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뜨거운 열기가 아직 등을 핥고 있는 것 같아서 어지러움을 이겨내는 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콜록콜록... 수장님, 지휘관님, 캐다 이모, 다들 괜찮으세요?
으악. 수장님! 망토에 불이 붙었어요!
소리 지를 시간 있으면, 여기 와서 사람들 좀 멀리 끌어내 주지 그래?
몸이 끌려가는 게 느껴지자, 주변의 뜨거움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괜찮아?
지휘관이 와타나베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다.
인간 두 명이 멀쩡한 것과 달리, 연잎밥과 와타나베의 등은 각각 다른 화상을 입었다.
그들이 신속히 대처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기침 두 번으로 일어설 수 있는 상황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아아, 망했다!
늦게 나타난 건달이 땅에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대체 어떤 놈이 불을 지른 거야!
너희들 중 한 명이냐? 잠깐, 저 옷은 망각자잖아!
그는 연잎밥의 전투복을 한눈에 알아봤다.
네가 불을 지른 거지? 그렇지?
네? 저요?
욕하며 일어선 남자는 옆에 있는 셋을 완전히 무시했다.
시장이 너희를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고 몰래 들어와서 이런 짓을 한 거냐?
아니에요. 저는 오래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하, 미리 계획했다는 거군!
예전에 망각자가 계획한 습격이 헛소문이 아니었을 줄 알았어.
습격...
그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해 줄 수 있어?
너는 누구야? 보니까 구조체 같은데... 요즘 이런 색이 유행이야?
허튼짓하지 마. 도와줄 사람들 불렀으니까!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정을 설명해 줄게. 하지만 그 전에, 최근 망각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알려줘.
이 일은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는 게 좋겠어요.
카우보이모자를 쓴 청년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 남아서 불을 꺼주세요. 제가 이들을 아버지에게 데려갈게요.
칼과 검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나무 방 안에서, 맥스는 사무용 책상 반대편에 앉아 방금 전 사건에 대해 듣고 있었다.
결국 그들이 여기까지 찾아왔군.
미안하게 됐군. [player name]. 뉴 오클레르 마을은 더 이상 너희들을 보호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전에 우리는 망각자와 겉으로는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그들이 이렇게 큰 소동을 벌이다니...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는 것 같군.
그 부분이라면 내가 감사받을 입장은 아니지.
맥스는 고개를 저으며 와타나베를 바라보았다.
사실 캐다를 포함한 인원들과 그 장비들은 재난 당시 망각자들이 구해낸 거니까.
그들이 여기에 남기로 선택한 이유도, 저 멀리 있는 에덴보다 우리처럼 현실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더 그들을 중요하게 여길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겠지.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네 업적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다.
나 혼자만으로는 이 사람들을 구할 수 없었을 거야.
겸손할 필요 없어. 자신감을 가져. 자넨 그런 자격이 충분히 있어.
자네가 습격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방관자의 입장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많은 사람들이 자네 영향으로 자네와 같은 선택을 했다는 거네.
그 덕분에 자네와 자네의 추종자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밸러드가 자네의 죽음을 이용해 그들을 선동하려는 이유일 걸세.
사람들을 협력하게 만드는 건 공동의 이익이지만, 이익보다 강한 유대는 증오네.
망각자들에게 자네의 죽음은 그들의 증오를 가장 잘 자극하는 불꽃이지.
……
현재 상황에 대해 알려줄 수 있나?
요약하자면, 자네가 사라진 지난 반년 사이 밸러드는 자네를 찾는 것과 자기 보호를 빌미로 원래 논란이 됐던 구역들을 조금씩 점령해 왔어.
그 과정에서 공중 정원과 망각자 사이에도 마찰이 있었지. 하지만 양측 상부의 지시에 따라 비교적 평화롭게 해결됐어.
결국...
맥스는 수리된 와타나베의 진명 기체를 바라보았다.
망각자의 실력이 평소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지 않았던가?
그 과정에서 밸러드는 조금씩 자신의 패를 드러냈고, 공중 정원도 그를 다시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됐지.
이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싶지 않아.
맥스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말했다.
지난주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한 구역에서 입지를 다진 후 밸러드가 갑자기 자네의 죽음을 발표하며 모든 망각자들에게 보육 구역 해방을 촉구했네.
상당수의 사람이 선동됐고, 또 일부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지.
그 사람들은 밸러드에 의해 새로운 본거지로 소집된 후 소식이 없네.
지금 망각자와 공중 정원은 국경선에 병력을 대규모로 집결시키고 있네. 누가 첫 발을 쏠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그저 외부인이라, 내가 아는 건 이게 전부네.
이제 어떻게 할지 논의할 건가?
맥스는 일어서서 문밖으로 걸어갔다.
그럼, 이 방을 잠시 자네들에게 빌려주지.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방 안에는 셋만 남았다.
저기... 저도 나가 있을까요?
함께 경계선으로 갈까?
와타나베와 지휘관은 동시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다.
그건 너무 위험해.
지휘관은 와타나베의 걱정에 즉시 반박하지 않고, 몇 번 들었을 뿐인 이름에 대해 물어봤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무모하게 움직이지도 않는 성격이야. 그가 목적을 들어냈다는 건 성공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는 거야.
그가 공중 정원과 맞설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한테는 숨겼을 거야.
그래야 공중 정원에 동일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을 테니까.
어, 지휘관님, 전에는 공중 정원 사람들을 피해 다니셨잖아요?
하지만 경계선에 정말 대규모 병력이 집결되어 있다면, 얘기가 달라져.
최전선의 모든 전사들을 통제할 수는 없을 거야.
그럼, 연잎밥이랑 같이 가.
네!
내 쪽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내 말을 끝까지 들어.
우선 망각자 쪽은 연잎밥이 나서는 게 더 설득력이 있을 거야. 밸러드와 공중 정원이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양측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도록 설득해야 해.
두 번째로, 연잎밥도 네 안전을 지킬 수 있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헛수고가 될 거야.
너도 나를 설득했잖아.
보아하니 결정을 내린 것 같군.
맥스가 반짝이는 물건을 던졌다.
차 키?
오래된 거지만 아직 쌩쌩해. 자네도 교통수단이 필요하지 않나?
아쉽지만, 이거 하나밖에 없어.
자네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이 작은 마을을 구해준 적이 있네. 그러니 이 정도 도움은 당연한 거지.
이번에도 다시 자네들의 힘을 빌려야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군.
지프차가 울퉁불퉁한 황야를 안정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지도상으로는 경계선으로 가기 위해 숲을 지나야 했고, 밸러드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오히려 낡은 도로로 가야 했다.
그래서 와타나베는 지휘관과 연잎밥을 먼저 숲 근처에 내려준 다음, 밸러드와 담판 지으러 가겠다고 고집했다.
지휘관이 고개를 돌려보니 와타나베는 한 손을 창문에 걸고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연결하면서 내 기억을 얼마나 엿봤지?
에둘러서 말해주면 안 돼? 이러면 내 사생활이 하나도 없잖아?
와타나베가 "불평"했다.
그렇게 생각할게.
와타나베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그럼, 너도 망각자가 결성된 이유와 공중 정원이 예전에 했던 일들을 잘 알고 있겠네?
지금은 공중 정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두 팀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하지 않았겠지.
그게 광고에서 말하는 에덴이 아니더라도 말이지?
표정에 화를 더 드러내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포기하지 않는다라...
네 상황에 대해 연잎밥이 방금 이야기해 줬어.
널 배신할 수 있고, 심지어 너를 원하지도 않는 곳이야. 왜 그곳을 구하려고 하는 거지?
아직 살아있는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선가?
와타나베는 옆에 있는 인간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고, 자신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다.
……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들은 와타나베는 상대방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곳이 그렇게 아름답지 않고, 변화가 필요해도...
인류의 미래가 정말 하늘에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발 아래의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반드시 집을 되찾을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대가가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하...
맞아. 처음에 왜 여기에 남기로 했는지 잊어버릴 뻔했어.
그들이 동일한 선택을 하게 된 것도 이렇게 순수한 이유였겠지.
순수했기 때문에 그렇게 확고하면서도 빛났던 거야.
이 순간, 배신으로 인해 생긴 혼란과 의심이 모두 사라지자, 와타나베는 가볍게 웃었다.
정말 아쉽군. 널 망각자에 들어오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아니. 정말로 아쉬워서 그래.
차량은 천천히 숲 입구에서 멈췄고, 이 짧은 여정도 끝을 맞이하게 됐다.
그럼, 수장님, 먼저 내릴게요.
지프차에서 내려 다시 진흙 바닥에 섰다.
다들 조심해.
와타나베가 떠나려던 순간, 그를 불러 세웠다.
……
그래. 내가 보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