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응, 모두 안녕, 잘 가.
나에게 "안녕"이란 말은 더 이상 이별을 의미하지 않아. 당신들이 내 옆에 있었다는 증거니까.
난 줄곧 과거의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고, 부족했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어.
내가 "성인"이 아니라서, 매사 아무런 집착 없이 다 내려놓을 순 없단 말이지.
상처도 내 일부니까. 난 그 상처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거야.
여전히 바꿀 수 없는 일이 수두룩하고 이로 인해 아쉬움이 더 많아져도...
다시 되돌리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도, 통곡하는 것도, 자신을 미워하는 것도 다 괜찮으니까.
내가 이 고통을 느낀다는 건 아직 신경 쓰는 일이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 굳이 다 내려놓지 않아도 되잖아?
반딧불이가 조용히 노안의 곁을 맴돌며, 희미한 빛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노안
고마워 그리고 안녕... 아니다, 당신들은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지.
모든 추억이 반딧불로 변해 어두운 길을 밝혀줬다.
미소를 지은 노안은 어린 시절의 노래를 부르며, 빛을 향해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고통과 기쁨이 공존하는 현실로 돌아섰다.
그 불빛의 끝에 선 노안은 등대의 꼭대기로부터 온 바닷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진정한 자유는 눈앞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