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6 요람 속의 유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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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5 떠내려가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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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속에 있는 지휘관은 "어머니"와 관련된 꿈을 꾸고 있었다.

겉모습이 여전히 소녀였던 그녀에게 "어머니"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단지 "어머니"라는 호칭이 주어졌을 뿐이었다.

이럴 수밖에 없었다. 꼭 그렇게 되어야 했다.

아가. 내 사랑스러운 아가...

가느다란 꽃 끈이 그녀의 손에 묶여 있었고, 창살의 그림자는 그녀를 방 안에 가둬두고 있었다.

따스한 오후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온하고 고요했다.

사랑해, 엄마는 널 사랑해...

꿈과 현실의 틈새에서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모습은 혼란스러운 생각과 함께 찢기며, 수많은 "어머니"라는 개념과 겹치면서 익숙하고도 낯선 존재로 변해갔다.

어서 오렴, 우리 아가.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이렇게 많이 다쳤구나.

식탁 위의 뜨거운 수프를 들어 올린 "어머니"가 온몸에 상처를 입은 사람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지만 엄마는... 네 잘못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

힘든 일과 이길 수 없는 괴물이 너무 많았지.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거야.

돌아왔으니 잘 됐어, 당분간 집에 머무르렴. 일과 훈련은 잠시 미뤄둬도 돼. 엄마는...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괜찮아. 앞으로의 일은 엄마가 같이 고민해 줄게.

그녀는 숟가락에 담긴 수프를 조심스럽게 불어 식힌 뒤, 입이 데지 않을 정도인지 확인하고 나서야 입가에 가져다주었다.

익숙한 맛이 익숙한 안정감을 불러일으키자, 고통과 생존 본능에 잠식된 인간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많이 아프지? 내가 진통제를 사오면서 의사도 부를게.

그릇을 내려놓은 그녀가 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반복해서 들려오는 건 통화 중 신호음뿐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무력한 현실이 꿈속에 비쳤다.

두려워하지 마. 엄마가 항상 네 곁에 있을 테니까. 쉬어, 나머지 일은 엄마가 해결할게.

그럴 리가? 엄마는 절대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네가 나를 보러 와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쁘단다.

그렇게 말하지 마.

"어머니"의 목소리가 잠깐 메인 것 같았다.

넌 참 착하고 뛰어난 아이지, 정말 많은 사람을 구했잖니.

네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엄마는 충분하단다.

엄마가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네가 행복을 되찾고, 그 행복을 누리는 것이란다.

상처를 남겼다고 해서 자책하지 마.

그녀는 다친 아이를 꼭 안아줬다. 아이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며, 그 상처들을 앞에 두고 조용히 흐느끼며 몸을 떨었다.

그녀는 어머니였다. 순수한 어머니였다. 어머니라는 신분 외에는 그녀 자신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 해도 상처투성이인 아이에게는 이상적인 보금자리였고, 절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였다.

그래.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렴.

"어머니"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아이의 다친 몸을 꼭 안아주었다. 여성의 부드러운 촉감이 상처에 닿자, 오히려 이상한 통증이 밀려왔다.

적조에 접한 사람들이 묘사했던 촉감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성은 마인드 표식이 오염됨에 따라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비굴한 구원의 목소리가 과거의 노력을 비웃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모든 사람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간들아, 이 땅에 엎드린 "영웅"의 결말을 보아라. 수년간의 고통과 인내가 가져온 결과를 보아라.

모든 책임과 노력, 세상을 구하는 임무를 모두 잊어버리고, 차라리 "어머니"의 연민을 구하는 게 어떨까?

연민이 이 고문 같은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소위 존엄이라고 말하는 것 따위는 내팽개쳐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넌 심해의 나라에 빠진 인간이니까...

그녀는 동화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 동화를 뒤집어, 이야기 속 "인간 왕자"가 낯선 심해의 나라로 떨어지게 했다.

그 인어공주도 인간의 나라에서 걸을 때, 비슷한 질문을 던지지 않았을까? 같은 무력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괜찮아. 눈 감으렴. 나의 아이야, 널 슬프게 하는 일들은 이제 생각하지 마.

그녀는 몸을 숙여 피로 얼룩진 아이의 뺨에 입맞춤했다.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오렴... 내가 지켜줄 거야.

엄마는 네가 많이 보고 싶어. 정말 많이 보고 싶어.

항상 기도했단다. 영웅과 신들이 너를 지켜주고, 위기에서 구해주며,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했단다. 영웅과 신들이 너를 지켜주고, 위기에서 구해주며,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마인드 표식의 오염과 악몽이 얽히면서 인간을 더 깊은 소용돌이로 끌어당겼다. 그래서 강제로 붙잡혀 있던 마인드 표식마저 꺼져버렸다.

그녀가 도대체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이 반복해서 언급했던 이 꿈이 크틸라 계획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찾을 시간은 없었다.

다행히 진통제와 조금씩 흐려지는 의식이 뒤섞여 약간의 위안을 해주었다. 그래서 상처로 인해 강제로 깨어 있지 않아도 되었다.

그것들이 만들어낸 자장가 속에서 중상을 입고 고열에 시달리던 인간은 우물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24시간이 지났다.

멀리서 들려오는 붕괴의 진동이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인간을 깨웠다.

고개를 들어 우물 입구를 바라보니, 위층에는 더 이상 어떤 장애물도 없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몸은 간신히 조금 회복된 상태였다.

경계를 늦추지 않은 지휘관은 우물이 다시 흔들리거나 생길 수 있는 이상에 대비하며 비수를 들고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물은 죽은 듯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하늘을 다시 볼 수 있게 됐을 때, 이 황당한 낙원은 한층 더 혼란스러워져 있었다.

시야 끝에 보이는 건물이 무너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주위에는 붕괴로 인해 떠다니는 수많은 파편이 있었다. 마치 거인의 상처 속 피딱지처럼 보였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사방을 둘러보던 중, 해파리 같은 환영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그 환영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환영들은 놀란 물고기 떼처럼, 멀리 헤엄쳐갔다.

그 순간, 낙원 아래층에서 한 여성의 길고 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울음소리는 곧 지진을 일으키며 전체 공간을 격렬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담장도 진동과 함께 무너져 내렸고, 그 틈으로 기형적인 이합 생물이 쏟아져 나왔다.

인간은 즉시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그 생물들은 전혀 공격할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아니나 다를까, 철수하는 길에서도 그 생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 뒤틀린 것들은 완전한 계획을 세울 만큼의 지능은 없었다. 분명 근처에 더 위험한 괴물이나 승격자가 있을 것이다.

천장에 있던 그림자가 소리를 듣고 위장을 푼 뒤, 인간의 뒤에 가볍게 떨어졌다.

총알이 정확히 "그것"의 머리에 명중했지만, 물을 뚫고 지나간 것처럼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다음 순간, 폐허 속에 잠복해 있던 이합 생물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이전에 관통당했던 팔이 그것들에 의해 단단히 붙잡혔고, 이합 생물과 접촉한 피부가 즉시 곪기 시작했다.

이미 지친 몸은 전력을 다할 수 없었고, 사지는 격렬한 저항 속에서 급속히 녹아내렸다. 고통 외에는 손발의 존재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갑자기 시야가 캄캄해졌고, 어느 순간 코트가 머리 위에 덮여 있었다. 몸이 그렇게 바닥에 단단히 눌린 상태가 되었다.

계속해서 발버둥 쳐봤자 찢어지는 듯한 고통만 따를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의심하고 있던 그때, 몸을 붙잡고 있던 힘이 갑자기 느슨해졌고, 귀 옆으로 무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두 다리에 감각이 거의 없었음에도 무릎을 이용해 몇 발짝 뒤로 가서, 벽을 짚고 간신히 일어섰다.

그 순간이 되어서야 방금 바닥에 던져진 물체를 볼 수 있었다.

혹사

마지막 주사까지 맞고 나면, 너에겐 48시간밖에 남지 않아. 공중 정원으로 즉시 돌아간다 해도 그들이 널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잖아.

임무. 완수.

인간의 육체를 가진 이합 생물이 그들의 승리를 선언했다.

멀리서 다시금 길고 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지진과 붕괴가 발생했다.

순조. 롭지. 않아.

어머니가. 안정해야 해. 요람이. 붕괴. 되고 있어. 제어. 방향키. 이미. 죽었어.

그것의 목이 로봇처럼 뻣뻣하게 회전하며 주변을 살폈다. 그러고 나서, 피투성이가 된 인간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바다의. 요정.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이.

그리고. 어머니가.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대. 부분.

이 기이한 외모를 가진 인간형 이합 생물이 충격을 받은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원숭이. 한테. 프러포즈. 받았어.

우린. 새로운 시대의. 인간이야. 넌. 구시대의. 진화하지. 못한. 원숭이야.

하지만. 우린. 널. 사랑하지. 않아.

인간형 생물은 또다시 공포에 질린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속담에 술이 사람을 용감하게 만든다고 하던데, 지금 이 증상은 사고 표식의 오염으로 인해 레븐쉬와 비슷한 경지에 이른 것일까?

어쨌든, 이것은 파멸의 시대 속에서도 빛나고 위대한 순간이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인간이 이합 생물이 경멸하는 원시적인 언어로 이합 생물을 두 번이나 겁먹게 했다니, 정말로 축하할 만한 일이었다.

우린. 결혼. 필요. 없어. 어머니가.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이. 널. 싫어. 하지. 않을. 거야.

자신을 바다의 요정이라고 칭하는 이합 생물이 주위의 작은 동족들을 가리켰다.

아니. 틀렸어. 어머니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해.

하지만. 일부. 아이들. 예를. 들면. 혹사. 같은. 애들은. 자신을. 사랑. 하지. 않고.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들이지. 않아서. 그렇게. 된. 거야.

인간에게. 있어. 이합 생물. 인간형 변종. 모두. 죽은. 이와. 퍼니싱의. 결합이야.

그들. 또한. 혹사의. 죽은. 복제. 의식이야.

아니. 우리. 의식은. 완벽히. 융합. 될 수. 있어. 숙체처럼. 분열. 되지. 않아. 이건. 어머니. 덕분이야. 조화. 공명.

어머니가. 있으면. 수많은. 우리가. 탄생해. 구시대 인간. 죽은 자의 의식. 적조에. 보존된. 정보는. 우리의. 몸. 속에서. 이어질. 거야.

우린. 구시대. 인간을. 대체할. 거야.

모두가.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게 될. 거야.

너도. 곧. 우리와. 함께할. 거야.

그것이 손을 내밀었다.

자. 나와. 함께. 안전한 방으로. 가자. 너. 방금. 마지막. 주사를. 맞았어. 음식과. 휴식이. 필요해.

47.7시간. 후에. 새로운. 삶을. 획득할. 거야.

인간의 육체는 이렇게나 약했다. 하지만 약하더라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