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신 빛이 망막을 파고들자, 통증이 밀려왔다. 나선형 탑은 느린 속도로 불길한 움직임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중합 탑에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이상한 정보가 무너진 제방처럼 의식을 덮쳤다. 고압 전류에 감전된 듯한 고통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했다.
붉은 결정체가 우뚝 솟아 있는 이중합 탑 내부는 뒤틀리면서 기괴한 그림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의식 속에서 거대한 파도가 일었다. 깊은 바다에 폭풍이 몰아치듯, 신경이 끊임없이 떨리며 비통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입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갑자기 치솟는 퍼니싱 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순간...
어디선가 따뜻하면서도 익숙한 손이 지휘관의 등을 받쳐 주었다.
지휘관님...
허상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중합 탑 안은 어떤 생명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음... 벌써 나타나는 건가?
이스마엘이 소리도 없이 옆에 나타났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정확히 말하면, 그건 네 마인드 표식에 남아있는 루시아의 투영이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결정체가 무질서하게 자라나더니, 기괴한 호박처럼 지휘관을 그 안에 가두어 버렸다.
시작된 건가?
그럼... 무사하기를 바랄게. 그레이 레이븐의 [player n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