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9 근원의 표지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29-16 수호

>
빅토리아

그래서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

테디베어

그다음? 어떤 바보가 생명의 별에서 오랜 시간 누워 있다가 겨우 일어났지.

그러고는 구조체로 개조하겠다고 설쳤어. 흥, 구조체로 개조하겠다고? 그러다 자기 뇌가 가장 작은 의식의 바다도 채우지 못한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레오나르도

날 그렇게 냉정하게 대하지 마. 크리스티나.

테디베어

내 이름은! 테! 디! 베! 어!라고!

레오나르도

그리고 내가 구조체로 개조되는 게 뭐 어때서? 혹시 내가 너무 뛰어나서 네 정비 부대 부대장 자리를 뺏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때 가서 울지 말라고~

테디베어

그렇게 안 될걸.

레오나르도

왜?

테디베어

정비 부대 입구에 "레오나르도와 개는 출입 금지"라고 이미 써 붙였거든.

레오나르도

에이, 너무하잖아~

시뮬레이션 햇살이 어두컴컴한 홀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들 셋은 오랜만에 이렇게 모여 앉아 오후의 차를 즐기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그나저나... 할아버지는 어떠셔?

빅토리아

할아버지는...

며칠 전에 갑자기 쓰러지셔서 생명의 별로 진단받으러 가셨어. 뇌 동맥에 혈전이 생겨서 국소성 급성 뇌 혈류 부족 증상이 나타났대.

지금은 생명의 별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마...

빅토리아는 우아하게 식탁에 놓은 종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테디베어

……

뭐라고 하셨어?

테디베어는 그들이 "아버지"라고 불러야 할 사람이 남긴 그 노트를 보고 나서 그 권력자가 후회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빅토리아

할아버지는 내가 사절 계획을 계속 진행해서 도미니카를 찾아오길 바란다고 하셨어.

테디베어

……

빅토리아

어찌 되었든, 나는 사절 계획을 다시 시작할 생각 없어. 그리고 지금까지 사절 계획을 통해 얻은 모든 정보는 공중 정원 군대에 제출했어.

노르만 그룹은 더 이상 목숨을 걸고 얻은 영광 따위는 필요 없어.

레오나르도

역시 내 여동생이야~ 그런데 말이지.

내 프로젝트는 언제쯤 승인될까? 어서 통과시켜 줘. 오빠가 그걸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거든...

트로이에게 밀린 임금을 줘야 한단 말이야. 그녀의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

빅토리아

그래? 그럼, 오빠의 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봐야겠네. 문제가 있다면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과학 이사회

과학 이사회.

산더미처럼 쌓인 수많은 파일 사이로 아시모프의 정수리만 간신히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아시모프 옆에 앉은 테디베어 앞에는 분홍빛 투명한 전해액 음료 한 잔이 놓여 있었다.

음...

왔어? 앉아.

아시모프는 단말기의 데이터베이스에 고개를 묻은 채 계속 일하고 있었다.

난 지휘관이 그들 셋에게 잡혀서 휴게실에 갇혀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럼, 루시아한테 연락해 볼까?

테디베어가 장난스럽게 단말기를 꺼내 통신하여 척하는 동시에, 지휘관은 화제를 돌렸다.

상황은 그럭저럭 괜찮아.

매카의 교수님이 생명의 별에서 드디어 나올 수 있게 됐어. 테디베어가 정확한 임계치를 검증해 냈거든. 지금은 매카와 역원 장치 분해 연구를 하고 있어.

그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번 실험 모형과 함께 신형 역원 장치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몰라.

더 안정적이고 적합성이 높아서 더 높은 농도의 퍼니싱을 "무해화"할 수 있을 거야.

가능성일 뿐이야.

그리고 네가 테디베어와 무모하게 행동한 덕분에 이합 재난 구역의 확장이 멈췄어. 심지어 줄어드는 조짐도 보이는 것 같아.

과학 이사회, 정비 부대 그리고 세계 엔지니어 연합의 사람들도 드디어 잠시 쉴 수 있게 되었어.

그런 걸 지혜로운 결단이라고 하죠.

굳이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너희 대원들이 밖에서 널 찾고 다니는 중이야. 그리고 너, 카레니나가 오래전부터 널 수배하고 있었던 거 몰랐어?

아시모프는 드물게 미소를 지었다.

공중 정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숨어버렸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무턱대고 콜레도르를 쫓아갔던 건 정말 위험한 짓이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래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생명은 무고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서라도 지휘관과 테디베어는 콜레도르가 유랑민과 부상 입은 구조체를 삼키는 걸 그냥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어. 그런 시시한 짓 할 리가 없잖아.

널 찾은 이유는 "초대장"에 대한 단서가 생겼기 때문이야.

날 의심하는 거야?

아시모프는 책상 위 단말기를 돌렸다. 그러자 복잡한 코드들이 단말기 스크린을 스쳐 지나갔다.

테디베어와 함께 감응 시뮬레이션 장치의 소스 코드를 해체해 "초대장"의 내용을 역추적해 봤어.

직접 확인해 볼래?

보지 않을 거야? 내가 한참 동안 헤매다가 겨우 풀어낸 건데...

코드들이 한 줄 한 줄 빠르게 단말기에서 지나갔고, 대략적인 내용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절반 정도 역추적한 내용이야. 전부 복원하게 되면...

비밀 코드 하나가 나올 거야.

감응 시뮬레이션 장치라고 불리는 것과 연결하는 비밀 코드야. 그녀의 설정대로라면, 각 비밀 코드마다 다른 상황에 대응하는 것 같아.

쉽게 이해하려면, 예술 협회의 홀로그램 영화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가 역추적하는 동안 해석된 정보 중에 엄청난 내용이 있었어.

정말 계속할 거야?

도미니카.

이게 "초대장"이라고 너도 말했잖아.

기억해야 할 건 특정 영웅이 아니라, 정신이야.

그것 때문에 "그"가 이걸 너에게 전해달라고 한 것 같아.

하지만 화서는 도미니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어서, 그들이 소녀의 형태로 나타나서 이걸 나에게 준 것 같아.

우주 끝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 나나미라는 소녀 말이야.

이건 "초대장"이다.

나나미든 도미니카든, 이 초대장을 뜯어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았다.

용기가 대단하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그리고 게슈탈트 쪽에서...

아시모프의 말이 끝나기 전에, 미세한 노크 소리가 그의 사무실 문밖에서 들렸다.

루시아

아시모프 님. 저희 지휘관님 보셨나요?

방금 히포크라테스 교수님께 물어봤더니, 지휘관이 이쪽으로 온 것 같다고 하셔서요.

누군가가 잡혀가게 생겼네.

카레니나

테! 디! 베! 어! 너 여기 있는 거 알아! 어서 나와!

루시아? 넌 또 왜 여기 있는 거야??

루시아

저는 우리 지휘관님을 찾으러 왔어요.

카레니나

너희 둘! 내가 아시모프의 문을 진짜로 부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모든 일이 지나간 일처럼 느껴졌다.

노르만 그룹은 권력 교체가 이루어졌다. 빅토리아가 모든 관련 자료를 제출한 후 공중 정원에서는 사절 계획이 거짓이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사람들은 희망을 "전설"에만 맡기지 말아야 했다. 게슈탈트가 봉인되고 도미니카가 세상을 떠났어도, 인간은 여전히 힘들게 돌을 다듬으며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었다.

과학 이사회, 정비 부대 그리고 세계 엔지니어 연합이 공동으로 연구한 새로운 역원 장치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고, Ω 효과에 대한 연구도 조금씩 완성돼 가고 있었다.

지상 보육 구역

지상 보육 구역.

루시아! 리브!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유랑민 무리를 정화 구역으로 안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다시 만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뻐요!

저희가... 정말 정화 구역에 들어갈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정말 고마워요.

율시와 그들한테 더 고마워하셔야 할 것 같아요.

아, 죄송해요.

……

괜찮아요.

수장님께서 침식체를 유인해 당시 침식체에 둘러싸였던 율시와 매카를 구해주셨어요.

그리고 율시와 가미라가 목숨을 걸고 우리에게 길을 열어주었죠.

필요하시다면... 저도 앞으로 그렇게 할 거예요. 저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전장 외상 응급 구조·만물에 햇빛이 비치는 팀"의 일원이니까요!

일레인의 눈이 별처럼 반짝이며 밝게 빛났다.

율시를 위해 장례식을 치렀어요. 정화 구역 근처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을 찾았거든요.

그 작은 들꽃 말이에요. 주황빛 꽃인데, 온 산과 들에 피어 있는...

그녀도 정말 기뻐할 거예요!

네. 분명 기뻐할 거예요.

무르가 팀에 복귀했어요. 당분간 저희가 머물 보육 구역을 지켜줄 거예요. 모두 잘 정착했어요.

아, 가장 좋은 소식을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네요!

일레인은 무리 뒤편에서 밤색 머리 유랑민 한 명을 끌어당겼다.

소개할게요. 이쪽은 우리 팀 일원인 토니예요!

그 이상한 장소 주변에서 길을 잃었었는데, 다행히 저희가 나무에 매달아 둔 물자들을 찾아서 살아남았어요.

바로 이전 갈림길에서 저희와 합류하게 됐어요! 그래서 정화 구역에 도착하면 꼭 축하 파티를 열어줘야겠어요!

토니라고 불리는 유랑민이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운 좋게도 가미라 아저씨 가방에 혈청이 두 개 더 있어서 살 수 있었어요. 그게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다행이네요!

리브 언니! 이것 보세요!

제, 제가 작은 새싹을 가져왔어요!

어린아이의 손안에는 버려진 혈청 관에 심어진 두 개의 작은 싹이 미세한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