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사회 실험장
넓은 실험장은 죽은 듯 조용했고, 기계의 윙윙거리는 소리만 남아 있었다. 모두가 곧 분석이 완료될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원 장치의 구성도야.
역시! 정말로 역원 장치에요!
그는 소리치는 것처럼 말했다.
이 부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역원 장치의 개조 구상이에요
그녀는 단말기에서 올라오고 있는 암호화된 자료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더 강력한 CPU... 맞아요. 이 구상은 우리가 현재 실험하는 것과 일치해요.
이쪽을 보세요.
다른 사람들이 이번 발견을 기뻐할 때, 매카는 아시모프와 함께 다음 실험 단계를 논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이번 발견이 너무 우연처럼 느껴졌다.
야, 지휘관. 아직 회복되지 않아?
그 공간이 인간의 뇌에 추가적인 충격을 주지 않을 텐데.
그래도 생명의 별에서 뇌 검사를 받게 하는 게 좋겠어.
게슈탈트가 보낸 "나타나지 말았어야 하는 정보"나, 버그에서 발견한 역원 장치 개조 자료.
이 모든 것이 화려한 연회에 초대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메뉴가 누군가의 계획대로 끝없이 제공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설마 게슈탈트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는 건가?
고개를 돌리니, 게슈탈트가 희미한 푸른빛을 발하며 말없이 서 있었다.
이 정보의 유출을 누군가가 지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외부에서 접속한다면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요.
그렇게 하려면, 최소한 연산 능력 락을 풀고 아시모프의 감시기를 우회해야 해요.
그게...
"도미니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지.
하지만 게슈탈트 내부에 정말 "도미니카" 뿐일까?
화서, "황제", 게슈탈트, "도미니카"...
게슈탈트는 황금시대부터 지금까지 존속하며 인간의 관련 지식과 문명 대부분을 저장해왔어.
그리고 연산 능력 락 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
잠깐만요.
단말기가 두 번 깜빡이더니 특별 메시지의 알림이 떴다.
노르만 가 가문이 새로운 "사절 계획"을 시작했다고...
공중 정원
노르만 그룹
안락의자에 나른하게 기댄 레오나르도가 스크린 너머 화가 난 테디베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이 사절들의 착륙 소식을 5분 전에 통지해 주는 것뿐이야?
이게 네가 말하는 노르만 그룹의 정보를 계속 캐내겠다는 다짐이고?
이게 네가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계획"이야?
……
굳이 단말기의 스크린을 보지 않아도, 여동생이 분노에 차 있는 게 눈에 선했다.
빅토리아 쪽에서 내 정보를 엄격히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 보안 요원들도 모두 해고당했고, 이제 남은 건 몇몇 비밀 요원들 밖에 없어.
레오나르도가 측은하게 스크린 너머로 애원했지만,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3일 전에 내가 알려준다 한들,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나한테 방법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지?
하하, 노르만 그룹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발표 정보를 조작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아예... 수송기 시스템을 해킹할 건가?
소용없어. 그렇게 하면, 정말 그들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삐...
통신이 끊겼다.
네가 성장하는 과정을 일부 놓쳤지만, 지금의 네 신분라면... 이런 일밖에 못 할 테지.
희미해진 단말기를 바라본 레오나르도는 피곤한 기색으로 의자에 몸을 기댔다.
내가 맡을게. 이런 더러운 일은 네가 맡을 필요 없어.
어린아이는 어른들을 믿기만 하면 돼. 이렇게 어두운 세상을 너무 일찍 마주하게 한다는 건 어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