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3 밤의 장막 너머의 빛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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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2 새벽이 꿈꾸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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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었다.

칠흑 같은 심연에서 울리는 것 같은 둔탁한 심장 소리가 깊고도 아득했다.

심장이 뛰었다.

고독한 영혼이 마침내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심장이 뛰었다.

물에 빠진 방랑자가 드디어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차갑고 끈적한 답답함이 젖은 솜옷처럼 느껴졌고, 따스한 바람이 의식 속에서 그것을 벗겨내는 것만 같았다.

몸이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 같았다. 코에서는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전해졌고, 뼈마디마다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이 삐걱거렸다.

여... 여긴...

천지가 회전하는 와중에 눈 부신 빛이 눈을 찔렀다.

??

[player name].

[player name]?

익숙한 목소리와 익숙한 빛이었다.

[player name]. 괜찮나? 혹시 부상 후유증인가?

의식이 차가운 심해에서 건져 올린 것처럼, 한기에 몸서리칠 것만 같은 뼈아픈 슬픔이 밀려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흐릿한 기억의 조각들이 머릿속에서 일었다가 가라앉았다.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은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너무나도 생생한 악몽을 꾼 것만 같았다.

귓속에서는 계속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시야의 검은 반점이 사라지자 걱정스러운 표정의 하산이 보였다.

임무 수행하느라 수고가 많았네.

임무 브리핑 중, 혹사가 적조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가 있다고 했나?

뭔가를 잊어버린 것 같은 슬픔이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지휘관은 진행 중인 회의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열어젖힌 뒤 그레이 레이븐 휴게실로 전력 질주했다.

지금이어야만 했다. 지금 당장 이 시간에 반드시 확인해야만 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연락...

하산의 목소리가 멀리 뒤로 사라졌다.

공중 정원

9:00A.M.

공중 정원 오전 9시

여름의 미풍이 뺨을 스치자, 비현실적이면서 혼란스러운 감정이 느껴졌다.

대체... 무엇을 잊은 걸까? 또 무엇을 확인하려고 하는 걸까?

의식 속에서 그레이 레이븐 휴게실, 반드시 그레이 레이븐 휴게실로 가야 한다고 계속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악몽 속의 절망이 여전히 지휘관을 쫓고 있었다. 그곳에 갈 수만 있다면...

그레이 레이븐 휴게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무언가 또는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손이 미세하게 떨렸고, 이가 저절로 딱딱 부딪혔다.

"쾅..."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절박한 명령을 수행했다.

루시아

지휘관님!

아침 햇살이 방 안 가득 흘러 들어와 인간 지휘관의 시야를 환히 채웠다.

루시아

지휘관님, 무슨 일이세요?

따뜻한 손길이 쫓아오는 악몽보다 먼저 지휘관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루시아

회의 도중 갑자기 실신하셨다가 정신이 들자, 회의실을 뛰쳐나가 휴게실 방향으로 갔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하산 의장님의 연락을 받고, 리가 기체 적합도 검사하다 말고 급히 돌아왔어요.

리브

지휘관님, 무슨 일 있으세요?

괜찮아요, 모두 여기 있잖아요…

아침 햇살이 한기와 어둠을 무너뜨리면서 심연의 무력함을 비웃었다.

모닥불 타는 소리와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점차 멀어지고, 대신 그레이 레이븐 소대 대원들의 다급한 대화가 들렸다.

루시아

지휘관님... 지휘관님! 생명 징후는 이상 없어요. 리브, 정밀 검사를 시작해 주세요!

리브

외상은 없어요. 다시 한번 확인해 볼게요.

생명의 별에는 제가 연락할게요!

인간의 눈빛이 초점을 잃어가자 따스한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영원한 새벽은 결국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부서진 틈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영웅들의 공적은 새벽의 첫 여명 속에 묻혔다.

그들이 이 순간을 위해 치른 처절한 대가와 이 "기적"을 위해 겪은 수많은 시련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새벽이 지나면, 아침 햇살이 밝아올 것이다.

셀 수 없는 고난과 어둠을 건너, 너와 만날 것이다.

여명을 따라 찾아온 첫 아침 햇살에서.

영웅들의 공적은 새벽의 첫 여명 속에 묻혔다.

그들이 이 순간을 위해 치른 처절한 대가와 이 "기적"을 위해 겪은 수많은 시련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새벽이 지나면, 아침 햇살이 밝아올 것이다.

나는 셀 수 없는 고난과 어둠을 건너, 너희와 만날 것이다.

여명을 따라 찾아온 첫 아침 햇살에서.

공중 정원

12:00A.M.

공중 정원 오전 12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 말이야, 좀 이상한 것 같아.

오늘 아침 회의 때 일을 말하는 거야? 나도 들었어. 근데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네…

지난번 임무 때문에 마인드 표식에 혼란이 생겼다던데?

하지만 지난번 임무는 그냥 평범한 임무였잖아.

이스마엘? 임무 마치고 돌아오신 겁니까?

발걸음을 멈춘 직원은 옆의 분홍 머리 여성을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음... 정말 긴 임무를 수행했지.

이스마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다행히 내가 바라던 대로 잘 마무리됐어.

어쨌든 무사히 끝나서 다행입니다!

점심시간인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좋아.

분홍 머리의 여성은 미소 지으며 감사원 직원과 함께 인파 속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카오스에게 살해당한 <phonetic=콜레도르>0호 대행자</phonetic>는 과거와 미래의 틈새 속으로 사라졌고, 본·네거트가 이 세계에 남긴 흔적도 카오스에 의해 완전히 지워졌다.

이 문명이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이중합 탑은 섣불리 다시 강림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과 인과가 하나씩 수습되어 가고 있었다. 이것이 이 문명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미래"로 향하는 길이 될 것이다.

...

이스마엘도 이를 위해 큰 대가를 치렀지만, 이곳에 서서 이 문명의 "미래"를 지켜보고 싶었다.

모든 것이 네가 바라던 대로 됐어. 그레이 레이븐.

그럼, 이번에는...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