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7 비석으로 세운 척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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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진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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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러드는 퍼니싱 폭발 당일의 장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불빛이 사라지고 통신이 끊기며 로봇들이 다운됐을 땐,

사람들은 단순히 대용량 과부하나 강력한 전자기 간섭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푸른빛이 붉은빛으로 변하고 재가동된 로봇이 송곳니를 드러내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인간들은 이미 최적의 자구책을 놓친 뒤였다.

위험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오히려 위험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 통제 불능의 아머는 병사들의 관으로 변했고, 미친 무인기는 카메라에 잡히는 모든 생명체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밸러드가 비지능형 경무기를 장착한 안전국 요원들을 이끌고 탈출 중인 소대를 마주쳤을 때, 원자로 근처가 이미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변했음을 알게 되었다.

원자로의 노심에서 퍼져나온 붉은 역병은 로봇을 광기로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녹여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탈출하지 못한 절반의 사람들은 이미 죽었거나, 임시로 안전한 방에 머무르며 붉은 역병에 삼켜지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아 있는 방호복을 착용한 밸러드는 결사대를 이끌고 적색 금지 구역으로 돌진했다.

이 구조 작전은 3시간 동안만 지속될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방호복조차도 소용이 없어지므로, 붉은 역병에 죽기 전까지 활동할 수 있는 거리는 10미터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구호 작업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었다.

밸러드는 남은 세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내어 철수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구조 작전에서 밸러드는 오른손 전체와 왼손의 절반, 그리고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됐다. 더불어 성대, 호흡기, 그리고 장기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결사대는 총 68명으로 구성됐지만, 최종 살아남은 사람은 고작 4명뿐이었다.

블랙 유머 같은 상황이지만, 그들이 구출한 사람도 고작 4명뿐이었다.

밸러드가 사신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구조되었을 때 들은 소식은 친구가 전선으로 나가려 한다는 것이었다.

밸러드는 그를 말릴 수 없었다.

교관님. 그분들이 모두 도착하셨습니다.

알았다.

회상을 중단한 밸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

내가 가서, 그들을 설득해 보지.

와타나베 역시 그날을 잊을 수 없었다.

통신이 끊긴 지 사흘째, 본부에서 돌아온 바크하우스가 나쁜 소식을 가져왔다.

통신 두절이 오아시스 기지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무선 통신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악의 상황은 우주에 있는 240개의 궤도 위성 중 어느 하나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영점 에너지의 작동에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했다.

모든 훈련이 중단됐고, 전원 전시 상태로 전환되었다. 물자도 전시 관리 체제로 들어가게 되었다.

방어선이 구축됐고, 순찰 조직을 구성하여 공격에 대비했다.

15일째.

기술병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새로운 주파수 구간을 통해 외부로부터 첫 번째 안내방송을 수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퍼니싱"의 특성과 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날, 훈련소는 기능형 아머를 포함한 모든 첨단 장비를 파괴했고, 일부 비지능형 경무기와 교육용 구형 대포 몇 문만 남겼다.

그 결과, 주둔지의 방어력은 90% 이상 감소하게 되었다.

30일째.

기본적인 통신이 복구되어, 본부와 지휘부 간의 안정적인 연락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통신 수단 없이 각자 싸워야 했던 기간 동안, 인간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침식된 로봇은 놀라운 속도로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었다.

48일째.

바크하우스 교관은 북원 전선으로 소집된 후, 돌아오지 않았다.

60일째.

오아시스 소대는 설원에서 고립된 민간인을 구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정찰 소대는 대량의 침식체를 만나 탄약이 소진될 때까지 전투를 벌이다 전원 전사했다.

민간인을 구조하는 중에, 오아시스 소대의 후임 대장 브루스는 단독으로 침식체를 6시간 동안 저지하다가 결국 용감히 전사했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그의 말은 더 이상 전할 수 없게 되었다.

69일째.

고립되어 있던 민간인들은 173호 도시로 성공적으로 이전되었다.

후임 대장 와타나베는 현재 병력과 장비 상태로는 더 이상 기지를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인근 175호 도시에 보급품 및 생존자 수색을 위해 경로 변경을 신청했다.

와타나베의 신청이 승인되었다.

73일째.

175호 도시에 도착한 오아시스 소대는 보급품과 생존자를 찾기 시작했다.

75일째.

경무기, 보급품, 식량 그리고 의약품을 대량으로 발견했다.

일부 대원을 파견해 보급품을 안전지대로 호송한 후, 후임 대장 와타나베는 남은 대원들과 함께 생존자 수색을 계속했다.

80일째.

퍼니싱에 점령된 공장이 지속적으로 침식된 로봇을 생산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입 작전을 통해 공장을 폭파했지만, 도시에 있던 대부분의 침식체 주의를 끌게 되었다.

81일째.

철수 중 두 명의 생존자를 발견했으며, 그중 한 명은 어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