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1 칼날 위 탄생한 나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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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6 죽음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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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광채 속에서 깨어난 루시아는 컨스텔레이션의 지하 터널로 돌아와 있음을 깨달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인형 같은 존재가 자신의 키와 맞먹는 장치를 집중해서 조작하고 있었다.

뭐 하고 있는 거야?

……

카오스는 말없이 방 가장자리의 역장 차단막을 가리켰다. 차단막 너머로 수많은 이합 생물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역장 차단막은 이 장치 때문에 생긴 거야? 본·네거트가 만든 게 아니고?

인형은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끄덕였다.

무슨 뜻이야? "그것뿐만이 아니다."라는 얘기야?

머리를 끄덕인 카오스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그럼, 이건 대비책이야?

카오스는 다시 한번 끄덕였다.

말로 대답해 줄 수 없어? 너무 답답한데.

루시아의 미간에 짜증이 가득했다.

…………

…… BPL-01, 당신의 지휘관 말고는... 할 말이 없어요.

루시아는 알파와 같은 기체 번호를 듣고는 차가운 비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그럼, 이것만이라도 얘기해줘.

루시아는 빛 무늬 태도를 단단히 쥐고, 이합 생물의 연약한 몸체로 한 걸음 다가섰다.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지휘관님이 널 데리고 반이중합 탑으로 돌아가면서, 나더러 본·네거트를 도우라고 했던 거야?

루시아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예방해야 했다.

…………

인형은 고개를 살짝 들고 생기 없는 눈동자로 앞을 바라보았다.

본·네거트가 그 일을 언급할 때 널 쳐다봤어. 말해줘.

…………

콜레도르가 그 인간을 이중합 탑 밖으로 데리고 나갔어요.

그 후의 일은 컨스텔레이션의 상황과 비슷했어요. 반이중합 탑이 다시 강림한 후, 세계 곳곳에 균열이 생겼죠.

적조가 지하에서부터 컨스텔레이션으로 흘러들어온 것처럼, 그 균열들도 다른 곳의 적조를 가져왔어요.

저는... 그 지휘관을 반이중합 탑으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죽음을 목격하게 되었어요.

…………

그녀는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

오랜 침묵 끝에 인형은 가슴에서 퍼니싱으로 구성된 조직 하나를 도려내어 일정 거리를 두고 루시아에게 던졌다.

나더러 직접 보라고?

그 안에 있는 일부 기록을 볼 수 있을 거예요.

…………

루시아는 이합 생물의 조직을 움켜쥔 채 잠시 응시하다가, 결국 그것을 부수기로 결심했다.

근원 추적 장치가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작동하며, 조직에 저장된 기억들을 하나씩 눈앞에 펼쳐 보였다.

…………

루시아는 기억 데이터 속 카오스의 시점을 따라가다가, 콜레도르의 미행 장면을 목격했다.

지휘관님, 출구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네. 돌아가시면... 며칠 동안은 푹 쉬셔야 해요.

그 당시 루시아는 이합 생물 무리 속에 숨어있던 콜레도르를 알아채지 못했다.

지휘관님께서 회복하시면...

루시아는 콜레도르가 언제 움직였는지조차도 알지 못했다.

지휘관님?

방심했던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콜레도르가 자신의 영역에서 철저한 대비를 마쳤기 때문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루시아가 다시 뒤돌아봤을 땐 아무도 없었다.

지휘관님!!

루시아가 되돌아가 수색하는 시점과는 달리, 카오스는 붉은 나비가 남긴 흔적을 보았다.

!

카오스는 콜레도르가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을 통해 지휘관을 완전히 제거하고, 카오스를 보완하려는 본·네거트의 계획을 무산시키려는 걸 깨달았다.

카오스는 본·네거트의 계획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휘관이 여기서 죽기를 바란 것도 아니였다.

때문에 카오스는 급히 뒤따라갔다.

그러다가 끝없이 반복되는 죽음의 혼돈 속으로 들어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