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5 영원히 타오르는 횃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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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5 심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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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 루시아와 리브의 지원 신청이 승인됐어요.

이번엔 유난히 신속하게 처리됐네요.

그쪽에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이렇게 긴장된 상황에서도 몇몇 사항들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얘기할 수 없었다.

상대가 매우 센 방화벽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대략적인 위치만 추적할 수 있어요.

게다가 해당 지역이 너무 넓어서, 집행 소대 3개를 동시에 투입한다 해도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그들이 자료를 이미 폐기한 뒤에 찾게 될까 봐 걱정 되네요.

루시아와 리브가 도착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어요. 그동안 전 유토피아 본부의 위치를 좀 더 좁혀 볼게요.

모든 게 제때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죠.

보육 구역 내부.

오랜만에 걱정 없이 그나마 안전한 곳에 머물게 됐다.

불안에 떨거나 조심스럽게 움직일 필요 없이, 보육 구역 게시판에 갑작스레 수배령이 뜨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고, 누군가가 쫓아올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안했다.

에코가 보육 구역의 텐트 안에서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창틀을 통해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에서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 리라는 구조체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왜 일어서 계십니까?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셔야 합니다.

문이 열리자, 그날 에코를 돌봤던 보조형 구조체가 들어왔다.

이곳은 구조체에게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처를 제대로 처리하기엔 부족합니다. 그러니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보조형 구조체는 에코를 부드럽게 침대로 안내했다. 그런 뒤, 손상이 심한 부위들을 다시 확인했다.

의식의 바다 외에도 보조 순환 시스템에 중간 정도의 손상이 발생했습니다. 그 외에 몇몇 부품을 교체할 것을 권장합니다.

보조형 구조체는 교체해야 할 부위를 기록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당신은 아프지도 않습니까? 아니면 통각 신호에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

예전에는... 아팠던 것 같아요.

아주 어렸을 때, "아리사"라고 불릴 때의 일이다.

아리사는 넘어지면 아빠를 부르며 울곤 했다. 그럴 때면 아빠는 항상 하던 일을 멈추고 아리사를 무릎에 앉혀 위로해 줬다.

그 후에... 그 이후엔? 언제부터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됐을까?

세실리 언니가 죽음을 선택했을 때였을까?

아버지의 "노트"를 찾았을 때였을까?

레나 언니와 헤어졌을 때였을까?

어떤 고통은 기체의 상처보다 훨씬 더 아팠다.

그 후로... 아마 익숙해진 거겠죠.

……

여성 구조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노트에 기록을 작성한 다음 에코를 따뜻하게 바라봤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공중 정원이 다른 세력의 구조체를 수용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시모프 님은 대단한 분이시니, 분명 당신의 의식의 바다를 완벽하게 복구해 줄 겁니다.

아시모프 님이요?

그분은 공중 정원 과학 이사회의 현 담당자이자 과학 이사회의 수석 기술관이십니다.

그분은 훌륭한 연구를 많이 해내셨으니, 분명 에코 씨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

걱정 마십시오. 이제부터는 공중 정원이 모든 것을 맡겠습니다.

지금은 푹 쉬십시오.

주무시면 아픔도 사라질 겁니다.

보조형 구조체는 성실히 침대 곁에 앉아 에코의 숨이 고르게 진정될 때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문이 살며시 닫히고 "딸깍"하고 자물쇠 소리가 울리자, 에코가 조용히 눈을 떴다.

공중 정원... 듣기엔 나쁘지 않은 곳 같네요.

하지만 죄송해요. 그곳에 갈 기회는 없을 것 같아요.

벽에 걸린 무기를 든 에코는 창문을 통해 조용히 밖으로 나가려 했다. 에코가 창문을 열려고 하자, 윙윙거리는 익숙한 소리가 에코 뒤에서 전해졌다.

언니? 언니는 여기 남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갑옷이 낮게 윙윙거리며 에코의 이마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공중 정원은 참 괜찮은 곳이고, 과학 이사회도 아주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언니가 여기 남아준다면...

▂▆▆...

좋아요. 알겠어요.

그럼, 같이 출발해요.

우리에겐 반드시 직접 해야만 하는 일이 있죠.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과 그 구조체는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이쪽의 움직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에코는 언니와 함께 가장자리를 따라 처음으로 "안전감"을 느끼게 해준 보육 구역을 떠났다.

에코는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과 그 구조체가 공중 정원이 유토피아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대화를 엿들었다, 그들은 지금 유토피아의 정확한 위치를 어떻게 찾을지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유토피아는 여러 개의 비행 요새로 구성된 공중 주둔지였기 때문에, 섣부르게 접근하려 한다면 위성으로 위치를 찾을 수 없는 구역을 찾아 들어가 버릴 게 뻔했다. 그렇게 되면 바다에 떨어진 바늘 찾기만큼 어려워질 것이었다.

그렇다면... 위치 추적기를 자신의 몸에 부착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녀는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건 그녀가 짊어진 족쇄이자, 피비린 죄악이었다.

이것은 그녀들의 전투이며, 그녀들만의...

심판의 길이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길을 걸으면서, 에코는 "정의"와 "질서" 아래 숨겨진 진정한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녀에게 정의를 가르쳐 주었고, 누군가는 그녀로 하여금 자유를 갈망하게 했으며, 누군가는 그녀를 늪에서 끌어내 주었다.

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어서 에코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에코

언니, 출발해요.

갑옷

▄▃...

에코는 마음속에만 담아둔 채로,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단말기의 번호를 눌렀다.

아리사?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한 거야?

다른 실험체의 자료가 필요한 거니? 아니면...

유토피아로 돌아가고 싶어요.

드디어 마음을 정했니? 우리 아리사. 역시 최고구나.

돌아오렴. 유토피아로 그리고 아버지의 품으로.

우리는 진정한, 진정한 가족이 될 거란다.

피크맨은 한창 바쁜 상황이었는지, 주소 한 줄을 보내고는 통신을 끊었다.

돌아갈 겁니다, 아버지.

정의의 메아리는 반드시 대지에 울려 퍼질 거고, 폭풍우가 온 하늘을 뒤덮어도, 언젠가는 햇살이 이곳을 비추게 될 겁니다.

"당신을 찾아내고, 당신을 심판한 다음, 당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겠습니다."

리와 논의를 마친 지휘관이 에코를 찾으러 돌아왔을 때, 그곳엔 불안한 보조형 구조체만이 남아 있었다.

에코가 휴면 상태에 진입한 줄 알았는데 어떻게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 모두 제 탓입니다. 옆 병실의 부상자를 보러 가려고 했던 게 잘못이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내용의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여러분이 유토피아 기지의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 대신, 언니를 잘 부탁드려요."

하지만 에코가 "언니"라고 부르는 갑옷은 방 안에 없었다.

"언니"가 어떻게 동생을 혼자 전장에 보낼 수 있을까?

루시아와 리브는 공중 투하 캡슐로 직접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에요. 준비 시간을 고려하면... 도착까지 약 25분 남았어요.

그들은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 될 유토피아를 끝내기 위해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