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6 요람 속의 유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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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1 약속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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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까지 33.5시간 남았다.

후... 하...

순환하는 환상에서 벗어난 라미아의 몸은 멈추지 않고 떨렸다.

라미아는 앞에 있는 상처투성이 인간 지휘관과 시야 끝에 서서 전혀 다가가고 싶지 않은 "노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변에 이미 액체가 된 이합 생물을 바라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떠올리기 시작했다.

방금 그게... 의식의 바다 융합인 건가?

모든 일의 원흉이 품 안에 있는 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라미아는 전장에서 무기를 품에 안은 고아처럼 그 알을 여전히 꽉 껴안고 있었다.

내가 여기에 얼마나 있었어?

왜 여기로 온 거야?

XX003이라고 적힌 신분 카드를 라미아에게 건네자,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두 장을 합치면 잔액이 충분할지도 몰라.

라미아는 자신의 의식이 융합될 때 본 환각에 대해 대략 설명해 주었다.

이합 생물들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걸 보면, 혹사에게서 어떤 명확한 명령을 받은 게 틀림없어. 내가 그것들을 물리친 건가?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고?

…………

그럼, 왜... 알을 가져가지 않았어? 인간이 알을 건드릴 수 없다 해도, 지금은 건드릴 수 있는 조력자가 있잖아.

뭐?

………

이 말이 어떤 기억을 건드렸는지, 라미아는 고개를 숙였다.

지휘관은... 정말 그렇게 생각해? 단지 협력이나 일시적인 동조가 아니라... 나를 믿는 거야?

이건 철저한 거짓말이었다.

"노안"이 혹사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말해줬을 때, 인간은 알을 가져가자고 제안했었다.

혹사는 아직도 내 기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그가 내 행동을 직접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내 주변의 퍼니싱을 제어할 수 있어. 알을 나에게 맡기는 건 사실상 그에게 돌려주는 거나 다름없어.

방법이 없어.

혹사는 크틸라의 자궁 안에서 죽더라도 그녀와 의식을 융합할 수 있어. 그는 승격자라서 다른 일보다 이런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어.

지휘관의 무적 매력을 이용해 적을 감화시키는 건 어때? 혹사를 없애기만 하면, 내가 알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없을 거야.

괜찮지 않을까? 완벽할 때보다 훨씬 친근하잖아.

이건 정말 최악의 수였다.

…………

라미아는 인간의 절박한 생존에 대한 내면 활동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저 자신에게 신뢰를 보이며,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만 보일 뿐이었다.

중상과 침식으로 어두워진 동공에서 라미아는 자신이 그리워하던 슬픔과 이별, 그리고 당부를 발견했다.

비 오는 그날에 라미아가 본 것처럼.

지휘관은...

원래부터 견고하지 않았던 마음의 벽이 기억과 흔들다리 효과로 인해 균열이 생겼지만, 라미아는 아직 이성은 잃지 않았다.

"라미아를 믿어."라는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지금은 알 외의 문제로 논쟁할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라미아는 어렵게 얻은 존경을 조금 즐기고 있기도 했다.

지휘관은 인간과 승격자가 평화롭게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드물게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붙잡은 라미아가 눈앞의 평화로운 미래를 생각할 것 같은 사람에게 가끔 머릿속에 떠오르던 질문을 던졌다.

음... 최근 루나 아가씨의 태도도 좀 변화했던 것 같아.

라미아의 생각은 흘러가는 인간의 사망 카운트다운을 넘어, 끝없는 소원으로 가득했던 그 환각의 여정으로 향했다.

아.

그녀는 꿈에서 깨어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혹사를 죽인다라...

날 죽이겠다고?

예상보다 늦었지만, 결국 그가 왔다.

응. 너희가 망가뜨린 방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

널 찾느라고 꽤 고생했지.

마지막 주사는 48시간이 필요한데, 계속 숨어서 나오지 않았잖아. 무언가 눈치챈 건가? 아니면...

혹사는 뒤에 서 있는 청년을 비웃는 얼굴로 바라봤다.

누군가가 네게 정보를 주고, 길을 안내해 준 건가?

답을 알고 있으면서 뭘 물어?

그럼, 눈이 망가졌다는 것도 거짓말이겠네?

모든 것이 네 뜻대로 될 거로 생각하는 건 일종의 오만한 병이야. 네가 가장 싫어하는 "아버지"들처럼.

…………

보라색 머리의 승격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거두고 냉담하게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의 뒤에 있던 그림자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나타났다.

라미아. 어서 하이디를 어머니에게 돌려줘.

저게 정말로 하이디의 어머니가 맞아?

라미아의 품에 있던 알이 마치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너마저도 나쁜 아이가 되었구나. 라미아. 그런 말로 다른 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 안 돼.

하지만 넌 계속 거짓말로 그녀를 속여왔잖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을 찾지 못할 거야. 너희에게 이용만 당할 뿐이야.

우리에게? 너라고 뭐 다를 것 같아? 너도 하이디를 이용하고 있잖아.

…………

인어는 말없이 무기를 들었다.

혹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에 있는 크틸라를 보호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럼, 배신자부터 처리해 볼까?

혹사! "그녀"는 내 손에 있어. 넌 "그녀"가 증폭해 준 권한을 넘어 퍼니싱을 제어할 수 없어.

파편적인 환각의 여행 속에서 라미아는 "알"에 숨겨진 진실을 어느 정도 알아냈다.

…………

좋아. 그럼, 나 혼자서 널 상대해 주지.

너희들은... 크틸라가 잘 처리해 줄 거라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