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7 비석으로 세운 척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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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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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가 된 시민은 중범죄 기록이 없다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게슈탈트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람과 매칭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인간관계보다는 교류를 통해 유대가 유지되는 쪽으로 점점 변해가는 사회에서 시민들에게 소통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낯선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 주고, 기존의 틀을 깨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지 않겠습니까?

게슈탈트의 일부 기능을 민간화하기 위해 적극 추진하면서 톨리드는 이렇게 말했다.

시스템 매칭이라니...

와타나베는 이 권리를 거부하려 했다. 모든 사람이 기존의 틀을 깨고 모르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원시 사회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체성을 먼저 확인한 후에 교류하는 이 고유한 습관은 그렇게 쉽게 깨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번 시도해 봐.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학교에서 힙합을 즐기는 친구들이나 클럽에서 와일드 레이싱을 즐기는 친구 중 군대에 자원한 친구는 아무도 없잖아?

어떻게 아셨어요?!

밸러드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너의 생활이 이렇게 다채롭다는 걸 알지 못했었다.

저의 뒷조사를 하신 거예요?!

와타나베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밸러드를 쳐다봤다.

직업병이야. 게다가 네가 그렇게 꼭꼭 숨기는 편도 아니었잖니.

처음 들었을 때는 나도 깜짝 놀랐다. 네가 그런 걸 나한테 말한 적은 없었으니까.

네가 머리 양쪽을 밀고, 눈가에 검은 점을 그리고, 페인트를 퍼부은 것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구나.

그건 고정관념이잖아요.

하지만 네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야.

그러니 게슈탈트 매칭 시스템을 한번 시도해 보자.

일단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와타나베는 단말기를 사용해 손쉽게 매칭 시스템에 접속했다.

게슈탈트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게슈탈트 매칭 시스템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께서는 <국민 복지법> 제3장 제291조에 규정된 합법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계십니다.

다음 조항을 확인하신 뒤, 다음 단계로 진행해 주십시오.

긴 프라이버시 조항과 사용 규칙들을 본 와타나베는 한 번에 최하단까지 스크롤 한 뒤, 곧바로 확인 버튼을 눌렀다.

게슈탈트

시민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조회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정보가 부합하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매칭 중입니다.

AI가 다시 긴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와타나베는 재빨리 확인 버튼을 눌러 중단시켰다.

게슈탈트

매칭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모드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음... 낯선 사람이니까 너무 공개적으로 할 필요는 없겠지?

게슈탈트

확인되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모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게슈탈트 매칭 시스템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음성이 사라진 뒤, 스피커에서 상대방의 인사 소리가 들려왔다.

???

안녕. 내 목소리 잘 들려?

생일이 지난 지 다섯 번째 날, 와타나베가 오아시스 신병 훈련소로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입대 예정인 훈련소는 현대화된 훈련 캠프로, 사막 한가운데 배치된 곳이었다. 와타나베가 가야 할 곳은 그중에서 제2분대였다.

배웅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괜찮아요. 아버지. 유치원에 가는 것도 아닌데요.

가족이 입대할 때, 직접 배웅해 주는 게 오랜 불문율 중 하나란다.

이겨내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 같지만, 하늘에서 너를 지켜보마.

이렇게 낯간지러운 말씀을 하시다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버지가 우주에 오래 계시다 보니 감상에 젖어 말씀하신 거라 생각할게요. 곧 좋은 소식 전해드릴게요.

알았다.

위성 통신을 끊은 와타나베는 캐리어를 짐칸에 올리려고 했다.

그때, 옆 사람이 와타나베를 도와주었다.

고마워.

상대방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어딘가 익숙해 보이는 사람이었지만, 와타나베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희미한 안개처럼 뚜렷하게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너도 오아시스 훈련소로 입대하는 거야?

상대방은 젊어 보였지만, 상당히 잘 훈련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밸러드에게 자주 훈련을 받은 와타나베는 상대방의 행동에서 비슷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첫날부터 이런 일을 겪어야 합니까?

차 안에서의 작은 해프닝은 와타나베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군영에 도착한 후 전개되는 일들은 오늘을 특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말이 많군. 자발적으로 시뮬레이션 캡슐에 들어가든지, 아니면 내가 강제로 넣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해.

최악의 경우 나중에 사유서 쓰면 돼. 뭐, 어차피 그런 건 아무도 안 보니까 부관에게 시키면 되지.

밸러드 밑에서 8년 동안 훈련한 꼬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