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하이타는 비밀의 지하 로비에서 "죽음의 기사"를 발견한 순간, 황급히 복잡하게 얽힌 통로로 달려갔다.
베라가 어떻게... 어째서 여기를 찾을 수 있었던 거지? 베라와 기사는 아케론 강에 갇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진정해! 넌 마녀 하이타야. 당당한 악마의 영주가 됐고, 아틀란티스도 되찾았어. 이것 좀 봐, 모든 게 준비됐고, 모두가 내 품 안에 있잖아.
조금만 더 있으면 오메가 알의 부화가 성공할 거고, 그럼 모두가 돌아올 수 있어. 사나운 베라도 내 선택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야.
마녀 하이타가 혼잣말하는 모습이 아틀란티스에서 장난치던 아이가 물고기 꼬리와 사람 다리를 어색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을 거야...
하이타는 빠르게 도망치려 했으나, "죽음의 기사"가 그림자처럼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이내 불안한 작열감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렇게 좁은 곳에 도망칠 곳이 있다고 착각한 거야?
히익!!
마녀 하이타가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며, 온몸의 비늘이 바짝 일어날 뻔했다.
앞으로 구른 마녀는 "죽음의 기사"의 창을 피했다. 창끝이 그녀의 귀 끝을 스쳐 지나가, 옆에 있는 벽에 깊숙이 박히더니 윙윙거렸다.
마녀가 품에 안고 있던 것들이 그녀가 움직이면서 굴러떨어졌다. 모두 자잘한 부품들이었는데, 예전에 그녀가 라스트리스의 방에 들고 갔던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안 돼!
심하게 닳은 펜이 땅에 떨어지는 걸 본 마녀는 펜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죽음의 기사"가 마녀보다 한발 앞서 공중에서 그 펜을 먼저 낚아챘다.
그거 돌려줘!
마녀는 펜을 황급히 빼앗으려 하다가, 자신을 겨누고 있는 인간의 총구를 보고서야 간신히 동작을 멈췄다.
아직도 전임 영주의 물건을 가지고 있어?
펜의 주인을 알아본 "죽음의 기사"는 놀란 표정으로 눈앞의 마녀를 바라봤다.
너... 넌 어떻게, 그리 당당하게 "전임 영주"를 언급할 수 있는 거지?
그들이 죽음의 군주를 뒤따라 성당을 공격하려고 했던 그때! 넌 분명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잖아! 뻔히 알면서도 그들을 지지했고, 말리지도 않았어!
전임 영주는 널 믿고, 모든 걸 너한테 맡겼어. 아틀란티스 전체를 말이야! 하지만, 너는... 으윽!
"죽음의 기사"가 빠르게 앞으로 걸어가, 마녀 하이타를 들어 올렸다.
네 헛소리 들을 시간 없어! 문지기 몸에 붙은 오메가 알이 곧 부화할 거야. 그걸 어떻게 해야 뗄 수 있는지 어서 말해!
이미 늦었어. 오메가 알은 반드시 부화해야 해! 아케론 강물을 흡수하고, 꼭 아틀란티스에서 부화해야만 한다고! 넌 날 막을 수 없어!
날 아틀란티스에서 말썽만 피우는 바보라고 취급해왔지?!
마녀 하이타는 처음으로 붉은 머리 악마 앞에서 포효하며, 놀라운 용기를 보였다.
한때의 난... "죽음과 이별"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케론 위의 방관자일 뿐이었어. 그게 내 존재의 근본이었음에도 그 원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아틀란티스의 모두가 떠나는 모습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었는데
그들이 정말 떠난 뒤, 난 뒤늦게 그 의미를 깨닫게 됐어!
새벽의 법칙은 생사의 법칙과 함께 무너졌다. 수많은 밤을 잃은 시간 속에서, 그녀는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영지에 앉아, 아틀란티스에서의 나날을 추억할 수밖에 없었다.
너희가 나에게 "마녀 하이타"라는 이름을 붙이고, 멀고 먼 악마의 영지로 유배 보낸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먼 곳으로 떠날 거란 사실을, 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어!
정말 이별의 날이 다가온다고 해도, 모두가 지옥의 일을 끝내고, 기쁜 마음으로 아케론 강에 뛰어드는 게 맞잖아. 저세상으로 건너가, 인간 세계에서 다시 삶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게 옳은 거야.
설령 너희가 하나둘씩 늙어서 다시 지옥으로 돌아오는 날이 오더라도, 내가 너희를 보면 분명 알아볼 수 있을 거고, 웃음을 터뜨린 다음엔, 적어도 너희를 다시 강에 차서 밀어 넣을 수 있잖아!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되어서는 안 돼!!!
마녀 하이타는 "라미아"의 신분으로 돌아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마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재빨리 펜을 다시 빼앗고는 베라의 속박에서 벗어나 땅에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 이형창을 집어 들고는 손에 꽉 쥔 채, 베라의 맞은편에 섰다.
왜 성당을 쳐야 해? 왜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하는 거야?
왜 인간과 협력해야 해? 왜 그렇게 인간에게 잘해주려고 하는 거야?
모두가 추구하는 것... 왜 난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거지?
마녀는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을 미친 듯이 질문했다. 혹은 그녀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계속 피해 온 진실을, 홍수 속에서 유일하게 붙잡을 수 있는 나무처럼 여기며 매달렸다.
그날과 같이, 갑자기 과거의 삶을 되돌릴 기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마녀는 즉시 그것을 꽉 붙잡으며 기회가 사라질까 봐 두려워했다.
네 말은 성당에 보관된 그 "오메가 알"이 잠시 아케론 강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거야?
맞은편의 어두운 그림자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서 불타는 골짜기의 고대 두루마리를 뒤져보면, "오메가"라고 불리는 알이 사실은 아케론 강과 같은 근원에서 왔고, 원래 아틀란티스에 속하는 물건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성당은 그 알을 가져가, 죽음의 군주를 감금해 생사의 법칙을 무너뜨렸고, 아케론 강을 죽은 물로 만들어버렸어.
눈을 크게 뜬 마녀 하이타는 이 소식에 살짝 몸을 떨었다.
아케론 강은 죽은 물이 되었으니, 이제는 그 알만이 모두를 되돌릴 수 있다는 거야?
뭘 하려는 거야?
맞은편이 웃는 것 같았다.
참 대담하고 위험한 생각인데.
그,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 나는 성당 따위 두렵지 않거든.
혼돈의 문지기의 아케인 게이트는 어디든 갈 수 있어. 성당도 잠입할 수 있지. 맞아. 내가 문지기를 설득해서 도와주게 하고, 성당 놈들로 위장하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 마녀 하이타. 성당은 게임을 하는 곳이 아니야.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어쩌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날, 마녀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뜨거운 바닥 위를 걸어가는 것처럼,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마녀는 여전히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고, 이 모든 걸 해내기만 한다면 세계를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성당의 웅장한 궁정 아래 선 마녀는 손에 닿을 듯한 유일한 "별"인 오메가 알을 우러러봤다.
그리고 가볍게 앞으로 뛰어올라, 단번에 알을 끌어안았다.
이 알은 아케론 강을 대신해, 그 안에 갇혀 신생으로 갈 수 없는 「바위」들을 구할 수 있어.
뭐? 바보...
그래. 여전히 넌 날 의심하기만 하는구나.
내가 다른 이가 부추기는 걸 잘못 믿은 거라 생각하겠지. 나도 조금은 걱정됐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너도 너 자신을 돌아봐. 너 또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을 믿고 성당에 맞서는 잘못된 길을 계속 가고 있잖아?
결국 모두가 날 어린아이로 취급한 끝에, 까마귀조차 오지 않는 그런 곳에 버려두고, 한가한 마녀처럼 지내게 만든 거야!
마녀 하이타는 "며느리가 미우면 손자까지 밉다."고, 분노에 찬 시선으로 혈창을 겨누고 있는 인간과 그 인간의 가방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마법의 펫 까마귀까지 노려봤다.
악?!
더는 못 참아. 베라, 너는 완전히 사기꾼이야! 완전 도둑놈이라고!!
흉악하고, 강압적이고, 막무가내야!
마녀 하이타가 이형창을 맹렬한 기세로 들더니, 앞의 상대를 향해 곧장 겨누었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리고 심연의 끝에서 사라져 버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