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8 기나긴 이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ER08-10 반역자

>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방 끝에 서 있던 반즈의 위치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곧이어 통신 채널을 타고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에 지휘관이 귀를 막았다.

갑작스러운 폭발로 반즈의 시각 모듈이 흐려졌고, 그는 뒤로 쓰러지면서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무슨 일이야!

>>>>>의식의 바다 편차 수치 이상<<<<<

>>>>>안전 계수 임계치 초과<<<<<

>>>>>강제 종료 프로세스 실행<<<<<

아직은 안 돼.

반즈는 흐릿한 의식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의식의 바다에서 뒤엉킨 기억 데이터가 그의 시야를 뒤덮었다.

그러자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눈앞에 나타났고, 아이들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

이건 056번의 시점인가?

소년의 뒤에 숨어있던 여자아이는 더 어려 보였고, 남자아이를 재촉하자 조심스럽게 나와 "그"의 손을 잡았다.

얘가 에비아나에요. 아마 그녀의 번호로 부르는 게 더 편할 거예요.

수년 전 056번의 눈을 통해, 반즈는 에비아나의 구속복에 적힌 번호를 보았다.

그때의 056번은 결국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에비아나, 이몬, 이제 휴식 시간인데 날 왜 찾은 거니?

에비아나가 개조된 지 보름이 지나서, 내일 당신과 연결한다고 그 사람들이 말했어요.

알고 있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없어. 에비아나의 의식의 바다가 충분히 안정적이라면 무리는 없을 거야.

"자신"이 타인의 의지로 "의식의 바다"라는 단어를 꺼낸 순간, 반즈는 눈앞의 아이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자세히 보니 그들은 모두 구조체였다.

아이들을 키우는 "양성 구역"에는 진짜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개조가 완료된 구조체들이었다.

쓰레기장에는 가기 싫어요.

반즈가 아이들의 정체를 깨달아 충격에 빠진 그 찰나, "자신"은 손을 들어올리기고 있었다.

반즈는 한 여성의 손이 에비아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보았다.

걱정하지 마. 이몬처럼 내 말을 잘 들으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네.

……

지면이 흔들리면서, 눈앞의 광경이 다시 일그러졌다.

반즈

으윽.

반즈는 문득 멜비가 예전에 해줬던 과거 이야기가 떠올랐다.

케이론이 가져온 영상 자료를 봤어요. 영상 속 그 아이들은 구조체로 개조된 뒤, 연결 실험 중에 세상을 떠났어요.

더 좋은 실험 결과를 위해서 아이들을 강제로 구조체로 개조했다니. 우리가 했던 모든 실험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존속을 위해서였잖아요.

……

근데 이곳은 무슨 일이에요? 단순히 제 근황을 물어보려는 건 아닐 텐데요.

전 공중 정원을 떠나기로 했어요. 지상의 한 연구소에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하자고 제안이 왔거든요.

여기에도 그런 아이들... 구조체들이 있었어.

반즈?

누가 날 부르고 있어.

반즈.

……

!

반즈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세상이 뒤집혀있었다. 지하에서 폭발음이 터져 나오면서 건물 전체가 뒤흔들렸고, 천장은 끔찍한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반즈는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본능적으로 몸을 굴렸다. 그 순간 천장에서 떨어진 파편이 그가 있던 곳을 강타했다.

쾅.

후.

통신 채널에서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억 데이터가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괜찮아.

방금의 붕괴로 새로운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고, 반즈가 이를 살펴보았다.

뒤에 있는 저 길로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너희가 들어온 길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어.

잠깐만.

반즈가 어두운 통로를 경계하던 그때, 자신을 지하로 끌고 갔던 침식체가 기어 나왔고, 반즈는 즉각 몸을 낮추어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 이상한 침식체가 다시 나타났어.

침식체는 새빨간 "눈"으로 반즈를 노려보며 한동안 "힘"을 모으더니, 결국 공격해 오지 않았다. 그는 마치 뭔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지휘관,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이 녀석은 날 어딘가로 유인하려는 거 아닐까?

리볼버를 꺼내 든 반즈가 일어서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갔다.

침식체

쉬이익.

침식체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돌아서서 어두운 통로 속으로 사라졌다.

또 도망갔어. 내가 쫓아가 볼게.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