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0 거울에 비친 별무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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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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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우주 보루의 핵심 교통 중추이자 공중 정원에서 빛나는 꽃잎 중 하나인 A1 공항이 고농도 퍼니싱에 뒤덮였다. 그리고 거대한 붉은 빛은 세상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마침내 퍼니싱의 영향은 어느 경계선에서 멈춰 섰다. 1시간 32분 후, 퍼니싱의 침식으로 공항 전체가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스스로를 공중 정원으로부터 조금씩 분리하더니 지구를 향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분리하면서 발생한 충격으로 공중 정원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그 여파로 궤도를 이탈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구조물들이 도미노처럼 연달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활성화된 공항은 추락하는 동안 표면에서 간헐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폭발할 때마다 일부 구조물이 떨어져 나갔는데, 이성은 있으나 감정이 없는 창조물처럼 자신의 살점을 도려내듯 낙하 자세를 조절했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으로 정한 목표는 지상의 정화 구역, 하늘을 찌르는 듯 솟은 그 거대한 탑이었다.

Video: S 루나_문안 전환(PV 발췌 버전)

순간 하얀 빛이 모든 이의 시야를 뒤덮었다.

반이중합 탑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시대의 비명과도 같은 그 소리에 귀청이 터질 듯한 퍼니싱 농도 경보음조차 무의미했다.

지난달에야 정화 구역 직원 자격을 얻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불타는 방에서 미친 듯이 뛰쳐나와, 밖에 아직 가시지 않은 하얀 빛 속으로 몸을 던졌다.

아아아아!!

조, 조심하세요!

작은 체구의 구조체가 서서히 사라지는 하얀 빛 속에서 비틀거리는 인간을 붙잡아 주었다.

인간의 희망을 상징하던 정화 구역이 하늘에서 떨어진 잔해에 의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어버렸다.

공중 정원에...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이봐!

귓가의 울림이 조금씩 잦아들자 경보음과 구조 요청 소리가 물밀듯이 들려왔다.

미리 경보가 울렸음에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화염에 다치고 말았다.

이봐!! 거기 있는 보조형! 여기로 와서 사람 구해줘!

누군가가 무너진 건물에서 방금 끌어낸 부상자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쳤다.

먼저 불을 진압해! 공중 정원에서 가져온 로봇들은 어디 있어? 그 로봇들을 투입해.

뒤늦게 달려온 구조체가 소화 장비를 들고 화염이 가장 거센 곳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들려오는 경고에 멈춰서고 말았다.

불 근처에 가지 마!!

저 건물들에는 자동 소화 시스템이 있어. 게다가 정화 구역의 퍼니싱 농도가 상승하고 있어서 지원 나온 로봇들이 언제 침식체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야!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다.

뭐라고?! 정화 구역에?! 퍼니싱 농도?!

반이중합 탑에 문제가 생긴 거야??

그것뿐만이 아니야. 이거 봐봐!

뭐지?

구조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주위를 둘러보니, 그제서야 불타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방금 반이중합 탑으로 떨어진 게 이 잔해들뿐만은 아니었을 텐데? 제일 큰 게 어디 갔지?

사... 사라졌어.

뭐라고?! 정말이야?

그는 눈을 부여잡고 있는 구조체를 붙잡고 큰소리로 물었다.

정말이야. 내가 봤어!! 게다가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니까!! 그래서 시각 모듈이 손상됐잖아... 으윽, 아파.

어떻게 사라진 건데?

반이중합 탑이랑 접촉하는 순간... 사라져 버렸어.

퍼니싱 농도 이상도... 반이중합 탑 때문인 건가?

퍼니싱 농도 이상? 지금은... 어떤데?

퍼니싱을 감시하고 있던 구조체가 떨리는 손으로 관측 장비를 쓰다듬었다. 그는 주변 동료들의 긴장되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면서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관측 장비의 스크린에 이합 재난 구역이 정화 구역의 경계를 잠식하는 모습이 보였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 확장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지만, 이런 현상만으로도 반이중합 탑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었다.

정화 구역의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그리고 탑 주변에도 매우 낮은 퍼니싱 농도가 감지됐어.

여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여기 서 있기만 해서는 안 되겠어. 일단 사람들부터 구하자. 이렇게 큰일이 났으니 분명 엘리트 소대가 투입될 거야.

반이중합 탑은 그들한테 맡기자. 아니. 맡길 수밖에 없어.

석양빛이 대지를 물들였다.

추락한 A1 공항이 반이중합 탑에서 사라진 지 30분 후,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마침내 혼돈에 빠진 공중 정원을 벗어나 정화 구역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래쪽 환경 정찰에 따르면, 화재는 진압된 것 같아요.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우려하신 대로, 정화 구역에 퍼니싱이 침투하기 시작했어요.

반이중합 탑이 또다시 교란을 받는 걸까요? 지휘관님...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신가요?

이번에는 마인드 표식이 오염된 것 같진 않아요.

정화 구역의 면적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다행히 탑 주변은 아직 낮은 농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예전 상태로 돌아가진 않았어요.

아직 안심하긴 이른 것 같아요. 증가 속도는 느리지만, 탑 주변의 퍼니싱 농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이런 현상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이 탑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이 탑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작동 방식이나 진입 경로도 전부 알지 못하는 상황이야.

모든 재건 자원을 이런 불확실한 것에 쏟아붓는다면, 이게 나타났던 것처럼 갑자기 사라져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하지만 지금으로선 다른 희망이 없다. 이걸로 고향을 재건하면서, 기회를 틈타 이걸 통제할 방법을 찾아야만 해.

알고 있습니다.

리는 조금씩 가까워지는 지상을 바라보며 하던 말을 멈췄다.

A1 공항이 정화 구역으로 추락하고 1시간 후, 공중 정원의 수송기가 마침내 재난 구역 가장자리에 착륙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다!

구조체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서둘러 이쪽으로 와서 정화 구역의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아직까진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합 재난 구역에 삼켜진 정화 구역 가장자리는 주둔 인원이 거의 없고 아직 건설되지 않은 구역이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반이중합 탑을 조사했는데, 예전에 없던 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문이요?

문처럼 생긴 구조물이라고 보고드리는 게 더 맞을 거 같습니다. 저희 모두 시도해 봤지만,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구조체의 안내를 받으며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서둘러 반이중합 탑의 다른 쪽으로 향했다.

푸르게 빛나는 결정체들이 촘촘히 맞물린 곳에 깊고 좁은 문이 어렴풋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상용 탐조등으로 안쪽을 비춰보았지만, 빛이 전혀 반사되지 않았다. 모든 빛을 삼켜버린 듯 아무런 반향도 돌아오지 않았다.

총알도 빛과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좁은 문 너머로 팔이 사라졌지만, 감각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리고 손끝에 안쪽의 단단한 물체가 느껴졌는데, 그것으로 판단했을 때 이 문은 반 미터 정도의 깊이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손끝에서 화상을 입는 듯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지휘관님의 손이 침식됐어요!

안쪽에는 퍼니싱 농도가 꽤 높은 것 같네요.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칠흑같이 어두운 좁은 문으로 들어갔다가, 곧바로 다시 나왔다.

안쪽은 봉쇄돼 있군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지나갈 수도 없습니다.

…………

이상하네. 예전에 너 한 번 들어가 봤다고 했잖아.

기체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 탑에 무슨 변화가 또 생긴 걸까?

구조체들이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조용히 의논하기 시작했다.

진짜로 기체 때문일지도 몰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특화 기체도 많은 발전을 이뤘잖아. 백야의 실험 데이터에, 백로 소대가 찾아낸 강화 역원 장치 자료도 있었고, 나중엔 근원 추적 장치로 포착한 것들과 승격자의 기술까지 얻게 됐으니 말이야.

이 중의 하나가 이 탑에 들어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지 않을까?

이 문이 계속 열려있다면, 곧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 뜻이야?

위에서 같은 규격의 기체를 하나 더 제작 중이라고 들었어. 그런데 이번엔 순조롭지 않다나 봐. 예전에 근원 추적 장치로 포착했던 게 없어서 재현하기가 힘들다나 뭐라나.

비슷한 알을 가져왔는데, 이렇게 오래됐는데도 아직 사용할 수가 없대.

그럼, 그 기체는 누구 거야?

누구겠어?

구조체가 눈짓으로 뒤에 있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가리켰다.

…………

리는 손을 뻗어 푸른 결정체들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답답한 느낌이 다시 되살아났다.

환각일까 아니면 예감일까?

이 탑이 곧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왜지?)

의식의 바다 깊은 곳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해석할 수 없는 어떤 소리가 기억 속에 비어있는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난 대체 무엇을 잊어버린 걸까?)

"이곳을 떠나면, 넌 미래를 관측하거나 시간에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이상 가질 수 없게 될 거야."

"그리고 네가 보았던 과거와 미래를 모두 잊게 될 거다. 과거를 바꿀 기회도 더 이상 없어지고,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게 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을 통과하지 않기로 할 건가?"

원래대로라면 탑 안에서 사라져야 했을 감정들이 파편처럼 떨어져 내렸다.

리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했던 말 한마디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저와 그들이 함께 찾을 겁니다.

…………

뒤돌아보니, 동료들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떤 일들은 결국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충분히 준비된 다음번에는 모두와 함께 나아가게 될 것이다.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은 뒤, 루나에게 가해졌던 그 길고 긴 속박이 마침내 끝을 맺었다.

결정체로 이루어진 쇠사슬이 부서지자, 그녀의 힘도 대부분 함께 사라져 버렸다.

루나는 평소처럼 부유조차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반 구조체보다도 더 연약한 두 다리로 진흙탕 위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

루나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알파는 빠르게 루나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아주며 힘이 되어 주었다. 라미아는 앞장서 걸으며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했다.

오랫동안 갇혀있던 우리에서 벗어나 하늘을 올려다보니, 떠오른 달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늦은 밤이네.

달빛의 유혹에 응하듯, 루나는 퍼니싱으로 오염된 땅에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진흙탕 옆에 몸을 숙여 웅덩이에 고인 적조를 한 움큼 떠올렸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

언니, 이 적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퍼니싱의 또 다른 형태라고 생각해.

맞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루나

가브리엘에게서 처음 적조를 봤을 때는 단점만 보였어.

전투 측면에서 적조는 즉사를 부르는 고농도 구역을 만들지. 하지만 승격자가 소환하는 고농도 구역과는 비교가 안 될뿐더러.

루나

땅바닥을 기어다니며, 승격자의 인도에 따라 모이고 흐르기만 하잖아.

퍼니싱처럼 정교하게 제어할 수도, 공격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도, 기체의 일부가 될 수도 없었어.

루나

최초의 이합 생물은 가브리엘의 장난감에 불과했어. 교만하면서도 나약했지. 밀물처럼 생명을 삼키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살육일 뿐이었어.

눈을 감은 루나는 적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조용히 듣는 것 같았다.

적조의 허상을 보고 나서야 이해되기 시작했어. 적조의 진정한 용도는 승격 네트워크에 저장된 정보를 받아들여서, 지구의 개념을 퍼니싱에 더 완벽하게 채우는 거였어.

퍼니싱이 적조에 제한받는다는 건... 오히려 더 통제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이야.

루나는 한 움큼 퍼 올렸던 손을 펴서 붉은 액체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게 했다.

언니, 예전에 내게 들려줬던 "뭇별을 가두는 이야기" 기억해?

기억하지.

난 그때 거울을 든 노인처럼 승격 네트워크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봤어. 하지만 이제는... 내 손에서 벗어난 "그녀" 역시 그 거울을 든 노인처럼 나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있어.

한때 지상의 모든 것을 내려다봤던 소녀는 언니의 손을 꼭 잡고 진흙 속에서 일어섰다.

이제 적조를 이용해서 그 "알"과 비슷한 효과를 내야 해. 그리고 이를 통해 재선별 과정을 거쳐 기체의 힘을 회복할 거야.

뭐, 뭐라고? 그게 어떻게 가능해? 본·네거트는 알을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했었어. 그런데 우리는 고작 하루밖에 없잖아!

우선 적조를 만들 수 있는 "존재"를 찾아야 해.

혹시... 혹사를 말하는 거야? 혹사가 확실히 적조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긴 하지.

혹사가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본·네거트는 크틸라가 필요 없었을 거야.

그리고 내 예상이 맞다면, 본·네거트는 곧 제 발로 찾아올 거고, 우리가 찾아갈 필요 없어.

혹사? 혹사가 왜 우리를 찾지?

얼마 전에 본·네거트와 대화를 나눴어.

뭐라고 했는데?

예전부터 내가 추측했던 것들을 확인했을 뿐이야. 그 외엔 별로 쓸만한 정보는 없었어.

근데 콜레도르를 조심하라고 경고하더라고.

…………

콜레도르? 최근에 나타난 그 인간형 이합 생물 말이야? 콜레도르를 왜 조심해야 하는 거지?

나도 롤랑에게 들어서 알게 된 건데, 크틸라와 비슷하지만, 완성도가 더 높은 이합 생물이 나타났다고 했어.

완성도는 높지만... 전투력은 오히려 약하다고 하던데. 그런 이합 생물을 조심할 필요가 있을까?

그녀의 본질은... 생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직위에 가까워. 지금은 콜레도르지만, 그녀가 죽게 되면 다른 이합 생물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어. 그렇다는 건, 그녀를 말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지.

이건 대행자와 비슷해.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대행자가 될 테니까.

앞으로의 계획이 그녀와 관련이 있는 거야?

응, 그녀와 거래를 할 생각이야. 그러려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도움이 필요해.

알파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알"과 비슷한 효과를 내려면 적조로 들어가야만 해. 그리고 의식의 바다를 안정시키기 위해 마인드 연결이 필요한데, 그건 그 지휘관만이 할 수 있어.

게다가 재선별을 통과해서 기체의 힘을 되찾더라도, 내 대행자 권능을 되찾아야 해.

그건 "셀레네"와 함께 정화 구역의 탑으로 떨어졌어. 난 그녀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으니까.

그 반이중합 탑을 말하는 거야?

라미아

설마...

들어가려면 정화 구역을 지나야 해. 우린 그곳의 지형이나 방어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니까 몰래 잠입하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야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보증을 서준다면, 들어가는 게 어렵지는 않을 거야.

그들이 도와줄 이유가 없잖아.

아니. 이유가 생겼어. 언니도 말했잖아. 공중 정원의 잔해 일부가 그 탑 안으로 사라졌다고.

그런 "인간의 영웅 소대"라면 지금쯤, 이 재앙이 더 악화하는 걸 막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고 있을 거야.

승격자의 입장에서도, 재선별을 통과한 대행자만이 그 탑에 들어갈 수 있어. 그리고 인간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

마지막으로... 인간들이 무시할 수 없는 콜레도르라는 문제도 있으니까 말이야.

…………

너무 위험해. 또 실패하면 어쩔려고 그래?

다른 선택지가 없어. 그리고 난 이미 각오가 됐어.

루나는 앞에 펼쳐진 적조를 바라보며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적조에서 길을 잃게 되면, 나와 비슷한 말투를 가진 이합 생물 하나가 언니의 추억거리로 남겨지게 되겠지.

장난치지 마.

그럼, 날 믿어.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