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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사회
실험장
오, [player name].
1분 21초 늦었네. 흠, 어떤 벌칙을 부여할까?
뭐, 꼭 사과할 필요는 없어.
일 끝나고 나면, 체리 맛 전해액 한 잔 사주면 돼.
핑계 대지 마.
어쨌든, 일 끝나고 체리 맛 전해액 사주면 용서해 줄게.
그녀는 옆에 있는 검은 액체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생명의 별에 가서 뇌 검사를 한번 받아봐야 할 것 같은데.
체리 맛 전해액이 이런 색일 리가 없잖아? 이건...
흠... 뭔가 맛없는 각성제 맛이랄까?
이렇게 맛없는 걸 마실 시간에 차라리 수면 캡슐에 들어가 두 시간 정도 푹 자는 게 낫지 않아?
네 의식의 바다가 다시 게슈탈트에 침입하는 걸 견딜 수 있어?
……
"이 실험은 나 혼자만 있으면 충분해. 너희들은 방해만 될 뿐이야."
[삐]!
너의 영웅담 같은 흑역사까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데, 내 의식의 바다의 안정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어쨌든 스스로 조심해.
카레니나가 찡그린 얼굴로 중얼거리며 매카 옆으로 갔다.
최종 시뮬레이션 테스트 시작. 3, 2, 1...
낮게 윙윙거리는 기계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실험장 안 다른 연구원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단말기를 보며 격렬하게 토론하거나, 거대한 기계 앞에서 데이터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연말 회의 말고 이렇게 많은 연구원이 동시에 모이는 건 정말 보기 드물단 말이야.
과학 이사회, 정비 부대, 세계 엔지니어 협회... 그리고 노르만 그룹의 연구원이라니.
공중 정원으로 복귀한 후 꼭 필요한 일 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여기서 보냈다.
연구원들 대부분은 인간이었지만, 그들은 밤낮없이 수많은 가능성을 연산해 내고 있었다.
이 기간 동안 1324개의 방안을 우리가 무효화시켰어.
그리고 동시에, 543개의 방안이 완성 단계에 들어갔어. 가능성이 50%를 넘게 되면 바로 협조 인력을 차출해 실험팀을 구성했어. 바로 우리처럼.
멀지 않은 곳에서 카레니나와 매카가 심하게 언쟁을 벌이자, 아시모프가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 냉정하게 중재했고, 상황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도미니카의 유산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 침식체나 이합 생물에게 씹히고 소화됐을 것 같은 그 자료들을 말이야.
정말 그런 필요가 있을까?
노르만 그룹 로고가 새겨진 흰 가운의 사람들을 곁눈질하며, 테디베어는 그 검은 액체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왜 항상 사람들은 "과거의 꿈"에 희망을 걸고, "전설"이나 "역사"를 더 믿는 거지? 왜 현실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 거야?
나도 한때는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했어. 그들도 일종의 "위안"이 필요했을 거라고.
하지만,
이렇게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안"이라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은 소식이 참 느리네.
노르만 그룹이 도미니카의 유산을 찾기 위해 시작한 "사절 계획"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
정말 못 들어봤어? 나 속이는 거 아니지?
테디베어는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지휘관을 바라봤다.
간단히 말하면, "사절 계획"은 노르만 그룹이 면역 시대 초기부터 시작한 계획이야.
"계획"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교형장이라고 할 수 있어.
노르만 그룹
내부 회의실
오래된 벽난로 위 낡은, 곰 머리 장식이 걸려 있는 회의실, 주인 자리에 앉아 있는 찰스 노르만은 그림자 속에 숨어 있었다.
최신 소식은?
우주 정거장은 완전히 점령됐고, 사망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되찾을 수 없다고 예상되기에 추가 수리 부품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성함 전투군 함체가 전부 파괴되었고, 우주 항의 남은 선실 구역은 이미 에덴-II 식민함선과 도킹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기술자들이 식민함선을 수리하는 방향으로 주력하고 있습니다.
찰스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손가락 끝으로 소파 팔걸이를 두드렸다. 그러자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공중 편대 전투기들이 대부분 파괴된 상태라, 군이 원재료를 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슈탈트 중추 코어는 성공적으로 해체되었으며, 현재 예정된 장소로 수송 중입니다.
그림자 속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마지막으로...
집사는 신중하게 침을 삼켰다.
도미니카가 1호 원자로 방향으로 팀을 이끌고 가서 1호 원자로를 종료하려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뭐라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찰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찾아! 당장 찾아! 군에 쓸만한 놈들이 없어?! 그룹 지원 인력은 어디에 있지?!
도미니카가 군과 그룹 지원 인력을 1호 원자로에서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도시 외곽에 배치했습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살아남은 이가 없습니다.
주변 도시 관측소가 보낸 마지막 보고에 따르면, 그들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 퍼니싱 농도가 측정 불가한 수준으로 급상승했다고 합니다.
초기 연구 결과, 그 정도의 퍼니싱 농도라면 아무도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망 여부는 확인되었나?
아직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 1호 원자로를 종료했습니다.
퍼니싱 농도가 너무 높아서, 1호 원자로 주변과는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입니다. 저는...
찾아.
하지만...
찾아. 인간이 방호복을 입고 들어갈 수 없다면, 그룹 내부 고용병을 구조체로 개조해서라도 보내.
원자로를 종료할 수 있었다는 건, 도미니카가 분명 살아있다는 말이야.
그렇게 하면 대가가 너무 큽니다. 어르신.
대가?
게슈탈트, 영점 에너지 원자로, "에덴-II" 건설로 인간을 황금시대로 이끌었어. 이게 무슨 뜻인지 아나?
황금시대 전체를 의미하는 거야!
우리는 전 세계의 70%에 해당하는 광업과 에너지 사업을 장악했고, 게슈탈트 같은 위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심지어 우주 이주를 위해 어느 정도 기여도 했지.
이 모든 명예가 다 도미니카 덕분이야.
이제 이 저주받은 퍼니싱 때문에 모든 영점 에너지 원자로가 침식당했어. 그로 인해 우리는 모든 사업을 축소하고, 이 끔찍한 곳에 웅크리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이런 상황에서 무슨 대가를 더 따지는 거지?
어르신의 결정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도미니카가 정말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넌 그게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영점 에너지, 역원 장치... 그런 천재적인 발상을 할 수 있어야만,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
난 황금시대의 찬란한 빛과 지혜를 보았기 때문에 이 어둠이 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알겠습니다. 어르신. 지금 당장 준비하겠습니다.
기억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꼭 해내야 해.
그들은 가문과 함께 영광을 누렸으니, 이제 가문을 위해 힘을 바쳐야 할 때야.
곰 머리에 달린 무기질 보석 같은 눈동자에 벽난로의 약하게 춤추는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그 후, 그룹은 "사절"이라고 불리는 다수의 선발대를 1호 원자로가 있는 도시로 투입했어. 그중 몇몇은 잃어버린 데이터와 자료를 실제로 전송해 오긴 했지만, 예외 없이...
모두 돌아오지 못했어.
그중에는 내 아버지도 포함돼 있어.
응. 웃기지? 도미니카를 위해, 그는 자신의 유일한 자식을 희생했어.
책에서 그가 말한 "황금시대의 찬란함"을 읽어 보긴 했지만, 난 당시 할아버지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사절 계획", 이름은 정말 거창하지. 듣기엔 대단해 보이지만, 현실은 어땠을까?
과거의 영광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며,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바라보며, 영원히 이루지 못할 공허한 꿈을 실천하는 거다.
이 모든 것이 사절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거지?
구걸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 같아.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죽은 부자의 무덤을 파헤치는 데만 몰두하면서 마지막의 보호와 자비를 구하고 있는…
그 부자가 정말 모두를 구할 수 있다 해도, 우리가 이 공중의 감옥에 앉아서 "사절"이 영웅의 빛을 가져오는 걸 기다려야 할까?
그저 앉아서 한탄만 하고 있다면, 도미니카라 해도... 그런 인간을 구할 수는 없단 말이야.
테디베어는 눈을 내리뜨며,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테스트 완료. 버그 위치를 확인했어.
야, 테디베어. 정말 쉬지 않아도 되겠어?
됐어. 시간이 촉박해.
역원 장치 실험이 남긴 모든 데이터로 수많은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어.
버그가 뭔지 일찍 찾아낼 수 있다면, 그만큼 일찍 마음이 놓일 거잖아.
일석이조지.
고개를 들고 컵에 있던 검은 액체를 단숨에 다 들이킨 테디베어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지휘관을 바라봤다.
[player name] 쪽에도 문제없겠지?
그럼, 다음은 우리에게 맡겨 줘.
정리할 시간을 몇 분 더 줄게.
정리가 끝나면, 출발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