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5 영원히 타오르는 횃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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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밀접한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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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보고서를 펼치자, 109번 보육 구역에서 최근 몇 분기 동안 "이합 생물의 습격"으로 인해 발생한 실종 사건이 명백히 기록돼 있었다.

데이터를 보니... 수상한 점이 있었다.

만약 이합 생물의 습격 때문에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면, 실종자는 대부분 외부에서 일하는 성인 남녀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기록된 실종자의 연령대는 대부분 10세에서 15세 사이 그리고 50세에서 60세 사이에 집중돼 있었다.

108번 보육 구역의 데이터 보고서도 정리가 끝났어요. 지휘관님이 가지고 계신 것과 결론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이 두 보육 구역의 담당자들이 이성을 잃고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면...

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반드시 다시 조사할 필요가 있겠네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단말기에서 짧은 알림음이 울렸다. 과학 이사회로부터 온 메일이 정시에 다시 한번 전송됐다.

숙련된 손놀림으로 정보를 추출하여 재정렬했다. 문자가 페이지에서 뛰어오르면서, 그 사이에 숨겨진 정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번호019]

[겨울 요새 내부 실험 기록 조사 진행 중.]

[023번 도시, 112번 보육 구역, D56 거점.]

이것들은...

……

짧은 두 줄의 문장에는 수없이 많은 비명과 눈물이 담겨 있었다.

이 소형 거점들의 이름이 겨울 요새 정보 보고서에 나타났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리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네. 제가 운송 장비를 준비할게요.

리는 주저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어스름한 조명 아래 짧은 글자들이 단말기 화면에서 깜박거리고 있었다.

아시모프가 112번 보육 구역에 그들의 흔적이 있는지 직접 조사해 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아직 무언가가 정말로 남아 있을까?

문이 살짝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리가 아니라 낮에 마주쳤던 보라색 머리의 낯선 구조체였다.

지휘관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단말기의 경보 버튼을 눌러 리에게 상황이 발생했음을 알렸다.

안녕하세요?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님, 저는 유토피아에서 온 구조체인데, 에코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보라색 머리의 구조체 소녀는 다소 긴장한 모양이었다. 소녀는 문을 살짝 닫은 후 방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낮과 동일하게 지휘관을 향해 매우 복잡한 예의를 표했다.

전 협력을 요청하러 왔고, 예의를 지키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지휘관님의 힘을 빌려, 오로라 부대의 비밀 실험 기지인 유토피아를 쓰러뜨리고 싶어요!

고개를 든 소녀의 눈동자에는 거센 불길이 타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신이 없어 보이는 망설임도 보였다.

오로라 부대? 이름으로 봐선 군부대 같지만, 지휘관의 기억이 맞다면, 공중 정원에는 그런 부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

지휘관의 질문에 에코는 잠시 망설였다.

그렇지 않아요. 거짓 정보가 아니라... 전 단지 어떻게 해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거였어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에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토피아는 오로라 부대의 주둔지 중 하나로, 대형 실험 기지입니다.

그들은 공중 정원의 "쿠로노"라고 불리는 곳에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도 공중 정원에서 오셨으니, "쿠로노"라는 곳에 대해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휘관님께서 절 도와주신다면, 유토피아를 파괴한 뒤 그곳에 있는 모든 자료와 정보를 지휘관님께 넘겨 드리겠습니다.

쿠로노? 그렇다면, 오로라 부대는 쿠로노에 소속된 사설 부대라는 말인가?

공중 정원에 있을 때, 쿠로노의 일부 고위층이 자신만의 사설 부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이런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공중 정원과 직접 연락을 취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 말을 들은 에코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안한 손을 몸에 불이고 오므렸다.

지휘관님께 협력을 요청하는 건, 제가 지휘관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들이 지휘관님을... 아주 높게 평가를 했습니다.

그녀들이 말하기를... 지휘관님은 '정직한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하더군요.

지휘관님이 절 믿어주시는 것 외에 저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공중 정원 측에서 절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전 그쪽에 직접 연락을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공중 정원에서 추적하고 있다면... 혹시...

지휘관님, 정화 부대 측에서 추적 중인 쿠로노 소속 탈출 실험체에 대한 통보를 받으셨겠죠.

"해당 쿠로노 실험체에는 특수 무기가 장착되어 있어 매우 위험하다. 발견할 경우, 교전하지 말고 즉시 정화 부대에 보고..."

지휘관님, 그녀를 만나게 된다면 부디 조심하세요

출발 전, 리브가 이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실히 상기시켜 줬다.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의 레나라는 대원이 컨스텔레이션에서 신비한 갑옷 실험체에게 납치당한 후 실종된 사건은 집행 부대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지휘관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린 에코는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했다.

저는 레나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도 한때 유토피아의 실험체 중 하나였죠. 다만 전 적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와 레나의 관계를 한두 마디로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유토피아를 찾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명백해질 겁니다.

전 지휘관님과 협력하기 위해 왔습니다.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반드시 유토피아를 찾아야 하고, 그녀를 찾아야만 합니다.

공중 정원의 추격병이 곧 도착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오전에 보육 구역을 떠난 후, 근처에서 오로라 부대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절대로 발각돼선 안 되는 상황이라... 그들이 절 잡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그래서 유토피아의 실험 자료를 대가로 지휘관님께 도움을 부탁드리는 겁니다.

입술을 깨문 에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쿠로노, 갑옷 실험체, 대형 실험 기지...

군부건 쿠로노건 과학 이사회에 공유하는 자료는 항상 어느 정도 비공개하는 부분이 있어.

계획의 오류를 증명하고, 원인을 없애야만 그들이 기대하는 것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지.

이 구조체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휘관과 아시모프의 계획에 있어 아슬아슬한 한 수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급히 행동하는 건 여전히 맞지 않다고 지휘관은 생각했다.

컨스텔레이션 사건에는 아직도 수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으며, "탈출한 실험체 레나"의 정보도 확실히 불분명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앞에 있는 미확인 구조체와 협력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실종" 사건에 대한 단서를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 사건은 분명 유토피아와 관련이 있어요!

이 보육 구역 대부분 사람은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 곧 도착해서 실종 사건을 조사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지휘관님께 단서를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실종 사건은 분명 유토피아와 관련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제가 유토피아에 살았을 때, 종종 구조체나 인간이 유토피아로 들어오곤 했어요. 그중 일부는 자발적으로 유토피아를 찾아왔고, 그곳에서 살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그중 몇몇은 유토피아로 납치돼서 온 사람들이었죠.

지휘관님을 유토피아 지부의 기지로 안내해 드릴게요. 그럼, 그 실종된 주민들을 찾을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말해드릴 순 없어요. 그것이 제가 가진 유일한 카드니까요.

지휘관 앞의 구조체 소녀는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지휘관님께서 저와 협력하신다면, 제가 아는 모든 것... 유토피아, 오로라 부대에 관한 모든 것을 조금씩 알려드릴게요.

하지만 협력하지 않으시겠다면...

에코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유토피아 내부를 잘 아는 이 중에 여러분을 그 비밀 실험 기지로 이끌 수 있는 이는 저밖에 없다는 걸 알아두셨으면 해요.

눈앞의 구조체 소녀는 지휘관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에코의 말은 믿을 만한 것일까? 만약 에코가 쿠로노 소속이라면, 그녀의 목적은 무엇일까? 새로운 덫을 만들어서 지휘관을 납치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쿠로노에서 탈출한 실험체"라는 신분이 이러한 상황에서 매우 묘하게 느껴졌다.

지휘관이 컨스텔레이션에 있을 때, 받은 임무는 실험체를 회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화 부대는 확실히 누군가의 지시로, 지휘관과 바네사보다 먼저 "실험체"를 폐기하려고 했었다.

[player name] 선배님.

컨스텔레이션에 관한 보고서를 정리한 젊은 지휘관은 어딘가 굳은 표정이었다.

이번 사건 종결 보고서를 보니 뭔가 이상한 거 같아요.

네.

이 사건엔 뭔가 수상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레나는 우릴 지키기 위해 그 "쿠로노 실험체"를 만난 건 맞아요. 하지만...

무스 소대의 대원인 그녀가 어떻게 쿠로노 실험체와의 연결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군부에서는 왜 그녀의 신분을 확인하지도 않고 체포 명령을 내렸을까요?

혹시...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음...

컨스텔레이션에서 돌아온 후, 시카는 계속 이런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 있었다.

쿠로노가 나타난 타이밍, 정화 부대가 컨스텔레이션에 진입한 것, 레나, 쿠로노 실험체, 권한이 봉쇄된 보고...

고민에 빠진 시카는 미간을 꾹 눌렀다.

……

시카는 생각에 잠겼다.

선배님 말씀이 옳아요. 제가 많은 걸 고민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어찌 됐든 레나는 제 대원이고, 전 그녀의 행방을 알아내야 해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제 행동이 제한돼 있어서 더 이상 조사할 방법이 없어요. [player name] 선배님. 한 가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시 고개를 든 시카는 지휘관이 잘 아는 표정을 지었다.

당분간 지상 임무를 수행하실 때, 레나에 대한 단서를 찾게 되시면, 정화 부대에 바로 보고하지 말아 주세요.

월리스 참모장님이나 하산 의장님께 직접 보고해 주세요. 레나는 쿠로노 손에 넘어가면 안 돼요.

단순히 제 추측이지만... 쿠로노에게는 레나가 가장 중요한 열쇠인 거 같아요.

……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제 진심을 증명해 보이겠어요.

지휘관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에코는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긴장했던 모습은 눈에 띄게 풀린 것 같았다.

지휘관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에코는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긴장했던 모습은 눈에 띄게 풀린 것 같았다.

에코에게 임시 연락 수단으로 사용할 임시 단말기를 건네주고, 만날 시간과 연락 방법을 확정했다. 상의를 마친 에코는 문 앞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지휘관님?

리가 옆쪽 창문을 통해 뛰어 들어왔다.

지휘관의 경보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에 리는 이미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휘관의 암시 때문에 바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에코를 믿어도 될까요? 그녀가 나타난 시점이 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해서요.

마침, 실종 사건 조사 명령이 내려왔고, 아시모프로부터의 메시지도 수신된 참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자칭 에코라는 쿠로노 실험체가 이 시점에 나타났다.

정화 부대가 에코를 찾아내 쿠로노로 돌려보낸다면, 공중 정원은 중요한 카드를 잃게 되는 것이었다.

쿠로노의 함정이라고 하기엔... 에코는 너무 어설퍼, 쿠로노에서 훈련받은 병사 같지는 않네요.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잠복해있었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한 걸로 봐서는 정찰 능력도 엉망인 거 같고요.

게다가 그녀가 레나였다면, 왜 에코라고 자칭하는 걸까요?

에코에게는 수상한 부분이 너무 많아요. 지휘관님, 전 그녀와 협력하는 걸 반대할 수밖에 없네요.

보육 구역 실종 사건이 쿠로노의 내부 계획과 정말로 관련이 있다면, 이렇게 위험한 수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한발 물러서서 봤을 때, "에코"가 정말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그녀는 분명 보육 구역의 실종 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동료를 그렇게 자세히 꾸며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실종되기 직전에 실종 사건이 발생한 모든 구역을 지나칠 수 있었을까?

전 그래도 위험한 거 같아요.

루시아는 아직 복귀하지 않았고, 리브는 컨스텔레이션의 재건에 협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컨스텔레이션을 제외하면, 이 구조체는 공중 정원의 시야에 단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어요. 어떤 기록도 없는 구조체와 섣불리 협력하는 건...

그렇다고 해도 지휘관님께서 홀로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단서를 통해 쿠로노의 실험실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면, 만일 그것이 성공한다면 엄청난 이득이 될 것이었다.

실패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쿠로노 실험체"를 공중 정원으로 데려올 수 있을 거였다.

제가 추가 지원을 요청할게요. 그전까지는 모든 것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해요.

보육 구역 외곽

은밀하게 갑옷이 보관된 곳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 에코는 갑옷 옆에 앉아 눈을 내리깐 채 방금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 건네준 임시 통신 단말기를 만지작거렸다.

에코는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 자신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중 정원의 전설 지휘관이 낯선 구조체를 쉽게 믿는다면, 오히려 에코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누군가의 신뢰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에코의 목표는 처음부터 단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유토피아를 파괴하는 것이었다.