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7 악몽이 깃든 늪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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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산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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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퀴한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갱도 입구로 비치는 햇빛 덕분에 어느 정도 앞을 볼 수 있었지만,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뒤편의 입구가 먼 곳의 작은 불빛처럼 보였다.

앞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더 깊이 들어가자, 양쪽 갱도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벽에 특이하면서도 거칠게 꽂혀 있는 야광봉 몇 개가 보였다.

공중 정원에서 지급하는 모델인데, 로던트 소대가 남긴 표식인 것 같아요.

리브가 말하면서 조명 장치를 켰다.

지휘관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새로운 빛에 적응했고, 강한 빛 아래 갱도 안의 모든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갱도 안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는지, 곳곳에 정체불명의 기계 잔해와 스패너가 흩어져 있었고, 몇 군데를 훑어보니 이합 생물의 사체까지 놓여 있었다. 모두에게 잊힌 이 갱도 안에는 "시간의 먼지"로 가득했다.

바닥에 남겨진 뚜렷한 자국은 선로처럼 더 깊은 곳으로 이어져 있었다.

조금 더 안으로 이동하자 길게 끌린 자국이 간격이 있는 발자국으로 바뀌었다.

아이의... 발자국인가요?

리브는 입을 열었다가 결국 말을 삼키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합 생물이 인간을, 특히 가벼운 아이를 끌고 갈 리 없다고 여긴 리브는 더 이상 그 상황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리브는 손에 든 조명을 어둡게 조절한 뒤, 앞장서서 갱도의 더 깊은 곳으로 추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갱도 내부가 구불구불한 탓인지, 여러 차례 시도해도 정확한 지도를 스캔하지 못했다.

그래서 리브는 바닥에 남은 발자국만 따라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갱도 안에서 이런 자국을 남길 수 있는 건, 분명 끌려온 것으로 보이는 아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인간 지휘관이 세 번째 잘못 들어선 갈림길에서 물러났다.

쉬쉬거리는 이합 생물이 총격을 피해 갈림길로 도망갔고, 다른 쪽에서는 리브가 네 번째 갈림길에서 달려 나왔다.

네. 저쪽도 마찬가지로 이합 생물밖에 없어요.

만약 아이가 납치를 당한 거라면, 잠시 지체하는 것도 위험을 키울 뿐이었다.

지휘관은 로던트 소대가 갱도를 오래 탐사했으니 기본 지도는 확보했을 것이며, 어쩌면 그 아이의 흔적도 발견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통신이 불안정하게 잡히다가 로던트 소대의 대장 플레오와 연결되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아니십니까? 벌써 갱도에 들어오신 겁니까?

저희가 남긴 표식은 보셨습니까?

갱도가 텅 비어 있어서 상대방의 목소리에 이상한 반향음이 더해졌다.

갱도 내부의 대략적인 지도를 보내주시고, 위치 추적 권한도 허가해 주시면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려드릴게요.

지도...

플레오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지도는 보대드렸고... 권한도... 승인했습니다.

30분마다... 단말기로 위치를 동기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갱도가 복잡하니... 1시간 간격으로... 정시에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문제 없습니다.

로던트 소대를 대표하는 세 개의 초록색 점이 단말기의 미완성된 지도 맞은편에 표시됐다.

혹시 그곳에서 아이의 흔적을 발견하거나, 목소리를 들으신 적이 있으세요?

아이... 라고요?

통신에 잡음이 크게 실려 들어왔다.

아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로던트 소대는 지금 실험실... 구역에 있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것들을... 보았습니다.

신호가 너무 약합니다.

끼이익...

거친 백색 소음 이후 통신이 끊어졌다.

어떻게 된 걸까요? 분명 신호 강화 트랜시버를 장착했는데...

리브는 의아해하며 단말기를 두드렸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단말기를 열자 로던트 소대가 전송한 간단한 지도에는 갱도 내 갈림길과 특수 지형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로던트 소대가 제공한 지도 덕분에 수색 작전의 진행 속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지휘관님, 그들은 왜 아이를 이런 곳으로 데려온 걸까요?

갱도는 칠흑같이 어두웠고, 조명을 비춰도 갱도 전체를 보기 어려웠기에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적합한 장소는 아니었다.

잠시만 생각해 봐도 서너 가지 "이유"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다양했다.

갱도 깊숙한 곳의 실험 기지가 아직 가동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보육 구역이나... 방랑자의 아이일 경우, 실종되어도 알아챌 사람이 없으니, 실험체로는 최적일 것이다.

또는 이 아이가 어떠한 "비밀"을 엿들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368 보육 구역에는 기계체 의사, "의식의 바다", 그리고 "진화"에 대해 알고 있을 만한 사람들이 존재했으니, 아이가 그러한 정보를 우연히 접하고, 그들에게 발각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수많은 가능성 때문에 현시점에서 어떤 것이 "가장 정확한" 판단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실종자를 찾으면 수수께끼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네.

리브는 눈썹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희미한 조명으로 암벽을 비추자, 구불구불한 갱도가 거미줄처럼 암반층 여기저기에 흩어져 이 땅을 휘감고 있었다.

암벽의 광물 결정에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반짝임이 어른거렸고, 이합 생물... 또는 다른 무언가가 둥지 깊숙이 숨어 바스락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흔적... 누군가의 낮게 속삭임이 전해졌다.

그들그녀들은 여전히 그 흔적을 찾고 있다...

그들그녀들은 찾고 있다...

찾고 있다...

그것을... 찾고 있다...

그 작은 목소리는 갱도에 울리는 선명한 발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인공적으로 파낸 동굴들을 지나가던 리브는 로던트 소대가 수색했던 갈림길에서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고, 무척 기뻐했다.

흔적이 선명해졌어요, 지휘관님! 이쪽이에요!

리브가 조명을 살짝 밝히자, 바닥의 먼지 위에 아이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발자국을 따라가 보니, 누군가를 이곳에서 길을 잃게 하려는 듯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갱도 입구 근처만을 맴돈 흔적이 보였다.

갈림길 구석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둘의 시선을 끌었다.

공중 정원에서 보육 구역으로 보낸 보급팩 포장지입니다.

재활용 포장지에 찍힌 날짜를 보니 지난달이었다.

다음 갈림길에 도착했다.

갱도가 좁아져서 로던트 소대조차 이 방향으로는 수색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광물도 자원도 없는 이곳은 광부들의 휴식처로 파놓은 공간으로 보였다.

먼지가 쌓인 곳에 발자국이 남아있었고, 누군가 이곳에서 잠시 쉬며 숨을 돌렸던 흔적이 있었다.

여기서 갈라졌어요. 어른의 발자국은 저쪽으로 사라졌네요.

리브는 암벽 뒤에 숨겨진 작은 길을 가리켰다.

아이의 발자국은... 더 깊은 곳으로 향했어요.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나 봅니다.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길은 더욱 어두워진 바위 통로였다.

위험에 부닥쳐서 흩어져 도망친 걸까요?

로던트 소대가 보내준 지도에는 그 숨겨진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는 광부들이 만든 지름길로, 모든 갈림길을 우회해 광산 정문으로 곧장 이어져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어른이라면...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이런 낯선 통로로 보내지는 않았을 터였다.

그 아이는...

왜죠?!

하지만 368 보육구는 8세 이하 어린이에게 추가 보급을 제공하지 않나요?

리브는 앞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앞 어두운 갱도에는 "식량" 때문에 가족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홀로 남겨져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8세 이상의 아이들은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어, 현재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보급은 지급되지 않는 규정이 있다.

가족이 있는 아이들은 보육 구역의 추가 보급품이 중단되었더라도 버려질 리가 없고, 게다가 일부 여유 있는 보육 구역에서는 학교와 보육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이 아이에게 가족이 없다면... 보육 구역마저 그들을 돌볼 여유가 없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

리브는 입술을 꽉 다문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건, 넉넉한 식량과 사랑이다.

굶주림을 겪지 않고, 사랑을 받아야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이상, 부모를 잃은 아이는 척박한 보육 구역에서 무사히 자라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 갈림길에는 수색할 만한 게 없었고, 소량의 광물만이 암벽에 얽혀 있을 뿐이었다. 로던트 소대는 지도에 이 갈림길을 표시하며, 메모를 첨부했다: "아무것도 없음. 이합 생물도 여기다 둥지를 틀지 않을 정도다"라고 했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길이 어두워졌고, 리브는 간간이 조명의 밝기를 높여가며 전진해야 했다.

양쪽 암벽이 안쪽으로 좁아 들어 통로가 좁아지자, 둘은 일렬로 서서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갈수록 진해지는 축축한 흙냄새가 코끝을 감돌았다.

뚝뚝.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렸다.

지휘관님, 혹시 뒤쪽에 뭐가 있나요?

리브가 갑자기 멈춰 섰고, 지휘관은 리브의 등에 부딪힐 뻔했다.

지휘관은 본능적으로 허리의 권총을 뽑아 리브의 어깨 너머로 전방을 겨누었다.

조명 장비의 빛이 길 끝을 비추자, 파란 머리의 아이가 새빨간 야생 과일을 손에 쥐고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

흠칫하던 리브가 재빨리 아이에게 달려갔다.

괜... 찮아요?

리브가 조명 장비를 한쪽에 놓은 뒤, 재빨리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

여자아이는 리브의 품 안에서 몸을 흔들었고, 멍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휴... 다행히 눈에 띄는 외상은 없네요.

뚝뚝...

동굴의 종유석에서 탁한 물방울이 미끄러운 돌 위로 떨어져서 이끼를 따라 흘러내렸다.

인간이 들고 있는 희미한 조명이 갱도를 별똥별처럼 스치며 지나갔다.

...

비틀린 갱도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끈적한 소리가 동굴 깊숙한 곳에서 울려 퍼졌다.

그들그녀들이 찾아냈다...

찾아냈다...

무슨 소리죠?

리브가 경계하며 고개를 들자, 인간 지휘관도 반응했다.

지휘관님, 지금 소리가 나고 있는데, 혹시 들리시나요?

자세히 귀를 기울였지만, 갱도 안에는 발소리의 울림과 가끔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외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인간의 감각은 구조체만 못했고, 아무리 집중해 봐도 주위에서 나는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저도... 확실하지 않아요.

안갯속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낯선 감각은 "들리는" ... 또는 "수신된" 소리처럼 뒤죽박죽이었고, 심지어 무슨 "말"을 중얼거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과연 "소리"였을까?

우선 이곳을 벗어나야 될 것 같아요.

그들그녀들의 곁에 아이가 있었기에, 더 이상 위험을 무릅쓸 수가 없었다.

갱도 속, 지휘관 일행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