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5 영원히 타오르는 횃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25-6 무언의 고통

>

윽!

갑자기 일어났다가 주저앉은 에코가 고통스러워하며 머리를 감쌌다.

리가 의식의 바다 교란 장치를 격추하긴 했지만, 의식의 바다와 관련된 증상은 단시간 내에 완화되기는 어려운 것 같았다.

괜찮아요.

방금 떠올린 그 기억들이... 너무 불편해서 그래요.

에코의 의식의 바다 깊숙한 곳에서 본 그 기억을 떠올려봤을 때, 질서와 정의에 관한 동요와 의식의 바다 연구 계획의 원고가 함께 있는 것이 어떤 상황을 비꼬는 농담처럼 느껴졌다.

그곳은 원래... 그런 곳이 아니었어요.

분명히...

어떤 모습이어야 했을까?

기억 속의 아름다움과 에코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더러움이 섞여서 수많은 쇠사슬로 변한 뒤, 그녀를 꽉 붙들고 있었다.

윽...

에코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자, 옆에 서 있던 갑옷도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에코와 그 "쿠로노 실험체" 갑옷 사이에 무언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음.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점차 안정을 찾았다.

에코의 의식의 바다 편차가 크지 않음을 재확인한 뒤, 에코의 동의를 얻어 방금 의식의 바닷속에서 본 단편적인 과거의 정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토피아는 규칙을 어기며, 계속해서 의식의 바다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이것은 그들이 의식의 바다 교란 장치를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에코와 피크맨은 도대체 어떤 관계였을까? 그도 그 "샘플" 중 하나였을까?

지휘관의 질문을 들은 에코는 다시 침묵에 빠졌다.

아니요. 그분은 저를 입양하여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고, 절 키워주신 분이에요.

에코가 피크맨이 입양한 딸이었다니? 이런 관계라면...

새로운 "단서"가 나타남에 따라, 지휘관은 에코와 유지하고 있던 이 "일시적인 협력 관계"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반응을 보이실 거라 예상했어요.

의심하시거나, 믿지 못하겠다고 하시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이것으로 제가 말씀드렸던 내용 중 일부는 믿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요.

에코의 의식의 바닷속에서 본 그 형식적인 실험실, 겉보기엔 질서를 지키는 듯한 무질서한 아이들과 의미를 알 수 없는 연구 일지...

그 실험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이 모든 것이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에코가 제공한 모든 정보에 대해 의심의 태도는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에코는 결국 정체가 불확실한 구조체였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질서를 지키는 듯한 무질서한 아이들과 의미를 알 수 없는 연구 일지 이 모두가 그 연구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요. 예전엔 이렇지 않았어요. 예전에 그는...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건 피크맨이에요. 그는 매우 친절하고 인내심이 컸어요. 저희를 데리고 갑판으로 놀러 가곤 했었죠.

저는 왜 피크맨이 지금의 이런 모습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

방금 전 기억 속에서 본 연구 원고들이 생각난 에코는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정말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모두 위장이었던 걸까?

네.

어렸을 때, 피크맨은 항상 저를 곁에 뒀어요. 그 일지들은 아마 그때 본 내용인 거 같아요. 피크맨이 일할 때 절 피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제가 어떻게 그런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는진 알 수 없지만, 틀림없을 거예요.

에코의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그 익숙한 필체는?

예전에 어떤 보고서에서 본 서명과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휘관의 머릿속에서 금색 눈동자를 가진 구부정한 남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쿠로노 히사카와 선생님. 서둘러 주세요. 보고 회의가 곧 시작해요.

예전 쿠로노 그룹에 있을 때, 저도 그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그 이름을 듣고 그의 자료도 우연히 본 적이 있어요. 고위층과 관련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이름이 같은 것뿐이었어요.

그 사람이었을까?

지휘관이 "감호"를 당했을 때, "우연히" 지휘관의 검사 보고서에 손을 댔던 그 의사를 말하는 것일까?

전혀요.

가끔 학술 교류를 위해 외출은 했지만, 밖의 일은 언급한 적이 없어요.

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에코는 다시 한번 침묵했다.

에코는 알 수 없는 베일을 하나씩 벗겨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겹씩 벗겨낼 때마다, 뒤에 있는 답에는 수많은 피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에코에게는 "죄"라고 쓰인 무거운 족쇄가 하나 더 채워졌다.

선해야 하며, 사랑을 베푸는 것에 모든 것을 헌신하고, 절대로 진리를 속이거나 왜곡하지 마세요.

제가 지켜온 것들이... 그냥 장난 같아요.

에코의 목소리는 질식할 듯한 절망을 담고 있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었다.

……

에코는 다시 침묵했고, 갑옷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109번 보육 구역 근처

보육 구역 외곽에 오랜 시간을 대기한 듯한 운송 장비가 정차해 있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트로이가 온갖 고생을 다 겪은 모습으로 걸어왔다.

쉬는 시간에는 일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시간당 임금으로 계산해서 3배는 더 쳐주세요.

노르만 님께 전할게요.

그리고 이게 당신이 요청한 장비와 운송 장비예요.

이런 것들로 "쿠로노 실험체"를 잡는다는 건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제가 당신들에게 퍼뜨려달라고 했던 소문은 어떻게 됐나요?

이미 퍼트렸어요. 정화 부대는 믿지 않는 듯했지만, 목표를 놓친 이상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일부 대원을 "보라색 머리 구조체를 목격했다."는 보육 구역으로 파견해 조사하기로 했어요.

소문의 전파 범위를 더 확대해서 정화 구역 내부까지 퍼뜨려 주세요.

정화 부대를 따돌릴 수 있다면, 나머지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간단한 의사소통으로 계획을 세운 뒤, 낯선 구조체는 떠났다.

운송 장비의 문을 연 트로이는 109번 보육 구역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쿠로노 실험체"를 잡으면 은퇴 자금은 충분하겠지.

……

쳇... 됐어.

모호하게 중얼거린 트로이는 한숨을 내쉬며 운송 장비에 탑승한 뒤, 109번 보육 구역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