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는 숲과 함께 조용해졌다.
알파는 루나의 이름을 부르며 괜찮은지 살폈다. 하지만 적조로 이루어진 그녀의 기체는 마치 인체가 부패하듯 무너져가고 있었다.
라미아가 루나의 몸 안의 퍼니싱을 억제하고 나서야, 리브는 의식을 잃은 그녀의 상태를 살필 수 있었다.
…………
의식의 바다가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예요. 그리고 온전하지도 않고요.
손상된 부분이 오염된 정보와 뒤섞여 있어요. 마치...
예전에 리브가 백야 기체를 사용했을 때처럼요?
리브는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리브의 의식의 바다는 완전히 오염되어 망가져 있었어요. 의식 연결로는 도저히 회복시킬 수 없었고, 연결 자체도 불가능했죠. 아무리 불러도 응답하지 않았어요.
대행자라도 퍼니싱을 통제하지 못하면, 결국 찢겨나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리브는 지금 회복되어 있잖아. 그때 당시 어떻게 처리한 거지?
그때는...
루시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솔직히 말해도 무방하다는 판단을 한 후에 입을 열었다.
제가 직접 리브 의식의 바닷속에 들어가서 지휘관님이 원격으로 연결할 수 있게 도와드렸어요. 그리고 상태가 안정된 다음에야 이송해서 치료할 수 있었고요.
루나를... 공중 정원으로 데려가면 어떨까요?
그건 절대 안 돼.
알파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겨울 계획의 상처가 아직 생생한 듯했다.
그거 빼고는 다 할 수 있어.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 말해. 의식 잠복은 내가 할 수도 있고 알파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왜 아직도 안 한 거야? 뭐가 걱정되는데?
백야 기체와 심층 연결했을 때, 지휘관님께서 오염 데이터 때문에 큰일 날 뻔했어요.
이번엔 승격자라서 더 위험할 것 같아요.
모두가 침묵 속에 잠겼다.
저... 저기...
인어가 용기를 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오염 데이터는 주로 퍼니싱 때문인데, 승격자는 그걸 제어할 수 있거든.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루나 아가씨를 침식하고 있는 퍼니싱을 잠시 "정지" 상태로 만들어서 시간을 벌어줄게.
그런 정밀한 조작도 할 수 있다고요?
파일 기록에 따르면, 루나 진영의 승격자들은 대부분 퍼니싱을 공격 수단으로 사용했다.
최근에... 배웠어.
그럴 리가...
…………
거의... 비슷한 상황이야.
하... 하여튼 이건 날 믿어도 돼.
루나 아가씨의 기체가 계속 붕괴하고 있어. 곧 적조로 돌아가게 될 거야...
아직 이 기체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해서... 물론 이런 상태로는 제어가 불가능한 건 당연하지.
루나가 적조에서 무엇을 겪었는지, 어떻게 강제로 빠져나와 잠깐의 반격 기회를 잡았는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지휘관은 잠시 생각한 후,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휘관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지휘관은 다시 루나에게 다가갔다.
깊게 숨을 들이쉰 지휘관은 정신을 집중해서, 마인드 연결 재개를 준비했다.
시야 끝에서 미로를 헤매는 그림자 하나가 어렴풋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