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정말 끈질기구나!
마녀 하이타가 이형창으로 "죽음의 기사"가 가한 무거운 일격을 받아냈다. 하지만 충격으로 손목까지 저려오자, 고통스럽게 원망을 내뱉었다.
마르지 않은 봉랍처럼,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를 않네! 넌 지치지도 않니?!
천사를 지옥으로 끌어들인 놈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혼돈의 문지기를 내놔. 아니면 항복해. 그렇지 않으면 죽어! 아틀란티스를 상대로 더 이상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작열하는 공기조차 "죽음의 기사"의 함성에 떨었다. 그리고 분노의 파도는 불의 비 장막 사이로 메아리쳤다.
지금 네 꼴을 봐. 라스트리스가 보면 너 같은 사산아를 데려다 키운 걸 후회할 거야. 네 목숨은 애초에 시작되지 말았어야 하는 거였어!
라스트리스?
순간 마녀 하이타는 넋을 잃었다. 이는 전장에서 해서는 안 될 치명적인 실수였다.
기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천사의 더러운 피가 묻은 검을 마녀의 팔에 꽂아 넣었다. 그렇게 센 힘은 아니었지만, 정확히 노린 일격이었다.
으악! 아파!!
인간 역시 정확한 연사로 마녀 하이타를 도우려 달려든 천사들을 격퇴했다.
전세가 명확해진 가운데, 케르베로스는 악마 대군을 이끌고 산골짜기 곳곳에 남아 있는 적의 잔병들을 소탕하고 있었다.
성당에 휘둘리지 마라. 성당의 이간질에 속아 지옥의 힘을 분열시키면 안 돼. 지금 우리에게 남은 병력이 많지 않아.
"죽음의 기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마녀 하이타를 붙잡았다.
지금이라도 그만둔다면 늦지 않았다고, 나도 서로 죽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아.
성당과는 상관없어! 오메가 알은 내가 직접 훔친 거고, 지옥 열차는 그냥... 거래였을 뿐이야.
그냥 거래? 지옥 열차 운행이 중단된 뒤, 인간 세계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는 있어? 피의 맹세자, 네가 본 걸 말해줘!
들었지? 죽은 자들이 지옥으로 가지 못하고, 산송장처럼 지상을 떠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너희가 누굴 탓하려 해도 날 탓할 수는 없어. 내가 지옥 열차를 가져가지 않았어도 너의 "카론"으로서의 힘은 극도로 약해져서, 어차피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야!
제발 날 믿어줘. 난 아틀란티스가 필요해. 아케론 강에 닿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진짜 고집불통이네!
"죽음의 기사"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고, 단칼에 마녀 하이타의 팔을 베려 했다. 그녀의 피하는 동작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손가락이 잘려 나갔을 것이다.
아니야. 난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어. 난 그냥 그들을 되찾고 싶었을 뿐이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널 인간 세계에 숨겨두는 게 아니었는데... 어쨌든 절대 마성을 너에게 넘겨주지 않을 거야!
마녀 하이타는 마침내 무언가 결심한 듯, 손바닥으로 땅을 내려쳤다.
그러자 지면이 격하게 진동하기 시작했고, 마성 성벽을 둘러싼 아케론 강에서 붉은 물보라가 치솟았다.
굳이 내 앞을 막겠다면, 강물 속에 가라앉아 기쁨도 슬픔도 모르는 바위가 되어 버려라.
까악—— 그게 무슨 말이지?
까마귀는 허공에서 맴돌며 아케론 강물을 피하고 있었다.
그 어떤 원한과 분쟁도 없는 훗날에, 너희를 재구성할게.
허무한 곳으로 떠나라... 너희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마녀 하이타가 다시 이형창을 들어 올리자, 끝나야 했을 전장에 거대한 파도가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듯 순식간에 솟구쳐 덮쳤고, 피할 방법이 없었다.
젠장! 홍수가 또 몰려오고 있어! 철수하라! 전면 철수!
대홍수! 대홍수!
강에서 튀어나온 거품이 해안 곳곳에 떨어졌고, "죽음의 기사"의 몸에 닿자마자 검은 구멍이 생겼다.
쯧...
아무리 새로운 살점이 계속 재생된다 한들, 뜨겁게 불타는 듯한 통증은 피할 수 없었다.
라미아, 난 피의 맹세자와 계약을 맺었어.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이, 넌 영원히 날 죽일 수 없을 거야.
반드시 네 앞에 다시 나타날 거라 약속하지, 넌 날 이길 수 없어.
아케론 강물이 "죽음의 기사"의 종아리까지 넘어섰다. 그 강물 속엔 마치 강력한 중력이 있는 것 같았고, 거침없이 "죽음의 기사"와 피의 맹세자를 심연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상... 상관없어. 네가 돌아올 때마다 해치우면 되니까!
마녀 하이타는 당황하며 시선을 돌렸다.
진홍빛 조수가 계속해서 차올랐고, 유황보다도 더 뜨거워졌다. 그 열기가 콧속과 목구멍을 태우며 둘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겼다.
그레이 레이븐, 어서 날 잡아!
형언할 수 없는 심연이 사방에서 감싸오자, 인간은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었다.
오직 계약과 신념만이 둘이 맞잡은 손을 놓지 않게 했다.
조금 전까지 강물에 가라앉은 바위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우리가 그 꼴이 될 줄이야.
죽음 너머에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더 이상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죽음의 기사"는 인간을 꽉 붙잡은 채, 아케론 심연의 더 깊은 곳으로 함께 추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