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6 요람 속의 유행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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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7 물의 흐름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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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한 수많은 통로를 우회하며, "노안"과 함께 천천히 제어실로 나아갔다.

산불에서 탈출하는 동물들처럼 무너진 벽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합 생물들은 개체마다 매우 강한 공격성을 띠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노안"과 지휘관은 그들에게 있어, 한 명은 반드시 죽여야 할 배신자, 다른 한 명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제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싸움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인간의 몸에는 이미 심각한 부상이 있어서, 이 길을 가는 것도 극도로 어렵고 느렸다.

죽음까지 39.5시간 남았다.

8시간의 긴 여정을 거친 끝에 마침내 공중에 떠 있는 제어실의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문 근처에는 많은 이합 생물이 서성이고 있었다.

저 멀리에 하나 더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누군가가 있어. 그리고 알을 가지고 있어.

저쪽에 누군가가 자신의 알을 안고 있다고 크틸라가 우는 소리를 들었어.

우회해서 합류하자.

문 옆에 몰려 있는 괴물들을 피해, 청년이 가리킨 방향으로 가니, 아니나 다를까 라미아의 모습이 보였다.

라미아는 한 손으로 알을 안고, 다른 손으로는 무기를 휘두르며 주변의 이합 생물들을 밀짚처럼 베고 있었다.

하지만 라미아는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잠시 멍하니 서 있거나 미쳐버린 듯한 동작을 했다. 마치 무언가에 홀렸거나 의식이 잠식당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이디야.

맞아. 그녀 의식의 바다 안정도는 "완전한 알"로 변할 수 없었어. 하지만 크틸라가 그녀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알에 근접한 형태로 변할 수 있었던 거야.

모르겠어. 알에서 부화하면 아마 더 강력한 마법 소녀가 될지도 모르지.

응. 근데 하이디의 상태로 봤을 때 부화하지 못할 것 같아.

청년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 오늘 밤 바로 2차원 세계로 떠날 거야.

알 속에 의식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어. 그녀와 합쳐지기 싫다면 빨리 탈출하면 돼.

이건 크틸라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알 속에 의식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어. 그녀와 합쳐지기 싫다면 빨리 탈출하면 돼.

어느 날 오후, 하이디는 쿠로노 히사카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됐어. 그러고는 눈물을 흘리며 "쿠로노 히사카와를 보러 가기."라는 항목을 소원 목록에서 지웠어.

"그는 결국 실패했어요. 선생님. 잘못된 길을 가게 되었지만, 그는 끝내 어머니를 보러 오지 않았어요."

하이디가 대행자를 잡으며 "어머니에게서 다시 태어나게 해주세요."라고 말했어.

"어머니가 아직 저를 기억하는지 알고 싶어요. 성공한다면 저도 선생님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저의 마지막 소원이에요."

그들도 나한테 경계를 늦출 때가 있거든.

맞아. 하이디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만, 너에게는 그녀가 반드시 처치해야 할 적일 테니까.

쿠로노 히사카와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어?

청년은 손을 흔들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쨌든, 혹사나 그의 대행자 모두 "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그들은 이것이 일종의 증폭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네가 본 것처럼 말이야.

안정적이지 않은 의식의 바다가 알로 변하면, 그 힘을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받는 부담이 사용자에게 전가돼. 그러면 결국 심각한 의식의 바다 혼란이 발생하게 되겠지.

승격자와의 마인드 연결은 부담이 큰 데다, 일방적으로 끊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걸 마음속으로 기억하며, 라미아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라미아는 휘두르던 무기를 멈췄다.

…………

지휘관의 말을 들은 인어는 품에 안고 있던 알을 빼앗길까 봐 두려운 듯 더 꽉 안았다.

하지만 라미아가 망설이는 몇 초 동안, 주위에 있던 이합 생물들은 알의 힘을 두려워해 가까이 오지 못하고 있었다.

너... 너희...

여기에 제어실이 있다는 거 알아.

승격자와 협력하겠다고?

라미아는 승격자야.

…………

인어는 자신과 알을 노리면서도 감히 다가오지 못하는 이합 생물들 사이에 서서 망설이고 있었다.

재회하기 전, 라미아는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했었다.

어떤 목소리와 표정으로 자신이 이곳에 잘못 들어왔을 뿐이며, 혹사와 협력할 생각도 적이 될 생각도 없다는 걸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라미아는 자신이 어떻게든 호의를 표시해도 상대방은 승격자에게 할 말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라미아는 무고한 행인 구조체로 위장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품에 안고 있는 적색의 거대한 알은 숨길 수 없었다.

생각했던 여러 가지 상황 중에서 상대방이 이유도 묻지 않고 자신에게 협력을 제안하는 예상은 없었다.

(무적의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도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구나...)

라미아는 약간의 의심을 품으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알을 꽉 안은 라미아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이것만은... 안 돼.

라미아는 지금까지 함께 협력해 온 인간이 싫지 않았으며, 이런 협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상대가 "영웅"으로서의 고집을 내려놓기만 한다면, 라미아는 이곳을 떠난 후에도 릴리안이나 다른 이들처럼 계속 연락을 유지할 의향이 있었다.

이건 라미아 거야. 아무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거야.

라미아는 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알을 루나에게 가져가지 않는다면, 라미아는 현재의 기체도 오래 유지할 수 없고, 승격자의 자격을 완전히 잃어 평범한 침식체가 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알은 라미아의 모든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었다.

라미아는 너와 협력할 거야. 하지만 이것만큼은 절대로 넘기지 않을 거야.

인간이 진정시키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반대 방향으로 몇 걸음 물러서는 것을 보고 나서야, 이합 생물들 사이에 있던 라미아는 조금 경계를 풀었다.

그럼, 네 마인드 표식이 오염될 거야.

…………

라미아는 침묵으로 자신의 의문을 표현했다.

이 방법만이...

라미아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서서히 곪아가는 그 모습이 푹 익은 사과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면, 사과처럼 나뭇가지에서 떨어질까?

좋아.

라미아는 알과 무기 그리고 무리를 이룬 이합 생물들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인간을 향해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