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3 밤의 장막 너머의 빛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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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4 만물을 부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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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시선이 몸에서 벗어나 유령처럼 세상 만물을 내려다보았다.

┛┛▅과거를▃▄▁▆보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방금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하시는 것 같아서요.

루시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루시아입니다, 기체 번호는 BPL-01, 기체명은 홍련이에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대장을 맡게 됐어요.

제가 방금 한 행동을 후회하지 않아요. 저는 전사로서, 그레이 레이븐의 일원으로서 제가 가진 의지를 바네사와 예전 동료들에게 반드시 알려야만 해요.

미지의 것이 반드시 해답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때로는 미지의 것이야말로 진정한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늘 제 곁에 있다는 걸 알기에, 저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보았다.▄┛▁▄<phonetic=카오스>그녀</phonetic>를▁...▁▄▁▃▄┛▁...

일단 그것이 풀려나면... 재선별을 통과하지 못한 루나를 통해서든, 콜레도르를 통해서든, 승격 네트워크와 융합하게 될 거다. 굳이 차이점을 말하자면,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 뿐이지.

열쇠는 어느 정도 완성됐어. 어쩌면 그녀는 완벽한 "귀환 티켓"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보았다.▄┛▁▄▁...▁▄▁▃▄┛▁...▁▆┛▅▃

안정적이면서 평화롭고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를...

시선이 갑자기 높이 치솟으니 짙푸른 행성이 시야 끝에 나타났다. 별들이 가득한 우주 저 멀리서 분홍 머리의 여성이 천천히 걸어왔다.

드디어 깨어났군.

드디어 자기 눈을 제어할 수 있게 되어서,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됐어.

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목소리에 깨달음이 묻어났다.

드디어... 진정한 승선권을 얻게 됐어.

눈을 번쩍 뜨자 시선이 이중합 탑 속으로 가라앉았다. 주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

이중합 탑의 흥분은 적조에서 강림한 카오스에 의해 진정되었다.

붉은 액체가 흐르던 균열이 조금씩 닫혀갔고, 바닥에 흩어져 있던 나비 날개 조각들도 모두 탑 몸체로 녹아들었다.

콜레도르의 잔존 에너지로 탑의 균열이 메워지자, 카오스는 천천히 눈을 내리깔며 0호 대행자의 힘을 감지했다.

0호 대행자의 권한을 완전히 장악하자, 인간의 시선이 마침내 긴밀하게 연결된 이 몸과 온전히 하나가 되었다.

인형의 이상한 말투가 이중합 탑 안에 울려 퍼졌다.

...

힘을 얻게 되었는데... 어때?

0호 대행자의 권한 아래서, 이중합 탑 내의 시간과 공간은 마치 유리구슬처럼 조종하는 이의 뜻대로 변화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카오스는 시험 삼아 이중합 탑을 제어해 보려 했다.

탑은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0호 대행자의 권한을 획득했고, 본·네거트와 콜레도르의 협공 속에서 이중합 탑의 코어까지 확보했다.

인형은 이중합 탑의 힘을 반복해서 흡수하여, 이중합 탑의 성장을 멈춘 뒤 모든 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려 했다.

하지만 온갖 시도를 해봐도 이중합 탑은 미미한 반응만을 보일 뿐이었다.

탑은 공허하게 떨리며 새로운 주인에게 무력한 반응만 보일 뿐, 유리 조각상처럼 살짝만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왜, 왜 아직도 이중합 탑을 사용할 수 없는 거지?!

조금 전의 멍한 상태가 착각이었다는 듯, 인형은 더 세게 움직였다.

카오스?

이스마엘의 부름을 무시한 채, 인형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졌고 이중합 탑은 천지를 울리는 비명을 질렀다.

복잡한 "정보"가 머릿속으로 밀려들었고, 하늘을 꿰뚫는 이중합 탑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과거와 미래의 변동 속에서 이중합 탑은 한 번도 위로 올라가는 것을 멈춘 적이 없었다.

비통한 힘이 모여 눈앞의 모든 것을 찢어발길 것 같더니,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

높은 곳에 있던 신은 물 밖에 너무 오래 나와 있는 물고기처럼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지만, 비통한 기운이 탑 전체에 끊임없이 퍼져나갔다.

인형의 목소리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카오스는 고통스럽게 얼굴을 가렸다.

탑이 나선을 그리며 하늘로 솟아올랐고, 가지들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본·네거트와 콜레도르가 이미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탓에, 카오스가 0호 대행자의 권한을 얻었음에도 탑 내부의 정보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한 상태였다.

봤지?

분홍 머리의 여성이 눈물 흘리는 새로운 "신"을 바라보며, 연민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사용할 수 없는 거야? 아니면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거야?

사용할 수 없었다.

붉은 탑은 나선을 그리며 하늘 끝까지 치솟아 올라,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탑의 서로 다른 "계층"들은 끊임없이 분열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중합 탑으로 인해 변경된 "과거"와 "미래"는 여전히 존재했고, "기반"이 계속 쌓이면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었다.

기반이 불안정한 "신"이 "이전 층"으로 돌아가거나 모든 것을 바꾸려 시도하는 순간, 끝없이 쌓여 있는 정보들은 언제든 붕괴할 수 있었다.

그럼, 인간 문명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왜... 어째서 모든 것을 걸었는데도, 운명의 간계를 바꿀 수 없는 걸까?

이것이 바로 "그들"이 계획한 전부니까.

이스마엘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

이스마엘

너도 나처럼 다른 시야를 엿볼 수 있어.

너도 나처럼, 여기 남은 건 단지 하나의 "투영"일 뿐이라 그래.

본질을 따져보면, 우린 같은 존재야. 그러니 우리의 결말도... 필연적으로 같을 수밖에 없지.

거대한 별바다가 우주 끝에서 폭발하며 소성단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자욱한 연기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이스마엘의 시선이 무수한 우주를 관통하여... 이 세계를 주시했다.

이스마엘

우리는 결국 세계의 끝에서 만나게 될 거야.

서로의 부서진 문명을 품은 채, 별과 바다 깊은 곳에서 함께하며 새로운 언덕을 찾을 때까지.

새로 태어난 "신"이 피와 눈물이 가득한 눈을 떴다.

이스마엘

...

넌 이곳을 구할 힘이 없어…

힘이 점차 자라나 날개가 하늘을 뒤덮었고, 각각의 검은 눈동자들은 희로애락을 담은 채 광기 어린 속도로 솟아오르는 이중합 탑의 세계를 응시했다.

방법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적조가 점차 말라가며, 그 안에 담긴 "정보"가 서서히 인형에게 흡수되었다.

이스마엘

...

그럼 넌 과도한 정보의 충격으로 이성을 완전히 잃게 될 거야.

분홍 머리의 여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스마엘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좋지 않을까?

퍼니싱이 이 문명의 모든 것을 보존할 거야. 언젠가는 문명을 복원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네가 본·네거트와 콜레도르가 남긴 끝없는 정보를 계속 흡수한다면...

이 정보들을 감당하지 못해 미치고 말겠지.

고차원 생물이든, 신이든 결국 <color=#ff4e4eff>황혼</color>을 맞이하게 될 거야.

이스마엘은 한 걸음 물러서서 혼돈에 빠진 눈동자의 카오스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저는 잠시 과거의 시간 속에 머물러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지휘관님은 앞으로 나아가셔야 합니다. 더 먼 곳을 향해, 우리 모두를 구할 수 있는 그곳까지...

리브, 리... 그리고 우리 동료들이 지구를 떠난 건, 이곳을 버린 게 아니에요. 더 먼 곳에서 희망을... 지휘관님을 찾기 위해서였어요.

그때가 되면... 지휘관님께서 아직 절 원하신다면, 찾아와 주세요.

내<//지휘관>가 이 세계에 남긴 건 단순한 "투영"이 아니었다.

여기는...

내<//지휘관> 기억이 담겨있다.

내<//지휘관> 감정이 깃들어있다.

내<//지휘관> 인연이 새겨져 있다.

찬란한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시간이 그 순간 정지했다.

수많은 붉은 실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이중합 탑을 둘러싸고, 지구 전체를 옭아매고 있었다.

우주의 문이 강제로 열렸고, 시간의 강물 속에서 수만 개의 파편이 부유했다.

나<//지휘관>는... 나<//[player name]>는...

나는 여기서... 인간 문명의 시간을 <color=#ff4e4eff>재구성</color>할 것이다.

실들이 붉은색과 금색 부스러기를 감싸안더니, 서서히 팽창해 푸른 행성 전체를 뒤덮었다.

죽음과 탄생, 기쁨과 비명이 온 우주를 뒤덮었다.

????

퍼니싱이… 공중 정원을 침식하고 있어.

??

음... 여기는 극한이잖아.

???

동물들도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어. 아무도 피할 수 없어.

??

내 임무는 이제 끝난 걸까?

너와 작별 인사하러 왔어.

???

왜... 난 이런 세상에 태어난 걸까?

그녀는 긴 탄식을 들었고,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인간 문명에서 잘라낸 복잡한 메아리를 모두 자신의 가슴속에 담았다.

끝없는 인과와 시간이 의식의 바다를 채웠고, 그녀의 귓가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하나로 뒤엉켜 귀를 찢을 듯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의식이 끝없이 폭발하고 응고되기를 반복하며 재구성되었다.

성단이 아득한 시간 속에서 소멸과 재생을 반복하다, 우주 영역에 응고되어 영원히 변하지 않게 됐다.

그들<//인간>은 포효했다.

그들<//인간>은 떠돌았다.

그들<//인간>은 울부짖었다.

그들<//인간>은 기쁨으로 가득 차 새 생명의 탄생을 맞이했다.

그들<//인간>은 분노하며 침략자들에게 살육의 칼날을 들이댔다.

이중합 탑에 쌓인 수 광년의 "정보"가 끊임없이 그녀의 의식의 바다로 흡수되었고, 문명은 애도의 노래로 마지막 장례식을 슬프게 노래했다.

정신이 붕괴 직전의 "신"은 무수한 "시간"을 감은 채 이중합 탑 안을 마구 휘젓고 다녔다.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한 그녀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수많은 "결말"을 보았다.

그녀는 "그들"의 무기가 내리꽂히자 전 행성이 얇은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행성이 붉은 기이한 안개에 뒤덮여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밤낮이 "규칙"에 의해 뒤바뀌고 지면이 닿을 수 없이 멀어지면서 생명이 깊은 바닷속에서 익사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팽창하여, 그 맹렬한 에너지가 온 성역을 휩쓸어 삼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어딘가 익숙한... 표식을 보았다.

미칠 것 같은 카오스는 네 날개가 달린 흰색 까마귀의 문양이 있는 문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멈춰 섰다.

여기는...

흐릿한 기억이 의식의 바다 심층에서 솟아올랐다.

그래서 여기는 어디지?

무덤가의 입구 중 하나야.

무덤가의... 입구.

카오스는 그 하얀 문을 만졌다.

엇갈린 실들 아래에서 그녀는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진정으로 "응고된" 호박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