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주 정거장
궤도 고도 25000킬로미터
이 개조안은 안 돼!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생태 돔은 필수야! 모든 유기 자원을 우주 항에서만 생산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에덴 Ⅰ형을 새로 건설하는 것과 뭐가 달라? 게다가 건설 기간도 맞출 수 없다고.
부실 공사는 전체 계획을 무의미하게 만들 뿐이야. 그러니 건설 기간을 맞춘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저기... 일단 책상에서 내려오는 게 어때?
넌 도대체 누구 편이야!
격렬한 다툼 소리가 떡대 뒤에 있는 방에서 격리문을 뚫고 들려왔다.
o((⊙﹏⊙))o.
떡대는 평소에 조곤조곤 말하던 그 온화한 여성이 이렇게 분노의 외침을 터뜨릴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쓸 수만 있으면 되는 거지. 완벽하기까지 바라는 건 무리 아냐?
쿵!
아... 아파. 네가 그러고도 엔지니어야!
둔탁한 소리가 울리자, 우주 정거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ー°〃)
"같았다"가 아니라 진짜였다.
또 한 번의 격렬한 흔들림이 몰아쳤다. 떡대도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
아...
아픈 건 나야! 책상 위에 서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얼른 내려와.
코롤료프, 상황 보고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어서 요란한 경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고. 우주 정거장이 원인 불명의 침입을 받았습니다. 모든 정비 직원은 즉시 자리로 이동하십시오.
경고. 우주 정거장이 원인 불명의 침입을 받았습니다. 모든 정비 직원은 즉시 자리로 이동하십시오.
원인 불명의 침입? 여기는 지상에서 25000킬로미터나 떨어진 궤도라고!
문이 열리지 않아?!
w(?Д?)w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은 떡대는 즉시 두 손으로 문틈을 밀었다. 그러자 외골격의 유압 막대가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놀란 얼굴 셋이 떡대 앞에 나타났다.
조심해!
떡대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를 인식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거대한 힘이 그를 날려버리자, 그는 회의실 벽에 세게 부딪혔다.
떡대!
습격했던 구형의 거대한 로봇이 모습을 드러내, 세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로봇은 사냥감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 친구들, 잘 주세요.
로봇이 붉은 잔해가 매달려 있는 합금 촉수를 들어 올리자, 드리워진 그림자가 겁에 질린 셋을 덮쳤다.
지금부터 가장 오래된 사냥 방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무방비 상태인 셋은 절망에 빠져 눈을 감았다. 하지만 예상했던 통증은 느낄 수 없었다.
가장 오래된... 끼익... 사냥 방식... 끼익... 보여...
구형 로봇은 끊어진 카세트테이프처럼, 앞서 한 말을 반복했다.
넓은 손이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
전자 속박 장치? 떡대, 네가 한 거야?
코롤료프 발밑의 장치가 강력한 전류를 외부로 방출하면서 로봇의 추가 살육을 막고 있었다.
떡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서 여길 떠나야 해. 아니. 우주 정거장을 당장 떠나야 해!
상대방은 말하면서 한쪽으로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뭐 하고 있는 거야? 어서 뛰어!
남아 있던 셋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관리자는 다소 화가 난 듯 소리쳤다.
가... 지금 가!
떡대, 괜찮아?
떡대는 대답하지 않고, 다리가 풀린 두 사람을 손바닥으로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 ?_?)?
방금 전에 우리를 구해줘서 고마워.
드디어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된 두 명의 연구원은 앞서가는 관리자를 재빨리 따라잡았다.
그들이 돌아선 순간, 떡대는 갑옷에서 흘러나온 피를 몰래 닦아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