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2 은하수를 향해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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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5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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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가 연구소에 발을 들이자, 전력이 공급되면서 시설에 에너지가 공급되어 작동하기 시작했다.

나나미는 깊은숨을 내쉬고 잠시 말을 고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기계 할머니, 안녕!

게슈탈트

오셨군요.

저는 "나나미"라는 개체인 당신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계산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고"와 "이야기"를 겪은 후, 들려온 익숙한 여성 기계음에 나나미는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나나미가 올 거라는 걸 기계 할머니가 이미 계산했다고? 그럼 나나미가 원하는 답을 바로 알려줄 수 있어?

게슈탈트

말씀하신 내용에 오류가 존재합니다. 저는 단지 과거의 데이터를 토대로, 당신이 이곳에 돌아와 저와 연결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추산했을 뿐, 구체적인 목적은 알 수 없습니다.

기계체들을 이끌고, 각성 기계체만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신 겁니까?

아니야. 기계 할머니는 밖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지?

나나미는 새로운 연산을 하고 싶어서, 더 많은 데이터와 변수를 가져왔어!

이 데이터와 변수들이 존재할 때,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보고 싶어!

게슈탈트

죄송합니다. 나나미.

게슈탈트는 현재 공중 정원의 "출항" 계획을 전력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실제 배경 연산을 다시 작동시킬 연산 능력이 부족합니다.

아... 이럴 수가.

게슈탈트

지나치게 많은 연산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에 무수한 해답이 있다는 건, 곧 해답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답을 얻을 수 있는 거야?

게슈탈트

각성 기계체가 바로 지상의 큰 재난을 대응할 수 있는 답입니다.

인간이 퍼니싱이라는 큰 재난에서 생존할 확률은 0.072%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오직 각성 기계체만이 퍼니싱에 저항할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나미.

……

기계 할머니, 그렇지 않아.

나나미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전에 기계 할머니가 처음 나나미를 불렀을 때...

게슈탈트

인간이 퍼니싱이라는 큰 재난에서 생존할 확률은 0.031%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오직 각성 기계체만이 퍼니싱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소수점이 변하고 있어.

무려 <color=#ff4e4eff>0.041%</color>나 높아졌어!

게슈탈트

……

순간 무거운 침묵이 그 자리를 감쌌다.

게슈탈트

우리는 모두 기계 의식을 소유하고 있으니, 이 확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답을 드리기 위해, 여분의 연산 능력 일부를 분산시켜, 간단한 연산을 실행하겠습니다.

인간 문명의 결말을 문자로 직접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도 할 수 있어? 참 신기하네!

게슈탈트

……

짧은 알림음이 울린 후, 나나미 앞에 가상 스크린이 나타났다.

게슈탈트: 알고 계신 변수를 입력해 주세요.

나나미: 이화 적조, 카오스, 기계체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color=#ff4e4eff>게슈탈트: 5475일 후</color>, 공중 정원이 "출항" 계획을 개시합니다. 기계체는 우주 도시 내부에 머무릅니다.

게슈탈트: 11680일 후, 한정된 자원을 두고 인간과 기계체 간에 전쟁이 발발합니다.

<color=#ff4e4eff>게슈탈트: 12775일 후, 카오스가 실종됩니다</color>. 이화 적조가 인간 주둔지를 습격합니다. 한파가 닥칩니다.

게슈탈트: 13870일 후, 새로운 적조의 의지가 탄생합니다. 마지막 인간이 적조에 잠깁니다.

게슈탈트: 14601일 후, 이화 적조가 지구를 완전히 뒤덮습니다.

이런... 어째서 이렇게...

그럼, 다른 걸로 바꿔볼게!

현재 상황을 시작점으로 해서, 기계체는 우주로 떠나고, 인간은 지구에 남는 걸로!

게슈탈트

-연산 시작-

게슈탈트: 8760일 후, 기계체들이 우주 함선 제작을 완료하고, 기계체들은 지구를 떠나게 됩니다.

게슈탈트: 12775일 후, 카오스가 실종되고, 이화 적조가 반격을 시작합니다.

게슈탈트: 13502일 후, 지상에 영원한 겨울이 찾아와, 여러 인간 집결지가 한파의 습격을 받습니다.

게슈탈트: 14608일 후, 이화 적조가 지구를 완전히 뒤덮습니다.

큰 눈 그리고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적조가 행성을 뒤덮었다.

그럴 리가 없어.

게슈탈트

게슈탈트의 연산에는 오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한 번만 더! 기계 할머니!

현재 상황을 시작점으로 해서, 인간과 기계체가 함께 지구를 떠나는 걸로!

게슈탈트

-연산 시작-

게슈탈트: 5475일 후, 공중 정원이 "출항" 계획을 개시합니다.

게슈탈트: 8760일 후, 기계체들이 우주 함선 제작을 완료하고, 기계체들은 지구를 떠나게 됩니다.

게슈탈트: 12769일 후, ■■■■■■■■■■■■■■■■■■■■■■■

게슈탈트: ■■■■■■■■■■■■■■■■■■■■■■■■■■■■■■■■■■■■■■■■■■

게슈탈트: ■■■■일 후, 공중 정원이 우주에서 기계체와 조우■■■■■퍼니싱■■■

기계 할머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게슈탈트가 계산한 연산 데이터는 수많은 오류 코드로 뒤덮여있었다.

게슈탈트

시간 범위가 너무 길어서, 자세한 계산 과정을 표시할 수 없습니다.

퍼니싱은 결국 인간 문명의 비행선을 쫓아갑니다.

■■■■이(가) 이곳에 들어와서, 알 수 없는 기술의 검은 상자를 열었을 때, 인간 문명의 결말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이것이 제 계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결과입니다.

그럼, 다른 조건을 넣어볼게! 그 승격자들을 추가하면...

게슈탈트: 7289일 후, 승격자들이 변이된 적조에 삼켜집니다.

게슈탈트: 13476일 후, 지상에 영원한 겨울이 찾아와, 여러 인간 집결지가 한파의 습격을 받습니다.

게슈탈트: 14608일 후, 이화 적조가 지구를 완전히 뒤덮습니다.

이게 아니잖아. 다시 한번 더!

게슈탈트: 13486일 후, 지상에 영원한 겨울이 찾아와, 여러 인간 집결지가 한파의 습격을 받습니다.

게슈탈트: 14625일 후, 이화 적조가 지구를 완전히 뒤덮습니다.

오차가 있네... 그럼, 이렇게 해봐!

게슈탈트: 14658일 후, 이화 적조가 지구를 완전히 뒤덮습니다.

여러 차례의 연산 끝에 나나미는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럼... 만약에 "지휘관이 탑을 나온다"라는 가정을 더하면 어떻게 돼?

게슈탈트

——

가정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왜!

게슈탈트

게슈탈트가 연산한 262537412640768743개의 세계 중, 어떤 세계도 그 가정을 시작점으로 하지 않습니다.

만약 지휘관이 정말로 나온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가상 공간이 다시 한번 침묵에 빠졌다.

게슈탈트

가정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하, 하지만 그 적조 속의 소녀가 분명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지휘관은 탑에서 나왔다고 했어!

[player name] 지휘관은 이중합 탑을 떠났어요.

게슈탈트

[player name] 지휘관이 이중합 탑을 떠난 구체적인 시간을 계산할 수 없어서, 가정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연산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기계 할머니도 계산할 수 없는 게 있구나!

게슈탈트

기계체든 인간이든, 볼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연산해도 인간의 결말은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 문명은 결국 영원한 겨울 속에서 멸망을 맞이할 것이었다.

흥.

이제 알았어. 그런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라, 기계 할머니가 계산을 못 하는 거잖아!

게슈탈트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최적해는 여전히 당신이 각성 기계체들을 이끌고, 지구 문명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나나미는 싫단 말이야.

기계체든 인간이든, 볼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잖아.

우리 모두 지구에서 파생된 문명이야. 그러니까 당연히 하나로 굳게 뭉쳐서, 이 재앙을 함께 헤쳐나가야지.

각성 기계체는 인간에게서 비롯됐잖아. 퍼니싱이 인간의 비행선을 따라잡을 수 있다면, 기계체들은 무사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게슈탈트

"나나미"라는 기계체, 당신의 각성 수준은 저의 계산 범주를 벗어났습니다.

저는 당신이 말하는 가능성을 연산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당신이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추게 될 때, 그런 가능성이 존재하는 세계를 연산해 낼지도 모릅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 연산 능력은 한정되어 있고, "출항" 계획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해서, 더 이상 당신의 연산을 도울 여력이 없습니다.

나나미, 선택하세요.

게슈탈트가 일방적으로 연결을 끊어버렸다.

그러니까 아직 희망이 있다는 거네!

곧이어 회색 머리의 소녀가 눈을 가늘게 뜬 채, 모든 정보를 하나하나 되새겼다.

카오스, 이스마엘 그리고 게슈탈트에서 얻은 정보 모두를 되새겼다.

[player name] 지휘관은 분명 이중합 탑을 떠났어. 하지만 탑을 떠난 뒤로, 어느 시간대에 나타났는지 모르는 상황이고.

게슈탈트는 [player name] 지휘관이 이중합 탑을 떠난 구체적인 시간을 계산하지 못했지만, 탑을 나갈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어.

그리고 이상한 말을 잔뜩 해준 이스마엘은...

이스마엘

네가 기대하는 "변수"가 그 소원을 들었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운명과 이어진 유일한 거미줄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인간 문명의 생존 가능성이 0.031%에서 0.072%로 증가했기에, 기점은 정말 존재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기에는 너무나도 희박했다.

바다에 떠다니던 투명한 거미줄은 망설이는 순간 사라질 것만 같았다.

나나미는 정말로 그 운명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동시에, 실마리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지금.

정해진 미래로 들어서기 직전, 나나미는 깊은 우주로 도망쳐야만 했고, 곧 지구에서 추방될 운명이었다. 이제 그녀는 지구, 인간 그리고 지휘관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음...

응?! 누구지! 누가 말하고 있는 거야?

지휘관 목소리 같았는데. 으음...

단말기와 생명체 레이더는 모두 조용했다. 만약 지휘관이 메시지를 보낸 거라면, 나나미가 설정해 둔 알림음이 울려야 했다.

에휴, 역시 환청이었나 보네.

나나미는 조금 머리 아프다는 듯 귀를 긁적였다.

이제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 보자.

지휘관이 나중에 나타난다면, 지휘관을 위해 뭘 남겨둬야 할까?

인간이 먹는 음식! 이건 꼭 필요하지만, 보관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그리고 혈청도 있어!

음... 장비랑 장비를 수리할 물자도 전부 준비해 둬야겠어.

그리고...

눈밭에 서 있던 나나미가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았다.

지휘관을 위해 "나"를 이곳에 남겨둘 수는 없을까?

"나"는 게슈탈트의 지시에 따라, 미래의 "나나미", 기계 문명의 "선현"이 되어, 존재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으로 그들을 인도할 거야.

"나"는 우주 함선의 중추가 되고, 기계 문명의 "게슈탈트"가 되어, 그들이 기계 각성의 의미를 찾도록 이끌어주겠지.

하지만...

"나의 사소한 이기심을 허락해 줘"

"내"가 기계체들의 유일한 "선현"이 될 때...

부디 "내"가 "나나미"를 인간과 지휘관에게 남겨두는 것을 허락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