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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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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련된 척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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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기들이 부딪치면서 울리는 금속음이 전장을 가득 채웠고, 강렬한 충격파는 파도처럼 몰아치며 주변 건물 위에 새로운 상처를 남겼다.

불타버린 독수리의 깃발은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부서진 대리석 조각상들은 검투장의 관중들처럼, 눈앞의 처절한 싸움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헉... 헉...

...

수차례의 격전 끝에, 둘은 마침내 체력 한계에 다달했다.

숨을 쉴 때마다 사지가 찢기는 듯했고,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이 몰려왔지만,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장이었기에, 그는 오직 의지 하나로 버티고 있었다.

악마의 힘은 모두 소진되었고, 총도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의 와타나베에게 남은 건, 복수를 이루기 위한 단 하나의 무기, 반란의 불길뿐이었다.

("강철의 눈물" 등에 있던 촉수도 사라졌어.)

지금 저자의 상태도 나와 같은 건가?

와타나베는 확신이 없었지만, 점점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시도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어떻게든 이 싸움을 끝내야만 했다.

!

타오르는 태양 아래, 날카롭게 빛나는 칼날, 와타나베는 트레일 블레이드를 꽉 쥔 채, 분노의 함성과 함께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모든 힘을, 이 마지막 일격에 쏟아붓는다!

탕. 탕.

방아쇠가 당겨지고, 두 발의 혈탄이 칼날과 함께 날아가며 광란의 파도처럼 거세게 몰아쳤다.

쾅!!!

눈부신 섬광과 함께, 차가운 칼날이 단두대처럼 내려오는 공격을 정확히 막아냈다.

결국 참지 못했군. 사냥감이 완전히 지치기를 기다릴 줄 알아야지.

촉수가 마지막 남은 마력을 담아 뻗어 나오며 와타나베의 혈탄을 막아냈다. 곧이어 빛이 갈라지며, 반짝이는 금빛 점들로 흩어졌다.

옛날 생각이 나는구나!

강철의 눈물이 갑자기 손에 쥔 무기를 놓고 힘차게 앞으로 돌진하더니, 몸을 틀어 와타나베의 상체를 들이받았다.

(막아야… 안 돼, 늦었어!)

강철의 눈물이 와타나베의 오른팔을 낚아채더니, 그대로 비틀어 꺾어버렸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트레일 블레이드가 손에서 빠져나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하앗!!!

강철의 눈물은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휘둘렀다. 강력한 주먹은 거센 폭풍처럼 치명적인 위력을 품은 채 와타나베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

지친 몸은 의식을 따라가지 못했고, 와타나베는 오로지 근육의 기억에 의지해 팔을 들어 막아냈다.

쾅!

강렬한 충격에 돌바닥 위로 몇 미터 쓸려 나간 와타나베는, 피를 토하며 팔을 축 늘어뜨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쿨럭!

피와 먼지가 시야를 가렸고, 그는 흐릿하게나마 강철의 눈물이 허리춤에 찬 권총을 꺼내 자신을 겨누는 모습을 보았다.

여기까지다.

윽!!

갑자기 강철의 눈물의 동공이 수축하더니 그 자리에 굳은 채, 온몸을 격렬하게 떨기 시작했다.

꺼져…! 내 안에서… 당장 꺼져!!

등줄기를 파고드는 강철 바늘처럼, 심장을 도려내는 고통이 그의 몽롱한 의식 속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와타나베!

산산조각 난 이념이, 부패한 정신 깊은 곳에서 비명을 지르며, 그의 몸을 강제로 굽혀 땅바닥의 무언가를 주워 들게 했다.

툭—. 반란의 불길이 자욱한 연기를 뚫고, 와타나베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 굴러떨어졌다.

눈 뜨고 주위를 둘러봐.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제야 와타나베는 끊임없이 울려 퍼지던 총성이 멈췄음을 깨달았다. 대신 요새 곳곳에서 환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건물마다 군단의 독수리 깃발이 내려지고, 멀리서 의군의 전사들이 서로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작은 결투의 무대 밖에서, 그레이 레이븐은 고통받던 동료들과 함께 더 넓은 전장을 해방시킨 것이였다.

이제 날 죽인다고 해도… 전쟁의 결말은 바뀌지 않아.

와타나베는 떨리는 팔을 뻗어 땅에 떨어진 무기를 집으려 했다. 이윽고 들려오는 리볼버의 회전 소리.

이성을 잃은 강철의 눈물은 다시 검은 총구를 와타나베에게 겨누며 그의 시선을 꽉 붙들었다.

너희의 좁은 시야가… 군단 전체를, 이 잿빛 변방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심연으로 빠뜨릴 거다!

천사들은 결국 인간을 모두 말살할 거야! 이 행성의 역사…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 영광이든, 죽음이든… 전부 잊히고 땅속에 파묻히게 되겠지!

나는 수없이 많은 미래를 내려다봤다. 오직 이 길만이 군단, 나아가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로 이어지는 길이다!

민중에게서 쫓겨난 학살자들… 천사에게 조종당한 꼭두각시 지도자… 그런 자들이 감히 미래를 입에 담아?

와타나베는 피 묻은 입가를 훔치며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눈앞의 위협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강철의 눈물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아무리 그럴싸한 말로 포장해도, 지금의 넌... 인간 가죽을 뒤집어쓴 괴물일 뿐이야.

성당이 네 육신을 타락시켰다. 악마보다 더 끔찍한 악마로…

닥쳐!

자신을 악마라고 부르는 말에, "강철의 눈물"은 날이 서린 목소리로 외쳤다.

강철 군단의 역사는 악마들의 비명과 시체의 피로 쌓아 올렸다! 혼돈의 균열을 정벌하는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전사들이 악마에게 짓밟히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는지 알아?!

인간과 악마는 오래전부터 피로 물든 깊은 원한 관계다. 설령 혼자 남는다고 해도, 지옥 앞에 무릎 꿇을 일은 없다! 이건 우리 몸과 마음에 새겨진 신념이자, 강철 군단이 절대 저버리지 않는 사명이다.

하야부사와 츠루는 그 뜻을 위해 모든 걸 바쳤는데… 자기 자식이 악마랑 손을 잡을 줄 누가 알았겠나? 정말 한심하고, 비참할 뿐이다!

항상 자신감 넘치던 이 "통솔자"의 눈동자에 분노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해져 갔다.

...

"악마"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난 전장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평생 지켜야 할 진실 하나를 배웠다.

몸이 찢길 듯한 고통 속에서 와타나베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힘은 공정한 총알이다. 그 가치는 총알의 재질이나 무게가 아니라, 내가 어떤 목표를 겨누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껏 걸어온 길에서, 난 성당이 방치한 죄인들의 흉악한 만행을 보았고, 지옥에게 선택당한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을 불태워 남들의 길을 비추는 걸 목격했다.

그래. 난 이미 악마가 되었지.

하지만 내 총알은, 처음부터 인간의 편이었다.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요새 위, 사람들은 새로운 깃발을 높이 올렸다.

수많은 회색 깃발이 거센 바람 속에서 나부끼며, 단 한 번도 자비를 베푼 적 없는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조롱하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지. 이 땅을 저버린 자는, 결국 이 땅에게 삼켜질 거라고.

백성을 위해 싸우는 자는, 수만 번 쓰러지더라도 사람들이 다시 그를 일으켜 세워.

우리를 갈라놓은 원한이 사실은 이 세계를 무너뜨린 질서와 얽혀 있다는 걸,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깨달았지.

하.

조소를 터뜨린 "강철의 눈물"의 눈동자는 온통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품속에서 금빛 회중시계 하나를 꺼냈다.

회중시계 소리가 멈추면 네 무기를 집어라.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날 쏴.

강철의 눈물은 권총을 홀스터에 다시 꽂으며, 불공평한 규칙에 대해 차갑게 말을 꺼냈다.

물론, 네가 총알보다 빠르다면 말이지.

철컥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그 음악은 샘물처럼 맑게 흘러나와, 뜨겁게 부서진 전장 한가운데를 조용히, 그러나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

와타나베는 음악 속 모든 음표를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면서, 시선은 강철의 눈물과 발밑의 무기 사이를 조심스럽게 오갔다.

음악이 멈추는 순간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하며,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음악이 멈추기 전에 먼저 허를 찔러볼까?

(안 돼. "강철의 눈물"은 내 움직임보다 훨씬 빨라.)

와타나베는 불과 얼마 전 처음 맞붙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방금 한 생각을 접었다.

큰 소리를 지르거나, 모래 먼지를 일으켜서 주의를 돌릴까?

(그런 유치한 수에 속을 상대가 아니지. 무의미해.)

똑딱... 똑딱...

가볍게 스치는 바람이 마치 사신처럼 이 묘지 위를 조용히 쓰다듬으며, 음악이 종착점에 다다를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껏 생각해 낸 잔재주로는 이기는 게 불가능했고, 시간은 더 이상 새로운 해답을 찾아낼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남은 길은 단 하나,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우는 것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몸을 돌려 무기를 집어 들고 방아쇠를 당긴다… 말처럼 쉽진 않겠지.)

(하지만 반드시 해야만 해.)

와타나베는 마지막 몇 초 동안 온몸의 근육을 팽팽하게 조이며, 목숨 건 승부를 겨루기로 마음먹었다.

똑딱... 똑딱...

그리고 마침내, 음악이 끝나는 순간이 다가왔다.

(지금이다!)

하지만,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

?!

완전히 똑같은 선율이 와타나베의 등 뒤에서 새롭게 울려 퍼졌다. 재 속에서 피어오른 불꽃처럼, 결투의 반주가 다시 이어졌다.

한 인간이 강철의 눈물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그와 똑같은 금빛 회중시계를 손에 쥔 채 천천히 와타나베 옆에 섰다.

그레이 레이븐?

옆에 있는 전우를 바라보는 와타나베의 눈빛엔 놀라움이 스쳤고, 그 깊은 곳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반가움이 어렸다.

이건 너한테 맡길게.

감옥에 들어가기 전, 분명 몸수색을 할 거야. 적들 손에 넘어가선 안 돼.

와타나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살육으로 물든 대지 너머의 하늘을 바라봤다.

용맹한 영혼들은 그들이 사랑한 이 땅을, 결코 떠나지 않을 거라 믿었어.

그들은 바위가 되고, 바람이 되어, 그들이 사랑한 모든 것으로 다시 태어나, 세대를 넘어 인간의 후손을 지켜보며, 역사라는 흐름과 함께 흘러갈 거야.

그래서 난… 아버지가 내 곁에서, 강철 군단의 부활을 직접 보셨으면 좋겠어.

게다가 이 잿빛 변방에서 그레이 레이븐 곁보다 더 안전한 데가 있을까?

와타나베는 고개를 돌리며 작게 웃어 보였다.

아무튼, 부탁할게.

그 시계... 잘 보관해 줘.

지휘관은 다른 권총이 꽂힌 허리띠를 와타나베에게 건넸다.

네가 내 뒤에서 지키고 있는 줄은 몰랐네.

와타나베는 전에 인간과 맺었던 "약속"을 떠올렸다.

괜찮아. 내 원수는 내가 직접 끝내는 게 맞아.

와타나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때마침 잘 왔어.

걱정 마.

와타나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전쟁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아.

인간은 고개를 끄덕였고, 총구는 여전히 강철의 눈물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을 둘에게 넘겨주었다.

맑고 청아한 선율이 울려 퍼졌다. 새로운 원한과 오래된 상처들이 지금 이 전장 위로, 뜨겁고도 적막하게 솟구치고 있었다.

그렇군… 그레이 레이븐이 널 악마의 하수인으로 만든 거였어. 자기 자신조차도…

이 종족은 정말 구제 불능이네.

헛소리는 그만하고, 지금 상황에 집중해!

...

맑게 울리는 선율 속에서, 와타나베의 오른손은 그레이 레이븐의 홀스터 위를 단단히 누르고 있었고, 시선은 강철의 눈물에게 꽂혀 있었다.

고개를 든 강철의 눈물은 승리를 확신하는 냉소로 맞받아치며, 곧 다가올 생사의 심판을 태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천사와 악마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잔혹한 방식으로 마주 선 채, 죽음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모래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가운데, 와타나베는 불현듯 오래전 어느 무더운 오후가 떠올랐다.

후텁지근한 공기, 땀에 흠뻑 젖은 반팔 그리고... 끝나지 않은 채로 남겨진 한 논쟁.

바로 그때, 종소리가 울렸다.

광신자들의 주력 부대는 철수했고, 남은 적들은 앞쪽 감시탑에 숨어 있어.

성환은탄이 그들 손에 들어가선 안 돼. 정비할 틈을 주지 말고, 즉시 포병을 투입해 공격해야 돼!

안 돼요! 안에 아직 많은 민간인이 있어요!

내가 갈게. 내가 가서 저들과 협상할게!

협상? 참호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도, 그 미치광이들이 주저 없이 널 벌집으로 만들어 버릴 텐데?!

네 발밑에 널린 피투성이 시체들을 봐. 그놈들이 네 동료를 얼마나 죽였고, 네가 그들의 형제들을 얼마나 죽였는지 생각해 봐! 여긴 전쟁터야, 사관학교가 아니라고!

군사 규율 제3조, 강철 군단은 농부들이 창설한 군대로, 항상 잿빛 변방의 백성을 지키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한다.

제 총구는 오직 인간의 적만 겨눕니다.

군단 참모부를 대표하여, 강철의 눈물 부 통솔자가 내린 작전 명령 이행을 거부합니다.

멍청한 자식... 너 같은 놈은 조기 졸업시키면 안 됐어!

하야부사 통솔자님, 작전 명령 재검토를 요청합니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 하야부사! 성환은탄이 아직 적 손에 있다고!

...

내 명령을 전해라—

바로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탑의 문이 안에서부터 거칠게 열렸다.

???

거기, 밖에 있는 사람들!

그녀는 부상자를 어깨에 메고, 기절한 광신자를 질질 끌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츠루

안에 아직 부상자가 많아! 와서 좀 도와줘!!

… 어머니?

… 누가 특공대한테 멋대로 움직이라고 했어?

츠루

와타나베! 밸러드! 너희 싸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기회는 싸움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해, 왜 조금도 배우는 게 없어!

이제 다 싸웠지? 둘 다 얼른 와서 일해!!

세월은 너무나 많은 생명과 색을 앗아가 버려, 한때 굳게 믿었던 진리조차 흐릿해지게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상처 입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을 때—

용기와 생명을 둘러싼 그 오랜 논쟁은, 마침내 두 번의 종소리와 함께 최후의 승부가 가려졌다.

쿨럭!

총알 한 발이 날아와, 무기를 꺼내려던 와타나베의 오른팔을 정확히 꿰뚫었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와타나베는 거센 충격에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의 총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후...

하지만 강철의 눈물은 더 이상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조금 전, 작열하는 혈탄 한 발이 번개처럼 날아와, 그의 가슴을 관통해 버렸기 때문이다.

뭐... 지?

강철의 눈물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 손에 들고 있던 무기는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고,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가슴에 난 구멍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크윽!

피가 입 밖으로 쏟아졌고, 강철의 눈물은 고개를 들어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다.

가벼운 바람이 먼지를 일으켰고, 시야 끝에서 와타나베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강철 왼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강철로 만든 악마의 팔은 방금 불꽃을 내뿜은 대포처럼, 작열하는 열기를 뿜어내며 식어가고 있었다.

네가 내게 남긴 상처들...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강력한 무기다.

허.

잘... 쐈다. 쿨럭, 쿨럭!!!

제방이 터지듯 피가 솟구쳤고, 시야는 흐려지고 목소리는 서서히 잠겨갔다.

강철의 눈물은 점점 자신의 중얼거림조차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 때 그에게 계시를 내려주었던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제 그 하늘엔, 천지를 굽어보던 쌍두 독수리 대신, 의군의 깃발만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 순간, 무언가를 본 것 같은 강철의 눈물은 안간힘을 다해 팔을 뻗었고, 핏물에 잠긴 목에서는 켁켁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

한 줄기 금색 빛이 강철의 눈물의 몸 안에서 솟아오르더니 피부를 환히 비추었다. 그 빛은 살과 핏속에서 응결되고 꿈틀거리며, 척추를 갈기갈기 찢고 튀어나오려고 발악했다.

그 순간, 강철의 눈물은 마침내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밸러드의 의식을 완전히 되찾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마지막 힘을 다해 외쳤다.

와타나베! 어서 날 죽여라!!

갑자기 강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트레일 블레이드가 강철의 눈물의 목을 깊숙이 찌르며, 그의 몸속에 있던 흰색 반점을 정확히 파괴했다.

… 들었어, 밸러드.

난... 잿불삼걸의 모든 것을 이어받을 거야.

...

강철의 눈물은 말없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팔을 떨어뜨렸다. 서서히 흐릿해져 가는 그의 눈동자는 제자의 두 눈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 잘했다.

강철의 눈물의 손가락이 천천히 내려갔다. 펼쳐진 손에는 한 발의 탄환이 놓여 있었고, 은은한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성환은탄...

그것은 강철의 눈물의 마지막 말이자, 그가 와타나베에게 남긴 마지막 과제였다.

천사의 날개는 꺾였다.

흙에서 태어난 자는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와타나베는 선조들이 인간 세계에 남긴 마지막 유물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마침내 안도한 듯한 얼굴로, 활활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거듭 태어나는 창공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검은 까마귀 한 마리가 울부짖으며, 죽음과 재생이 뒤엉킨 전장을 가로질러—

성당과 지옥 사이의 적막 속으로 날아갔다.

<i>와타나베, 네 질문에 대해 나도 많이 생각해 봤다.<i>

<i>이 세상에 아무리 위대한 존재도, 영원을 누리거나 죽음의 끝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i>

<i>역사의 물줄기가 우리 발목을 적실 때, 우리가 지금 남긴 발자국은 언젠가 씻겨 사라지고, 광활하고 무한한 과거 속으로 흩어지겠지.<i>

<i>하지만 네가 역사서를 펼쳐본다면, 놀랍게도 인류는 오래전부터 시간을 넘어서는 기적을 만들어왔다는 걸 알게 될 거야.<i>

<i>황무지를 개척한 위인들, 폭군을 무너뜨린 영웅들… 광대한 역사의 기록은 이미 그들의 이름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i>

<i>그들은 자신의 선택과 용기 덕분에 세상에서 잊히지 않았고, 그렇기에 오늘날에도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거야.<i>

<i>그러니 와타나베, 책임을 두려워하지 말고, 앞길이 험하다고 겁내지도 말아라.<i>

<i>네가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찬란하고도 거대한 역사가 네 등을 받쳐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줄 테니까.<i>

<i>강철의 군단은 죽음 앞에서는 쓰러질지 몰라도, 시간 앞에서는 결코 무너지지 않아.<i>

<i>가라, 와타나베.<i>

<i>앞으로 나아가며,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도 잊지 말아라.<i>

잿빛 변방

한 달 후

잿빛 변방, 한 달 후

하늘을 뒤덮은 황사 사이로 갑자기 아득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외로운 붉은 그림자가 모래 장막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

와타나베는 말안장 위에 앉아, 두 손으로 하모니카를 입가에 가져갔다. 그리고 폭풍 속의 고독한 연주자처럼, 자신의 자유와 긍지를 이 황량한 대지 위에 흩뿌리듯 연주했다.

그리고, 와타나베의 뒤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어.

와타나베는 잠시 연주를 멈추고, 붕대를 감은 오른팔을 가볍게 흔들며 환하게 웃었다.

진짜… 저희가 이겼나요? 성환 대포까지 되찾고…

이거 꿈 아니죠?!

강철의 눈물... 성당에 몸을 빼앗긴 그의 복수를, 기필코 갚아주겠어.

그놈들, 감히 강철의 눈물의 신념과 명예를 짓밟았어. 절대로 용서 못 해.

맞아. 성당 같은 건 지옥에나 떨어지라고 해! 우리에겐 무적의 와타나베 님과 그레이 레이븐 님이 있다고!

연기와 먼지가 조금씩 걷히자, 점점 더 많은 그림자가 그들 뒤로 모여들었다.

와타나베 통솔자님, 각지의 의군들이 모두 저희 소대로 합류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우려하셨던 후방 지원 문제는…

각지 백성들의 자발적인 지원 덕분에, 병사들의 식량과 물도 이미 넉넉히 확보된 상태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30년 가까운 군 생활 동안...

이토록 거대한 규모의 군대를 본 적이 없습니다.

모래바람이 완전히 걷히고, 와타나베와 【Kuroname】은(는) 고삐를 움켜쥔 채, 조용히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대군이, 그들 눈앞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군마의 울음소리, 숲처럼 빽빽한 병기들의 위용. 작열하는 태양 아래, 물결처럼 밀려드는 병력의 행렬이 갈라진 대지를 넘어 지평선 너머로 이어졌고,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분노의 파도로 융합되어 가고 있었다.

그레이 레이븐.

어젯밤에 준비한 연설 말인데, 네가 할래, 내가 할까?

와타나베는 하모니카를 집어넣으며, 웃는 얼굴로 옆에 선 인간을 바라봤다.

와타나베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서려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몸을 돌려 주먹을 내밀었다.

그럼, 힘내자는 의미로?

와타나베는 웃으며, 두 다리로 말 옆구리를 조여 주저 없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전우들이여, 나는 강철 군단 제4대 통솔자, 와타나베다!

얼마 전, 나는 영광스럽게도 여러 동지와 함께 핏빛 전장을 함께 누비며 요새를 함락시키고, 신을 베는 무기, 성환 대포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 끔찍한 생사의 접전 속에서, 나를 포함한 수많은 전사들이 강철의 눈물의 등 뒤에서 천사의 날개가 돋아나는 것을 목격했고, 그가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똑똑히 보았다!

그의 모든 행동은 천사의 조종에 의한 것이며, 강철의 눈물 자신도 지고천의 독을 뒤집어쓴 성당의 권속이었다!

말이 끝나자, 눈앞의 군진이 일제히 술렁였다.

지난 30년간 성당은 천재지변을 일으키고, 천사를 풀어 아이들을 죽이고 땅을 불태우며, 잿빛 변방을 공포로 물들였다.

오늘날까지도 그들은 여전히 저 하늘의 대낮이 잔혹하지 않다고 생각해, 인간 세계의 내전까지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증오하며 피 흘리기를, 마지막까지 서로 죽이기를 바라고 있다.

새로운 통솔자가 위엄 있는 모습으로 참혹한 인간 세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줬다. 설령 가장 어두운 절망 속에 놓인다 해도, 인간은 결코 무너져 내리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손을 맞잡고 일어나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반격에 나선다는 걸!

몸을 돌린 와타나베는 자신의 뒤쪽을 가리켰다.

앞으로의 길은 분명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할 것이다. 곧 피에 굶주린 괴물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릴 것이고, 또 다른 동지들이 우리 눈앞에서 쓰러질 거다.

두려운가? 당연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버리지 마라. 그 두려움은,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해 주고, 우리가 성당도, 지옥도 아니라는 증거다!

부모님이 눈앞에서 쓰러질 때, 천사가 피투성이 입을 벌리며 나를 덮칠 때, 나 역시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하지만 난 한순간도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와타나베가 갑자기 오른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희망이 없는 길을 눈앞에 두고도, 끝까지 고개를 들고 싸우려는 결의,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용기다!

나는 계속 싸울 것이다! 내 부모님, 스승님… 그리고 성당과의 깊은 원한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누군가는 반드시 잿불삼걸의 뜻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는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 만약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 절망은 계속 퍼져나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거다!

어쩌면, 언젠가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 모두가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깃발을 이어받을 동지는 항상 있을 것이다. 수많은 전우들이 생명으로 쌓아 올린 이 길 위를 딛고, 누군가는 반드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는 언제나 믿어왔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이 있기에, 인간의 역사는 꺾이지 않고, 멈추지 않으며, 영원히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렁찬 선언이 대지를 울리고, 군중들은 일제히 오른 주먹을 높이 들어 함성을 터뜨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강철 군단의 통솔자로서, 잿빛 변방의 모든 인류를 대표해 선언한다!

거만한 성당,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는 지고천! 너희들에게 전쟁을 선포한다!!

전원

"좋아!" "계속 싸우자!"

"전쟁이다! 전쟁!" "천사들을 모조리 없애버려!!" "어머니와 딸의 원수를 갚겠다!!!"

전쟁의 철마는 멈추지 않는다!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쓰레기들을 모조리 짓밟고, 이 부패한 대지의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쓸어버려라!

와타나베는 저 멀리 불타오르는 대지를 향해 칼을 겨눴다.

이 전쟁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성당이 무너지고, 그 뿌리가 쓸려 나갈 때까지—

"전쟁!"

천사들이 마지막 피 한 방울을 흘릴 때까지—

"전쟁!"

그리고, 어둠이 다시 이 대지를 감쌀 그날까지!!!

"전쟁! 전쟁! 전쟁!"

전쟁이 필요한 자들에게 전쟁은 정의다.

모든 희망을 잃은 자들에게 전쟁은 정당한 선택이 된다.

전원, 깃발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라!!

신, 이제 너의 답을 들려줄 차례야.

하야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차가워졌다.

넌… 밸러드가 아니야.

네 껍데기 안에 다른 영혼이 있는 게 느껴져. 그게 아니라면… 이미 천사의 꼭두각시가 된 거겠지.

...

강철의 눈물은 무표정한 얼굴로 하야부사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그"에게 남은 마지막 이성 덕분에, "내"가 너에게 이런 기회를 주는 거야.

하야부사의 손끝이, 허리의 홀스터 가죽을 찢을 듯 움켜쥐었다.

나 강철 군단 제3대 통솔자 "하야부사"!

성당의 사냥개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고, 치명적인 불꽃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명중한 건 단 하나의 총알뿐이었다.

...

쿨럭!

다른 총알이 하야부사의 뺨을 스쳐 지나가며, 얕은 상처를 남겼다.

신... 일부러 급소를 피한 거냐?

강철의 눈물이 피를 토했다. 그러자 눈동자의 금색 빛이 사라졌고, 등 뒤의 날개도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난 아직 모든 걸 되돌릴 수 있다고 믿어.

하야부사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총구를 내렸다.

이제 좀 진정됐나, 밸러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얘기해 봐.

난...

강철의 눈물이 말을 시작하려다 갑자기 멈췄다. 그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와타나베?!

?!

하야부사가 급히 뒤돌아보는 순간, 텐트 안에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그 뒤에 서 있던 와타나베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미처 놀랄 틈도 없이, 차가운 칼날이 번뜩였다.

그리고 그 날카로운 칼끝은 순식간에 하야부사의 가슴을 관통했다.

신!!

선혈이 분수처럼 솟구치고, 텐트 안에는 죽음의 기운이 소용돌이치듯 피어올랐다.

누구야… 너…?

???

...

밸러드 님.

거래 하나 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