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3 밤의 장막 너머의 빛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33-22 고독한 그림자 회랑

>

뒤집힌 세계가 그들을 "토해내자", 둘은 그 텅 빈 플랫폼에 다시 나타났다. 나선형 계단은 여전히 하늘과 땅을 관통하고 있었지만, 방금 들어갔던 "문"은 허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방금 뭘 했던 거니? 우린 어째서 그 공간으로 들어간 걸까?

깨어난 본·네거트가 카오스를 바라보았다.

...

일단 여기서 벗어날 방법부터 찾자.

카오스에게서 실마리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본·네거트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계단 가장자리, 석벽 너머의 풍경은 완전한 허공이었다. 그리고 오직 굳게 닫힌 "문들"만이 계단 양쪽에 서 있었다. 문들은 다시 열 수도 없었고, 조금 전 그들이 어디로 "들어갔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나갈 수 있는 선택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뿐이었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걸었지만, 둘은 "종점"이나 "끝"은 볼 수 없었다.

속임수인가?

금색 결정체가 응집되자, 본·네거트는 시험 삼아 위아래로 동시에 힘을 방출했다.

하지만 본·네거트에게 돌아온 것은 끝없는 침묵뿐이었다.

...

본·네거트의 작은 동작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이 공간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이 문들을 열어봐야 하는 건가?

본·네거트는 주위 "문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우리가 방금 어디로 들어왔는지 기억나나?

다시 한번 시험 삼아 이 문들을 밀어보았다. 하지만 모든 문이 꽉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야겠군.

본·네거트의 손에서 금빛 광채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힘을 쓰기도 전에 어두운 빛이 그의 힘을 삼켜 버렸다.

폭력은 좋은 습관이 아닌데... 음? 너희들이었어?

입탑 지점에 편차가 생긴 건가? 어째서 이곳에 있지?

그건 이 공간에 물어봐야 할 것 같네요.

본·네거트는 손의 빛을 거두었다.

탑에 들어온 후 카오스가 갑자기 폭주했고, 그녀의 흔적을 쫓아왔는데, 이곳이 제 힘을 거부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땐, 이미 이곳에 머물게 됐죠.

음... 대충 알 것 같아.

이스마엘은 눈치채기 힘든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둘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이곳에 대해 그 어떤 설명도 해줄 생각이 없는 건가요? 제 추측이 맞는다면, 이곳도 이중합 탑의 내부 영역인 것 같은데…

어서 떠나지 않으면 영원히 머물게 될 곳이기도 하지.

열쇠 지팡이가 휘둘러지자 검은 균열이 조용히 열렸다.

...

이스마엘을 바라보는 본·네거트의 시선에는 믿음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를 본 이스마엘이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곳은... 입구라고 할 수 있지.

어디로 향하는 입구죠?

무덤.

어서 떠나지 않으면, 너희도 그중 하나가 될 거야.

이 말을 남기고 이스마엘은 혼자 균열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본·네거트도 카오스를 데리고 그 뒤를 바짝 따랐다. 그러자 기이한 공간이 그들의 뒤에서 조용히 닫혔다.

균열 밖은 익숙한 이중합 탑 공간이었다.

붉은 결정체가 천천히 자라는 가운데, 본·네거트는 떠나려는 이스마엘을 불러세웠다.

적조는 어떤 상태인가요?

콜레도르에 관해 묻는 거야?

이중합 탑 안에서 여러곳을 찾아봤지만, 콜레도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예전과 똑같아.

콜레도르는 여전히 자기 일을 하고 있어. 적조를 확산시키고 정보를 수확하며 지상을 침식하지. 그 외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어.

...

본·네거트가 눈썹을 찌푸렸다.

후회하는 거야? 후회라는 건, 본·네거트 교수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데.

후회하지 않아요.

이건 "미래"로 가는 필연적인 길이니까요.

처음 적조를 배양하기 시작했을 때, 본·네거트는 <phonetic=콜레도르>0호 대행자</phonetic>가 적조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본·네거트는 <phonetic=콜레도르>0호 대행자</phonetic>의 존재를 잊은 적 없었지만, 줄곧 <phonetic=콜레도르>0호 대행자</phonetic>가 단시간 내에 이 세계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꿈을 건너는 다리"의 균열은 여전히 봉쇄할 수 없어요.

그녀는 여전히 존재하며, 언젠가는 이 세계를 찾아낼 거예요.

니모

제 생각에는 이 모든 것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적조 속의 허상이 꼭 진정한 "가상"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트라우트

거대한 구상이 조금씩 펼쳐지자, 본·네거트는 계속 적조를 배양하며 새로운 해답을 얻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전진하는 길은 다시 한번 중단되었고, 적조의 기원과 카오스 오염이 지나치게 비슷한 특성을 보이면서 본·네거트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거대화된 센...

여러 번의 윤회 속 기억 중 이번에 해당하는 조각들을 골라낸 본·네거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중합 탑이 이런 형태로 지구에 강림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죠.

이 세계에 있어... 아직은 너무 이릅니다.

도미니카와 네가 각각 다른 형태로 이곳에 나타났을 때, 예상했어야 하는 거 아냐?

이스마엘은 조용히 본·네거트를 바라보며, 감정 없는 어조로 그가 예전에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미래에서 과거로 가져온 건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문제들도 있다는 걸 말이야.

...

제가 범한 실수를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가벼운 한숨을 내쉰 본·네거트가 창백한 인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게 곧 끝나게 될 겁니다.

의식 내부에서 가벼운 당김이 느껴지면서 뭔가가 몸에서 분리되어 나가는 것 같았다.

이중합 탑 내부가 미세하게 진동하면서 옛 주인을 맞이하는 듯했다.

아... 콜레도르네.

난 이제 물러날 시간인 것 같아.

행운을...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