에 맞춰 "똑딱똑딱" 소리를 냈다.

비웃지 않을 테니까, 말해 봐.

인간의 말에 격렬히 흔들리던 시계추가 갑자기 멈췄다.

잠깐만, 낯선 이. 어쩌면 내가 정말로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머리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돋보기로 변했다. 그는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마음을 꿰뚫어 보듯 응시했다.

마음의 풍경이라는 거 들어본 적 있어? 한자리에 앉아 깊이 명상하면, 환상이 네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본질적인 소원을 실체화된 장면으로 보여줘.

그게 카지노일 수도, 혹은 도서관이나 영화관일 수도 있어. 많든 적든, 그 속에는 자신의 소원이 비쳐지기 마련이거든.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면, 한번 해봐.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일 거야.

돋보기 렌즈의 "뜨거운 시선" 속에서, 인간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짧은 "인생"을 떠올리며 명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늘을 뒤덮는 홍수 속에서 눈을 떴다. 맹렬한 화염이 혼돈을 가르며, 자신을 심연에서 끌어올렸다.

그다음에 인간은 졸졸 흐르는 물살 속에서 한 자루의 철창을 붙잡았다. 하지만 차가워야 할 철창은 오히려 데일 정도로 뜨거웠다.

그 철창을 잡는 순간, 낯설면서도 익숙한 단어가 머릿속에서 강렬하게 울려 퍼졌다.

피의 맹세.

인간은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와 사명을 떠올렸다.

그리고 기억 저편에 묻혀 있다가도,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그 이름을 끝내 되찾았다.

그레이 레이븐.

눈을 뜨는 순간, 화려하면서도 고운 수많은 꽃잎이 허공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 기억은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꽃바다로 이끌었다.

공기에는 맑고 신선한 향이 감돌았다. 초여름 비가 갠 뒤의 상쾌함과 이슬이 채 마르기 전 여린 새벽 햇살을 떠올리게 하는 향기였다.

다채로운 꽃들이 가지와 잎새 위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졌고, 거대한 나무들의 수관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져 있었다. 이곳은 계절과 위도의 경계를 넘어, 잿빛 변방에 자라는 온갖 식물이 기적처럼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인간이 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뒤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 말도 안 돼. 이 환상 속에서는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없는데!

이 꽃들과 풀, 그리고 저 거대한 나무는 대체 어디서 온 거지?

뒤따르던 유령은 너무도 기이한 광경에 압도된 듯, 다시 검은 그림자 형태로 변해 버렸다.

…좋아, 낯선 이.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가 욕심 없는 "좋은 인간"이라는 건 인정해야겠어!

그는 땅바닥에 앉아 들꽃 한 송이를 꺾어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묵직한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다른 이들의 소원은 대부분 생전에 남은 미련을 풀기 위한 건데, 네 소원은 이거야? 꽃과 풀을 보는 거?

네 마음은 알 수 없지만, 정말 순수한 것 같네.

유령은 꽃을 내려놓고 반짝이는 호숫가로 걸어갔다. 잔잔한 수면 위로 흔들리는 검은 그림자가 비쳤다.

이 풍경, 마음에 들어. 만약 너희가 서둘러 가야 하는 게 아니었다면, 여기서 몇백 년은 더 머물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그 순간, 인간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얼마 전에 보았던 또 다른 "풍경"이었다.

눈밭?

호수에 비친 검은 그림자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그런 "풍경"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꽤 외로운 삶을 살았을 것 같아.

수다스러운 유령은 인간과 까마귀를 데리고 또 다른 대전 앞에 이르렀다. 이전에 보았던 환형 묘지처럼 이곳 역시 엄숙하면서도 적막했다. 거대하고 압도적인 건물은 설계에서 장식까지 화려함을 극치로 드러냈지만, 정작 삶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전의 한구석에는 온갖 기묘한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풍차, 꽃 모양의 머리핀, 독특한 모양의 종이학들까지... 이곳 주인은 수집벽이 있는 것 같았다.

"맘몬"! 빅뉴스야, 빅뉴스! 환상의 규칙을 전혀 모르는 풋내기 인간이 떨어졌어!

온갖 물건에 둘러싸인 채, 대전 중앙의 왕좌에 앉아 있던 그림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림자의 지친 눈빛은 인간이 아닌, 그의 어깨 위에 앉은 몰리간을 향했다.

몰리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깍. 짧게 말하면, 새 맘몬이 우리를 여기로 던졌어.

네가 이 황량한 환상 속으로 숨은 뒤, 잿빛 변방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터졌어. 추기경이 몰락했을 정도니까. 그래도 황금 율법이 세계의 광산을 틀어쥔 덕에, 맘몬 코인은 여전히 대륙 전역에서 쓰이고 있지.

나중에는 성당이 결국 무귀성과 금화 주조 용광로까지 차지하려고 들었어. 그 과정에서 꼬맹이 하나를 앞세웠는데… 그 애가 오히려 라파엘을 쓰러뜨리고 널 대신해 새 맘몬이 됐어.

오, 그렇다는 건, 무귀성에도 새 주인이 들어섰다는 얘기네...

맞아. 그리고 좋은 소식 하나 더. 네 몸도 바깥에서 아주 깔끔하게 죽었어. 장례식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황금 율법의 영향 아래에선, 새 맘몬도 결국 나와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거야.

인간은 이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대화에 끼어들어 질문을 던졌다.

다 몇 세기 전의 일이야. 얘기할 것도 없어.

상황은 대충 알겠어. 이 환상을 벗어날 방법을 찾으러 온 거지?

아름다운 미인이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은은한 풀꽃 향기를 품은 뜨거운 차 한 주전자와, 반짝이는 좁쌀 한 접시가 테이블 위에 나타났다.

앉아. 차나 한잔 마시면서 얘기할까.

인간이 움직이지 않자, 까마귀가 먼저 접시로 날아가 좁쌀을 쪼아 먹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냠냠. 이 환상 속에서는 영혼 있는 생명체만 못 만들 뿐, 나머지 창조물은 전부 최고급이야!

하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모든 걸 얻는 달콤함은 독이야. 끝없이 욕망이 채워지는 이곳에 오래 있으면, 스스로 나가려는 의지가 사라져 버려.

보라색 머리의 미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수만 마리의 종이학이 허공에서 쏟아져 내려와 거대한 대전을 빼곡히 메웠다.

대전은 금세 하얗게 뒤덮였고, 몰리간은 종이학에 파묻힐 뻔했다. 하지만 미인이 다시 손을 휘두르자, 하얀 종이학들은 순식간에 전부 사라졌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자신의 의지로 이 환상을 떠난 자는, 다신 이곳으로 돌아올 수 없어, 자의든 타의든 상관없이.

눈앞의 "전 맘몬"이 진심을 담아 말했지만, 인간은 왜인지 "전 맘몬"이 뭔가 부탁할 게 있어서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상대로, 전 황금의 왕은 제안 하나를 건넸다.

여기서 나갈 수 있는 단서를 줄게. 대신, 너희들도 내 소원을 하나 들어줘.

정신을 차리게 한다라... 참 부럽네. 당시, 나도 누군가가 이렇게 붙잡아 줬더라면, 스스로 이 환상 속에 들어오진 않았을 거야.

왕좌에 앉은 "전 맘몬"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손바닥으로 뺨을 감쌌다.

내 소원은... 너희들이 맘몬을 "죽이는" 거야.

죽인다고?

좁쌀을 먹고 있던 까마귀가 갑자기 멈췄다.

정확히는 "죽인다"라기보다는, 무귀성에 있는 "맘몬의 자리"를 영원히 없애 달라는 뜻이야.

왕좌에 앉아 있는 "전 맘몬"은, 이런 충격적인 말을 내뱉고도, 여전히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여기서 긴 세월을 보내면서 깨달은 게 있어. 무귀성도, 황금 율법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야.

저 유리병 속 도시는 다음 율법의 중추가 될 희생자를 끝없이 골라낼 뿐이야. 왕좌의 제물이든, 삼계의 존재들이든 모두에게 비극이지.

우린… 황금 위에 머무는 유령에 불과해.

우리의 존재는 바깥세상에서 이미 소멸됐어. 여기 남아 있는 건 흩어지기 싫어하는 헛된 집념일 뿐이야.

이곳으로 걸어오는 길에, 이 세계의 "그림자"들이 구체적인 이목구비 없이 공중에 떠다니는 윤곽선으로만 보였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난 지쳤어. 살아있을 때, "율법의 중추"라는 제물로 평생을 지냈으니, 적어도 죽은 뒤의 결말만큼은 내가 정하고 싶어.

인간의 탐욕이 끝나지 않는 한, 이 환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야. 잠깐 초기화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세상 어딘가에 계속 남아 있겠지.

전 황금의 왕의 말투는 매우 담담하고 차분했다. 즉흥적인 판단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결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저 그 뜻을 맡길 적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맘몬"은 빗장뼈 위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기묘한 빛을 품은 결정체가 박혀 있었다.

천사의 은은한 금빛 심장과 달리, 악마의 결정은 핏물을 응고한 것처럼, 짙은 붉은빛을 띠며 창백한 피부 속에서 선명히 빛나고 있었다.

...이리와, 인간. 내 곁으로 와.

할 일을 모두 마친 피의 맹세자와 까마귀는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대전을 막 나서자마자, 다시 이름 없는 유쾌한 유령과 마주쳤다.

"맘몬"과 얘기해 보니 어때? 이 세계가 얼마나 완벽한지 이제 알겠지? 오늘부터 우리 함께 사이좋게 지내면서 잘살아 보자고.

에이, 너무 낙심하지 마. 이전 기억이 없다 해도, 오늘부터는 매일이 새로운 하루잖아!

유령은 여전히 자기 말만 늘어놓으며, 스스로 만들어낸 환형 묘지를 의기양양하게 거닐고 있었다.

오늘부터 네가 진짜 이루고 싶은 게 뭔지 차근차근 생각해 봐. 우리에겐 무한한 시간과 자원이 있으니까. 여기 남아...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유령의 말을 끊었다.

...

유쾌한 유령이 처음으로 말을 잇지 않았다.

이곳에는 바람 소리도, 물 흐르는 소리도, 벌레 우는 소리도 없었다. 모두가 말을 멈추면, 오직 숨 막히는 정적만이 자리를 메웠다.

오랜 침묵 끝에, 유령은 인간에게 등을 돌린 채 무심하게 한마디를 흘렸다.

기억 안 나. 이 세계에서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인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묘지를 지나, 황량한 벌판을 몇 번 더 건넜다. 그리고 전 맘몬이 알려준 대로, 금은보화가 가득 쌓인 산을 향해 계속해서 올라갔다.

사치품과 보석들로 이루어진 보물산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미끄러지기 일쑤였기에, 인간은 안간힘을 쓰며 걸어갔다. 몰리간은 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가방 속에 드러누우며 아예 포기해 버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이 어딨어!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한 푼도 못 챙겨간다니!

게다가 출구를 꼭대기에 둬서 정상에 올라야만 나갈 수 있다고. 이 규칙을 만든 초대 맘몬은 정말 못됐어! 완전히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거잖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전에서 나오고 나서 갑자기 힘이 다 빠졌어.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처럼… 그래서 힘든 건 전혀 못 하겠—— 아야!

인간이 보물산에서 발을 헛디디며 휘청이자, 가방 안의 까마귀가 아픈 듯 비명을 질렀다.

아프잖아. 뭐 하는 거야!

몰리간이 씩씩거리며 가방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불평을 다 쏟아내기도 전에 눈앞의 광경에 놀라 멍해졌다.

어이, 장난치지 마. 난 절대 안 들어갈 거야.

두 존재가 동시에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보물산 꼭대기에는 사람 여럿의 키만 한 피투성이 입이 벌어진 채 허공에 떠 있었다. 더럽고 누런 이빨 사이에 고기 조각이 끼어 있어, 조금 전까지도 살아 있는 생명체를 씹어 삼킨 듯한 모습이었다.

그, 그럼 네가 먼저 가! 난 뒤따라갈게! 아야야! 아프다고! 내 깃털 잡지 마!

인간은 몰리간이 주저할 틈도 없이, 단단히 끌어안고 거대한 입속으로 뛰어들었다.

왕좌에 앉아 있던 긴 머리 여인은 무심히 바닥에서 금화 하나를 집어 들었다. 금화에는 그녀가 태어난 순간부터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부조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맘몬 코인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복제하기 어려운 데다 무귀성에서 끝없이 찍어내서, 삼대 율법 확립 이후 잿빛 변방의 유일한 화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코인의 생산이 그 어떤 의지와도 무관하게, 단지 황금 율법의 규칙에 따라 용광로에서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진실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시시했다.

후아... 그럼, 이제 뭘 하면 좋을까?

무귀성을 제대로 한 번 정리해 볼까?

어떤 생명체도 맘몬의 혼잣말에 답하지 않았다. 오직 용광로 속 불꽃만이 고요히 타오르고 있었다.

여성이 왕좌에서 몸을 일으켜 내려가려는 순간, 시야 끝 벽 구석에서 새까만 깃털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불꽃 빛을 받아 부드럽고 윤기 나는 꼬리 깃털이었다. 그녀는 이 깃털의 주인을 절대 모를 리 없었다.

맘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얼굴에 다시 익숙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피의 맹세자가 그 환상에 안주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돌아오셨네요, 그레이 레이븐 님.

"맘몬"의 말이 끝나자마자, 붉게 빛나는 혈탄이 반대편 그림자 속에서 날아와 그녀의 왕관을 겨냥했다. “맘몬”은 가볍게 손을 들어 그 탄환을 손으로 움켜쥔 후, 다시 한 줌의 피로 되돌려 놓았다.

회색 망토를 두른 인간은 더 이상 몸을 숨기지 않고, 권총을 든 채 벽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저는 당신이 이렇게 단순하고 직설적인 게 참 마음에 들어요. 다만 모든 거래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죠.

제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모든 것을 당신에게 걸게요, 그레이 레이븐 님.

당신은 저에게 뭘 줄 수 있죠?

"맘몬"은 기쁨에 잠겼다. 오랜만에 느끼는 짜릿한 긴장감에 온몸이 전율했다. 남은 인생이 더 이상 승리와 죽음 사이를 오가는 아찔한 도박과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인간이 다시금 그녀를 운명의 룰렛 판으로 끌어들였다.

하여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 극한의 도박판에 모든 것을 걸기로 마음먹었다.

유혹적인 보상이네요. 역시 당신은 저를 잘 아는군요.

"맘몬"은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이 내기가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죠.

황금의 왕이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마력으로 만들어진 월산이 맘몬의 손에서 실체를 드러냈다. 이로써 양측의 합의로 이루어진 내기가 성립되었다.

하늘을 뒤덮을 듯한 마력의 물결이 유리병 속 도시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땅에 흩어진 금화들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공중의 회랑에서 찬란한 소용돌이를 형성했고, 인간과 은발의 맘몬을 그 가운데로 끌어들였다.

공중에 떠 있던 맘몬이 인간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디며, 월산의 끝을 상대방에게 겨누었다.

그럼, 우리의 마지막 내기를… 시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