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번 보육 구역
최근 이곳에서는 새로운 ‘이합 생물 습격 사건'이 일어났다. 외부 순찰 중이던 몇몇 구조체들이 실종되자, 보육 구역 안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이봐요! 거기 두 분! 잠시만요!
누구시죠?
……
보안관은 지휘관의 신분증을 꼼꼼히 확인한 뒤에야 한쪽 문을 열어주었다.
보육 구역 안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의논하고 있었는데, 지휘관과 에코가 다가가자,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흩어졌다.
공중 정원의 지휘관이 공중 정원 산하의 보육 구역에 사건을 조사하러 왔을 때, 방금 그런 반응은 아주 드물었다.
과거 다른 보육 구역을 조사할 때, 어떤 주민은 공중 정원에서 파견한 인력을 보며 반가워했고, 일부 주민은 사건이 발생한 지 오래된 후에야 나타난 공중 정원의 무대응에 화를 냈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처럼 경계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꼭 어떤 비밀을 함께 지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네? 전 특별히 수상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보육 구역 규정 챕터1에서도 이렇게 강조하고 있잖아요? 언제나 경계를 유지하고, 외부인을 쉽게 믿지 말라고요. 전 그들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보육 구역의 규정집은 이렇게 두꺼운데 에코는 어떻게 술술 외우고 있는 것일까?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몇 번 봤을 뿐입니다.
그중 일부 규정은 제가 예전에 배웠던 것과 다르더라고요.
유토피아가 변하기 전, 저희는 같은 교재를 공부했습니다. 그 책에는 유토피아에서 생활하며 따라야 할 규칙과 질서가 기록되어 있었죠.
보육 구역의 규정과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도 있어요.
유토피아의 규칙은 공정과 정의, 선량과 미덕을 강조하고, 모든 동료에게 평화롭고 우호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에 이런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보였거든요.
하지만 보육 구역의 규정은 사람들에게 외부인을 경계하라고 가르치고, 보육 구역 밖 유랑민들을 쉽게 믿지 말라고 하죠.
유토피아의 규칙에 따르면, 문제가 있을 경우 피크맨 의사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적혔거든요, 그분이 저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요.
레나 언니는 이게 잘못됐다고 말했었어요. 피크맨 의사님께서 모든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그랬거든요.
하지만 피크맨 의사님은 지상의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죠. 평화와 아름다움이 충만하고, 정의와 질서가 있으며, 사람들이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곳을요.
하지만...
에코는 말을 잇지 않았다.
레나 언니는 근처에서 쿠로노 사람들을 봤다면서, 이곳을 조사하겠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바로 저 사람들이에요.
이상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보육 구역의 외곽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걸 예리하게 발견한 에코는 지휘관을 끌고 몸을 숨겼다.
저 복장은 오로라 부대의 전투복이에요. 저 사람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는 걸까요?
에코와 지휘관은 작은 골목에 숨어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오로라 부대의 병사들이 몇몇 주민들에게 무언가를 말했더니, 주민들은 손에 들고 있던 작업 도구를 내려놓고 그들의 뒤를 따라 보육 구역의 안전 범위를 떠났다.
주민들이 도망칠까 두려운 듯 몇몇 병사들은 앞장서서 걸어갔고, 나머지 병사들은 뒤에서 따라갔다.
외부 세력이 보육 구역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들어왔는데, 보육 구역의 초병들은 왜 나타나서 그들을 막지 않는 것일까?
저들을 따라가 보시죠.
보육 구역의 안전 범위를 벗어나자, 오로라 부대의 병사들이 땅에 괴상한 전투의 흔적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