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5 영원히 타오르는 횃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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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각득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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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

날씨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약한 빛을 만들어냈고, 그 빛은 사령부 회의실의 창틀을 통해 안으로 굴절돼 들어왔다.

오전 회의가 막바지에 이르자, 회의실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미간을 찌푸린 니콜라가 남은 보고서 몇 개를 뒤적이고 있었다.

쿠로노의 그 실험체에 관해서 새로운 소식이 들어온 게 있나?

아직은 없지만, 지상에서 수색 중인 집행 부대가 경로에 따라 추적 중입니다. 몇몇 조사 보고서에서 보라색 머리의 구조체를 봤다는 얘기가 있지만, 진위는 아직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정화 부대 측 상황은?

그쪽도 아직 새로운 소식은 없습니다. 현재 이사루스 일행이 지상에서 계속 수색하고 있습니다.

지상 상황이 복잡해서 그물망 식 수색을 펼치더라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수색 범위를 늘려. 우리가 쿠로노보다 먼저 그 실험체를 회수해야 해.

그 실험체가 상징하는 건, 쿠로노가 진행 중인 비밀 실험만이 아니야.

음... 이 기회에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를 재가동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안 돼. 섣부른 접근은 독이 될 수 있어.

게다가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가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건 예술 협회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한 결과야. 의회에선 레나의 실종 사건을 빌미로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에 반역 혐의를 적용해서 해체하려는 의원들도 있어.

그들이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의 재가동을 원하지 않는 진짜 이유를 모두가 알고 있다 해도 말이야.

니콜라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분명 누군가는 "컨스텔레이션의 발견자"라는 타이틀을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가 갖고 있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월리스가 단말기 상의 보고서를 넘겼다.

차징 팔콘이 정화 구역의 외곽을 살펴보고 있고, 다른 소대들은 대부분 임무 중입니다.

정식 소대를 제외하고... 성갑충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최근 공중 정원에서 임무 대기 중입니다.

성갑충의 슈트롤이 지난 임무에서 실종됐어.

공중 정원에서 받은 위치정보에 따르면, 슈트롤의 마지막 지점은 이미 적조에 잠겼다. 무인기를 이용해 주위를 수색하게 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했어. 결국 생존 가능성은 없다고 확정됐다.

군은 슈트롤을 사망으로 등록했고, 오블리크를 성갑충에 편입시켜 공석을 메우게 했다. 하지만 난 지금 그들이 지상 임무를 수행하는 건 좋지 않은 거 같아.

그럼, 블랙 램 소대는 어떻습니까?

노안의 기체 점검에서 발견된 이상이 없어서, 블랙 램 소대를 이미 정화 구역 내부에 주둔하도록 했습니다.

블랙 램 소대는 쿠로노와의 관계가 미묘해. 섣불리 그들을 보내기엔 위험이 있어. 일단은 간단한 임무를 주고, 정화 구역의 외곽 가까이 가도록 해. 필요할 때 언제든 지원할 수 있게 말이야.

그리고 컨스텔레이션의 감시 영상을 뽑아냈는데, 레나가 배신자와 연락을 한 거 같아.

이중 추적 명령을 내려야 할 거 같아. 배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레나를 추적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겠어.

"레나"를 추적하시겠다는 겁니까? 그녀의 정체는...

레나일 수밖에 없어.

공중 정원과 쿠로노의 대결로 상황을 통제한다면, 그 "실험체"를 더 상황에 맞게 데려올 수 있을 것이었다.

……

일단 준비는 그렇게 하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루시아는 어떻게 되고 있지?

아직 감찰 중입니다. 하지만 과학 이사회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에서의 최종 심사 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군.

다른 일이 없다면, 오늘 오전 회의는 여기까지 하지.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 단말기로 연락해.

니콜라가 일어나 큰 문을 밀쳐 열었다. 예상치 못하게 오랫동안 기다린 듯한 젊은 지휘관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시카?

월리스 참모장님.

시카는 차분하게 경례를 했다.

월리스 참모장님. 레나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유감이지만, 그녀에 대한 어떤 소식도 없다.

저도 지상에 내려가 레나를 찾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저희는 같은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 소속이고...

시카 지휘관. 그 문제에 대해선 이미 여러 번 논의한 거 같은데.

니콜라 사령관님.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가 왜 가동될 수 없는지 알고 있지만, 레나는...

대원을 걱정하는 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때로는 너무 서두르면 안 돼.

기회는 언젠가 올 거다. 그러니 조금만 참아.

잠시 멈춰 선 니콜라는 말을 이어가지 않고, 사무실 쪽으로 걸어갔다.

"사용 중"이라는 표지판이 반짝이는 회의실 문밖에서 화려한 셔츠를 입은 남자가 복도에 아무런 생각 없이 기대고 서 있었다. 그 남자는 회의실에서 막 나온 여성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레베카. 오늘도 일해야 해요?

노르만을 본 레베카는 노골적인 짜증을 드러냈지만, 한숨을 푹 쉬고 다음엔 형식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노르만 씨, 무슨 일이죠?

곧 당신의 생일이잖아요. 그래서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노르만은 셔츠 포켓에 숨겨 둔 세련된 선물 박스를 열었다. 그 안에는 한 쌍의 아름다운 귀걸이가 들어 있었다.

이런 건 어떻게 알아내신 거죠?

이 정도 정보는 저도 알아낼 수 있어요.

그린스... 그 사람은 참 입이 가볍군요.

지나가던 감사원 대원 둘은 이 장면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노르만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격려의 눈길을 보냈다.

당신이 저희와 접촉할 정당한 이유를 만든 건 맞지만, 이건 너무 눈에 띄는 것 같은데요.

레베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도 여전히 밝은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은 완전히 질린 듯했다.

괜찮아요~ 우리 집에선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레베카에게 열정적으로 구애하는 척하는 노르만 가의 방탕한 자식은 정당하게 그린스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들어가세요. 그린스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다음엔 예약 먼저 하고 오시고요.

한숨 쉰 레베카가 선물 박스를 몰래 노르만의 손에 돌려주려 했지만, 노르만은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가지세요. 이건 진심으로 드리는 거예요. 어찌 됐든 탄생 자체는 축하할 일이니까요. 생일 축하해요.

레베카는 노르만의 표정이 농담하는 것 같지 않자, 다시 선물 박스를 받아 들고는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리고 이 나쁜 미소를 지은 남자가 그린스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문이 살짝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자, 나른한 상태의 그린스가 눈을 뜨며 웃음을 지었다.

꽤 머리를 굴렸군.

하. 레베카 양이 별로 기뻐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말 돌리지 마.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잖아.

웃음을 터뜨린 노르만은 품에서 작은 쪽지를 꺼냈다. 거기엔 109번 보육 구역의 좌표가 적혀 있었다.

트로이가 109번 보육 구역에 이미 도착했어요. 그녀는 실험체를 찾는 집행 부대와 정화 부대의 속도를 가능한 늦출 거예요.

동의도 부정도 하지 않은 그린스가 자기 턱을 쓰다듬었다.

음... 이 좌표 말이야, 믿을 만한가?

우리의 우정만큼이나 믿을 만하죠~

하하하하... 그럼, 기대해 볼 만하겠군.

실험체를 찾게 된다면, 그녀가 실험체를 제가 준비한 장소로 데려올 거예요. 하지만 이 일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아요. 그냥 시간을 끌 수만 있다면 충분하죠.

이제 당신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냥 구경만 하실 건가요? 아니면...

하하. 네가 이미 불을 지폈으니, 내가 장작을 더 한다 해도 상관없겠지.

난 이제 노르만 군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거야. 노르만 그룹은 깨끗한 리더가 필요하잖아. 안 그래?

그린스는 의도적으로 "깨끗한"이라는 단어를 강조해서 말했다.

당신이 여기서 얻을 이득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당연하지. 공짜로 얻는 이득을 거절한다면 그게 바보지. 게다가 피크맨이 남긴 난장판을 누군가는 정리해 줘야 하니까.

하지만 빨리 움직여야 해요. 트로이가 그들을 얼마나 오래 막아줄 수 있을진 확신할 수 없으니까요.

자리에서 일어난 노르만이 고개를 끄덕이며 떠날 준비를 했다.

당신이 보낸 사람들한테서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손을 흔든 그린스는 109번 보육 구역의 좌표가 적힌 쪽지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정장 주머니에 넣으며 웃었다.

당연하지. 다음에 연락할 때는 레베카 양이 좋아하는 디저트 얘기를 알려줄게. 어때?

노르만도 그린스의 농담에 미소를 보였다.

하하. 그럼, 약속하신 거예요~

지상 보육 구역

새벽 공기가 피로와 나른함을 씻어내 줬다. 지휘관은 어젯밤 리와 다음 행동 계획에 대해 너무 늦게까지 이야기하느라, 완전히 깨지 못한 몽롱한 상태였다.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님?

무표정한 보라색 머리의 소녀가 대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게 지휘관님의 본명인가요? 전 그냥... 지휘관님이라고 부를게요, 비록 공중 정원의 구조체는 아니지만요.

소녀는 다시 한번 정중한 동작을 보였는데, 어제의 '인사'와는 또 조금 달라 보였다.

아침과 저녁에 하는 예의가 당연히 다르고, 첫 만남과 재회할 때의 예의도 조금씩 달라요.

에코는 지휘관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먼저 나서서 설명해 줬다.

그럼, 어젯밤 소통했던 대로 오늘은 112번 보육 구역을 조사해야 합니다.

제가 행동 경로를 계획했는데, 한번 확인해 보실래요?

긍정의 답변을 받은 에코는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줍고는 땅바닥에 대충 그리기 시작했다.

여기가 보육 구역이에요. 우린 이 길로 이렇게 지나가서...

무, 무슨 일이시죠?

단말기를 에코의 손에서 건네받은 후 간단하게 조작하자, 간단한 지형도가 눈앞에 투사됐다.

그런 기능이 있었군요... 크흠.

민망해서 그런지 에코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제가 계획한 행동 경로는 여기쯤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이어지고...

에코는 지형도 위에 두 개의 경로를 그려냈다. 그 경로는 제법 치밀해서 적이 나타날 수 있는 위치와 피해 가야 할 구역까지 고려돼 있었다.

크흠...

에코가 기침을 하는 척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휘관님. 다른 대원들도 함께 데려가실 건가요? 어제 그분도 가는 거예요?

어젯밤, 리가 크게 반대했음에도 그를 설득해서 따라오지 않게 했고, 대신 근처에 숨어 기동 지원을 하도록 배치했다.

에코가 만약 쿠로노가 설치한 함정이라면, 이런 전술이 예상치 못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럼, 출발하시죠.

보라색 머리의 구조체 소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선두로 방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