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7 비석으로 세운 척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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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7 치명적인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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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다 이모, 지휘관님과 와타나베 님은 언제쯤 깨어날까?

그건 나도 알고 싶어.

앞에 있는 기기를 만지작거리던 캐다는 결국 무의미한 행동을 포기했다.

그의 문제는 지난번 중상 때문만이 아니야. 더 중요한 원인은 역원 장치 없이 지상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종종 침식된 목표를 상대로 전투했기 때문이야.

이렇게 오랜 시간 침식체가 되지 않은 이유는 행운이 아니라, 안전 수첩에서 금지한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야.

어... 침식되는 걸 피할 수 있다면 왜 금지하는 거야?

흥, 조현병 환자는 환자고, 침식체는 적이니까.

전자의 사후 처리 비용이 후자보다 훨씬 더 많이 드니까.

조현병?? 구조체도 병에 걸려?

단지 비유일 뿐이야. 공식 명칭은 "의식의 바다 외상 증후군"이라고 하지.

이 증상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거나 심하게 오염된 구조체에서 발생해.

증상으로는 환청, 환시, 환상통 등이 있어. 하지만 이런 외상이 사소한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지.

첫 번째는 더 높은 기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야. 이는 인간이 위급 상황에서 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평소보다 뛰어난 힘을 발휘하는 것과 비슷하지.

두 번째는 퍼니싱 침식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서 구조체가 더 높은 침식률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거야.

하지만 이것도 결국 독을 독으로 다스리는 것뿐이야. 지속적인 손상은 필연적으로 의식의 바다를 더 약화하게 되지. 와타나베는...

캐다는 여전히 잠들어 있는 와타나베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상에 온 이후로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을 거야.

그런데, 내가 제일 걱정하는 건...

아직 문제가 더 있어?!

그의 침식률 중 일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먼저 당신의 침식률을 신경 쓰세요.

리앙은 일어나려는 와타나베를 의자에 눌러 앉혔다.

침식률이 아직 낮으니, 내 상태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거야.

저도 한때 군대에 소속되어 있었고, 구조체와 함께 전투해 본 적도 있어요.

머리 위에 그 상처, 역원 장치를 강제로 제거해서 생긴 거죠?

……

이제 퍼니싱 침식을 막아줄 장치도 없잖아요. 그러니 얌전히 좀 있어요.

우리는 겨우 구한 혈청이라도 있지만, 당신과 제리 같은 이들은 정화 캡슐을 사용할 수 없잖아요.

나보고 너희가 싸우러 가는 걸 지켜만 보라는 거야?

우리에게 구조체 하나의 전투력이 줄어드는 건, 그리 큰 어려움은 아니에요.

하지만 수장을 잃는다는 건 우리 망각자에게는 오랫동안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될 거예요.

당신은 저 깃발처럼 주둔지를 떠날 필요 없어요. 깃발이 주둔지에서 휘날리는 한 망각자는 무너지거나 흩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제발 당신의 중요성을 의식해 주세요. 수장님.

하지만, 부하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수령이 깃발이 되기란 무리잖아?

당신은 이미 많은 걸 해냈어요.

그만하세요. 수장님이 어떤 성격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저와 같이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면 방해하지 마세요.

황소고집 둘을 누가 말릴 수 있겠어요?

전 보고할 게 있어서 왔어요.

웃음을 거둔 수마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수장님, "오아시스" 사람들을 찾았어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우리를 찾아왔어요.

형, 왜 형 옷은 리앙 아저씨 옷과 비슷해요?

음... 그건... 그러니까...

그리고 어깨에 걸려 있는 동그랗고 작은 통은 뭐죠?

그건 수류탄... 아아아, 만지면 안 돼. 위험한 거야!!!

디트

……

너... 너는 또 뭐?

디트

그 총을 만져보고 싶어요.

안 돼!

와타나베가 달려왔을 때, 본 것은 이런 혼란스러운 광경이었다.

수장 아저씨 왔다!

그래. 말썽꾸러기들 잡으러 왔다~

수마는 괴물 흉내를 내며, 그 군인을 둘러싼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와, 빨리 도망쳐!

하하하,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니?

아이들은 수마의 추격에 우르르 흩어지며 멀리 도망쳤다.

미안하게 됐군. 외부인이 오는 일이 적어서 아이들이 좀 흥분했나 봐.

와... 와타나베 님!!

상대방은 놀라움 속에 흥분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저예요. 연... 연잎밥이에요!

상대방이 횡설수설하며 보디랭귀지까지 하자, 와타나베는 더욱 당혹스러워했다.

연잎밥...?

아, 이걸 벗는다는 걸 깜빡했네요.

상대방이 가면을 벗자, 순진하고 어리숙한 얼굴을 드러났다.

당신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넌 그때 그...?

익숙한 머리 색을 보자, 기억 속 작은 모습이 점점 현재의 모습과 겹쳤다.

네. 맞아요. 저를 알아보시겠어요?

상대는 어리숙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데 왜 자신을 연잎밥이라고 말하는 거야?

……

연잎밥의 웃음이 얼굴 위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와타나베 님이 그때 저를 구해 주셨잖아요. 제가 와타나베 님 이름을 기념으로 쓴다고 하니... 좀 그렇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연잎밥을 주셨잖아요.

그 후 저는 와타나베 님처럼 군에 입대했어요. 그리고 그때의 일을 잊지 않기 위해 코드네임을 이걸로 정했어요.

그 후 구조체가 되어 "오아시스"에 들어갔어요.

기념이라... 알았어. 어떤 의미의 기념인지 이해했어.

잠시 생각한 와타나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통신 수단이 부족했던 시대에 죽음 직전에 있던 아이가 오랫동안 소식을 기다리며 어떤 추측을 했을지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코드네임을 바꿀까요?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 그 이름이 단순한 추억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있다면, 나도 기뻐.

헤헤, 솔직히 말하면, 익숙해져서 바꾸고 싶지 않아요.

연잎밥은 조금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망각자"에 오는 이유는 뭐지?

아, 참. "통솔자"가 망각자의 수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셔서, 제가 초대를 하기 위해 온 거예요.

망각자가 "오아시스"에 합류하길 바라시는 거죠.

어, 망각자 수장이 바로 와타나베 님 아닌가요?!

"오아시스"...

이름을 들은 와타나베는 잠시 멈칫했다. 그 이름은 대부분의 망각자가 따르고 싶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목표를 내려놓고 자신들만의 "오아시스"를 세우기 시작했을 때, 그 이름이 제 발로 찾아온 것이었다.

와타나베 님?

미안, 잠시 딴생각했어. 이건 동료들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아.

합류라... 듣기에는 좋지만, 그냥 머릿수를 늘리겠다는 말이잖아요.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당신도 수장님을 만나기 전에는 "오아시스"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잖아요.

처음 수장님을 따르던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예전 같았으면 소식 듣자마자 짐 싸서 달려갔을 거잖아요?

하지만 지금 여기보다 더 편한 곳이 있다면, 아마 공중 정원이나 열차 안에서 귀족으로 사는 거겠죠. 하하.

꿈도 크시네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만의 안식처가 있는데 굳이 "오아시스"를 쫓을 필요가 있을까요?

뉴 오클레르 마을과의 거래를 제가 잘 마무리하게 된다면, 우리의 식량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거예요.

월터, 왜 방금 전부터 말이 없는 거예요?

수장님이 말하지 않는 건, 우리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그렇다지만, 월터는 왜 그렇게 조용한 거예요?

방금 전 그 병사를 생각하고 있었어.

그 어리숙한 녀석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걸 말하는 게 아니야. 구조체인 그의 몸에 있는 부품들은 새것이었어.

그렇다는 건...

맞아. "오아시스" 쪽에는 구조체의 교체 부품과 수면 캡슐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들은 구시대 군인 집단이었으니, 구조체와 군이 함께 전투할 때 남겨둔 자원이 많이 있을 거야.

모두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 잠시 후 수마가 입을 열었다.

그럼,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겠네요.

흠...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지만, 계속 주둔지에만 있는 건 좀 그렇긴 해요.

……

와타나베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월터가 그를 막았다.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하지만 이걸 잊지 마.

망각자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뒤처진 사람들도 도와야 한다는 걸.

이번엔 너 자신을 도와주는 셈 치라고.

다들...

저기... 그 안에 저도 포함되는 거죠?

어머, 당신도 있었어요?

하하하, 수장님, 들으셨죠? 이제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에요.

"오아시스"에 협상하러 갈 때, 저와 수마도 같이 갈게요.

그럼, 잘 부탁해. 가서 우리가 한때 동경했던 그곳을 봐보자.

……

……

협상 현장의 분위기는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무거웠다.

저기요. 이 분위기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당신이 뭘 알아요? 저쪽은 딱 봐도 수많은 전투를 겪은 노장들이잖아요. 그들은 지금 기싸움을 하는 거예요.

수장님이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난 것 같네요.

두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보기엔 수장님이 조금... 긴장한 것 같은데요?

농담해요? 수장님이 긴장한 걸 본 적 있어요?

당연히 있죠. 예전에 우리가 늙은 화가에게 디자인 부탁했을 때, 수장님도 우리와 같이 30분 동안 혼났잖아요.

딱 그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

……

두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아무리 작더라도, 구조체의 청각 모듈은 속일 수 없었다.

와타나베, 좀 느슨해졌구나.

와타나베는 익숙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를 듣자, 퍼니싱이 없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그 당시 엄격을 요구하던 밸러드도 이런 식으로 자주 말하곤 했다.

오랜만이야. 밸러드.

네가 살아있다니, 전혀 놀랍지도 않군.

하, 교관이라고 불러야지.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부를 필요가 없겠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연히 다시 만난 밸러드와 와타나베는 서로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 느낌은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었죠!

날 여기로 부른 이유가 뭐지?

이전 협상은 그냥 형식적인 이야기일 뿐이야. 이제부터가 본론이지.

회포를 푸는 것이나 다름없는 협상이 끝난 뒤, 와타나베는 밸러드의 단독 초대를 받았다.

그 전에, 네가 죽었다 살아난 것에 대해 할 말 없어?

간단해. 그건 가짜 죽음이었어.

의회와 쿠로노 모두가 필요로 했던 가짜 죽음.

쿠로노?

황금시대부터 존재했던 대재벌로, 와타나베도 이름만 들어봤을 뿐이었다. 하지만 왜 그들이 의회와 얽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들 얘기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 줄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앞으로 "오아시스"는 망각자에게 귀속될 것이고, 네가 이끌어야 한다는 거야.

일단 놀라지 말고 잘 들어. 난 옛정 때문에 부하들을 내보내려는 게 아니야.

너는 추종자들을 이끌고 초기 "혼란의 시대"를 지나, 그들이 자리를 잡고 여러 세력과 상호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했어. 그건 네 능력과 인품이 의심의 여지 없이 뛰어나다는 증거야.

망각자라... 참 좋은 이름이야.

그래서 "오아시스"를 네게 맡기는 게 나한테는 최선의 선택이야.

왜 갑자기 손을 떼려 하는 거지?

의회와 쿠로노는 아직도 내가 그들을 위해 일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오아시스"가 힘이 없을 때 그들은 "오아시스"를 신경 쓰지 않겠지만,

"오아시스"가 지상 최대의 무장 그룹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그들도 오아시스를 무시할 수 없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너희는 내 스파이 신분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이 필요할 거야. 그래서 지금 당장은 그들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어.

그리고 내가 직접 "오아시스"를 쭉 이끈다면, 그들에게 발각되는 건 시간문제일 거야.

원래는 이번 협상을 그 유명한 망각자 수장을 시험하는 기회로 삼으려 했는데...

이제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 같군.

나더러 그들의 수장이 되라는 거야?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전사로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대부분 사람의 생사를 결정짓는 건 결국 결정권자들이야.

넌 지금 그 생명을 짊어질 능력과 자격을 갖췄어.

"오아시스" 병사들은 아마...

난 오아시스의 "통솔자"이고, 그들은 내 병사들이야. 복종은 군인의 본분이지.

그 전에, 내가 그들에게 한 가지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해줘.

키릴의 일을 말하는 건가?

와타나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와타나베는 이미 일어섰다. 멀리서 지고 있는 저녁노을을 바라본 그는 수년 전 그 전투를 떠올렸다.

필요해. 내가 망각자를 여기까지 이끌 수 있었던 건 솔직함으로 쌓은 신뢰 덕분이야.

게다가...

그에게 약속했어. 그들이 싸웠던 걸 이 땅이 잊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이야.

망각자와 오아시스의 합병은 예상보다 순조로웠다.

양측 모두 지상의 생존자를 위해 싸우고 있었기에, 과거의 원한도 시간 속에 묻기 쉬웠다.

이념의 충돌도 없었다. 일부 사람들이 키릴의 일을 문제 삼으려 했지만, 밸러드의 권위로 빠르게 진압되었다.

"오아시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망각자가 대지에 푸르름을 조금씩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피와 눈물 그리고 얼룩을 덮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별을 겪었다.

수장님, 저와 형은 당신을 따라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많은 이들을 만났다.

많은 이들을 구했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너한테 두 번이나 구해진 셈이네.

또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구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봐.

의견이 다를 때도 있었다.

이번 구조 작전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무모한 행동이야!

나는 반드시...

열차에 있는 생존자들과 함께 돌아올 거야.

그리고 때로는 완벽한 협력도 있었다.

받았어?

응. 이번에는 인신매매범들을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우여곡절과 폭풍우를 겪으면서 와타나베와 밸러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서로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곤 했다.

응. 지체할 수 없어. 내일 그 녀석들을 이끌고 이합 생물들에 맞설 거야.

고개를 끄덕인 밸러드가 구석에서 나와 와타나베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기는 우리에게 맡겨. 망각자는... 너의 승리를 기다리고 있을게.

하지만 신뢰를 쌓으려면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해. 언제까지나 이 폐기된 기체를 사용할 수는 없잖아?

밸러드가 옆에 있는 비밀 방의 문을 열었다. 평소 유지보수를 위해 사용하는 곳에 새 기체가 조용히 누워 있었다.

언제 만든 거야?

오래전부터 준비했어. 이중합 탑 사건 이후로 쿠로노와 의회는 다른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숨길 필요가 없었어.

수십 년간 준비해 온 걸 드디어 쓸 수 있게 됐어.

그럼, 감사히 받을게.

이 기체에 이름을 지어줘.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 와타나베는 처음의 약속과 여기까지 오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진명... 진명이라는 이름이 좋겠어.

여기까지 오지 못한 이들을 먼지가 받아들였듯, 난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후세에 전하고 싶어.

……

과거의 유령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아.

밸러드는 진지하게 말했다.

알아. 그래서 더욱 앞으로 나아가야 해.

지상과 공중 정원이 화해할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생각하니?

그들이 과거에 한 일을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생각일 거야.

하지만 그게 새로운 세대에게 증오를 물려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야.

새로운 태양이 거기서 떠오르고 있어.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야.

이전 세대의 원한은 더 이상 메울 수 없겠지만, 미래도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어.

새로운 세대가 우리 대신 그들을 용서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과거의 원한을 일방적으로 다음 세대에 강요해선 안 돼.

진실을 직시하고 진정으로 뉘우칠 수 있는 공중 정원이 된다면, 그때 양측은 앉아서 이야기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역사를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도 무시할 수 없어. 현재 상황에 대한 진실과 진실한 역사는 둘 다 중요해. 그러니 그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그들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해.

……

흥,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네가 망각자를 버리고 공중 정원으로 가는 줄 알겠어.

진정한 망각자는 결코 동료를 버리지 않아.

점점 더 수장다워지는구나. 기체를 교체하고 출발해.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

밸러드는 고풍스러운 산탄총을 건네주었다.

아버지가 선물해 주신 총!

도망칠 때, 와타나베는 개인 소지품을 가지고 수송기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이 총을 잃어버리게 된 것도 그의 아쉬움 중 하나였다.

와타나베, 아직도 네가 하는 일이 올바른지 의심하는 거니?

너와 망각자 그리고 많은 동포의 지지가 있으니, 난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해.

……

허, 나를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마.

누구도 항상 옳을 수는 없어. 언젠가 내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막으러 와라.

이제 신의 의지로 싸우러 가.

알았어.

와타나베는 밸러드를 언제나 연장자로 여겼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점점 쌓이면서 점점 무겁게 가라앉게 된다. 그러다 결국...

무시무시한 집착이 된다는 걸 말이다.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