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7 악몽이 깃든 늪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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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7 응고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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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장막이 깊게 드리우자, 보육 구역은 고요해졌다. 그리고 순찰대의 불빛만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의무실 뒤편 텐트 안, 작은 화로 위에 놓인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거미줄 위에 맺혔다가 이내 떨어질 듯했다.

양육자는 텐트 중앙에 자신이 정교하게 엮은 둥지 안에 앉아, 이 세계의 모든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과일을 잘라서 이렇게 놓으면... 이 타원형 꼭 작은 양의 머리 같지?

후우...

작은 직사각형 네 개는 작은 양의 다리 같지 않아?

마지막으로 빵을 가운데에 놓으면...

와... 작은 양이에요!

이때쯤이면... "회의"가 끝났을 것이다.

375 보육 구역에서 도망쳐 온 그 난민 두 명은 깨어난 후 바로...

자,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끝났어요.

회의는 끝났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벌써 퇴근 시간이네요.

하지만 지금은 퇴근 시간이에요.

보육 구역 담당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방 안의 사람들을 밖으로 내쫓았다.

여러분의 가족들이 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으셨을 테니,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그만하시죠.

어리둥절한 지휘관은 그렇게 집으로 쫓겨났다.

이렇게 해야 완벽한 것이었다.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야, "행복한 저녁 식사"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미줄이 떨리더니, 지휘관이 감지한 "이상"을 부드럽게 지웠다. 그리고 그가 집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잠재의식은 이미 그녀의 인식을 자동으로 보완해 놓았다.

오셨어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드디어 작은 양을 먹을 수 있는 거예요?

물론이지, 아이슬링, 먼저 밥 먹을 준비하자.

대문이 조용히 닫혔다.

이곳은 완벽한 둥지였다. 안전하고 따뜻하며 아이 하나를 키울 수 있는 둥지였다.

이곳에는 충분한 음식뿐만 아니라, 두 명의...

멜리노에는 따뜻한 노란 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을 조심스럽게 엿보았다.

집 안에 있는 리브는 냄비에서 뜨거운 죽을 퍼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슬링... 아이는 방금 집에 돌아온 지휘관과 인간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자 미니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이슬링에게 "인간"의 사랑을 줄 수 있는 두 명의... 가족이었다.

이 모습... 정말 좋다.

의식을 중앙으로 거두어들이며, 멜리노에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

타인의 내면을 이해하고 깊이 파고드는 것은 심리 상담사의 기본 기술이며, 이를 바탕으로 타인이 탐닉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좀 더 고차원적인 기술이다.

멜리노에의 특별함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녀는 어떤 기능으로 후자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히려 독특한 기능에 제약받아 전자를 해낼 수 없었다.

이후 "심리 상담사 2세대"로 인한 의료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고, 관련 부서에서 여러 대의 동일 모델 기계체를 분해한 뒤에야 그들의 작동 원리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멜리노에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감정 분리"도 효과가 없을 땐, "감정 흡수"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해당 파장대의 신경 활동 신호를 직접 흡수하는 거예요.

신경 활동 신호가 흡수되면, 짧은 시간 동안 인간은 자연스럽게 해당 "감정"을 잃어버리게 됐다.

하지만 괜찮다. 다른 방식으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먼저 현실에서 눈앞의 둘에게 일상적인 작은 사고를 일으켜 그들그녀들을 갈라놓으면, 둘은 자연히 경계심을 높일 것이다.

두 번째 층에 이르러서, 명백한 이상함 속에 무심코 드러난 듯한 복선을 깔고 서툰 연기를 곁들이면, 그들그녀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함정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다시 그들그녀들에게 허점을 보여준다.

그럼, 그들그녀들은 거울을 깨고 만나게 될 거고, 아이슬링과 함께하게 될 거예요!

맞아.

멜리노에의 시선은 공간을 가로질러, 둘 사이의 작은 모습에 멈췄다.

뛰어난 사냥꾼은 사냥감이 자신의 그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에 항상 더 많은 준비를 해야...

그녀는 아이를 위해 다시 기계 교회와 연락할 수 있었다.

또한 아이를 위해 공중 정원의 구조체들을 사냥할 수도 있었다.

멜리노에는 아이슬링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갖게 해주려고 했다.

옷을 정리하고, 화로에서 냄비를 들어 올린 멜리노에는 텐트를 나섰다. 이제는 그녀가 등장할 차례였다.

멜리노에는 집을 상징하는 그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멜리노에?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따뜻한 수프를 만들어서 가져왔어요. 두 분이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마침, 잘됐네요. 저희도 막 식사하려던 참이었는데, 들어와서 같이 드시죠.

"집"을 상징하는 문은 멜리노에에게도 똑같이 열렸다.

방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걸이에는 인간의 외투가 무심하게 걸려 있었다. 식탁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이 그릇에 막 담겼고, 어른과 아이가 나누는 대화 소리가 저녁 바람을 타고 귓가에 부드럽게 들렸다.

그래서 "초원"이 뭐예요?

둘은 단말기의 컬러 사진을 보고 있었다.

아이슬링은 초원을 본 적 없어요.

기회가 되면, 우리 같이 가자, 지금은 일단 밥부터 먹어.

그릇과 접시가 부딪치는 소리가 조화로운 교향곡처럼 울렸고, 멜리노에는 눈을 내리깔았다.

멜리노에는 이런 생활에 빠져들 뻔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 먹었어요!

이젠 작은 양을 먹어도 될까요?

아이슬링은 식탁으로 달려가, 자신이 리브와 함께 만든 과일 플래터를 흥분된 모습으로 쳐다보았다.

먹어도 돼.

리브는 아이슬링에게 손 씻는 법을 침착하게 가르쳐 준 뒤, 식탁 의자에 앉혔다.

그럼, 저도 사양하지 않을게요.

멜리노에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멜리노에는 가장 뛰어난 심리 상담사이자, 가장 인내심 있는 사냥꾼이었다. 아이슬링을 위해, 멜리노에는 끊임없이 거미줄을 쳤고, 계속 기다리고, 기다리며, 사냥감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이슬링이 원한다면, 멜리노에는 가지고 있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다.

시계는 한 바퀴 또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았고, 시간은 이 가을에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보육 구역 사람들은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었다. 때때로 다른 보육 구역이 이합 생물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도망쳐 온 그 몇몇 난민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일에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368 보육 구역은 진짜 무릉도원처럼, 깊은 산속에서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날까지는...

이합 생물이 아무런 예고 없이 어느 날 오후, 광산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합 생물이요? 우리에겐 여과탑이 있잖아요. 여과탑이 고장 났나요?

이합 생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 리브가 들고 있던 논문 자료를 놓치자, 바닥에 흩뿌려졌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도 몰라요. 여과탑은 분명 작동 중인데, 이합 생물들이 이미 외곽까지 쳐들어왔어요.

진정하세요.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순찰대가 [player name] 님의 지휘 아래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제가 여과탑에 가볼게요.

여과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왜 여과탑의 구조에 관한 기억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리브는 눈앞의 여과탑의 코어나 다른 부품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여과탑에서 내려다보니, 이합 생물이 순찰대가 구축한 방어선을 맹렬하게 들이받고 있었다. 전투 경험이 풍부한 [player name]의 협력이 있었지만, 그들의 화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후퇴하세요. 진지를 버리고 보육 구역으로 돌아가세요! 더는 못 버텨요!

하지만 순찰대가 아직 밖에 있어요!

외곽으로 달려간 리브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싸우고 싶었지만... 인간일 뿐인데, 어떻게 구조체의 전투 능력을 갖출 수 있겠는가?

늦었어요! 일단 보육 구역 문부터 닫아...

어이... 리브!

날렵한 하얀 새처럼, 리브는 대문을 빠져나가 외곽의 전장으로 달려갔다.

[player name] 님!

리브는 민첩하게 엄폐물 뒤에 숨어, 지휘관의 이름을 불렀다.

분노에 찬 병사들, 비명을 지르는 부상병들로 인해 피와 불이 시야 전체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몽롱한 사이, 봉인되었던 기억이 의식의 바다 깊은 곳에서 솟구쳐 나왔다.

윽... 아...

진정해요.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에요.

왜... 혼자 오셨어요?

그들은 먼저 철수했어요. 대신 제가 여러분들을 데리러 왔어요.

다리뼈 골절이에요.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치료해 줄게요.

이합 생물이 버려진 전장에서 울부짖었다.

[player name] 님!

리브는 마음속으로 지휘관을 몇 번이고 부르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부상병을 구했다.

리브는 많은 이를 구해낸 듯...

앞으로 30초 동안 상처를 계속 압박하는 걸 잊지 마세요.

약한 소리 하지 마세요.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리브는 포복하며 앞으로 나아갔고, 닿을 수 있는 어떤 생명의 기운이라도 예민하게 포착해 냈다.

하지만... 리브는 가장 중요한 지휘관을 끝내 찾지 못할 것만 같았다.

[player name] 님!

리브는 이합 생물에게 발각될 위험을 무릅쓰고, 엄폐물 뒤에서 일어나 멀리 내다보았다.

지평선의 눈부신 하늘빛이 시야를 흐리더니, 모든 사람의 얼굴이 갑자기 흐릿해졌다. 한 편의 황당한 꿈처럼...

어떻게...

시각 모듈이 갑자기 초점을 잃었다가, 잠시 후 다시 선명해졌다.

[player name] 님!!

전선 최전방에 지휘관이 쓰러져 있었고, 생사는 알 수 없었다.

이합 생물 몇 마리가 혼수상태에 빠진 지휘관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리브는 손가락을 떨다가, 엄폐물 뒤에서 권총 한 정을 주웠다.

총기의 감촉이 익숙해야 할까? 이런 총기를 사용해 본 적이 있어야 할까?

기억 속의 파편들이 무질서하게 합쳐져, 거대한 성단을 이루었다.

펑!

리브가 방아쇠를 당기자, 뒤쪽 이합 생물이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의무병, 조심하세요!

어느새, 리브가 구한 병사들이 그녀의 뒤에 모여들었다. 그리고 화력이 교차하며, 그녀를 위해 안전한 방어선을 구축해 주었다.

[player name]... 지휘관님!

전투의 불길을 가로지르며, 리브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지휘관에게 달려갔다.

이합 생물의 공세가 잠시 멈추자, 보육 구역은 다시 문을 열었다.

지휘관을 등에 업은 리브는 구해낸 부상병들을 데리고, 그녀들의 집으로 돌아왔다.

손수건을 적셔 혼수상태에 빠진 지휘관의 이마를 부드럽게 닦아준 리브의 머릿속은 방금 들은 비보로 가득했다.

그녀의 뇌신경이 손상되어서... 깨어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보육 구역의 유일한 의사가 탐지기를 거두었다.

죄송해요. 리브.

...

아버지어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그녀가 아이슬링과 같이 놀아주지 않아요?

아이슬링이 들어와 침대 옆에 엎드린 채, 리브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그녀가 졸려서, 먼저 좀 쉬어야 하거든.

리브는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부드럽고 능숙하게 혼수상태에 빠진 지휘관의 상처를 처리했다.

빨간색... 피예요.

맞아. 그녀는 우리를 지키다가 다쳤어.

그럼, 아버지어머니는 언제 깨어날 수 있나요?

금방... 괜찮아질 거야.

눈을 내리깐 리브는 감정을 동공 깊숙이 숨겼다.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모든 게.

이합 생물의 갑작스러운 기습은 예기치 못하게 닥친 악몽처럼, 짧았지만 현실적이었다.

보육 구역 외곽의 피는 이 전투를 기억했지만, 이합 생물들은 나타났을 때처럼 갑작스럽게 사라져 버렸다.

순찰대의 남은 인원들이 광산에 들어가 수색을 시도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누구도 그것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또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전투가 끝난 지 7일째 되는 날이었다.

리브는 창문을 열어, 약품 냄새로 가득한 방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했다.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아요.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면, 지휘관님도 좀 더 편안하시겠죠.

리브는 생명 유지기를 한 번 점검한 후, 침대 머리맡에 있는 꽃병에 꽂힌 꽃을 다른 것으로 갈았다.

일단 푹 쉬세요.

모든 게 괜찮아질 거예요. 제가 약속할게요.

리브는 지휘관의 두 손을 잡고는 자신의 뺨에 댄 후, 가볍게 입을 맞췄다.

편안하게 정돈된 병상 위에 누워 있는 지휘관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