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창과 이형창이 뜨거운 공기 속에서 교차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
화염과 심해의 창조물은 지옥 깊은 곳에서 이 대결을 지켜보았다.
어리석은 자식! 라스트리스의 말이 맞았어. 넌 60살 정도의 모습으로 자라도, 네 주위의 상황을 전혀 깨닫지 못할 거야!
그래서 어쩌라고! 난 그냥 눈앞에 보이는 너희를 붙잡고 싶을 뿐이야. 그게 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마녀가 이형창을 높이 들어 올리자, 인간도 재빨리 전장에 합류했다.
피의 맹세자!
한 번의 폭발적인 총성과 함께, "죽음의 기사"는 빠르게 후퇴하며 탄약이 터져 나오는 핏빛 안개를 피했다.
마녀 하이타도 꼬리를 휘둘러 막으려 했다. 하지만 핏빛 안개가 그녀의 꼬리지느러미를 침식해, 그 위에 심한 산성 부식과 같은 구멍을 남겼다.
아아악!
마녀는 고개를 들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너의 이런 어리석음으로 누구의 권력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헛된 꿈을 꾸지 마!
기회를 포착한 "죽음의 기사"가 양날의 창을 단숨에 찔러넣었다. 마녀가 고개를 젖혀 드러낸 목을 정확히 노린 것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장면이 너무도 끔찍하고 참혹했다. 창끝이 마녀의 머리를 뜯어낼 뻔했지만, 괴이한 복원 능력이 갑자기 작용하며, 상처 부위의 살점이 미친 듯이 자라나 순식간에 창끝을 감쌌다.
쳇!
"죽음의 기사"는 불쾌한 듯 혀를 찼고, 새로 자라난 살점이 완전히 삼키기 전에 무기를 빼냈다.
마녀 하이타는 가려운 상처를 손톱으로 할퀴며,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목구멍에서 날카로운 비명을 계속 질러댔다.
불공평해. 불공평해!!
불공평해! 너희 둘이 나 하나를 상대하다니! 왜 항상 너에게는 도와주는 자가 있는 거지?
예전엔 내가 아픈지 걱정해 주는 이가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고, 너희는 나를 이렇게 대하는구나!!
마녀 하이타는 이렇게 말한 후, 갑자기 앞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앞뒤 가리지 않고 "죽음의 기사"가 막고 있는 팔을 잡은 뒤 엄청난 힘으로 물었다.
그 상태로 기사의 뜨겁게 타오르는 몸에서 살점을 뜯어냈다. "죽음의 기사"가 고통을 느끼는 순간, 이형창을 그녀의 가슴에 꽂았다.
하하하하하. 좋아! 라미아! 배짱 있는데?
"죽음의 기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걱정할 필요 없어, 악마의 영주는 서로를 죽일 수 없으니까. 나도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내가 잃어버린 라이터를 네가 아케론 강에서 건져서 돌려줬을 때, 나는 너에게 빚을 졌어.
오늘, 원한은 원한으로, 원망은 원망으로 갚자! 너와 나, 이제부터 깨끗이 끝내는 거다!
"죽음의 기사"의 부서진 빗장뼈에서 다시 검은 불꽃이 일었다. 그러면서 그녀도 자신의 몸을 "재구성"하고 있었다.
피의 맹세자!! 넌 혼돈의 문지기 쪽으로 가!
"죽음의 기사"는 죽지 않는 무한의 전투 중에 틈을 타 인간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하이타는 알을 안전하게 떼어내는 방법을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직접 가서 찢어버려! 결과는 내가 책임질게!
인간이 악마의 영주 사이의 숙명적인 대결에 끼어들 여유는 없었다. 지금은 더 급하게 처치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막 발을 내디뎠을 때, 왼팔만 남은 천사가 장화에 달라붙었다. 그러자 찌르는 통증이 다리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뜨... 뜨거워.
태워! 모두 태워 버려!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혈탄이 총열에서 나오는 순간, 산탄처럼 산산이 퍼지며, 부패한 시체의 머리를 박살 냈다.
총 하단부에 장착된 도끼가 천사의 목을 깔끔하게 내려찍었다. 그러자 부패한 시체의 머리가 옆으로 굴러가더니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위협을 해결한 인간은 조금 전에 발견한 혼돈의 문지기가 있는 로비를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
뭘 하려는 거야?!
인간의 움직임에 주의를 뺏긴 마녀 하이타가 잠깐 방심한 사이, 양날의 창이 그녀의 왼쪽 어깨를 찔렸다.
네 상대는 바로 나야! 전투에 집중해!
쌍방은 다시 끝없는 난투에 빠져들었다. 늑대가 마녀를 사납게 물어뜯었고, 서로의 털가죽과 비늘을 뜯어냈다. 진홍빛 피가 튀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포효하는 것만 같았다.
살점과 조직이 섞인 점액이 불길을 더 세차게 타오르게 했고, 새로 형성된 "용암"이 땅 위를 휩쓸었다.
난투는 점점 백열화되어 가고 있었다. 인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혼돈의 문지기와 그 이상한 알이 있는 곳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여자아이를 가두고 있던 알은 결계 안에 있었다. 그러면서 기괴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며, 살육으로 가득 찬 세상과는 격리된 것처럼 보였다.
총에 장착된 도끼의 날카로운 끝부분이 여자아이 가슴 앞에 얽혀 있는 탯줄을 찌르며 들어갔다. 오메가 알을 떼어낼 수 있으면서도, 아이의 몸에는 상처 내지 않을 적당한 힘을 주었다.
흉측한 탯줄이 즉시 말라 부서지면서 여자아이의 창백한 피부가 드러났다.
뒤틀린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여자아이를 인간이 안정적으로 받아냈다. 아이는 가늘게 두 눈을 힘겹게 뜨고 있었다.
으, 빛이... 눈부셔.
불... 그리고, 피 냄새.
"혼돈의 문지기"는 냄새를 맡고 판단했다.
"카론" 님, 위험해요.
여자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버둥거리며 일어나려 했고, 인간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그 순간, 피부를 태울 듯한 온도가 인간의 팔을 스쳐 지나갔다.
고개를 들어보니, 인간이 영양 공급원을 끊어버린 오메가 알 위에 미세한 균열이 서서히 확장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균열에서 붉은 수액이 흘러나와 인간의 팔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날카로운 균열 음이 인간의 귀에 포착되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격렬하게 싸우던 양쪽도 인간이 있는 쪽의 이변을 감지했다.
모든 다툼은 이 순간 멈추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 못생긴 알이 움푹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형언할 수 없는 진홍색 물질이 꿈틀거리며 압박했다. 그리고 세밀한 균열이 빠르게 확장되며, 취약한 반투명 알껍데기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당이 훔쳐 간 살상 무기. 또는 지옥의 불타는 골짜기 두루마리에 기록된 초기의 알이자, 종결의 알...
인간의 말로, 모두가 오메가 알이 마지막 순간에 부화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일찍 부화하게 된 거지?
마녀 하이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움직임을 멈췄다.
그다음 순간, 알껍데기가 폭발하며 내부의 진홍색 액체가 터져 나왔다!
거기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어서 피해!
인간이 혼돈의 문지기를 안고 재빠르게 물러났다. "죽음의 기사"도 빠르게 앞으로 달려와 양날의 창을 땅에 박아 넣었다.
진홍빛 수액이 거세게 몰려왔다. 두 갈래로 나뉘어 양옆으로 퍼지면서 땅의 균열을 메우더니, 인간의 신발 밑창까지 차올랐다.
발밑에서 통증이 전해졌고, 수액이 인간의 혈육을 침식하기 시작했다.
홍수!
대홍수!
나도 알아!!
이를 악물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은 "죽음의 기사"는 온몸에 불멸의 화염을 일으키며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이 거대한 홍수와 맞서려 했다.
그 바보 물고기의 말을 듣고 바로 알았어. 이 "오메가 알"은 성당이 준비한 미끼야.
지금 봤지? "오메가 알" 안에는 지옥 전체를 잠식할 수 있는... 성당에서 온 홍수가 들어있었어!
지옥 마녀들이 다시 반항하는 걸 막기 위해 성당이 설치한 "시한폭탄"이야!
"죽음의 기사"는 마녀 하이타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온 힘을 다해 그 진홍빛 홍수를 막으며, 지옥을 파괴하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해야 했다.
아니... 어째서?
"죽음의 기사"가 홍수를 막기 위해 나서는 모습을 본 하이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베라... 너는 어쩜 항상 이런 식이야?
너희는 왜 항상 이런 식이냐고?
마녀는 그동안 "죽음의 기사"에게서 의연히 떠나는 수없이 많은 뒷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더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 불공평함은 더 이상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차지 않았다. 오직 무력감만이 남아 있었다.
마녀는 중얼거렸다.
지옥은 아틀란티스의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많은 용기와 결연함을 줬으면서, 왜 나에게는 털끝만큼도 나눠주지 않았을까?
마녀 하이타는 자신이 겁 많고 연약하다는 것에 깊이 탄식했다.
하지만 "죽음의 기사"는 마녀가 자책하는 것에 갑자기 화가 난 듯, 포효하기 시작했다.
너만 겁 많고 연약하다고 생각해? 너만 집념으로 가득 차서 아케론 강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
"죽음의 기사"의 포효와 함께, "오메가 알"에서 온 홍수가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그 파도는 현장에 있는 모두를 향해 나아가며, 아틀란티스의 벽까지 부서지게 할 정도였다.
최전방에 선 "죽음의 기사"는 부식성이 매우 강한 액체에 의해 살점이 부식되어 떨어져 나갔다.
불사불멸의 "저주"가 "죽음의 기사"에게 여전히 걸려 있어서, 뼈대만 남아 지탱하고 있을지라도 그녀의 의식은 먼 곳으로 떠나지 못했다.
그 천재지변이 닥치기 전, "죽음의 기사"는 마녀 하이타처럼 모두의 행동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모든 일의 시작은 평범했다. "죽음의 기사"가 지옥 열차에서 순찰하던 매일과 다를 바 없었다.
그날, 그녀는 "카론", 아니. 전 "카론" 라스트리스를 만나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카론, 하루 종일 열차 운행을 감독했는데, 보상이 있었으면 하는데...
오? 그거 맘몬이야? 나 주는 거야?
라스트리스가 손에 쥔 금색 맘몬을 만지작거렸다.
이건 인간 세계 돈이야.
"카론"이 황금빛 금속을 책상에 내려놓자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만으로도 그것의 가치는 짐작할 수 있었다.
인간들이 악마와 동맹을 맺고, 지고천에 대항해 성당을 공격하기를 바라.
...
인간들은 모두 탐욕스럽고 거짓말로 가득한 존재들이야. 무시해도 돼.
협력은 하긴 해야 할 거야. 대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살짝 몸을 숙이고 "카론"의 말을 들은 베라는 잠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럼... 지금 너의 태도를 알아야, 내가 어떤 답을 줄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아. "카론", 이건 나에게 통지하는 거야? 아니면 나와 상의하려는 거야?
통지하는 거야. 하지만 대군이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대군의 뜻을 거절할 거니까.
...
결정한 거면, 성당으로 언제 출발할 거야?
3일 후.
난 괜찮아. 내 의견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나는 그냥 일하는 위병대 병사일 뿐이니까.
베라는 오늘 지옥 명단을 내려놓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문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돌아서서 "카론"에게 말했다.
아틀란티스에서 생활하는 게 좋지 않은 거야?
인간 세계에서는 인간과 악마가 원수지간이라 끊임없이 싸워. 하지만 그 우스운 인간 간의 다툼 속에서 내가 죽고 나서는 너희들... 아틀란티스의 악마들이 나를 거둬줬어.
아틀란티스에 와서 알게 된 건데, 여기는 확실히 지옥의 다른 곳과는 달라.
여기에는 천재지변도 없고, 매일 반복되는 싸움도 없어. 또 인간들이 죽고 살아나는 걸 보면서 심심하지도 않아.
여긴 정토야, 틀림없어.
오로라와 녹티스는 이곳에서 의족을 얻었고, 난 여기서 안정된 삶의 가치를 찾았어. 라미아라는 아이도 원하는 모든 걸 얻어, 완벽하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잖아.
왜 "편안한 생활"을 포기하고, 굳이 위험과 음모로 가득한 길을 선택하려는 거야?
...
베라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네가 관리하는 아틀란티스는 지옥의 다른 곳과는 다를 거야. 네가 새로운 사조를 이끌었겠지만, 지옥과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대군이 그저 그 온갖 "개미"를 밟고 높은 곳에 올라가, 성당의 추기경을 죽이려는 거라면? 아틀란티스에 있는 자들이 그 발판용 "개미"가 되는 거 아닐까?
"카론",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봐. 이게 정말 올바른 결정이야?
"카론"은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
베라.
세상의 많은 죽음이 의미 없다고 생각해 본 적 있어?
뭐라고?
"카론"은 항상 이성적이고 앞만 보던 자였다. 그래서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처음으로 하자, 베라는 놀랐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인간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죽음은 너무나도 무의미해. 그때의 너도 마찬가지였고.
베라는 자신이 죽고 나서 본 하얀 빛이 차가운 목소리로 "어리석긴."이라고 말한 것을 떠올렸다.
...
베라는 자신의 귀족 영주 깃발을 품에 안고 언제나 전선 최전방에서 돌격하며, 수많은 인간을 이끌고 전장으로 나아가 적의 목을 베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베라는 적의 화살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풍요로운 밀밭에 쓰러졌고, 인간들의 피가 그 땅을 적시며 온몸은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베라조차도 죽기 직전에 이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 천재지변도 없고, 생존을 위해 싸울 필요도 없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거지?
쓸모없는 염전? 성당의 권위? 귀족 영주? 또는 매일 옥수수빵 두 개를 먹기 위해서?
아니면 끼니마다 옥수수빵을 먹기 위해서???
베라, 옥수수빵을 위해 싸우는 건 아니야.
"카론"이 베라의 생각을 끊었다.
악마든, 인간이든, 모두 자유가 필요해.
모든 영혼을, 지고천의 통제로부터 해방시키는... 그런 자유 말이야.
...
난 본 적 없어.
베라가 대화를 이어가며, 미래의 라미아와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당신, 그리고 모두가 추구하는 게, 바로 이런 거야?
그래.
인간과 악마가 수년간 서로를 해치고 죽였는데, 아틀란티스는 인간에서 변한 악마들로 가득해. 아틀란티스의 악마들보다 이 갈망을 더 잘 이해하는 곳은 없을 거야.
걱정되지 않아? 만약 대군이 더 많은 걸 원한다면, 만약 인간들이 배신한다면, 만약...
걱정은 되지만, 우리에게는 신경 쓸 시간이 없어.
우리는 반드시 장애물이 우리를 얼마나 오래 막을 수 있는지, 우리가 결국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해.
우리가 실패한다면, 아틀란티스를 보존하면서 몇백 년을 기다려야 할 거야. 어쩌면 몇십 년만 있으면, 새로운 사조가 싹틀 수도 있어.
"카론"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그녀와 부하 사이의 가장 긴 대화였다.
"카론"은 일어나서, 자신의 물건들을 베라에게 하나씩 건넸다.
소용돌이에서 멀리 떨어진 인물을 남겨야 해. 라미아를 보내줘.
라미아에게 전해, 죽음의 군주가 그녀를 지옥 변경의 새로운 악마의 영주로 임명했으니, 어서 그녀의 영지로 가야 한다고.
이건 명백히 편애야. 불씨를 보존하는 게 아니잖아.
아니. 라미아의 정체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예언과 연결되어 있어. 3일 후에 벌어질 분쟁에서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해.
무슨 말이야? 그 아이의 어리숙함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거야?
"카론"은 손을 흔들며,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어쨌든, 라미아에게 즉시 닻을 올리고 출항하라고 해. 좋은 소식을 가져올 필요는 없어.
3일 후, 네가 익숙하고 신뢰하는 소대를 남겨두고, 나는 부하들을 이끌고 성당으로 갈 거야.
제20대 혼돈의 문지기가 우리와 함께, 성당으로 통하는 아케인 게이트를 열어줄 거야. 그럼, 오로라는 다음 문지기가 되어, 21호라고 불리게 될 거야.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넌 반드시 내 손가락뼈를 먹어야 해. 아틀란티스를 계승하고, 새로운 아틀란티스의 영주가 되어 지옥 열차의 정상 운행을 계속해야 해.
나는 수많은 전투를 겪었어. 전선에 나갈 최적의 인물은 바로 나야.
너는 전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야. 너는 생사를 계승하는 데 가장 적합해.
베라, 잘 들어.
너는 반드시 매번 목숨을 걸고, 모든 이들의 죽음에 대한 의지를 계승해야 해.
너는 반드시 지옥에 뿌리내려, 모든 영혼이 제대로 죽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해.
이게 다음 "카론"이 해야 할 일이야.
아틀란티스에서 온 상고시대의 기억이 베라의 뇌리에 박혔다.
30년 전 그 천재지변 이후, 그녀는 성당 전투 후의 폐허 속을 걷다가 부러진 손가락 마디 하나를 주웠다.
그리고 들어 올려 잠깐 살펴본 후, 삼켜버렸다.
그 순간, 그녀는 혈색 밀밭에 떨어진 수많은 인간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지고천! 넌 자비도 없냐?!
그 순간, 그녀는 아케론 강에 갇힌 수많은 영혼이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게 바로 너희가 싸운 이유야?!
이게 내가 기꺼이 떠맡아야 하는 깃발이야?!
새로운 세대의 "카론"은 지고천의 은혜를 구걸하는 깃발이 아닌, 죽음을 상징하는 거대한 지옥 깃발을 이어받았다.
30년 후 아틀란티스 지하에서 가짜 "오메가 알" 속에서 나온 부식된 물이 반복해서 "죽음의 기사"의 골격을 씻어냈다. 하지만 그 물은 오히려 그녀의 철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죽음의 기사"는 그렇게 파도 끝에서 지키며, 마녀 하이타에게 분노의 외침을 쏟아냈다.
내가 싸우는 목적은 단 하나, "승리"야! 그리고 모든 걸 나에게 굴복시키는 거지!
하지만 여기는 아틀란티스야. 어떤 어리석은 소멸도 있어서는 안 돼!
너와 나보다 더 사라져야 할 자들이 많아. 예를 들어 성당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분쟁을 구경만 하는 짐승들 말이야!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계속 살아가야 해. 예를 들어 강철 군단 내란에 맞서 싸운 병사들, 주점의 용감한 여자아이 그리고 선량한 노인들...
좋은 이가 단명해서는 안 되는데, 그들의 생명을 지고천과 성당이 이런 식으로 결정하고 있어!
말해봐. 지고천은 죽어야 하는 거 아냐?!
"죽음의 기사"의 가슴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오메가 알"에서 나온 홍수를 맞으며, 오히려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불꽃이 끊임없이 퍼져나가더니, "죽음의 기사"의 온몸을 태운 뒤 그녀의 육체를 다시 만들어냈다.
그리고 "죽음의 기사"는 외쳤다.
지고천은 자비가 없어. 만물을 짐승 취급하지!
하지만 나는 지옥의 새로운 세대의 "카론"으로서...
먼지는 먼지로, 흙은 흙으로 돌아가게 할 거야. 인간 세계의 것은 인간 세계로, 지옥의 것은 지옥으로 돌아가, 모든 영혼이 제대로 죽게 할 거야.
이건 본래 하늘이 정한 이치야. 지고천과 성당이 이 모든 걸 너무 오랫동안 왜곡해 왔어. 이제 내가 바로잡을 거야!
이게 바로 역대 아틀란티스의 모든 부하가 그토록 바쳐 이루려던 일이야!
기사가 양날의 창을 뽑자, 역대 지옥의 모든 귀신의 외침이 어렴풋이 들리는 것 같았다.
라미아, 넌 줄곧 모두가 사라지고 죽은 물에 가라앉더라도, 꼭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 뭔지 궁금했지?
맘몬이었을까? 뭇별 혹은 바다일까? 지고천이나 죽음의 군주의 총애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다른 무엇일까?
그녀는 서슴없이 창을 들어 올렸고, 멍하니 있던 마녀 하이타의 꼬리에 꽂아 넣었다.
그건 네가 직접 확인해야 해! 매번 그들의 답을 엿보거나 추측하려고 하지 말고.
마녀 하이타는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홍수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꼬리가 어디서 왔는지 잘 생각해 봐. 네가 진실을 깨닫도록, 모두가 널 도와주는 방식이야.
...
라미아, 바다로 떠나. 다시 네가 속한 그 바다로 돌아가.
그럼, 넌...
난 문지기를 데리고 떠나, 피의 맹세자와 함께 성당을 정벌하고 지고천에 맞설 거야.
네가 답을 찾고 나서도, 감히 날 방해한다면
널 성당의 개로 여기고, 함께 말살해 버릴 거야.
베라...
어서 가.
"죽음의 기사"가 두 팔에 힘을 주어, 마녀의 복잡한 눈빛 속에서 양날의 창으로 그녀를 단번에 밀어냈다. 마녀는 파멸의 홍수 속으로 던져졌다.
물살을 따라 내려가는 마녀는 마지막으로 물고기 꼬리로 작은 물결을 일으켰다.
마녀는 "죽음"에 의해 해방되어, "진실 찾기" 형벌에 복종하게 되었다.
그 후, "죽음의 기사"는 몸을 돌려, 홍수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또 다른 인물을 바라보았다.
인간은 품에 안은 제21호 혼돈의 문지기를 보호하며, "죽음의 기사"가 이 분쟁에 마침표를 찍기를 기다렸다.
네가 지옥 내부 문제에 너무 깊게 개입하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나와 함께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해. 이 정체불명의 "오메가 알"은 결국 부화했고, 지고천의 성수 홍수를 끌어들여 지옥을 파괴하려 하고 있어.
오? 또 내 생각을 꿰뚫고 있었네.
"죽음의 기사"는 오메가 알에서 폭발한 홍수를 거슬러 올라가며 오메가 알에 점점 가까워졌다.
오래전부터 나만의 답이 무엇인지 깨달았어. 난 반드시 영생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삼켜야 해.
나쁘지 않지, 안 그래?
"죽음의 기사"는 고집스럽게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손끝이 홍수 중앙에 있는 오메가 알에 닿았다.
넌 나에게 회색 말과 불사의 권력, 그리고 영원불멸의 몸을 주었어.
내가 그 감옥이 되어줄게. 그 존재가 내 몸을 끝없이 갉아먹겠지만, 나 역시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그것을 억눌러줄 테니까.
기사는 오메가 알을 받쳐 들고, 다시 한번 돌아서서 인간에게 안도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통의 근원을 삼키는 것뿐만 아니라, 너희에게도 마찬가지야.
너를 포함한 네 명의 "기사"와 함께 성당에 대항하는 계약을 맺었어. 실패한다면, 난 너희의 몸을 삼키고 또 30년을 기다릴 거야. 30년은... 돌고 돌아오는 거니까.
그럼 그렇지... 영생은 곧 끝없는 고통이잖아.
기사는 고개를 들고, 30년 전, 전 "카론"의 손가락뼈를 삼켰던 것처럼 오메가 알을 삼켰다.
거세게 솟아오르던 홍수가 멈추더니,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소용돌이 중심을 향해 역류했다.
소용돌이 중심에 선 "죽음의 기사"는 살짝 입을 벌리고, 모든 걸 파괴할 수 있는 홍수에 몸을 맡겼다. 뼈와 피부 하나하나가 침식되어 사라지고, 다시 재구성되었다.
몇 초 사이에, 그 과정은 수없이 반복되었다.
하하하하. 아프네.
기사는 끝없이 재구성되는 동안, 인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인간은 그녀에게 다가가, 끊임없이 부서지는 손끝을 잡았다.
피의 맹세는 즉시 발동되었고, "죽음의 기사"의 가슴속 불꽃이 다시 강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불꽃은 점점 더 세게 타올랐고, 홍수는 잦아들어 개울이 되었다.
베라는 가볍게 시선을 돌려, 아틀란티스 밖을 바라보았다.
베라는 불타는 골짜기를, 지옥 전체를 응시했다.
지옥의 더 높고 먼 곳, 잿빛 변방을 바라보았고... 그다음은 성당, 지고천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죽음"의 화염 속에 녹아들었다.
난 살아있어야 할 인간들에게 더 이상 생명을 줄 수 없지만
죽어야 마땅할 짐승들은....
"이 고통을 안고 출발하자."
"지고천이 있는 성당으로!"
"죽음의 기사"는 고통을 완전히 정복한 뒤, 몸을 숙여 양날의 창을 들고, 다시 한번 하늘을 가리켰다.
"죽음의 기사"는 살아있고, 불타고 있으며, 사랑하고, 죽이고, 끝없는 고통과 최고의 만족을 경험하고 있었다.
저승의 불꽃은 격렬하게 일렁이며, 끊임없이 타올랐다.
반드시 썩어야 할 것은, 결코 썩지 않는 것이 되어야 했고, 죽음에서 일어난 자는, 불후라 칭해지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