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8 뭇별을 이은 북극성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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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4 방아쇠를 당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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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

11월 10일, 05:35

만세명 데이터 전체 섹터에 대한 자체 검사 종료, 화서 복구 직전

구룡 순환 도시 지하 1200미터, 만세명 물리층

"이건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38분이었다."

"과학자들이 화서의 복구 작업을 시작하고 준비를 마치기까지 33분이 걸렸다."

"그 33분 동안,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가 동시에 존재했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화서의 복구 준비를 마쳤을 때,

아무도 그 마지막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화서를 복구한다는 건, 만세명 안의 모든 데이터를 퍼니싱에 노출시킨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것, 구룡의 남은 모든 것이 그 5분 동안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게 두지 않을 것이며, 구룡 사람들은 운명을 스스로의 손에 쥐고 있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모든 사람의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발생했다."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확신이 없잖아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 만세명 안에 있는 상태예요. 모든 시스템을 적에게 정말로 노출시킨다면, 그건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뭐? 너희들끼리만 살아남으려고 하는 거야? 너희는 수적으로 열세야.

또 다른 문제가 있어. 정말로 [player name]이(가) 말한 것처럼 외부 신호가 이미 화서 내부까지 침투했다면, 화서를 복구하는 걸로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을까?

그 침입자는 화서를 통해 [player name]의 마인드 표식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어. [player name]이(가) 화서의 제어에 대항한 경험이 없었다면, 우린 여기서 대화조차 할 수 없었을 거야.

하지만 결론은... "그"가 여기 있다는 거야.

통신 속 네빌은 배신당한 사람처럼 실망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그"는 단순한 악성 코드가 아니라고, 내가 말했잖아.

아시모프가 가로챈 화서의 네트워크 패킷을 분석한 것과 최근 게슈탈트가 받은 네트워크 공격과 비교한 후, 네빌은 그늘 속 숨어 있던 "악의" 흔적을 잡아냈다.

그건 함영을 배신한 슐츠였다.

비리야의 분석에 따르면, 그 로봇은 자신의 코드뿐만 아니라 게슈탈트와 동일한 출처 코드 일부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게슈탈트가 게슈탈트를 공격했다는 이상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시모프는 게슈탈트가 최근 받은 공격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데이터 의식이 된 비리야의 확인에 따라, 그 "슐츠" 도 수십 년 전 게슈탈트 계획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조건이 허락된다면,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다시 쓸 수 있어. 그리고 계속해서 기본값으로 되돌리며, 형태를 바꿀 수 있어. 심지어 지능이 낮은 로봇에까지도 침입할 수 있어.

아마도... "그"가 함영을 해친 건 단순히 악취미 때문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그"는 인간을 싫어했었거든.

그리고 "그"는 폭발로 발생한 전자기 신호를 통해 소스 코드를 다른 제어 가능한 로봇에 전송할 수도 있어. 그래서 이렇게 조금씩 숨어서 너희들의 지하 도시로 들어올 수 있었지.

결국 코드일 뿐이라는군.

데이터 삭제할 때, 왜 이 비열한 놈을 놓쳤을까?

침입자의 신원을 파악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화서를 복구한다면, 화서가 "그"에게 제어될 가능성이 있어.

내가 데이터베이스에서 놀기만 한 줄 알아?

계속 소스 코드를 재구성하고 있었다고!

비리야의 어조가 다소 초조했다.

비리야도 수십 년 전 게슈탈트 계획의 부산물이 자신과 스승에게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게슈탈트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네트워크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과 같았다. 하지만 모든 문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책상 위에 설치된 복구 암호의 단말기가 마지막 방아쇠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가 이 결정을 내려야 할지, 누가 이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지에 대해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 로봇에다가 이 "수석 기술관"까지 합쳐도, 내 생각엔...

우리 셋이 동시에 코드를 재구성하는 속도가 "그"가 화서를 언더레이에서부터 통제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거야.

본질적으로 "그"는 코드야. 데이터 세계에서 "그"가 있는 시퀀스는 우리와 본질적으로 달라.

…………

50퍼센트.

물결이 일렁이듯, 실망의 감정이 순식간에 텐트를 감싸 안았다.

맞아.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책상 위 통신 단말기를 바로 집어 들었다.

들려.

30분 정도는 더 필요해!

테디베어!! 들려?

어서 가서 막아! 빨리!

안될 것 같으면, 일단 밖에 다 가둬버려.

후방에서 온 부대가 필드 포인트를 설치하고 있어!

???

그들에게 그 필드 포인트를 들고 이 도시에서 당장 나가라고 해.

피곤한 모습이 텐트 밖에 나타났다. 곡이 등에 한 사람을 업고 있었고, 옆에는 상처투성이인 포뢰가 있었다.

다시 말할게. 그들에게 이 도시에서 나가라고 해.

공중 정원이 구룡에 우주 무기를 사용하려 한다면, 내가 직접 공중 정원의 모든 사람을 죽일 거야.

곡은 자신의 품에 있던 소녀를 포뢰에게 넘긴 뒤, 곧장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복구해.

내가 책임질게.

구룡

11월 10일, 05:37

화서 복구까지 남은 시간 3분

구룡 순환 도시 지하 1200미터, 만세명 물리층

구룡, 11월 10일, 05:37 화서 복구까지 남은 시간 3분. 구룡 순환 도시 지하 1200미터, 만세명 물리층

화서를 복구하는 일은 빛의 벽을 재가동하는 것과 비교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 일이었다.

만세명 안의 화서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이어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언덕에서는 화서가 복구되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그 의식체들이 이합 생물에 붙기 시작했고, 어떤 반응이 일어난 것처럼 이합 생물들이 몸의 구조를 서서히 녹이기 시작했다. 결국 이합 생물들은 퍼니싱으로 분해되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이합 생물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재구성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었다.

하지만 무수히 많던 의식체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면서, 연기조차 남기지 않았다.

화서를 복구하는 이 시간이 마지막으로 숨 돌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선택의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결과가 행운인지 아니면 불행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화서가 복구되고 있어.

하지만 이게 최선의 결과는 아니야.

만세명의 붉은빛이 이 언덕을 비췄다. 곡이 힘을 주어 반자동 소총을 앞에 있는 흙에 꽂았고, 그 주변에는 부서진 무기들이 셀 수 없이 흩어져 있었다.

곡은 수많은 칼, 검, 총기의 무덤 속에 혼자 서 있었다.

그들의 이름이 기억나?

넌 아직 가슴속 깊은 곳을 휘감는 진정한 상실의 아픔을 알지 못해.

언젠가 너에게 소중했던 사람들과 일들이 잠시 널 떠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들은 결국 다시 네 곁으로 돌아올 거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네 자신을 속일 수밖에 없어. 결국, 그건 네가 속한 세상을 함께 속이는 일이 될 테니까.

그들뿐만이 아냐.

그리고 구룡뿐만이 아니야.

이 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생명들의 이름을

만세명이 영원히 기억할 거야.

말해 줘.

수석, 넌 무엇을 봤지?

그녀의 차갑고도 깊은 시선이 지휘관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곧이어 의식 속으로 몰려오는 압박감이 거대한 산으로 변해 신경 하나하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았다.

승격자와 침식체를 강제 연결할 때의 찌릇한 통증도, 마인드 표식이 오염될 때의 끓어오르는 듯한 타오름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정보, 끝없는 정보가 지휘관에게 몰려왔다.

넌 무엇을 봤지?

의식의 바다를 통해 구조체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면, 곡의 의식의 바다는 이제 "바다"라는 단순한 비유가 아닌, 한없이 펼쳐진 웅대한 산맥에 더 가까웠다.

각 산맥마다 억겁의 세월이 흐르는 듯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그녀의 의식 속에서 억만 년의 시간이 흘러가다가 사라진 뒤, 거대한 산들 속에 깊이 묻혀 불타오르는 광물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산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의 흔적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어간 역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희로애락이 이 산들 사이에서 함께 메아리치고 있었다.

이 정보들은 거대한 산처럼 밀려와 파도처럼 지휘관을 짓눌렀다.

그리고 그 산들 속에는 언제나 비슷한 무덤을 지키고 있는 형체가 있었다.

의식에서 전달된 환상이 잠깐 동안 눈앞에 있는 곡과 겹쳤다.

하지만 그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의식의 바다에 속하지 않는 또 다른 어둠이 이 산맥을 감싸 안았다.

너도 그를 봤구나.

그가 바로 너희가 찾고 있는, 퍼니싱 외부에서 온 구룡을 침입한 존재야.

그가 뭐라고 불리는지는 상관없어.

그는 자신의 "고충"과 그 끔찍한 속임수를 일부러 드러냈다.

곡이 옆에 있는 또 다른 부서진 검을 들었다. 그 칼날은 만세명의 깊은 땅으로 사라졌다.

난 그를 죽일 거야.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야.

곡이 다시 모두의 시야에 모습을 드러낸 뒤, 리브와 구룡 야항선의 부희가 안전을 위해 그녀를 철저히 검사했다.

결론은 곡의 퍼니싱 침식이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통제 불능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곡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재가동되었고, 구조체 기능 일부가 두형이 쏜 특수 탄환에 의해 차단된 상태였다.

그건 네가 고려할 문제가 아니야.

내 운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룡과 만세명을 지키는 거야.

화서도 마찬가지야.

난 반드시 그를 죽일 거야. 그가 죽음을 거부하든, 진짜로 살아 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난... 반드시 해낼 거야.

갑자기, 그동안 곡의 의식을 짓누르던 산들이 다시 흔들리며 그녀의 생각 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곡은 지휘관과의 강제 연결을 끊었다.

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몸을 돌린 곡은 여전히 그 무덤 속에 서 있었고, 부서진 만세명과 함께, 영원한 노을 속에 머물렀다.

이 모든 걸 기억해 줘. [player name]. 날 그리고 우릴 기억해 줘.

네가 여기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이거야.

구룡의 문제는 구룡 스스로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