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9 근원의 표지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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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액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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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의 오후. 뜻밖에도 시뮬레이션 천막의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지 않았다.

여기가 지난번 차징 팔콘 소대가 보고한 정화 구역 가장자리의 좌표다. 이건 그들이 얼마 전에 보내온 이합 재난 구역 확산의 경계 범위 그리고 이건...

이번에 연락이 없는 구조체 소대가 마지막으로 전송한 단말기 데이터 위치다.

투영 장치 속 항공 사진에 보이는 다양한 농도의 붉은색이 진홍색 상처처럼 땅을 갈가리 찢어 놓고 있었다.

주변 보육 구역에서 몇 차례 유랑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의 원래 거주지는 이 위치에 있었다.

이합 재난 구역과 정화 구역 사이의 넓은 지역을 형광색으로 표시했다.

이합 재난 구역 중심에 있는 구형의 숲이 잠시 시들어 있을 때, 집행 부대는 오랫동안 이합 재난 구역 경계 정화와 감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Ω 무기의 지속적인 공급 덕분에 이합 재난 구역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으며, 이곳을 완전히 정화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재앙은 종종 소리 없이 다가오곤 했다. 적조는 하룻밤 사이에 그 이름처럼 이합 재난 구역 경계 근처에 있는 유랑민의 거주지 2개를 휩쓸었고, 수십 명의 유랑민 목숨을 앗아갔다.

공중 정원은 즉시 주변 보육 구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구조체 2개 소대를 파견했지만, 적조에 물든 흙 외에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그때는 모두가 단순히 우연일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들... 그 기괴한 모습의 "이합 생물"들은 "철수"하고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 단계에서는 정화 구역의 존재가 오히려 예상치 못한 변이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변이... 모든 이합 생물이 집단행동을 하는 유형으로 변이하게 된다면 말입니다. 그건...

"그것들"은 자신들의 종족, 나아가 문명을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수차례의 교전 끝에, 놀이의 흥미를 잃은 듯, 적조와 이합 생물은 일제히 반격하여 정화 구역 가장자리까지 침입해 왔다.

퍼니싱 농도는 이합 재난 구역과 적조의 진행 속도에 따라 조금씩 높아지더니, 여과탑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까지 높아졌다. 그 결과, 인간들은 이합 재난 구역 쪽 몇 개의 보육 구역을 잃게 되었다.

다람쥐들은 자신들만의 문명을 창조했으며, 적조는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정말 지구는 아직 인간의 것일까?

마지막으로 파견한 구조체 소대도 적조에 잠식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합 재난 구역의 확장 속도와 범위를 빠르게 확인해야 해.

시간이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적조가 지상에 퍼지는 것을 방치한다면, 인간의 마지막 피난처도 봉쇄될 것이다.

이합 재난 구역이 정화 구역을 완전히 둘러싸게 된다면, 인간은 우리에 갇힌 새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이합 재난 구역의 경계를 탐색하기 위해 여러 엘리트 소대가 동시에 투입되었다. 그리고 모든 소대의 목적은 단 하나...

이합 재난 구역 변화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지휘관님. 적조의 확장 속도와 범위에 관한 1차 계산이 완료됐어요.

단말기에 표시된 숫자와 그래프는 공포스러운 최고점에 다다랐다.

네. 인근 보육 구역에 등록된 유랑민 단체예요.

예전 임무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그들을 인근 안전 지역으로 우선 호송해야 해요.

공중 정원에는 이미 보고했고, 담당 소대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요. 인계 후, 다시 원래 경로대로 이동하면 돼요.

율시와 루시아가 사상자를 집계하고 있어요. 구조된 대부분의 부상자에게는 기본적인 응급 처치와 혈청 주사를 마친 상태예요.

그리고 철수 과정에서 그들의 운송 장비 한 대가 고장 났어요. 리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요.

공중 정원은 퍼니싱 정화 장치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현재 유일하게 퍼니싱에 완전 면역을 가진 리는 공중 정원에 남아 개발에 협조해야 했기에 이번 임무는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합 재난 구역이 계속 확산됨에 따라, 공중 정원은 초각 기체와 같은 규격의 기체를 제작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또 하나의 기적을 창조하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초각 기체를 가동한 리는 공중 정원에 남아 기술 개발을 돕는 것이 더 나았다.

확실히 지금 상황에선 리가 공중 정원에 남아 있는 게 모두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잠시 아쉬워한 리브는 다시 그레이 레이븐이 가져온 구조 물자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최대한 빨리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거주지의 일부 유랑민만 구출할 수 있었다.

구조 작업 중 놀랍게도 인간으로 구성된 구조 소대를 만나게 됐다.

순수 인간으로만 구성된 소대였다.

반가워! 네가 바로 그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구나?

안녕!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 난 율시라고 해. 유랑민을 이끄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전장 외상 응급 구조·만물에 햇빛이 비치는 팀"의 부팀장이야!

하하하, 이 이름은 내가 손수 만든 소대 이름이야!

최근 1년 동안 내가 만든 이름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이름이지! 대장은 이름이 길다고 계속 투덜대지만...

이번엔 정말 고마워!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우리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전장 외상 응급 구조·만물에 햇빛이 비치는 팀"만으로는 이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없었을 거야. 일레인?

급히 달려온 유랑민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율시, 우리 소대의 사상자 명단이 나왔어.

가미라와 게리가 채집 중에 적조를 만났는데, 게리가 보이지 않아. 그리고 토니는 찾지 못해서 일단 실종으로 등록해 뒀어.

일레인은 풀이 죽은 듯 코를 훌쩍였다.

괜찮아. 게리와 토니가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을지도 모르잖아. 운이 좋으면 다음 거주지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야.

율시는 일레인을 달래주기 위해 안은 뒤,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그럼... 무르의 소식은?

문득 무언가가 생각난 듯, 일레인은 희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내가 대신 물어봐 줄게. 봐, 공중 정원의 사람들이 여기 있잖아.

율시는 지휘관을 향해 윙크했다.

혹시 근처 보육 구역을 순찰하던 구조체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

검은 머리 구조체인데, 이름은 무르고, 근처 보육 구역 순찰대 소속이에요.

단말기를 조회한 리브가 고개를 들었다.

음... 일레인이 말한 구조체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희생자 목록에는 그의 이름이 없어요.

그렇다면 왜...

아마 보육 구역의 다른 이들과 긴급 철수했을 거예요.

이합 재난 구역이 계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일반 구조체 상당수가 퍼니싱의 농도를 견뎌내지 못하고 침식될 가능성이 있었어요. 그래서... 공중 정원에서는 이쪽 순찰대를 긴급 호출했던 거예요.

그랬군요.

일레인은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괜찮아. 이건 좋은 소식이야. 적어도 모든 이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거잖아!

계속 전진하다 보면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일레인, 그 사상자 명단을 저쪽 구조체에게 전해 줘. 아, 이렇게 말하면 예의가 없는 것 같네. 저 구조체 이름이 뭐야?

율시는 바쁘게 움직이는 루시아를 가리켰다.

고마워. 그럼, 루시아에게 전해주도록 해.

남은 물자, 보호 마스크와 혈청의 수량을 점검해 봐. 신속히 이동해야 해.

율시라는 여성이 지휘관을 향해 고마움의 미소를 지은 뒤, 고개를 돌려 유랑민 집단 쪽으로 갔다.

루시아 쪽에서 데이터를 봤는데, 구조한 사람들 중 일부는 침식 정도가 경미해서 치료가 가능할 것 같아요. 하지만...

고개를 젓는 리브의 눈에는 슬픔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일부는 침식 정도가 너무 심해서...

멀지 않은 곳에 유랑민들이 한데 모여 작은 의식을 치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오래된 물품들을 한 곳에 모아둔 뒤, 눈에 띄는 색깔의 방수천으로 싸고는 나무에 꼭꼭 묶었다.

소대 연장자가 나무줄기에 이름을 하나씩 새겨 넣었다. 기록이 끝난 후, 그들은 큰 나무를 둘러싸고 짧고 낮은 노래를 조용히 읊조렸다.

미안. 몇 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어느샌가 군중에서 빠져나온 율시가 지휘관의 옆에 서서 조용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건 우리 팀의 전통이야. 장례식의 일종이라 할 수 있지.

누군가 실종됐다는 게 확인될 때마다, 그들의 유품을 이 색깔의 방수천으로 싸서 이름을 적은 뒤, 근처 나무에 묶어둬.

그들이 살아서 여기를 다시 찾게 된다면, 나무에 남긴 정보를 통해 우리의 다음 거처를 찾을 수 있는 거지.

그들이 여기를 찾지 못하거나, 이 세상에 없다면...

이곳을 지나는 다른 사람들이 유품에 남아 있는 물자로 하루 이틀은 더 생존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솔직히 말하면, 충분하지 않아. 하지만 남겨진 것들은... 모두 "유품"이야.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여기까지 왔어. 모두... 실종된 동료의 "유품"을 나누고 싶어 하지 않아.

예전에 누군가 이 물자 덕분에 돌아온 적이 있다고 수장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

우리도 그런 기적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잖아?

율시는 나무 아래에서 어리둥절한 채 서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나무들은 묘비이자 희망이었다.

실종된 이들이 정말 길을 잃었든, 적조에 삼켜졌든 이곳에는 그들이 남긴 생명의 흔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세상은 황폐하고,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항상 인간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고 있었다.

끈적끈적...

적조는 끈적끈적한 늪 바닥의 오래된 진흙처럼 이합 숲속에서 쫓아오며 퍼져 나갔다.

시간이 다 됐어.

콜레도르 주변에는 짙은 보라색 꽃들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속삭임을 듣는 듯, 온화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래요? 이게 원래 그의 뜻이었군요.

"정보량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여기가 바로 지구야."

충돌도 "규칙"입니다.

그것들은 적조에서 탄생했고, 적조에서 깨어났으며, 적조에서 새로운 의식을 깨웠다.

새로운 문명이 시든 생명 속에서 만개하여, 진홍빛 대화로 모였다.

콜레도르

그럼, 그와의 약속에 따라...

출발하세요.

방금 눈을 뜬 생명체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는 그녀는 자신의 백성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콜레도르

다른 문명의 발전처럼, 개척하고, 약탈합니다.

우리가 풍요로워질 수 있는 모든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하여,

우리를 낳을 "문명"의 고향을 찾아내도록 출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