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서로 얽히고 휘감겼고, 미래<//현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것들의 속삭임이 귓가에 울려 퍼질 때, 온 세계<//연옥>가 너<//나>를 위해 펼쳐질 것이다.
얼마나 장대한 도시인가!
이 세계를 거울 속 반영에 녹여버렸지만, 거울 속에 비친 세계는 오직 이 도시 자체만을 보여줬다.
인간과 로봇 그리고 구조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황금빛 도시. 밤이 그녀에게 입혀주는 것은 더욱 우아하게 만드는 장중한 의상이었다.
곡이 정신을 차렸을 땐, 구룡성의 붐비는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다.
모든 것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고, 역사는 이 도시를 그 찬란한 시대에 영원히 고정시킨 것 같았다.
지지직... 지지직...
거리 반대편의 작은 골목에서 이상한 형체가 스쳐 지나갔고, 곡은 이것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당신... 지지직... 곁에...
하지만 이 번화한 거리는 너무나 붐볐기 때문에 곡이 군중을 헤치고 골목 입구에 도착했을 땐, 조금 전 녹색 빛을 흔들던 형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 있던 것은 20대 초반의 여자였다.
안녕하세요. 곡 님.
화서가 곡 님을 안내하라고 보냈습니다. 저는 가희입니다.
화서가 너를 보냈다는 건...
내가 아직 만세명 안에 있다는 건가?
음... 여기는 말씀드리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닙니다.
좀 더 안전한 장소로 이동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심스럽게 골목 밖을 내다본 가희가 곡에게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곡을 복잡한 골목 속으로 안내한 가희는 주위에 이상이 없음을 여러 차례 확인한 후에야 낡은 문을 열었다.
안에 있던 키 크고 온화한 남자가 곧바로 일어나 곡을 맞이하며 방으로 안내했다.
곡 님.
대체 무슨 일이지?
지금 곡 님은 만세명 안에 계십니다.
화서는 원래 곡 님께서 역사 데이터 구성을 완료하신 뒤, 만세명에 투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캐시 영역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화서가 곡 님을 긴급히 만세명에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만세명 섹터에는 더 이상 갈 수 없게 된 겁니다. 그 안은 이미 지옥이 된 상태로, 들어간 데이터는 다신 나올 수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 화서가 곡 님을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그래서 여기가 만세명 안의 데이터 공간인 건가?
사실, 곡 님께서 만세명에 업로드된 순간부터 계속 만세명 안에 계셨습니다.
이 섹터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 화서의 계획에 따라 저희는 임시로 이곳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이동하라는 통보는 받지 못했습니다.
알겠어.
여기 있어. 그리고 함부로 떠나지 마라.
필요하다면, 화서가 너희를 다시 옮길 거야.
곡은 손에 든 장검을 들어 올리고는 바로 방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가희가 몸으로 문을 막아 곡의 길을 막았다.
안 됩니다. 곡 님.
곡 님은 떠날 수 없습니다.
구룡의 주인이 가는 길을 몸으로 막은 가희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비켜.
절대 안 됩니다.
곡은 자신의 앞을 막아선 사람이 자신의 백성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칼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쳇 그러니까, 가희...
말을 잘해야지. 그렇게 말씀드리면 곡 님은 아직 상황을 모르고 계시잖아.
가희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곧바로 곡과 가희 사이에 서서 상황을 중재하려 했다.
계속 말해봐.
저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화서가 저희에게 내린 명령은 곡 님을 이 안전 메모리 구역으로 모시고 온 뒤, 여기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거였습니다.
왜지?
음, 그게...
조금 당황한 중년 남자는 적당한 말을 찾으려 애썼다.
제 말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사실 저와 가희는 부부입니다.
제가 이 섹터로 옮겨졌을 땐, 전 이미 마흔 살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가희를 보십시오. 아직도 스무 살 정도처럼 보입니다.
이 모습은 제가 가희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안에 많은 데이터가 아직 혼란스러워서, 몇몇 타임스탬프가 맞지 않는다는 건가?
맞습니다! 바로 그 뜻입니다!
그럼, 더더욱 떠나야 해. 나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마법 소녀! 섬광 전사!
방 안에서 생기 넘치고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왜 TV 안 껐어...?
하하... 끄면 되지.
중년 남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곡 옆을 지나 방 안의 TV를 껐다.
이걸... 애가 좋아하잖아. 나도 재밌더라고. 그래서 같이 보고 싶었어.
…………
너희 아이는...
아마... 밖에 있을 겁니다.
유유라는 그 여자애 말이야?
네.
남자의 원래 높았던 흥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저번에 그 특전 디스크에 대해 얘기했었습니다.
곡이 몸을 돌려 방 안을 둘러보자, 부부의 눈빛도 따라서 어두워졌다.
곡 님, 유유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화서가 유유의 미래와 결말을 우리에게 말해줄 여유와 연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유는... 살아남을 수 있는 겁니까?
유유는 지금 구룡 사람들을 위해 포뢰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어. 그녀도 살아남을 거다.
곡은 손에 쥔 무기를 더욱 세게 쥐었다.
곡은 자신이 그들에게 어떤 대답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 상황이 정말 자신이 기대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유유라는 이름의 소녀가 이 재앙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곡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곡의 가면 뒤에 드리운 필연적인 거짓말이었다.
그러면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중얼거리던 남자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아내를 다시 옆으로 끌어당겼다.
곡 님, 우리 모두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누구세요!
하지만 문밖의 그 사람은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 듯,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밖에 누구냐?
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거친 충돌로 변했다. 화서가 메모리 영역의 방어를 강화하지 않았다면, 문은 절대 이런 거대한 충격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곡은 곧바로 전투태세를 갖췄다.
쾅!!
문밖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이전처럼 퍼니싱에서 오는 기묘한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
검을 든 곡은 문을 향해 겨누며 서서히 침대로 물러났다. 그리고 두려움에 휩싸인 숙보와 가희를 자신의 뒤에 숨으라고 했다.
쾅!!!
마침내 문에 틈이 발생했고, 그 틈은 부딪혀 생긴 것이 아닌 검은 장검에 의해 가로로 베어진 것이었다.
그 틈 너머로 익숙한 눈이 나타났다.
안녕?
쾅!!!!
문은 결국 외부 힘에 의해 파괴되었고, 곡 앞에 나타난 것은 장검과 똑같은 까만 형체였다.
아... 드디어...
찾았군.
곡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칼을 들어 그 까만 형체의 목을 찔렀다.
땡!
검은 장검이 곡의 검을 막은 뒤, 방향을 반대쪽으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곡의 칼날은 그 사람의 목을 살짝 스치기만 했을 뿐, 전혀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정말 재미있군.
탕!
곡은 본능적으로 힘을 오른쪽으로 주어 검을 빼낸 뒤, 몸을 틀어 재빨리 다음 공격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뒤에 있는 부부 때문에 할 수 없이 검은 장검이 내려치는 칼을 억지로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검은 장검이 곡의 눈앞을 스치며 지나갈 때, 그것이 조금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몇 차례 교전 후, 상대방은 거의 같은 방식으로 곡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상대방의 공격은 더 비열하고 잔인했다. 곡이 뒤에 있는 부부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아는 검은 장검은 공격할 때마다 교묘하게 그들을 죽이려 했다.
누구를 죽이기 위해 전투하는 것이 아닌, 그저...
순수한 학살과 쾌락을 위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망쳐!!
겁에 질린 숙보는 곧바로 아내를 붙잡고는 방의 다른 쪽 문을 열고 도망쳤다.
그런 기대는 하지 마. 곡.
곡은 상대의 되받아치는 방식의 공격을 피한 뒤,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탁자와 TV를 향해 벽과 평행하게 날렸다.
곡과 그 부부가 있던 방<//메모리>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거기엔 검은 형체만 남아 있었고, 불빛은 그녀의 올라가는 입꼬리를 비추며 몸을 핥았다.
왜 과거를 잊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았어?
도망쳤다.
각 문 뒤에는 똑같은 배치, 침대, TV, "구룡의 마법 소녀" 특전 디스크가 있었다.
도망쳤다.
각 문 뒤에는 똑같은 방문객, 전투, 도망, 불빛이 있었다.
어디로 갈 생각이지?
죄인아.
유령 같은 형체가 곡의 뒤로 다가갔고, 차가운 칼날이 곡의 목을 겨눴다.
아, 정말 익숙하군.
유령 같은 형체의 눈길이 날카로운 손끝에 머물며, 곡의 차가운 얼굴을 자극했다.
이 달갑지 않은 기억... 너무 오래됐군.
꺼져!
곡은 손에 든 칼로 뒤에 있는 검은 장검을 밀어 내려 했다. 하지만 목을 겨누고 있는 그 검의 칼날이 신경을 갈아내는 것 같았고, 고통은 생각을 갉아먹고 있었다.
고통이 곡의 저항할 힘을 빼앗아 갔지만, 무기는 여전히 쥐고 있었다.
나는 떠나지 않을 거야, 곡.
나는 "영원히"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나는 너니까.
칼날이 곡의 피부를 더 파고들었지만, 어떤 순환액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대신 강렬한 증오가 상처를 타고 곡의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아버지께서 이루지 못한 일은 제가 직접 완수할 거예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들은 반드시 피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안 된다. 곡.
그러면, 안 돼!
내 사람들이 아직 상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요.
이제 남은 건 비열하고, 뻔뻔하고 교활한 당신이에요.
나를 죽인다면... 모든 게... 구룡은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될 거다!
구룡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리고 구룡의 주인으로서, 전쟁을 끝낼 거예요.
곡!!!!!!!!!!
구룡의 백성들이여!
구룡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모두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진실은 바로 구룡이 배신당했다는 것이다.
상회 안에 있는 완고한 세력이 우리 전임 구룡의 주인을 자결로 내몰았다.
그들은 악룡처럼 우리 구룡 사람들이 두 손으로 이뤄낸 청부 위에 자리 잡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업들을 이 시대에 이루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맞서 싸우려 할 때에만, 그들은 비열한 약속을 한다.
하지만 구룡 상회와 나는 너희들에게 약속한다. 배신한 자들을 내 손으로 직접 청산할 것이다.
그들은 거짓된 약속과 구룡에게 한 배신 행위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구룡 사람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은 우리 눈앞에 있다!
곡은 복수를 이뤘고, 직접 원수를 도륙했다.
하지만 곡의 형제들은 곡을 떠났다.
곡은 구룡의 전쟁을 잠재우기 위해 수년의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곡이 다시 단결하여 강해진 구룡의 정점에 섰을 때,
곡의 영혼 깊은 곳에서 갈증이 솟아올랐다.
전쟁, 전쟁...
우리는 강철과 불로 우리의 길을 막으려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전쟁, 전쟁...
우리는 총알과 죽음으로 우리를 배신하는 모든 자를 벌했다.
전쟁, 전쟁...
나<//우리>는 영원한 구룡을 창조할 것이다.
전쟁, 전쟁...
나<//우리>는 북극의 한풍으로 얼음과 눈으로 만든 국경을 세울 것이다.
전쟁, 전쟁...
나<//우리>는 대서양의 폭풍으로 해안의 저항을 쓸어버릴 것이다.
전쟁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다.
모든 감정이 안에서 뒤섞였다.
곡은 그것을 볼 수 있었고, 잘라낼 수 있었다.
곡이 전쟁으로 구룡의 적을 파괴하고, 돈으로 한 나라를 구매할 때...
곡이 육신을 버리고, 불멸의 몸을 얻었을 때...
곡이 이 세계를 구룡의 위대한 깃발 아래 두고, 그녀의 도시가 태양계 모든 행성에서 솟아오를 때...
곡이 다이슨 스피어로 전 성계를 지배하고, 구룡의 기함이 모든 적을 말살할 때...
충성을 바칠지 아니면 멸망할지를 선택할 때...
그 갈증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곡의 몸은 껍데기같이 여전히 공허했다.
하지만 곡은 "느낄" 수 있었다. 그... "기쁨"을.
곡은 한 성계의 지성 생명체를 멸종시켰다. 그리고 그 항성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광속을 초월하는 에너지로 구룡의 방주를 영구히 가속해 우주의 끝으로 보냈다.
그 항성을 죽였을 때, "기쁨"이 곡을 가득 채웠다.
내 왕좌 아래에는 언제나 역사의 무덤이 있었다.
시체와 거짓으로 쌓아 올린 궁전이 내 삶에서 유일한 거처였다.
내 의지와 구룡의 의지로 온 우주를 꿰뚫으며 진정한 영원의 존재로 만들 것이다.
이제 너도 봤겠지.
미치광이.
정복과 소유, 그게 우리의 전부야.
인간의 나쁜 본성을 하나의 영원한 의지로 통합해야 해.
네가 부정한 그 미래에서 나는 진정으로 구룡이 영원히 존속하도록 만들어냈어.
그리고 그 빛보다 빠른 비행선은... 결국...
그녀들은 우주의 끝에 다다랐지만, 가장 먼 끝은 정확히... 가장 가까운 시작이었지.
그녀들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왔어.
너를 데리고... 그래. 바로 너야.
손톱을 꺼내 든 유령 같은 곡은 차가운 얼굴을 드러내며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에는 무한한 탐욕과 갈증이 드러나 있었다.
네가... 이 이야기를 다시 썼어.
넌 실패했어.
아직도 모르겠어? 너야말로 실패한 거야.
난 이 우주에서 영원한 구룡을 만들고 있었어. 그런데 넌 결국 날 부정했어. 너의 이상을, 우리의 이상을 부정했어.
정말 불쌍하군.
그 부정된 미래의 연산 속에서 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했다고?
악역인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다니 아주 의왼데.
음, 애니메이션에서는 이건 절대 금기라던데.
뭐라고!
갑자기 대검 한 자루가 곡의 방향으로 날아왔다.
쾅!!!
함께 그 대검을 맞지 않기 위해, 검은 형체는 곡을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곡은 그 기회를 틈타 검은 형체의 구속에서 벗어나 다른 쪽으로 굴렀다.
두 사람이 서 있어야 했던 자리는 이제 폐허가 되었고, 그 중앙에는 대검이 곧게 꽂혀 있었다.
회선의 칼날...
곡은 검에 의지해 반쯤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리고 목에선 진한 붉은 색의 순환액이 흘러내렸다.
곡 님!
반대편 문 뒤에서 숙보와 가희가 곡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밖에서 유유가 이걸 사용하는 걸 보고 생각났습니다.
화서도 도와줬습니다! 곡 님, 어서 움직이십시오!
화서...
그래. 화서...
중얼거리던 그 형체의 몸에 있던 검은 깃털이 마치 심연의 바닥에서 온 듯한 어둠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화서에게... 배신당했군.
그렇다면, 다시 빼앗아 와야지. 전부... 다시...
어둠의 칼날이 회선의 칼날을 던진 부부 쪽을 향해 날아갔다.
도망쳐! 어서!
없애고, 다시 창조하면 돼.
무한히 복제된 구룡의 폐허 속에서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 날개를 펼친 뒤, 무거운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화서!!!!
곡은 그 도서관의 창공 아래에 누워 있었고, 그 위에는 찬란한 별들이 있었다.
지지직...
곡... 곡...
익숙한 목소리가 곡의 귀에 들려왔다.
화서?
하지만 그녀는 그 별들의 무게를 견디며,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본 기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만세명을... 보호...
방금 그 곡도 네 연산 속 어떤 미래의 나였던 건가?
그렇습니다...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너는 그녀를 부정했고, 그 미래를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어.
………………
잘했어.
그건... 본 기체의... 업무이자, 의무입니다.
그 부부는... 살아남았나?
본 기체가... 부부를 이미 안전한 만세명... 섹터 쪽으로... 이송했습니다.
잘했어.
곡은 별들을 응시했다. 하지만 그녀를 되돌아보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곡은 별들 중 하나가 마치 자신처럼 영원한 어둠을 태우며 하늘 높이 떠올라 그녀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을 보았다.
빛보다 빠르게, 시간을 초월해 과거의 이야기를 고치는 걸까?
화서, 인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지?
모든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인간의 끝은 파멸뿐입니다.
지구는 이미 5번의 대멸종을 겪었고, 인간은 단지 이 행성의 긴 수명 속 잠깐의 손님일 뿐입니다.
의식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곡 님께서는 이 질문의 답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왜 저에게 확인하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작 센서가 곡 님께서 20초 이상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음을 감지했습니다.
화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전에는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어.
변수는 항상...
존재합니다.
…………………………
화서?
"그"가 곧 올 겁니다. 이제 더는 곡 님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제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해 주십시오.
나는 그 성스러운 강물에서 돌아왔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나무가 새로운 가지와 잎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깨끗한 몸으로, "별들"을 향해 날아갈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