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위안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고, 육체가 희미해지기 전에 통증이 먼저 반응했다.
이것이 진실이었어.
무릎 꿇은 두 다리는 조금씩 힘을 잃어갔고, 피가 마침내 분출구를 찾아 가슴으로 몰려들었다.
그래. 그때의 나는 아직 ▅▃▆▅이(가) 아니었어. 그런 크기의 침식체가 매복해 있었다면 결과는 하나뿐이겠지.
죽음
하지만 내가 아직 살아있다... 왜냐하면...
와타나베가 생각하는 동안, 마비되어 있던 두 손에 무게와 온도가 느껴졌다.
어린 생명체가 와타나베의 품에 꼭 안겨 있었다.
그래. 적어도 이 아이만큼은 안전하게 보내줘야 해.
고요했던 전장에서 갑자기 절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와타나베 아저씨! 와타나베 아저씨! 죽지 마세요. 죽지 마세요!
작은 손이 가슴에 난 큰 구멍을 막으려 했지만, 아무리 해도 바람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정말 바람일까?
출혈이 멈추지 않아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제가 아니었다면... 짐이 되지 않았을 텐데... 미안해요!
괜찮아. 내가 이렇게 한 건...
이것은 와타나베가 수행해야 할 책임이었고, 자신에게 한 맹세였다.
다른 대원이었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이때, 와타나베는 자신의 뒤에 다섯 개의 희미한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그중 하나는 팔이 절단된 상태였다.
브루스... 너희가 나를 데리러 온 거야?
앞에는 아이의 울부짖음이 있고, 뒤에는 망령의 침묵이 있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시선이 동시에 와타나베에게 집중되었고, 와타나베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물러날지를 와타나베는 선택해야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줘. 적어도 이 일만큼은 끝내고 너희를 찾아갈게.
차가워진 다리를 들어 올리려고 애를 썼고, 혼란스러운 인식도 결정을 내리는 순간 명확해졌다.
저리 가. 꺼져버려!
잠깐 혼미했던 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오자, 눈앞에 있는 아이가 땅에 있는 돌을 집어 들어 와타나베의 뒤쪽으로 힘껏 던졌다.
그것들은 죽은 망령이 아니라 몇몇 부서진 침식체일 뿐이었다.
어서 도망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한 와타나베의 귀에 혈관 속에서 피가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생명이 와타나베의 몸에서 조금씩 빠져나가 검은 흙 속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저리 가. 꺼져버려!
아이의 분노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
어서 가. 너라도 살아남아...
금속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뒤에서 점점 가까워졌고, 아이의 표정은 분노에서 공포로 바뀌었다.
아이는 손에 들고 있던 돌을 내려놓고, 와타나베의 손을 잡고는 와타나베를 원래 위치에서 끌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굶주린 아이가 성인 남자를 옮길 힘이 어디 있겠는가?
제발 누군가 와서...
이... 아이를 구해줘.
엎드려!
익숙한 목소리가 총성에 묻히기 전, 와타나베는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