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밤은 늘 고요했다. 그래서 모닥불이 타는 소리마저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
와타나베는 주변을 경계하며, 자신의 관절을 조심스럽게 분해한 뒤, 안에 쌓인 모래를 청소하고 있었다.
공중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윤활유는 지상으로 도망친 후 귀한 자원으로 변했다.
와타나베는 공중 정원을 떠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마지막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에 이제 버려진 지상과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폐기된 기체의 상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청소는 필수가 되었다.
후...
와타나베는 방진 덮개를 원래 위치에 다시 설치한 뒤, 가볍게 두 번 두드려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밤이 꽤 추울 거야. 여기 와서 같이 불 좀 쬐지?
와타나베가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그러자 잠시 후, 멀지 않은 바위 그림자 속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어떻게 우리를 알아챘지?
두 사람은 형제처럼 보였고, 그중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이 물었다.
뭐, 오랜 경험 덕분이지.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대철수 작전이 끝난 후, 와타나베는 공중 정원에서 탈출했다.
폐기된 기체를 수송하는 수송기에 몰래 숨어든 와타나베는 버려진 지상으로 돌아왔다.
지상의 상황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대철수는 자원, 기술, 질서를 가져갔고, 상처, 무지, 혼란을 지상에 남겨 놓았다.
스위치를 눌러도 밝은 빛이 들어오지 않았고, 수도꼭지를 틀어도 깨끗한 물이 나오지 않았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편리함이 단 6개월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절망에 짓눌린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을 끝내거나 제멋대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
종말의 세계에서 펼쳐진 첫 번째 막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경주였다. 거대한 격차로 인한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동족을 해치고 약탈하는 것이 하나의 방식이 되었다.
지옥이 지상에 등장한 것이었다.
와타나베를...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몸에 있는 부품을 노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대놓고 덤벼드는 적들을 몇 차례 물리친 후, 와타나베는 상대가 욕망의 노예인지 아니면 이성적인 생존자인지를 구분하는 법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었다.
내가 너희에게 해가 될지 걱정된다면...
와타나베가 마른 나뭇가지 한 묶음을 던져주자, 나이가 어린 쪽이 뒷걸음질 쳤다.
이 마른 나뭇가지를 가져다 써. 불 필요해?
괜찮아.
상대방은 마른 나뭇가지를 이용해 조그맣게 쌓아 올린 뒤,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탁.
불꽃이 튀었지만, 불꽃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가 몇 번이고 시도한 끝에 드디어 작은 불꽃이 일어났다. 그는 다급히 바람과 모래를 몸으로 막으며 불꽃을 낙엽 쪽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한 줄기 바람이 그의 찢어진 망토 사이로 들어와 버렸다.
불꽃이 몇 번 흔들리더니 꺼져버렸고, 남자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
와타나베는 불더미에서 아직 타오르는 나뭇가지를 하나 꺼내 들고 일어섰다. 그 순간 스캐빈저들도 깜짝 놀라 동시에 일어서며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와타나베는 타오르는 나뭇가지를 양쪽의 중간 지점 정도에 꽂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
잠시 후, 남자는 망설이다가 중심으로 걸어가 나무를 뽑아 들고, 와타나베를 주시하며 동생 옆으로 돌아갔다.
또 하나의 모닥불이 타오르며 두 사람의 얼굴을 비췄다.
고마워.
당연하죠.
모닥불의 탁탁거리는 소리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울려 퍼졌다. 불꽃이 세 번째로 튀어 오르고, 남자가 다섯 번째 마른 장작을 모닥불에 넣었다.
난 월터야. 이쪽은 내 동생 프리스. 넌?
와타나베.
혼자야?
어.
너 배짱이 두둑하구나. 혹시 너도 "오아시스"를 찾고 있는 거야?
너희도 그들을 찾고 있는 거야?
듣자 하니 그들은 구시대에 군인이었다고 해. 그래서 식량, 식수, 총도 있다고 들었어.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아직 법률을 지키고 있다고 들었어. 일부일지라도, 이 엉망인 세상에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어?
월터는 몸을 더 따뜻하게 하려고 모닥불 쪽으로 좀 더 다가갔다.
이렇게 혼자 고독하게 싸우면서 하루하루 연명하는 삶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
그의 목소리는 모래와 녹이 섞인 듯 매우 거칠었다.
한때는 자유를 추구했지만, 지금은 많은 제약이 있더라도 질서가 있었으면 해.
선택할 수 있다면, 누가 다시 정글 속 야수로 돌아가고 싶겠어?
방향은 알아?
잠시 망설인 월터는 눈앞에 있는 모닥불을 바라본 후,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손으로 그린 낡은 지도를 꺼내 들었다.
이 지도는 떠돌이 상인에게서 물 두 병과 통조림 하나로 바꾼 거야.
여기...
월터는 초록색 표시가 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오아시스"야. 들은 바로는 한때 신병을 훈련하던 군사 기지였는데, 지금은 그들의 본거지라고 들었어.
……
네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곳에는 이제 아무도 없어. 시설과 물자도 모두 옮겨가고 없어.
남아 있는 건 녹슬어가는 숙소와 끝없는 모래뿐이야.
그곳에 가봤어?
이건 그들이 유일하게 두고 간 거야.
월터는 모닥불 불빛에 비치는 구멍 난 깃발을 보았다. 그것은 와타나베가 훈련소에서 가지고 온 유일한 물품이었다.
깃발의 표식은 월터의 지도에 있는 표식과 똑같았다.
그... 쓰레기 같은 놈!
월터는 지도를 모닥불에 던지려다가, 결국 내려놓고는 무기력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망할 세상.
형...
괜찮아. 그 떠돌이 상인도 "오아시스"가 이미 빈 터가 된 줄 몰랐을 거야.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헛수고할 뻔했어.
너희는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긴... 그냥 갈 데까지 가봐야지.
여기서 안식처를 찾지 못한다면, 다음 장소로 가든지 아니면 쓰레기를 줍다가 죽는 수밖에 없지.
이게 배에 오를 자격이 없는 우리들의 운명이야.
목표가 같은데, 같이 가는 게 어때?
너 진짜 좋은 사람이구나.
월터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난 끔찍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혈연관계이거나 그 밖의 강력한 인연이 없는 경우, 함께 가는 사람들과 물 한 병이나 통조림 하나 때문에 대부분 싸우기 마련이더라.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평화로운 시간은 추억으로 남겠지.
난 구조체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뭐라고?
그러니 내가 너에게 해를 끼칠까, 걱정된다면 나도 그 마음을 이해해.
월터의 솔직한 고백에 와타나베도 월터의 우려를 이해했다.
저 손을 피해야 할까 아니면 잡아야 할까? 계속 의심해야 할까 아니면 믿어야 할까?
월터는 눈앞에서 타오르는 모닥불을 조용히 바라봤다.
그럼... 음식과 물을 찾으면, 우리에게 양보해 줄 수 있어?
우려가 많은 어른들과 달리, 어린아이의 생각은 단순했다.
프리스!
물론이지. 그런 것들은 필요한 사람에게 남겨줘야 해.
……
하하, 내 동생이 이렇게 말했으니, 나도 너와 함께 갈게.
이런 단순함 때문에 복잡한 세상에서 새로운 유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외로운 여행자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들은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도움의 손길 하나로 대열에 합류한 사람도 있고...
정...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로...
동일한 신분 때문에 합류한 사람도 있고...
당신도 지상 방어군 출신인가요? 몇 기죠?
보호해달라고 찾아온 이도 있고...
같이 가도 될까요? 제 부품을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당신도 구조체니 제 마음을 이해하시죠?
온기를 나누기 위해 온 사람도 있었다.
좋아. 이제 우리도 너와 함께하겠다. 이전에 너희를 향해 소리친 건 미안해.
군인, 구조체, 엔지니어, 과학자...
유랑민, 의사, 화가, 작가...
다양한 사람들이 소대에 합류해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생존을 추구하게 되었다.
어느새, 그들은 처음 목표였던 "오아시스"를 찾는 것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망각자?
어. 너희는 이 이름이 어때?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지하 조직 같은 이름이네요.
괜찮네요. 이 시대에선 잊히는 게 오히려 좋은 일이니까요.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될까요? 그래도 나쁘진 않네요. 지상에 남겨진 사람들은 결국 버림받은 사람들이니까요.
"버려진 사람들이 모여 잊히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상황과 딱 맞지 않나요?
그럼, "버려진 자들"로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너무 별로예요.
그건 너무 별로예요.
하하... 좀 평범하긴 하네요.
알았어요. 제가 한 말은 잊으세요.
그럼, 이 이름으로 정해?
잠깐만... 와타나베, 그 깃발 아직 가지고 있어?
이거 말하는 거야?
와타나베는 예전 "오아시스" 주둔지에 걸려 있던 낡은 깃발을 꺼냈다. 세월의 흐름 속에 깃발은 색이 바랬고, 위의 문양도 온전하지 않았다.
이제 이름도 정했으니, 우리만의 상징도 정해보자.
우리는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모였어. 이제는 오아시스를 찾지 않아도 되지만, 그 출발점을 기념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와타나베는 어떻게 생각해?
하하. 그들도 이런 방식으로 기억되는 걸 알면 기뻐할 거야.
어, 여기에 사막의 느낌을 더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불꽃, 휘날리는 불꽃이 꼭 있어야 해요!
군인의 엄숙함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각자 아이디어를 내며 떠들썩하게 토론하는 와중에 평소 소심한 제리도 토론에 참여했다.
그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을 들고 주둔지의 늙은 화가에게 디자인을 부탁했을 때, 그 화가의 호통이 주둔지 전체에 울려 퍼진 것은 그 이후의 이야기였다.
며칠 뒤.
음... 그래도 단조로운 것 같아요.
깃발인데, 복잡하면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당신이 안토니 선생님을 설득해서 새로 그릴 수 있다면, 우리도 찬성할게요.
아니에요. 지금 보니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럼... 깃발을 올리자!
깃발이 올라가자, 모래바람에 흔들렸다.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지하 감옥
??:??
정말 유감이군. 와타나베와 오랫동안 함께한 너희들은 내 선택을 이해해 줄 거로 생각했는데.
당신은 그가 남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어요!
우리는 결코 누군가에게 복수하기 위해 모인 것도 아니고, 생존자들을 다시 전쟁으로 몰아넣으려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하지? 제리?
공중 정원은 널 받아줬지만, 실패했을 때 다시 널 버렸지.
정말로 원망하지 않나?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전쟁하는 건 여전히 동의하지 않아요.
여전히 겁쟁이구나.
와타나베는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원한에 휩쓸리게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원한을 내려놓는 것이 더 용감한 일이라고 저에게 말해줬어요.
그게 당신과 와타나베의 차이예요.
제리, 저런 사람과 더 말할 필요 없어요.
가장 깊은 곳에 갇혀 있던 늙은 군인이 쇠사슬을 끌며 감옥 문 앞으로 다가왔다.
밸러드, 이건 당신의 일시적인 충동인가요? 아니면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건가요?
당신을 "오아시스"에 있을 때 사용했던 그 코드네임으로 불러줄까요?
통솔자.
유감이지만, 너희는 잠시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