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격류는 불행한 익사자를 심해로 끌어내렸다. 그로 인해 모두가 숨이 막히고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졌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새 생명을 얻었다.
이제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해졌어.
품에 안고 있는 기이하고 붉은 거대한 알만 있다면, 라미아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계속 따라오는 거대 이빨 말미잘이든, 오만한 "바다의 요정"이든, 아무도 라미아 손에 쥔 무기를 막을 수 없었다.
이 알은... 도대체 뭘까?
크틸라는 알을 스스로 공격하게 할 수 있고, 내 손에 있으면... 승격자의 힘을 강화할 수 있어.
하지만 이상한 이합 생물들은 이걸 쓸 수가 없는 것 같아.
라미아는 엄청난 이물질을 들어 올려 가까이 대고 자세히 살폈다.
관찰할수록 라미아는 그것에 더욱 매료되었다. 그녀의 정신은 바람 속 촛불처럼 흔들리며, 그것의 자극에 따라 불안정해졌다.
그 지휘관의 마인드 연결이 없었다면, 라미아는 지난번처럼 바로 환각 속에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각을 뛰어넘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뭔가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 같네.
성냥을 켜는 그 순간의 따뜻함과 빛이 라미아에게 반격할 힘을 주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은 라미아는 손끝으로 그것의 투명하고 반짝이는 표면을 살짝 쓰다듬었다.
그 순간, 알은 켜진 성냥처럼 밝아졌고, 라미아를 화려한 "상점가"로 이끌었다.
라미아가 "상품"에 손을 뻗도록 "유혹"하는 것 같았다.
?
갑작스러운 한기에 라미아는 몸서리쳤다. 거의 얼어붙을 듯한 "거리"를 걷고 있는 라미아의 의식은 스캐빈저의 옷처럼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인간이 어디에 남겼는지 모를 마인드 표식 덕분에 간신히 환상 속 거리로 들어온 라미아는 길 양옆에 있는 허상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만화경처럼 다채로운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만능 의사, 끊임없이 나오는 건조식품, 밝은 교실 그리고 친한 친구들까지 있었다.
어떤 아이의 마음속에 담긴 소원들이 전시된 것 같았다.
라미아는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한때 동경했던 장면들을 바라보며, 허상<//쇼윈도>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녀는 허상<//쇼윈도> 속에 전시된 소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절실히 바랐다.
이 모든 것이 진짜였으면 좋겠어.
라미아가 다시 한번 알<//성냥>을 들어 올려 손끝으로 표면을 쓰다듬자, 약한 붉은 빛이 발산되면서 허상<//쇼윈도>을 비췄다.
환상은 곧바로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변했다. 알<//성냥>은 마치 판매자처럼 라미아가 동경하던 삶을 눈앞에 펼쳐 보였다.
오전 11시 30분. 푸짐한 점심 식사를 준비한 어머니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영원히 16세인 라미아는 장난감, 책 그리고 인형들로 가득한 침실에서 깨어났다.
정오 12시. 점심 식사를 마친 라미아는 단말기를 켜고 친구들이 보낸 99개의 인사 메시지를 받았다. 모두가 친절하고 다정하며 라미아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 30분. 여유롭게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장을 마친 라미아는 아버지가 조종하는 비행선을 타고 공중 정원에 위치한 학교로 갔다.
싫어! 하지 마! 내 기억을 되풀이하지 마! 평화롭게!
오후 1시 30분. 여유롭게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장을 마친 라미아는 아버지가 조종하는 비행선을 타고 공중 정원에 위치한 학교로 갔다.
오후 2시. 라미아는 반 친구들과 선생님의 환영을 받으며 교실로 들어갔다. 선생님은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라미아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오후 4시 30분. 수업을 끝낸 라미아는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갔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 모든 친구가 라미아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저녁 7시. 비행선을 몰고 온 아버지가 라미아를 집으로 데려왔다. 어머니는 이미 저녁 식사와 야식을 준비해 뒀다.
...
이 광경이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평범한" 일상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광경은 평범한 일상이라기보다는 동화 속 공주 이야기에 더 가까웠다.
이 소원들을 이루기 위해 어떤 대가가 필요한지, 어떤 위험이 있을지, 라미아<//성냥팔이 소녀>는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
그 모습에 매료된 라미아는 자제할 수 없이 그쪽으로 다가섰다.
알<//성냥>도 라미아의 선택을 따라, "라비아"가 살아 있는 미래를 고정했다.
결정적 분기점을 검색 중입니다.>>>>>>>>>>>>>>>
>>라스트리스는 라비아의 임신기 체류를 승인했습니다.
-변경합니다.
>>>>>>>라스트리스는 라비아의 임신기 체류를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라비아는 원래 계획대로 보급함을 따라 대륙으로 돌아가 휴가를 보낸 뒤,
근처의 평범한 연구실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라미아가 순조롭게 출생했습니다.
>>사용자의 알려진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 미리보기를 로딩하고 있습니다.
>>>추정 나이 >16세
>>>>관측자의 요청에 따라 세계 이벤트 로딩이 지연됩니다.
라미아는 긴 복도에 서서, 알<//성냥>이 비추는 평화로운 황금시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라미아는 자신이 익숙한 "집"의 익숙한 "거실"로 돌아온 것을 보았다. 낯설지만 익숙한 "어머니"는 작업대 앞에 엎드려 어린 라미아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어머니?
그녀의 존재로 인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조금 누그러졌다.
우리 저녁에 뭐 먹어?
냉동실에 많이 있으니까, 네가 직접 가져가렴. 난 아직 작업이 남았어.
무표정한 얼굴의 어머니는 라미아가 동경했던 환상적인 삶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미래는 현실을 기반으로 했고, 최소한의 분기점만 바꾼 것이었다.
냉동실이 어디에 있어?
...
어머니?
마침내 바쁜 일에서 고개를 든 어머니의 냉담한 표정 아래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냉장실도 찾지 못하니? 이렇게 둔해서야. 내가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
난 너 때문에 그렇게 좋은 미래를 포기했어. 언제까지 별것도 아닌 일들에 나를 묶어둘 셈이야?
그녀의 말은 관측자의 마음을 산산조각 냈고, 라미아의 의식의 바다에도 파문이 일어났다.
내게... 시간이...
내겐 시간이 없어.
갑자기 애절함이 섞인 그녀의 말투에 라미아는 낯설게 느껴졌다.
넌 여기에 머무르지 마.
이 말을 하는 그녀의 표정은 다시 익숙한 냉정함으로 변했다.
다른 문제가 없으면, 우리 일을 방해하지 마.
어머니...
뭐 하나 물어봐도 돼?
1분 줄 테니 말해.
...
30초 남았어.
어머니. 혹시...
15초.
처음부터 내가 없었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을까?
소원으로 이루어진 미래의 연산은 완전히 붕괴하여 과거의 기억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날, 라미아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문제를 꺼냈다.
...
지난번에 준 문제는 다 풀었니?
미, 미안해. 그 문제들이 너무 어려웠어.
교재는?
무표정한 얼굴의 데이터 부장은 침묵하고 있는 라미아를 바라봤다.
...
이런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우둔함을 혐오했다.
여기를 빨리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모든 지식을 얻고, 모든 난제에 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결정적 분기점을 검색 중입니다.>>>>>>>>>>>>>>>
분기점을 좀 더 바꿔도 괜찮아.
알<//성냥>이 다시 한번 타오르며 라미아의 뒤에 있는 세계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흔들리는 그림자가 수없이 나타났다.
신사 숙녀 여러분! 역대 최연소 과학자 라미아 어린이를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사회자는 무대 앞에서 열정적으로 외치며, 작은 몸집의 그림자를 맞이했다.
과연 그녀는 얼마나 대단할까요? 직접 확인해 보시죠!
라 박사!
응.
오늘 모든 회의와 대화 기록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내일 일정을 준비해 줘.
알았어.
>>>>>>>>>>라미아가 무사히 태어났습니다. >>>>>>>>>>아틀란티스를 일찍 떠났습니다.
라 박사님! 수학 문제 하나를 풀어주시겠어요?
알았어.
>>>>>>보육원에 보내졌습니다.
환하게 빛나던 무대는 다시 TV 화면으로 돌아왔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행인이 그녀의 인생 기록 영상에 우연히 스쳐 지나갔다.
이 제품 새로 나왔네. 하나 주문해 볼까?
이건 실제 사람의 의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거래. 크틸라 계획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 같던데?
정말? 그런 일도 있었어?
들었어?
수업 듣기 싫어하고, 도라O몽이 네 머리에 지식을 집어넣어 주길 바란다면, 넌 결국 병 속에 갇혀 많은 사람과 함께 서비스 AI로 변하게 될 거야!
라 박사님의 랜덤 박스가 출시됐습니다! 클래식 인간 회색, 사랑스러운 원숭이 핑크색 그리고 히든 인어 버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TV에서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질린 아이는 이 환호 속에서 크게 울음을 터뜨리며, 때마침 프로그램에서 잘려 나간 주인공의 감정을 절묘하게 채워줬다.
지금 전문 판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빠, 이거 봐봐!
북적이는 거리에서 쇼윈도를 지나가던 소녀가 미소 지으며 상품<//나>의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의식 데이터 인체 실험 후보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원숭이처럼 생겼네.
>>>>>>실험에 성공하여 상품화되었습니다.
소원은 불안정한 의식의 바다 때문에 다시 한번 추억으로 가득 찬 컵에 쏟아졌다.
아틀란티스의 복도 옆에 선 라미아는 수많은 연구원이 무인기처럼 차갑고 무감각하게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라미아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감정적인 위안을 찾고 싶었지만, 끝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라미아는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과 로봇들이 질서 정연하게 복도를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라미아를 지나칠 때, 그들은 혈관 속 세포들이 혈관 벽에 아직 성숙하지 않은 혈전을 피해 가듯, 관광객들이 동물원의 우리를 지나치듯 옆으로 비껴가며 지나갔다.
고개를 숙인 라미아는 손에 든 빈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그 위에 새겨진 자국을 어루만졌다.
미래의 나에게:
나는
다른 이들과
같아지길
원해.
꼭 이루어야 해!
삐뚤삐뚤한 글씨가 의미 없는 배치와 함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소원을 담고 있었다.
운 한번 시험 해볼래?
난 네가 합법적인 보육원으로 보내져서 이 잔인한 실험에 휘말리지 않을 거라는 것에 걸게.
운...
운이 좋으면 이곳을 떠나도 문제없을 테고, 라미아도 책에서 말한 학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는 햇살이 가득한 캠퍼스도 있을 것이고, 매미 소리와 친구들의 웃음소리도 들릴 것이다.
선생님은 가장 쉬운 문제부터 가르칠 것이고, 인내심이 클 것이다.
어머니가 그렇게 좋지 않아도 괜찮아. 난 학교에서 나만의 행복, 평범한 인생을 찾을 거야.
그녀는 붉은빛을 발하는 알<//성냥>을 경건하게 어루만지며 눈을 감았다.
곧이어 펜 뚜껑 하나가 오후의 햇살과 매미 소리를 가로지르며 창가 옆 두 번째 줄 끝에 앉아 있는 라미아에게 명중했다.
라미아. 졸고 있니?
학생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아, 아니.
그럼, 조금 전 내가 설명했던 문제에 대답해 봐.
음...
황급히 교과서를 집어 든 라미아는 옆자리 친구가 속삭이는 힌트에 따라 해당 페이지를 찾아냈지만,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
너에게는 재능이 보이지 않아. 네 어머니는 자신이 똑똑하니까 너를 꼭 명문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걸 가르쳐야 하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니? 네 어머니는 왜 나나 너나 모두 힘들게 하는 거야?
라미아의 침묵 속에서 학생들은 다시 한번 키득키득 웃었다.
따스한 햇살, 매미 소리, 친구들의 웃음소리, 모든 것이 라미아가 기대했던 장면인 동시에 예상과는 다른 기대였다.
이건 흔치 않은 기회야. 꼭 배워야 해.
라미아는 교과서를 들고 열심히 연구하고 연습했다. 그리고 또다시 졸기 시작했다.
수업 종료종이 울리자, 수업의 지루함과 번거로운 모든 것들이 사라졌고, 라미아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수업 시간은 빨리 감기로 넘기고, 방과 후 시간만 남겨줬으면 좋겠어.
라미아는 고개를 숙였다. 손에 든 알<//성냥>이 자신의 용도를 속삭이고 있었다.
학업 난도도 좀 낮춰줘. 일반 학교면 좋을 것 같아.
라미아는 알<//성냥>을 닦아 31206개의 결정적 분기점을 한꺼번에 수정했다.
라미아를 우수반에 보내려는 어머니의 의지를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그녀가 곁에 없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황금시대의 인간이 아직 시간 조종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다면 미래에서 빌려오면 됐다. 그리고 이런 복잡한 연산은 모두 알<//성냥>에 맡기면 됐다.
허상에 나타난 변경된 시간 분기점의 수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아무런 영향도 없어 보였다.
그녀의 소원은 이뤄졌다. 지루한 수업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하교 후 시간만 느긋하게 흘러갔다.
라미아는 마침내 오래도록 기다려온 평온, 행복 그리고 그녀가 정의한 "평범함"을 얻게 되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계절이 라미아를 서둘러 대학으로 이끌었고, 졸업과 취업의 길로 나아가게 했다. 그렇게 라미아는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의 가이드가 되었다.
일은 공부보다 더 지루했다. 하루에 단 세 명의 손님만 받았지만, 라미아는 이 따분한 생활을 저주하게 되었다.
라미아의 저주에 응답이라도 하듯, 처음에 로딩이 지연되었던 세계 사건들이 가속된 시간과 함께 찾아왔다.
수족관 안에 아틀란티스에서 울려 퍼졌던 경보 소리가 울려 퍼졌다. 퍼니싱이 발발한 것이다.
관람객과 직원들은 사방으로 도망쳤다. 인파에 밀려난 라미아가 아무리 시간을 빠르게 돌려도 세상은 점점 더 황폐해져 갈 뿐이었다.
더 이상 구조체가 되기 싫었던 라미아는 피난 중 청소 로봇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퍼니싱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라미아의 소원은 더욱 꺼져만 갔다.
하지만 라미아가 다시 한번 만능의 알<//퍼니싱>을 들어 올렸을 때, 허상은 어떠한 답도 내놓지 않았다.
그것<//탑>은 자신의 존재를 지울 수 없었고, 퍼니싱의 출현을 막을 수도 없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라미아는 기억 속에서 간신히 말을 걸 수 있는 이를 찾다가 롤랑을 떠올렸다.
이 기회를 롤랑에게 준다면, 롤랑은 어떻게 할까?
라미아가 손가락을 튕기자, 롤랑의 모습이 나타났다.
모든 소원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이 알<//성냥>을 나에게 빌려주겠다고?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야. 그래서 네가 어떻게 선택하는지 보고 싶어.
나라면...
롤랑은 라미아가 건네준 것을 받아 든 뒤, 망설이지 않고 어릴 적 소원을 빌었다.
그가 바랐던 대로, 롤랑의 삶은 아무런 파동 없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거짓도, 허구도, 어떤 극적인 일도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인생이었다.
롤랑은 온화한 어머니와 친절한 동생 곁에 머물며 매일 집안일, 학업, 유치한 어린아이 놀이를 반복했다. 한눈에 끝이 보이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지루하지 않아?
그 속에 깊이 빠져있는 롤랑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퍼니싱은 발발할 거야. 그땐 어떻게 할 거야?
라미아는 롤랑이 참고할 답안을 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지만 광장에서 경보가 울리던 그날, 롤랑은 그저 담담하게 라미아와 같은 선택을 했을 뿐이었다.
롤랑은 자신의 가족을 보낸 뒤 죽음을 맞이했다.
그래. 그냥 이러면 돼.
롤랑은 어깨를 으쓱했다.
현실 세계에서 그들은 날 포기했어. 지금 시나리오가 바뀌었다고 해도, 거짓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어.
한낱 꿈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 속에서 아주 즐거웠어.
알<//성냥>을 다시 한번 빌려줄게. 한 번 더 시도해 볼래?
이런 거짓말을 또다시 반복하라고?
폭소를 터트린 롤랑이 곧바로 사고를 계획했다.
복잡한 음모가 아니었다. 롤랑은 요람 속에서 신생아가 된 자기 몸을 뒤집어 얼굴이 밑으로 향하게 했을 뿐이었다.
연극은 개막 전에 종료되었다.
끝났어.
넓은 복도에 라미아 혼자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