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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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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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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 요새의 탑

감옥 폭동 전

감옥 폭동 전, 성환 요새의 탑

[player name]은(는) 분명히, 30년 전에 죽었어.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런데, 어째서 그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지?

네게선 성당의 힘도 느껴지지 않고, 드림캐처도 반응하지 않는다.

대체 정체가 뭐야…?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의식을 찌르며 파고들었다. 지금 그는, 강철의 눈물이 하는 터무니없는 말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거대하면서도 숨 막히는 압박감이 머릿속을 잠식했다. 수많은 검과 칼이 귓가에서 쨍쨍 부딪히며, 미친 듯이 고막을 찢어놓았다.

안 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전에 대천사와 싸웠을 때처럼, 전력을 다해 싸우는 것이 제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바로 그때, 강철의 눈물 책상 위의 드림캐처가 떨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요새 전체가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모든 구역의 드림캐처가 딸랑거리기 시작했다. 그 울림은 마치 거대한 강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듯, 하늘을 뒤흔드는 굉음이 되어 번져갔다.

이는 와타나베가 요새 탈환 작전을 개시했다는 신호였다.

?!

강철의 눈물은 악마의 갑작스러운 침입에 잠시 기세가 누그러졌다.

그리고 인간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와장창!

인간은 두 팔로 이마를 감싸고, 온 힘을 다해 옆 유리창으로 몸을 날렸다.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메스꺼운 무중력감. 천지가 뒤엉키는 그 와중에——

까마귀가 울부짖으며 혼란에 빠진 군진 위를 낮게 날았다. 회색 깃털을 흩날리며 공중에서 몸을 펼친 까마귀가 지휘관을 품에 안았다.

[player name], 다친 곳은 없지?

알겠어.

네티아는 등 뒤의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인간을 품은 채 요새의 성문 쪽으로 곧장 날아갔다.

인간은 허리춤에서 권총 하나를 꺼냈다. 요새에 입성하기 전, 몰리간이 감춰둔 무기였다.

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향해 조준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악마가 요새에 잠입했다! 순찰대는 경계를 강화하라! 파리 한 마리도 들이지 마라!

병사들

예!

드림캐처가 흔들리자, 약 백 명 규모의 병력이 긴급히 소집되었다. 성문 주변엔 빠르게 방어선이 구축되었고, 마치 폭풍 전야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너희 조도 호출됐어?

지난번에 포로들이랑 카드 치다가 누가 너 건드려서 그냥 쏴버렸다며? 진짜야?

걔뿐만 아니라, 거기 있던 애들 전부 죽였어.

후... **. 카드 얘기 그만하자. 간신히 좋은 패 나왔는데, 호출 때문에 다 말아먹었네.

왜, 좋잖아? 안에선 악마 잡느라 아수라장인데, 우린 여기서 햇볕이나 쬐면서 월급 챙기고.

어차피 반란군도 거의 다 처리됐고, 더 이상 남아있는—

슈우우웅— 하늘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놀란 병사들이 뒤를 돌아보자, 붉은 신호탄 하나가 긴 꼬리 불꽃을 끌며 창공을 가르고 있었다. 그 자국은 마치 하늘 위에 그어진 상처처럼 눈부셨다.

저... 저게 뭐지?!

보고드립니다, 신호탄입니다!

멍청한 놈! 내가 말한 건 저쪽이다!

사관의 겁에 질린 외침에, 병사들은 몸을 돌려 저 멀리 지평선 쪽을 바라봤다.

짙은 연기 사이로 수많은 검은 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점들은 점점 커지며 하늘을 뒤덮었고, 이내 하나의 거대한 전선을 이루었다.

바람을 가르며 휘날리는 회색 깃발 하나가 하늘을 향해 곧게 꽂혀 있었다. 그 깃발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인도하듯 위엄 있게 펄럭였다.

전우들이여! 30년 전, 바로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 선조들은 칼을 들고 피를 흘리며, 악마를 지옥으로 내쫓았다!

무려 30년 동안, 성당은 우리의 역사를 왜곡했고, 우리의 날개를 꺾고, 대낮 속에 우리를 가둬 구걸이나 하는 가축으로 만들었다.

이젠 우리가 그들의 깃발을 이어받아, 혁명의 막을 다시 열 차례다!

전사들이여, 오늘이다! 이 배신자들에게, 누가 진짜 가축이고 누가 진짜 도살자인지 똑똑히 보여줘라!!

휘파람 소리가 울리고, 곧이어 천지를 뒤흔드는 분노의 함성이 들판에서 터져 나왔다.

죽여라!!!

대지를 울리는 말발굽 소리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요새의 방어선을 향해 돌진했다. 솟구치는 먼지 뒤로, 돌격대가 파도처럼 몰려왔다.

적, 적의 습격이다!!

전원 전투 준...

커헉…!

사관 옆의 모래가 갑자기 꺼지더니, 그 틈에서 검은 그림자가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그림자는 유령처럼 다가와 칼을 뽑아 들고 사관의 심장에 깊이 꽂았다.

누, 누구야?! 으악…!

네, 네놈은…!

차가운 검광이 번뜩이고, 화약 냄새가 자욱하게 퍼진다. 두 구의 시신이 날카로운 칼에 잘린 깃대처럼, 얼굴에 마지막 공포를 남긴 채 진흙과 피가 뒤섞인 땅 위로 힘없이 쓰러진다.

...

이와 동시에 성벽 아래 여기저기서 비명과 총성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성 아래 각지의 초병들은 대부분 반격조차 못 하고, 매복해 있던 의군 결사대에게 도륙당했다.

덜커덕... 덜커덕...

이때, 성문이 천천히 올라갔다. 어둡고 붉은 녹이 마치 굳은 피딱지처럼 층층이 벗겨졌고, 경첩이 돌아가는 소리는 총성과 뒤섞여, 마치 죽어가는 거인이 뼈마디로 지옥문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어둠의 끝에서 인간과 네티아가 발밑에 어지럽게 널린 시체들을 밟으며 천천히 성문 밖으로 나왔다. 그들을 감싸는 건 새롭게 떠오른 찬란한 빛이었다.

총성과 함성의 파도는 점점 더 커져, 썩어가는 대지를 붉게 물들이고 [player name]의 부름에 응답했다.

이 순간, 인간 세계의 모든 굴욕과 공포는 분노로 바뀌었다.

그 분노는 낡은 세상을 집어삼키고, 새로운 시대를 단련할 용광로에 불을 지폈다.

성환 요새

한편

성환 요새

죽여라!!

맨 앞에서 돌격하던 열댓 명의 의군 전사들이 가장 먼저 주탑 안으로 침입했다.

문 닫아!

같은 시각, 양쪽에 잠복해 있던 초병들이 동시에 밧줄을 당기자, 활짝 열려 있던 철문이 굉음을 내며 내려앉았다.

조준—

발사!!!

짙은 연기와 함께, 눈부신 불꽃이 순식간에 앞의 적들을 삼켜버렸다.

고통에 찬 신음이 여기저기 울려 퍼졌고, 맨 앞에서 돌격하던 전사들은 그대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전진해!!

뒤따르던 병사들은 동료의 시체를 밟고, 피비린내 나는 화약 연기 속으로 망설임 없이 돌격했다.

버텨라!! 반드시 반란군을 막아야 한다!!

죽여라! 강철 군단 만세! 강철의 눈물 통솔자 만세!!

수비병들은 장전할 틈도 없이, 총검을 들고 반격에 나섰다. 요란한 함성과 함께 양측이 격돌했고, 칼끝이 스치는 살얼음 같은 거리에 피 튀기는 백병전이 펼쳐졌다.

살기로 붉게 물든 눈동자들이 서로 얽히고, 피와 분노에 굶주린 얼굴들이 부딪히며, 핏빛 안개 속에서 물어뜯고 사냥하듯 적을 쓰러뜨렸다.

계속되는 혈투 속, 양측마다 각각 한 분대씩 후방에서 포복 자세로 전선의 움직임에 맞춰 전진하고 있었다.

그들은 단검을 쥔 채 시체를 하나하나 살피며, 심장이 멀쩡한 시체가 눈에 띌 시, 망설임 없이 갈비뼈 사이를 꿰뚫었다.

"장송"—재난의 시대. 이런 전장 정리와 시체 변이를 막는 행위를 사람들은 장송이라 불렀다.

정렬! 사격 대형—

긴박한 북소리가 울리자, 후방 수비병들이 신속하게 모여, 앞줄은 무릎을 꿇고 뒷줄은 서서 조준 자세를 갖췄다.

길 막지 말고 비켜!

조준—

아직 적과 얽혀 싸우는 아군이 있음에도, 그들은 망설임 없이 전장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특공대! 이쪽이다. 따라 와!

병사들

네!

위기 앞에서, 한 노병이 망설임 없이 결단을 내렸다. 그는 몸에 폭탄을 가득 두른 전사 몇 명을 이끌고 측면으로 돌파했다.

모두, 엎드려.

와타나베?!

천둥과 같은 명령이 모든 의군 전사의 뇌리를 꿰뚫었다. 마치 바로 귀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또렷하고도 강렬한 목소리였다.

엎드려!!

그 말과 함께, 의군 전사들은 난전에서 벗어나 양옆으로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뭐, 뭐야?!

사, 사관님... 성문이!

아, 안 돼, 성환 대포다!!

그때 한 줄기의 금빛 광선이 솟구쳐 오르더니, 강철로 된 벽을 뚫고 지나갔다.

이어서 무수한 찬란한 빛줄기들이 무지개 장막처럼 탑을 관통하며, 세상을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앞으로 뻗어나갔다.

결코 뚫리지 않을것 같았던 성은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마치 폭풍 속 마른나무처럼 무기력하고 철저하게 붕괴되었다.

찬란한 기류는 지나가는 모든 것을 증발시키며 유성으로 꿰어진 거대한 검이 되어 솟구쳤다. 그 칼날은 붉은 요새를 세로로 찢고 천지를 갈랐다.

30년 전의 기적이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인간의 곁에 강림했다.

콰르릉——!!

커헉, 쿨럭쿨럭!

몸 위에 쌓인 모래와 돌을 걷어내자, 뜨거운 피가 빗물처럼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

아, 아직… 살아 있는 자 있나?!

히익?!

갑자기 철로 된 손이 피 웅덩이에서 사관을 끌어 올리더니, 그의 목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댔다.

전쟁은 끝났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얼굴을 덮고 있던 끈적한 핏물을 닦아내자, 승리의 찬란한 빛 속에 한 붉은 기사가 서 있었다.

그의 뒤엔 수 미터 길이의 포신, 성당제 미스릴로 만들어진 거대한 대포가, 여전히 타오르는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단지 일반 포탄을 넣었을 뿐인데도, 도시 하나를 지울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한때 신을 죽였던 최종 병기이자, 재난 이전 시대 인간 기술의 결정체였다.

"성환 대포다! 성환 대포가 발사됐다!!"

기사 곁에 모여 있던 병사들이 환호했다.

눈 똑바로 뜨고 잘 봐라. 누가 이 잔혹한 마굴을 박살 내고, 너희들 오만한 콧대를 꺾어놨는지!

찬란한 광선이 구름을 꿰뚫고 전장을 비추자, 수많은 복수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 눈엔 분노가, 그 심장엔 기억된 고통이 깃들어 있었다.

제, 제발 살려줘! 항복할게, 제발!!

너희 칼날 아래에서 무고한 죽음을 맞이 한 자들은, 너처럼 비굴하고 역겨운 표정으로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어.

나, 나는 요새의 병참 장교야! 알고 있는 게 많다고! 살려만 준다면, 분명 쓸모가 있을 거야!

닥쳐라. 군단의 독수리 깃발은 네 비겁함과 간사함을 수치로 여긴다. 새로운 세계는 너희 같은 배신자들을 영원히 경멸할 거다.

나, 와타나베는 강철 군단 제4대 통솔자의 이름으로, 성환 요새의 더러운 배신자들에게 최종 판결을 내린다!

강, 강철의 눈물은 아직 죽지 않았어!!

그 말에, 와타나베의 칼끝이 살갗에 닿은 채로 잠시 멈췄다.

나... 난 강철의 눈물이 어딨는지 알...

으아아악!!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이한 촉수가 사관의 등을 꿰뚫고 가슴을 관통했다.

뿜어져 나온 피가 와타나베의 얼굴을 붉게 적셨다.

쓰러진 시체 뒤로, 수없이 번뜩이는 촉수들이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독 문어처럼 천천히 솟아올랐다.

와타나베는 이 기괴한 힘이 누구의 것인지 잊지 않고 있었다.

패자의 말은 언제나 가장 교활한 덫이지. 이건 내가 너에게 가르치는 두 번째 교훈이다.

뼛속까지 증오했던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 의군 전사들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그들은 이빨을 악물고, 주먹을 움켜쥔 채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

피는 피로 갚는다!!

칼을 높이 치켜든 노병이 행렬을 뚫고 가장 먼저 돌진했다.

강철의 눈물!!

그 뒤로 병사들이 피범벅 된 폐허를 가로지르며 공동의 원수에게 달려들었다.

강철의 눈물은 그 자리에 서서, 가소롭다는 듯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금빛 광채로 번뜩이는 두 눈동자는, 무의미한 발버둥을 치는 벌레들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복종하라.

순간, 시끄러웠던 전장에 죽음 같은 정적이 내려앉았다.

?!

크윽!

병사들은 못 박힌 것처럼, 그 자리에서 두 눈을 부릅뜬 채 꼼짝할 수 없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건 악마만이 벗어날 수 있는, 완전한 속박이었다.

밸러드!!!

분노가 담긴 포효가 적막을 찢었다. 곧 붉은 전광이 튀어나와 금빛 가시덤불 속으로 돌진했다.

촉수는 악마 기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와타나베는 그 틈을 파고들며 트레일 블레이드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인간의 눈으로는 절대 따라잡지 못하는 속도로, 강철의 눈물 얼굴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쨍.

느려.

칼날이 부딪치며 사방으로 불꽃이 튀어 올랐다. 그와 동시에 거센 충격파가 터져 나오며, 조종당하던 병사들을 한꺼번에 휩쓸어 폐허 속으로 내던져 버렸다.

강철의 눈물은 칼날을 아래로 흘리며 옆으로 한발 물러났다. 무릎을 힘껏 들어 올려 와타나베의 복부를 가격하자, 뼈가 부서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오른쪽 다리로 와타나베를 걷어차 몇 미터 밖으로 날려버렸고, 그 충격에 앞쪽 돌벽이 산산이 부서졌다.

쿨럭!

일어나! 내가 가르친 게 고작 이 정도였나?

강철의 눈물은 검을 들어 올리며, 흩날리는 먼지 사이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바로 그때, 폐허 곳곳에서 강철이 바닥을 치는 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내가 아는 스승이라면, 이렇게 무모하게 적의 포위망 한가운데로 뛰어들진 않았을 거야.

전장에 흩어져 있던 붉은 총들이 하나둘 공중에 떠올라, 병사들을 대신해 진형을 이루며, 강철의 눈물을 완벽히 둘러쌌다.

허, 악마의 수작이군.

들어라… 이 대지에 스며든 분노의 함성을!

총알이 빗발치자, 강철의 눈물 등에서 금빛 촉수들이 튀어나왔다. 그 촉수들은 몸을 둘러싼 채, 사방으로 거칠게 휘둘리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금빛 장막을 만들어냈다.

사방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고, 핏빛 총알이 그 장막을 뚫고 쏟아졌다.

전장은 순식간에 불타는 소용돌이로 뒤덮였고, 뜨거운 탄환은 끊어진 진주마냥 튀어 올랐다가 땅바닥으로 내리꽂히며 산산이 부서졌다.

으아아아!

화력으로 우세를 되찾은 와타나베는 다시 무기를 꽉 잡고 몸을 낮춰 돌진했다.

악마의 힘으로 시각이 강화된 와타나베는, 금빛 촉수가 미처 감싸지 못한 사각지대를 정확히 포착했다.

기술이 시시각각 변하는 적을 앞에 두고, 그는 망설임 없이 결단을 내렸다.

(여기다!)

와타나베는 철벽 방어 속 단 하나의 빈틈을 향해 전력으로 찔러넣었다.

잡았다.

?!

촉수의 움직임이 멈추는가 싶더니, 다시 사방에서 터져 나와 가시처럼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다.

와타나베는 즉시 자세를 틀어 공격을 멈추고, 양팔로 몸을 가리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수많은 촉수가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며, 뒤편에서 불을 뿜고 있던 총기들을 휘감았다.

흥. 혼돈의 균열을 봉인하기 위해 잿불삼걸이 베어 넘긴 괴물들, 그것들의 무시무시함은 속세의 인간 따위가 감히 상상조차 못 할 수준이지.

금빛 가시 촉수들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공중에 떠 있는 총들을 조여갔다. 그건 거대한 뱀이 사냥감을 휘감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나이아히츠 휘하의 메뚜기 염마조차도, 내 검 앞에서는 벌벌 떨 수밖에 없었지.

악마의 힘을 빌리면 날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촉수들이 압박을 가하자,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수십 자루의 총이 유리처럼 부서지며 붉은 가루가 되어 공중에 흩날렸다.

헛수고다. 내게 힘이 남아 있는 한, 총들은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진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공중에 흩날렸던 붉은 가루들이 다시 모이더니, 순식간에 새로운 총기로 재구성되어, 그의 주위를 감쌌다.

쳇. 천사든 악마든, 권속이 힘을 쓸 수 있는 조건은 결국 똑같군.

강철의 눈물 등 뒤에서 다시 한번 촉수가 튀어나왔고, 이번에도 와타나베가 소환한 총들을 정확히 포착해 단단히 휘감았다.

그럼, 이제부터는 체력과 의지의 싸움이 되겠군.

꽤 힘들게 여기까지 왔을 텐데, 말투는 여전히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네?

너한테 지면 안 되는 이유가 있거든.

와타나베는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내며, 땅에 쓰러져 있는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하.

강철의 눈물은 비웃듯 짧게 웃더니, 더는 추격하지 않고 몸을 돌려, 전장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저 먼 곳 광장을 바라보았다.

여긴 관객이 너무 적어, 너희의 그 오만한 이상을 묻기엔 아깝지.

영광이 없는 죽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 많은 자들이 우리의 싸움을 목도하고, 기록하게 만들자고.

백 년쯤 지날 때면, 성당의 음유시인들은 너희의 어리석은 저항과 죽음을 강철 군단이 혼란을 바로잡는 서막쯤으로 써먹을 테지.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와타나베는 오히려 입꼬리를 올려 도발이 담긴 웃음을 날렸다.

너의 그 오만함이 흘러넘치는 발언은 이번 혁명에서 언급할 가치도 없다.

지고천이 널 어떻게 타락시켰는진 몰라도, 한때 백전백승의 부 통솔자를, 인간의 정신이나 갉아먹고, 동료를 학살하는 도살자로 만들어 버리다니.

어쨌든 난 강철 군단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하야부사 통솔자의 아들로서, 과거 백성을 위해 싸웠던 잿불삼걸에게 마지막 예의를 다할 생각이다.

진정한 밸러드를 위해, 여전히 싸우고 있는 자들을 위해, 그리고 더는 싸울 수 없는 그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도, 넌 내가 반드시 죽인다!

성당의 권속으로 타락한 그 존재 또한 비웃음을 흘렸다.

좋아. 그럼 마지막 수업을 받을 준비는 됐겠지?

피로 물든 대지 위로 총성과 포성이 북처럼 울려 퍼졌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전장의 고동, 와타나베는 모자를 고쳐 쓴 뒤, 트레일 블레이드 위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이 전쟁의 종막을, 우리 결투의 무대로 삼기엔 충분하지.

피로 젖을 때까지 싸우다가, 죽음으로 끝낸다.

두 남자는 한층 더 거대하고 장엄한 전장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들의 무덤이 될 곳을 향해.

과거를 불태운 미래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